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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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권정현 장편소설


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칼과 혀, 오랜만에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만났다. 이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 말 일본이 패망하기 전 만주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야마다 오토조 사령관과 중국인 요리사 첸, 그리고 청진이 고향인 조선인 길순 세 사람이 각각 1인칭 시점으로 전쟁 앞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생을, 운명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각각 인물들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자면, 야마다 오토조 사령관은 전쟁에는 관심이 없고, 전쟁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자신의 유년기 시절을 떠올리길 좋아하고 어머니를 항상 그리워하는 인물이다. 그가 첸을 죽이지 않고 요리를 바칠 것을 요구하는 것이나, 극락사의 불상과 길순에게서 숨은 얼굴을 찾으려 애쓰는 것 모두 어머니를 떠올리기 위함이었다. 상당한 미식가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가 원하는 것은 어머니가 해주셨던 분고규의 맛을 다시 맛보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 맛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것을 찾아 끊임없이 요리를 먹어치웠던 것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그 시절을 계속해서 떠올리는데 이것은 힘겨운 현재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고, 가장 따듯하고 포근한 존재인 어머니를 계속 마음속에 그린다는 것은 사령관으로서 그는 가장 힘 있는 존재이지만 정신적으로는 가장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전쟁에 원론적으로 반대해왔다. 국경을 넘어가 소비에트군을 적발해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런 일들이 집무실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며 내 유년의 꿈들을 헤아릴 시간을 방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청진에서 만주까지 가게 된 길순, 그녀는 꽃다운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갔고 가까스로 도망쳤지만 결국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또 다른 고문과 위안부로서의 삶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런 괴로운 삶이 아니라 오빠였다. 오빠로부터 도망가고 싶지만 오빠를 떠날 수 없음이 정신적으로 그녀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혹독한 시련과 역경을 거치며 어린 나이에 이미 인생을 달관한 듯한 그녀의 태도에 마음이 아팠다.

"나는 하루 두번 주어지는 식사를 남김없이 먹어치웠어. 기운을 내야 해. 나를 가두고 있는 저 사내들의 울타리, 저길 넘어가는 건 결국 내 의지여야 하니까.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지. 남쪽에서 머물던 시절, 이런 식의 고문을 자주 경험했기 때문인지도 몰라. 그들은 내가 사내들을 거부할 때마다 좁은 방에 가두어 놓고 몸을 매달거나 압박하며 복종을 강요했어. 가끔 등에 채찍을 가할 때도 있었는데, 달군 인두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등에 닿을 때마다 나는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곤 했어. 그러곤 속으로 중얼거렸어. 이건 사실이 아니야.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야. 꿈에서 깨어나면 나는 다시 저 햇살 속으로 고무신을 신고 나설 수 있어. 아주 소박하게, 봄에 도취해, 그냥 저 봄 속으로 봄의 이름이 되어 걸어보는 거야."

길순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위안부 할머님들이 떠올랐다. 얼마나 많은 소녀들이 길순과 같은 꿈을 꾸었을까. 결국 길순은 봄은 아니지만 햇살 속으로 눈부신 나비가 되어 날아갔다.


첸은 요리로 장교들을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장교식당에 들어가지만 결국 야마다 사령관을 위한 음식을 바치는 존재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요리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야마다를 보며 자신의 요리에 길들여졌다고 생각하지만, 야마다는 그 생각까지 이미 꿰뚫어보고 있었다.

"자신들이 쥐어준 칼이 도마라는 치열한 전장을 거쳐 도로 자신들의 심장을 겨눌 줄 그들은 조금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을 테니까. 생선을 손질할 때 쓰는 데바보초와 그것을 얇게 떠내는 사시미보초, 야채를 다듬는 투박한 우수바와 초밥을 자르는 우시기리, 심지어 장어를 절단할 때 쓰는 사키에 이르기까지, 목표는 오로지 하나다. 펄떡이는 생명을 끊어놓는 것."

