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봄비 탓인지 날씨가 쌀쌀하다. 이번이 10기 신간평가단의 마지막 추천 페이퍼라고 한다. 사실 내가 추천한 책이 평가도서로 선정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아마 내 취향에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만, 큰 불만은 없다. 어떤 책이건 안 읽는 것보다는 읽는 게 더 나은 일일테니까. 때론 읽어야할 책이 지루하기도 했고 때론 반드시 서평을 써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책장에 신간평가단 선정도서들을 주르륵 늘어놓고 보니 그럭저럭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특히 의미있었던 점은, 평소 책을 읽어도 그저 혼자 생각하고 마는 편이었는데, 신간평가단을 하며 자연스레 다른 분들의 서평을 읽게 되었다는 것이다. 같은 책에 대한 다른 생각들. 

 

 

              

 

 

정치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몇 시간 전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구럼비 바위 발파 허가가 승인되었다고 한다. 총선을 앞두고 반MB니 정권 심판이니 같은 정서가 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팽배해 있지만, 단지 대통령이나 국회위원 몇 명만 바꾸면 모든게 좋아질까. 오늘의 강정은, 2006년 대추리였고, 2003년 부안이었다. 공권력은 언제나 공공의 이익이란 이름으로 집행된다. 그러나 그 공공의 이익이란 누구의 이익인가. 단지 정치인 몇 명에 열광 혹은 분노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체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2월 신간 중, '자본주의'라는 단어가 들어간 두 책이 눈에 띈다. <가차없는 자본주의>와 <자본주의, 그 이후>이다. 앞의 책은 출판사 소개에 의하면 500년 자본주의의 역사를 일별하며 자본주의의 필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즉 "너무 익숙해진 한 체제에 의문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현실에 대한 의문은 항상 미래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게 한다. 뒤의 책은 자본주의 체제 이후를 고민하며 "‘상생’과 ‘인본주의’라는 두 핵심 개념을 통해 자본주의를 뛰어넘을 대안적 가치를 제시"하려는 책이라고 소개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리얼 유토피아>도 눈에 띈다. 책소개에 의하면 이 책은 "자본주의 체제 아래 존재해온 권력·특권·불평등 구조가 낳은 문제점을 파헤치고, 그 대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책이라고 한다.

 

 

     

 

 

체제의 강화는 가시적 형태의 물리력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가보안법이나 명예훼손, 허위사실유포 등 다양한 법적 제재를 통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함으로써 완성된다. 사람들의 입을 막음으로써 생각조차 막아버리는 것이다. 검열과 같은 비가시적인 제재가 위험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검열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검열에 관한 검은 책>과 '판옵티콘'이라는 개념을 통해 자기 검열의 위험성을 폭로한 푸코의 전기인 <미셸 푸코, 1926~1984>를 이 달의 관심 도서로 추가한다.

 

   

10기 신간평가단,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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