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날씨가 추워지니 자꾸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게 된다. 이불 속에 누워서 보기 좋을만한 책들을 골라본다. 

 

1. <초기 희랍의 문화와 철학>, 헤르만 프랭켈 지음, 김남우/홍사현 옮김, 아카넷 

서양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고대 그리스는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넘어서지 못할 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신화와 문학과 철학이 뒤범벅되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마르지 않는 샘물이기도 하고, 또한 현대 서구의 저작들을 읽을 때마다 그들에겐 당연하다는 듯이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넘지 못할 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니 이런 책은 참고용으로라도 소장하여 틈틈이 펼쳐볼만 하다. 

 

 

 

 

2. <토포필리아>, 이-푸 투안 지음, 이옥진 옮김, 에코리브르 

요즘 관심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시리즈물 중 하나가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에서 내고 있는 '로컬리티 번역총서'이다. 기획의도를 보면 "그동안 국가 중심의 사고 속에 로컬을 주변부로 규정하며 소홀히 여긴 데 대한 반성적 성찰"의 일환으로 이 시리즈를 변역 출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간이라는 인간 삶의 필수적 기반에 대한 새롭고 깊이 있는 사유를 제공해 줄 흥미로운 기획이다. 특히 이 책은 환경과 인간의 지각, 더 나아가 세계관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3. <인공낙원>, 정윤수 지음, 궁리 

앞서 소개한 '로컬리티 번역총서'의 한국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우리만의 도시 공간과 그 안에 닮긴 삶의 궤적을 담았다"는 소개글에서 그 연관성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토포필리아>와 함께 읽으면 좋을 듯 싶다. 

 

 

 

 

4. <모든 것은 진화한다>, 앤드루 C. 페이비언 엮음, 김혜원 옮김, 에코리브르 

보일의 법칙, 세포, 총과 세균, 런던, 사회, 소설, 과학, 우주라는 항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진화는 이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이론이 되고 있다. 이 말은 좋든 싫든, 혹은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진화론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인문/사회/과학이라는 분야의 현대적 논의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 책은 진화론이라는 이론이 이 다양한 분야에 어떻게 확장되어 적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5.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 지주형 지음, 책세상  

후대의 역사가가 한국의 21세기를 서술하게 된다면, 아마도 21세기 초반은 1997년 IMF 체제의 영향력이 모든 것을 지배한 시기라고 설명하지 않을까. 모든 것이 급격히 변화하는 한국이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시작되어 국가지도자로 CEO를 뽑기까지, 그리하여 결국 한미 FTA 등을 통해 신자유주의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게 되기까지, 겨우 10여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속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번개같은 과정에 대한 차근차근한 설명을 기대하며 이 책을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