 

 

 

 

책은 1부와 2부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야마다 사령관과 요리사 첸이 서로를 알아가는 상황이 주를 이뤘다면 2부에서는 요리를 둔 첸과 야마다의 격렬한 싸움이 시작된다. 1부에서 첸의 고독한 싸움으로 그는 혀를 잃게 되고, 2부에서 야마다 역시 혀를 잃고 만다. 요리를 두고 벌어지는 칼과 혀의 대결은 마치 한중일 세 나라가 핏빛의 만주 땅(도마) 위에서 칼과 혀로 싸우고 투쟁하는 것과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책의 제목인 """"라는 것은 중의적 의미를 가진 것이었고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다.

"피로 얼룩진 눈앞의 저 낡은 도마를. 수많은 영혼들이 칼날에 베여 안간힘을 쓰며 제 죽음을 밀어내던 저 분노의 순간들을. 대륙으로 폭풍처럼 짓쳐들어오는 제국주의자들의 총검과 피바람, 죽어가는 자들의 한숨이 압착된 저 도마를 말이다. 나는 도마 위에 엎드려 처분을 기다리다 누군가의 혀를 만족시킬 재료들이나 다름없다. 내가 과연 저 날카로운 광풍의 칼날을 비껴갈 수 있을까?"

살아 움직이는 식재료의 숨통을 끊기 직전 재료는 있는 힘을 다해 발악하지만 결국 요리사의 힘과 칼에 제압당하고 피를 흘리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에서 보면 지배자의 칼은 무력이고 힘이며, 피지배자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 혹은 있는 힘을 다하지만 결국 무력에 의해 진압당하고 처절하게 피 흘리며 죽는 존재이기도 하다. 결국 도마 앞의 요리사는 지배자이고, 칼은 지배자의 힘을, 도마는 수많은 이들이 흘린 피의 땅과 같은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또한 첸은 아버지로부터 이족요리와 광둥요리를 배웠고, 일본식당에 들어가 일본 음식을 배웠으며 길순에게 한국 음식을 배우기도 했다. 그의 요리는 다양성을 지니고 있었는데, 결국 도마 위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다양한 요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했다.


전쟁이 없었다면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로 남았을 첸과 야마다. 이 둘은 참 많이 닮았다. 어릴 적 닭의 공격을 당한 것도 그렇고 요리에 대한 경외심도 그렇고. 첸과 야마다의 싸움은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채 그 누구도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하고 끝이 난다. 이것은 전쟁이 남기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했다. 서로에게 아픔과 시련만을 가져다줄 뿐 진정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것.

"(상략) 나는 여전히 말하고 싶다. 이제 우리의 내기는 끝이 났다고. 나는 무엇도 요리하지 않았고 당신은 무엇도 먹지 않았다. 우리는 다만 외로웠을 뿐이라고. 나는 요리를 했고 당신은 접시를 비웠다. 불과 싸우던 나의 시간도, 맵거나 짜거나 달콤하거나 시었을 온갖 요리의 맛들도, 우리를 아프게 했던, 시대가 만들어낸 순간의 고통일 뿐이라고. 한 접시의 요리가 깨끗이 비워지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증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사실 처음 이 책의 내용을 접한 것은 책 표지를 선정하는 투표를 할 때였다. 역사와 요리를 어떻게 연결지었을지 내용이 참 궁금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1인칭 시점의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내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실제 야마다 오토조는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의 대사 한 마디 한마디는 마음에 와닿았고 울림이 있었다. 내용 전개 역시 빠르게 진행되어 지루할 틈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에 나오는 요리들은 하나같이 의미가 부여되어 있었는데 특히나 마지막 첸이 야마다를 위해 준비한 요리가 쉐창인 것을 보고 작가의 구성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마다에게 점심 한 끼를 대접하는 길순과 밥을 먹고 길순을 바라보는 야마다의 모습까지 긴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책을 덮으며 내게 드는 생각은 "대의"라 말하며 전쟁을 일으키고, "대의"라 말하며 투쟁하지만 결국 피바람 앞에서 사람들은 점점 정신을 잃고 미친 상태가 되어간다는 것이었다. 전쟁이라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서로에게 칼을 겨눠왔고, 앞으로도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다면 우리는 계속 그런 위험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한중일 세 나라의 역사를 다룬 이야기지만, 그저 과거의 이야기로만 치부해버릴 수는 없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나는 주어진 의자에 앉으며 천천히 그들을 눈으로 훑는다. 나는 진정 궁금하다. 전쟁을 앞둔 자들, 죽음을 앞둔 자들, 그들의 애국심과 용기, 위기 앞의 질서, 솔직함, 우리 머릿속을 지배하는 저 복잡한 생각들은 다 무어란 말인가. 누가 우리를 이곳에 앉혀놓았는가. 누가 제복을 입히고 제멋대로 고안한 견장과 훈장을 내리고 명령을 내리고 규칙을 세웠는가. 그들은 지금 모두 어디로 숨어버렸는가. 그것을 끝까지 이행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저들은 왜 숨지 않고 끝까지 체면을 차리고 있는가."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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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두부 All that BEANS - 콩으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에 대한 무한 상상, 영양 듬뿍 콩의 색다른 변신 올 댓 All that 시리즈 5
박지영.최희경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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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l that 두부 : BEANS 』
박지영, 최희경 지음


