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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부는 것이 책 읽기 좋은 시간이 돌아왔다.

 

 

1. <화풀이 본능>

최근 "묻지마 범죄"와 같은 범죄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연스레 불심검문제도의 부활이나 사형제의 실시와 같은 강경한 대처를 주장하는 입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엄벌주의가 범죄자에 대한 심리적 만족감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범죄 자체를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범죄란 대개 충동적으로 일어나거나 계획적으로 일어나게 되는데, 충동적인 경우 처벌에 대해 고려할 새 없이 발생할 것이며, 계획적인 경우 처벌을 회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특정 시기에 각종 범죄가 더욱 증가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범죄를 사회의 병리적 징후로 이해하고 이런 징후를 야기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묻지마 범죄"에 대한 시의적절한 책이라 생각된다. 책임전가와 화풀이라는 인간에게 흔히 나타나는 행위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그간 진화론과 관련된 책들에서 동물의 공격성 일반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종종 보았지만 화풀이라는 구체적 형태를 다룬 것은 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두 설명방식을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2. <우리와 그들, 갈등과 협력에 관하여>

물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범죄들은 사적인 화풀이 형식으로 발생하는 것이지만, 이런 화풀이가 집단적 형태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특히 대선이라는 큰 정치일정을 앞두고 대립하고 있는 각 정치집단간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지금, 그래서 누군가 지적한 '증오의 정치'가 더욱 심화될 수 있기에 집단 갈등의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은 그 유명한 오클라호마의 로버스 케이브 주립공원에서 진행된 집단 간 관계 실험에 대한 보고서이다.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데이비드 베레비 지음, 에코리브르)이라는 책에서 간단하게 접한 적 있는데, 이 책을 통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읽어보고 싶다.

 

 

 

3. <고전으로 읽는 폭력의 기원>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제노사이드로 물든 폭력의 역사다." 우리는 살인이나 전쟁과 같은 폭력적 행위의 부도덕성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문명화된 세계에 살아가고 있다고 여기지만, 지금 이 순간도 세계 어딘가에선 전쟁과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 최근 시리아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책소개의 첫구절이 과거에 대한 서술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임을 상기시켜준다. 특히 이 책은 "개인 간의 사적인 폭력이 아니라 집단 간의 폭력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요즘 독도 문제를 중심으로 점차 고조되고 있는 반일감정이나 경제 위기의 심화로 인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반감의 증가는 언제든 집단적 갈등의 형태로 표출될 수 있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주제이기도 하다.

 

 

 

4. <누가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가>

범죄, 폭력, 전쟁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대한 성찰로 이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가.'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대한 훌륭한 안내서이다. "현대 사회의 주요한 특징(모더니티)을 이루는 근대화와 세계화의 영역에서 우리의 일상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사람과 도시, 시대의 형태를 이끌어온 기업을 관찰한 결과"를 읽어보면서,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조작되는지 살펴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5.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를 이해했다면 다음 질문은 당연히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한 철학자의 조언이 담긴 책이다. 책소개에서처럼 이를 단지 한 개인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문제,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들 자신이 각자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사실은 함께 해결하지 않으면 완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라는 것, 그리고 그처럼 공동의 문제라는 걸 인식하고 함께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우리들이 처한 이 불안한 유동하는 근대라는 운명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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