사실 난 두부와 콩을 먹기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어렸을 때 부드러운 식감의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쉽게 부서져 버리고 맛도 특별할 것 없는 두부가 그때는 먹기가 참 힘든 음식이었다. 두부를 좋아하는 다른 가족 구성원과는 달리 나는 콩도, 두부도, 두유도 모두 싫어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두부를 사랑하게 되었다. 아마 얼큰한 순두부찌개와 달달한 베지밀 B를 먹으며 조금씩 두부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 같다. 두유도 예전처럼 비리지 않았고 시중에 파는 두유가 아닌 실제 콩을 갈아서 만든 두유는 고소함까지 느껴지기 시작했고 콩 국물만 따로 사서 마실 정도로 좋아하게 되었다. 두부요리가 먹고 싶은데 저녁시간 도로가 꽉 막혀 시내를 뚫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아 고속도로를 타고 도시의 끝에서 끝으로 다녀온 적도 있다. 그런데 막상 주부가 되어 두부요리를 하려니 항상 비슷비슷한 음식만 떠오른다. 순두부찌개, 두부김치, 두부 넣은 된장국/된장찌개, 두부구이, 두부를 으깨서 야채를 넣고 만든 두부전, 또 역시 두부를 으깨서 나물과 무친 두부나물무침, 끝. 게다가 콩은 손이 자주 가지 않는다.  밥에 넣어서 먹기나 해야 콩을 먹게 되고 콩이 주재료가 된 반찬은 만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뭔가 색다르고 맛있는 두부요리를 하고 싶고 영양가 많은 콩을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데, 아이디어가 한정적이라 도움이 필요했다.

 

 

 

 

두 저자 모두 메뉴 개발을 한 이력이 있었다. '오! 새로운 두부요리가 필요한 나인데!!'
이들이 알려줄 두부의 무한 변신이 기대된다.

 

 

 

 

책은 Intro를 포함해서 총 6 파트로 나뉘는데, 콩과 두부를 사용한 요리부터 숙주나물, 콩나물, 유부, 낫또, 청국장 등 다양한 콩/두부 제품까지 아우르고 있다.

Intro Cooking, step by step.
Part 1 콩 두부의 모든 것
Part 2 콩&숙주나물&콩나물
Part 3 두부
Part 4 순두부&연두부
Part 5 두유&콩가루&콩비지&유부&낫또&청국장&된장

 

 

 

 

Intro에는 계량하는 법, 육수 내는 법 그리고 양념을 고르는 법에 대한 안내가 되어 있는데, 특히나 다양한 육수를 만드는 법이 자세히 나와있어 요리 초보인 내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똑똑한 계량하기"에서는 계량스푼과 컵으로 액체류와 가루류를 계량할 때의 요령과 "조미료의 부피에 따른 무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똑똑한 육수내기"에는 다시마, 조개, 멸치, 가다랑어, 소고기, 채소, 북어, 건새우를 주재료로 사용한 각각의 육수에 대한 설명과 함께 만드는 방법, 주재료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알맞은 육수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각 국물의 특징을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똑똑한 양념 고르기"에는 각종 양념에 대한 설명이 되어있는데, 책에 소개된 양념들 대부분이 협찬을 받아 사용된 제품들이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콩과 두부에 들어있는 영양소(대두 단백질, 이소플라본, 레시틴 등)에 대한 내용과 콩나물, 두부, 두유, 된장, 청국장, 낫또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는 Part 1
뿐만 아니라 청국장과 낫또의 특징과 차이점, 국산 콩 두부와 수입 콩 두부의 차이, 두부 콩 제품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비법이 담겨 있기도 하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콩 요리와 무한 변신을 기대하는 두부요리.
책에는 무려 103가지의 요리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몇 가지만 소개해보겠다.

 

콩의 모든 영양을 한 번에 모듬 콩 영양밥

 

돌솥에 영양 한가득 담은 모듬 콩 영양밥
정말 잘 지은 밥은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달고 맛있다. 그런데 밤, 대추, 은행, 표고에 다양한 종류의 콩이 함께 들어 있으니 밥 하나만 가지고도 영양 한가득 맛있는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리까지 맛있는~ 숙주채소 스프링롤

 

춘권피에 숙주, 표고, 양파, 당근, 부추 등의 각종 채소와 닭고기를 넣고 말아 튀긴 숙주채소 스프링롤.
숙주는 아삭하고 춘권피는 바삭하고 닭고기와 채소들은 부드럽고.. 생각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돈다.
튀김 요리는 언제나 진리이기에 이 요리는 조만간 꼭 해 먹어봐야겠다.

 

 

 

먹음직한 일본식 삼각주먹밥 두부 된장 오니기리

 

찬밥과 두부, 각종 야채들이 된장과 만났다.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을 두부 된장 오니기리.
팬에 지져낸 오니기리에서는 마치 삼겹살을 먹고 팬에 밥을 볶았을 때나 맛봤던 눌은밥의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종종 동글동글 주먹밥을 만들어 도시락을 싸거나 집에서 아이와 먹곤 하는데, 다음엔 오니기리로 만들어봐야겠다. 색다른 모양과 맛이 식사에 즐거움을 더해줄 것 같다.

 

 

 

영양 최강의 만남 두부 고기 샌드 조림

 

이런 요리를 보고 있으면 이게 요리인가 작품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나리로 재료들을 한데 모아 묶고 조리고 하는 그 손끝에 정성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먹고픈 요리이다.

 

 

 

일본식 전통 두부튀김 요리 아케다시도후

 

두툼하게 썰은 두부를 기름에 튀겨내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든 아케다시도후.
짭짤한 소스에 찍어 먹으면 왠지 그 맛에 반해 두부 한 모는 거뜬히 해치울 것 같다. 어렵지 않은 요리인 만큼 조만간 만들어봐야겠다.

 

 

 

별미 건강 간식 두부 맛탕

 

아케다시도후처럼 두부를 튀겨만든 요리라 질감은 비슷할 것 같지만 두부 맛탕의 두부 크기가 더 작아 바삭함을 좀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고구마 맛탕을 너무나도 좋아하는데, 두부 맛탕은 만들어볼 생각을 왜 못했을까! 내가 어렸을 때 두부 맛탕이 있었다면 두부요리를 좀 더 사랑하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 두부를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달콤 바삭 촉촉함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두부 맛탕으로 두부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주말의 맞춤 중식 순두부 누룽지탕

 

누룽지탕을 상당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순두부가 누룽지탕에 들어간 이 요리가 과연 어떤 맛이고 어떤 느낌일지 참 궁금하고 기대된다. 순두부의 부드러움과 누룽지의 바삭함이 소스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콜라보. 조만간 느껴봐야겠다.

 

 

 

달걀이 유부주머니 속으로 쏘옥~ 유부 달걀 조림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유부주머니. 잡채가 아닌 계란 노른자를 이용해 속을 채운 이 요리가 과연 어떤 맛일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어묵탕에서 유부와 계란을 함께 먹는 맛일까.

 

 

청국장의 냄새가 어디로 갔을까 청국장 고구마 크로켓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비주얼의 청국장 고구마 크로켓. 청국장을 찌개로 먹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달달한 고구마에 청국장을 쏙 넣어 동글동글하게 만든 고구마 크로켓이라면 청국장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하나 더!"를 외칠 것 같다.

 

 

 

위에 소개한 요리들은 주로 내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고른 것들이다. 현재 내가 알고 있는 요리에서 어찌 보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주에 속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책에는 덮밥, 리조또, 커틀렛, 만두, 샌드위치, 샐러드, 쉐이크 등 다양한 요리들이 소개되어 있고, 콩과 두부를 활용한 색다른 레시피를 보며 '두부가 이렇게도 바뀔 수 있구나' 하며 무한 변신에 놀라기도 했다

그동안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콩뿐만 아니라 한정된 레시피로 항상 비슷한 요리를 했던 두부, 콩나물, 숙주나물, 청국장, 유부 등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식탁에 올릴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참고로 기존 13,000원에서 현재 6,500원으로 재정가되어 판매 중이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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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피시 All that Fish - 생선으로 만들 수 있는 103가지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 레시피를 담은 올 댓 All that 시리즈 1
송윤형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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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l that FISH 』
· 요리 · 사진 송윤형


이상하게도 생선 요리는 자주 해 먹지 않게 된다. 게다가 아는 생선요리는 구이와 몇몇 찌개류가 끝. 그러다 보니 다양한 식재료를 골고루 접해야 하는 아이에게 내가 편식을 조장하는 꼴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가끔 해주는 삼치구이를 먹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동안 왜 이리도 생선요리를 안 해줬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너무나도 맛있게 먹는다. '자주 해줘야지. 그런데 찌개는 너무 맵고 짜서 아이 먹이기엔 좀 그렇고, 아이가 먹기에 간도 적당하고 맛있는 생선요리는 뭐가 있을까..' 기껏 생각해봐야 평소 해 먹는 구이와 맑은 국들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안되겠다 싶어 생선요리책을 찾아보다 『 All that FISH 』를 만나게 되었다. 와우! 생선으로 만들 수 있는 103가지 요리 레시피가 담겨 있다니!! 일 년 치 생선요리 걱정은 끝이겠구나 싶다. ㅎㅎ

 

 

 

어! 어디서 읽은 듯한 저자 소개.. 얼마 전에 읽었던 더 푸드 랩을 감수한 바로 그분이시구나! :-)
요리도 잘 하고 요리에 대해서도 많은 것들을 알고 계시는 것 같던데, 요리하는 손이 느리고 매번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나로서는 이래저래 참 부럽기만 하다. 물론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였으니 얻어진 결과물이겠지만..
게다가 이 책은 글도, 요리도, 사진도 모두 직접 했다고 하니 요리도 잘 하고 글도 잘 쓰고 사진도 잘 찍는 저자의 다재다능함에 '이 사람 못하는 게 뭐지?'하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책은 Intro를 포함해 총 7부분으로 나누어진다.

Intro Cooking, step by step.
Part 1 생선의 모든 것
Part 2 밥반찬과 찌개
Part 3 도시락과 일품요리
Part 4 브런치와 디저트
Part 5 손님 초대 요리(한식)
Part 6 손님 초대 요리(외국식)

 

 

 

Intro에는 계량컵과 계량스푼 용량, 액체류와 가루류 계량하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있고, 유용한 주방 용품이나 팬, 치즈 그레이터, 나무 주걱, 나무 도마 등 다양한 요리 도구들에 대한 안내도 있다. 가쓰오부시 전용 대패라든가 베이킹용 실리콘 매트와 같은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주방 용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다양한 양념들과 치즈에 대한 설명만 읽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저자의 요리에 대한 열정이 느껴질 정도였다. 게다가 식재료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구하기 힘들 경우를 대비한 대체품에 대한 안내도 나와있어 책에 나온 요리를 따라 하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독자를 배려한 저자의 섬세함도 느껴졌다
본격적으로 요리에 들어가기에 앞서 책에 자주 나오는 멸치육수, 맛간장(레몬 간장), 레몬 마요네즈, 베샤멜 소스, 타르트 반죽을 만드는 법과 아보카도 손질법에 대해서도 Intro에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몇 권의 요리책을 봤지만, 이렇게 친절한 요리책은 또 처음이다.
, 그럼 친절한 저자와 함께 요리를 시작해볼까.

 

 

 

생선 요리를 시작하기에 앞서, 주재료인 생선에 대해 알아보는 부분

지금껏 생선은 가자미, 갈치, 조기와 같은 흰살 생선, 연어, 참치와 같은 붉은살 생선, 꽁치, 삼치,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으로 크게 3가지로 나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책에서는 생선 살을 흰살 생선과 붉은살 생선 2가지로 나누고 있었다. 기존에 등푸른 생선이라 알고 있던 생선들은 모두 붉은살 생선에 들어가고, 무엇보다 송어나 연어는 살이 붉은빛을 띠지만 근육색소는 흰살 생선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붉은 생선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생선을 안전하게 먹는 방법과 생선 섭취 시 주의사항, 생선과 궁합이 좋은 식재료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비린내를 줄이는 방법 및 식재료에 대한 안내도 나와 있었다. 또한 봄, 여름, 가을, 겨울 제철 생선에 대한 안내와 생선을 선택하는 방법 및 손질법에 대한 설명도 있어 생선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앞으로 있을 생선요리에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이 모두 Part 1에 들어있으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Part 2부터 Part 6까지는 모두 생선을 이용한 요리에 대한 레시피가 나와있는데 그중에서 몇 가지만 소개해보면 :

 

포슬포슬 맛 좋은 북어 보푸라기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종갓집 음식으로 소개된 북어 보푸라기. 종부와 그 며느리는 북어를 수저로 긁어서 보푸라기를 만들고 있었는데, 참으로 그 정성과 시간이 대단하다 싶었다.

 

 

부드럽게 변신한 쥐포채 고추장 볶음

 

얼마 전 엄마가 해주신 밑반찬. 정말 맛있다. 먹어도 먹어도 계속 먹고 싶은 음식이었는데, 레시피가 나와 있으니 직접 만들어봐야겠다.

 

 

맨밥에 쓱쓱 굴비 약고추장

 

고기 넣고 만든 고추장은 봤는데 굴비가 들어간 고추장은 처음이다. 요거 하나 만들어놓으면 정말 다른 반찬 없어도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굴비 약고추장을 밥에 슥슥 비벼서 한 입 크게 먹어도 맛나고 상추에 싸먹어도 정말 꿀맛일 듯. 비빔밥에 고추장 대신 넣어도 좋을 것 같다.

 

 

생선을 꼬치에, 피시 케밥과 바비큐 분위기가 물씬 매콤 새우 꼬치구이

 

두툼한 고기를 칼로 슥슥 잘라서 만들어주는 케밥은 많이 봤는데, 피시 케밥 역시 처음이다. 연어, 대구, 청피망, 홍피망이 들어가니 모양도 재밌고 맛도 좋을 것 같다. 아이가 야채도 잘 안 먹고 생선도 먹길 꺼려한다면 이렇게 꼬치로 만들어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애호박, 당근, 가지가 들어가는 매콤 새우 꼬치구이 역시 소스를 조절해서 조금 덜 맵게 만들면 아이들이 좋아할 요리로 탈바꿈하지 않을까 싶다.

 

 

색다른 피시 버거, 참치버거와 파이 안에 새우가 쏙! 새우 키슈, 그리고 토르티야로 만든 새우 오징어 피자

 

너무나도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 일단 모양부터 눈을 사로잡고 건강을 생각하고 만든 음식이니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을 요리들이다. 집에서 브런치 메뉴로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누구나 좋아하는 참치 토마토 파스타

 

집에서 즐겨먹는 토마토 파스타. 책에는 참치를 넣은 파스타가 나와있어 나도 참치를 넣어 만들어 봤다.
책에 나온 그대로 따라 해보는 것도 좋지만, 상황에 맞게 변형시켜서 요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아이와 함께 먹을 것이라 재료를 조금 바꾸고(청양고추 대신 파프리카 사용), 아이가 리가토니를 좋아하지 않고 하필 하루 종일 밀가루 음식을 먹은 날이라 리조토 형태로 바꾸려고 소스만 만들었다. 게다가 씹는 걸 즐기는 아이라 재료는 모두 큼직큼직하게!
그동안 참치를 넣을 생각은 왜 못하고 있었을까. 우리 가족 모두 정말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생선 요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한정된 조리법과 비린내였다. 아무래도 이런 이유로 그동안 생선요리가 식탁에 오르는 일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게다가 구입하는 생선의 종류도 늘 한정적이었다. 조기, 삼치, 꽁치, 갈치, 가자미, 연어, 바지락, 홍합, 굴, 새조개, 갑오징어, 새우 등이 그동안 식탁에 올랐지만 가장 많이 오른 건 역시나 아이와 함께 먹기 편한 삼치였다. 굴도 매생이와 함께 끓여 자주 즐겨 먹었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식재료와 조리법은 자주 쓰질 않다 보니 먹는 어패류가 너무 제한되어 있었다. 가족들에게 다양한 생선의 맛과 질감 그리고 영양소를 전달해주고 싶었다. 책을 통해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알게 되어 앞으로 좀 더 자주 식탁에 생선이 오를 것 같다. 맛있고 담백한 생선요리들을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참고로 기존 13,000원에서 현재 6,500원으로 재정가되어 판매 중이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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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반찬가게 인기 레시피 2 - 핫한 동네에서 내놓기 무섭게 완판되는 특급 반찬 120 소문난 반찬가게 인기 레시피 2
마더앤찬 외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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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반찬가게 인기 레시피 2』
셰프찬 · 소중한식사 · 킴스레시피 · 마더앤찬 지음


음식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인지를 느끼는 요즘이다. SNS에 올라오는 잘 차려진 밥상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만, 생각처럼 요리가 쉽지가 않다. 나에게 요리란 학교 가사 시간에 배운 것과 엄마의 어깨너머로 슬쩍슬쩍 보며 배운 게 것이 전부이고, 손도 느린 편이라 쉽게 따라 하는 요리가 아니면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알고 있는 요리도 한정적이라 매일 비슷한 밥상을 차리다 보면 어느새 내가 먼저 질려버리기도 한다. '안되겠다. 조금씩 요리를 배워서 밥상을 변화시켜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에게 맛있고 영양만점인 건강한 밥상을 차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지은 요리책이 아니라 현재 운영 중인 소문난 반찬가게 4곳의 레시피를 담은 요리책이다.

 

 

 

각각 30가지씩,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반찬의 레시피를 담고 있다.

 

 

 

고등어, 오징어, 새우, 조개, 표고버섯, 팽이버섯을 손질하는 방법과 각 반찬가게만의 육수와 양념장 특급 레시피를 담고 있다.

동대문 마더앤찬 - 멸치채소육수, 맛된장
판교 소중한식사 - 멸치다시육수, 양파액기스
옥수동 셰프찬 - 양지육수, 만능 양념간장
송도 킴스레시피 - 해물만능육수, 맛간장

역시나 육수가 기본이구나!

 

 

 

재료 계량법은 밥숟가락으로 계량하는 법과 종이컵으로 계량하는 법, 그리고 손으로 계량하는 법이 나와있고, 재료를 써는 방법에 대한 안내도 나와있다.

 

 

 

앞서 각 반찬가게의 육수와 양념장 특급레시피가 나와있는데 추가로 그들만이 가진 비법을 또 소개해주고 있다.

동대문 마더앤찬 - 국이나 찌개 끓일 때 쌀뜨물 활용하기
판교 소중한식사 - 두 가지 양념으로 간 맞추기
옥수동 셰프찬 - 요리에 맞게 불 조절하기
송도 킴스레시피 - 신선한 식재료로 요리하기

어라. 모두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잖아. 시작이 좋다. 왠지 뒤에 나오는 반찬들도 잘 따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이제 기본과 그들만의 비법을 알았으니, 어떻게 조리해서 맛깔나는 음식을 만드는지 알아보자. 모든 반찬이 다 맛있어 보이고 만들어 먹고 싶지만, 그중에서 몇 가지만 골라서 소개하자면 :

 

명란치즈달걀말이

 

달걀말이에 치즈를 넣거나 야채, 맛살, 김 등을 넣어 계란말이를 해 본 적은 있지만 명란젓을 넣은 것은 처음 본다. 색감이 참 곱다. 짭조름한 명란젓과 치즈, 부드러운 계란이 더해져 무슨 맛이 나올지, 서로 다른 식감이 어우러져 어떤 느낌을 가져올지 궁금한 반찬이다. 인기 레시피 1위라니 꼭 만들어봐야겠다.

 

 

오징어미나리초무침

 

맛있게 먹으면서도 만들어볼 생각은 안 했는데, 여기 이렇게 레시피가 나와있다. 향긋한 미나리와 쫄깃한 오징어의 매콤새콤달콤한 만남. 미나리는 3~12월까지가 제철이고, 오징어는 7~11월까지가 제철이라고 하니 조만간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양념게장

 

밥도둑 양념게장. 간장게장도 맛있지만 양념게장도 빼놓을 수 없다. 매콤하지만 달달한 그 맛이 짧조름한 간장게장만큼이나 자꾸 손이 가는 반찬. 생각보다 간장게장은 잘 하는데 양념게장을 잘 하는 집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게장 전문점을 가도 정말 맛있게 먹은 양념게장은 찾기 힘들 정도. 조리법이 있으니  맛깔나게 나도 만들어봐야겠다.

 

 

차돌깨소스냉채

 

손님 접대 음식으로도 손색없어 보이는 차돌깨소스냉채. 고기는 구워서 따듯하게 먹을 생각만 했는데 냉채로도 즐길 수 있다니 참 좋다. 고소한 깨 소스와 알싸한 무, 향긋한 깻잎과 톡 쏘는 양파, 매콤한 홍고추에 야들야들한 차돌박이까지. 맛있게 버무려 라이스페이퍼에 싸먹어도 좋을 것 같다.

 

 

간장새우장


꺄. 내가 좋아하는 간장새우장이다. 엄마가 해주시는 간장게장과 간장새우장이 세상 최고로 맛있는데, 손이 많이 가는 이 음식들을 매번 해달라고 부탁드릴 수도 없고, 사 먹자니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진다. 요즘 대하 철이라 아주 딱인 반찬. 레시피가 나와있으니 뚝딱뚝딱 만들어봐야겠다.

 

 

자왕무시

 

초밥을 먹으러 가면 나오는 자왕무시. 연두부 같기도 하고 푸딩 같기도 한 부드러운 일본식 계란찜. 이제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겠다.

 

 

유니짜장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짜장. 특히나 아이들이 너무나도 좋아해서 가족 모임을 하면 중국집을 자주 가는 편인데, 정성 들여 짜장소스 하나 만들어두면 아이 손님이 찾아와도 걱정 없을 듯싶다.

 

 

성게미역국


제주여행을 가면 꼭 먹고 오는 성게미역국. 이 레시피를 보고 마트에서 성게알을 찾아봤으나 구하지 못해 더욱 먹고 싶어졌다. 조만간 성게알을 구해서 꼭 해 먹고 말리라. 

 

 

치즈함박스테이크

 

임신했을 때 요 계란 노른자가 올라간 함박스테이크가 어찌나 먹고 싶었는지, 집에서 멀리 있는 유명하다는 집까지 찾아가 먹고 돌아왔던 게 기억난다. 하지만 나에게 함박스테이크란 힘든 요리 중 하나. 수고스럽게 만들어 냉동실에 착착 쟁여놓으면 즐겁게 구워 먹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소고기 다짐육으로만 만들었더니 너무 퍽퍽하고, 돼지고기 다짐육을 섞어 만들었더니 돼지고기가 덜 익을까 걱정되는 함박스테이크. 게다가 고기 냄새가 날 때가 더 많아서 고생만 많이 하고 실패한 요리 중 하나였다. 이번엔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만들어서 꼭 성공할 수 있길 바란다.

 

 

표고버섯기둥장조림

 

표고버섯기둥으로 장조림을 만들다니! 항상 표고버섯을 손질하면 기둥은 말려서 육수를 낼 때 쓰거나, 아니면 버리거나 했는데. 이렇게 장조림을 만들다니 버려지는 식재료 없이 모두 쓸 수 있어 참 좋구나. 기둥은 좀 더 단단한 육질을 가지고 있어서 그 맛과 식감이 기대되는 요리 중 하나이다.

 

 

고추잡채

 

꽃빵에 싸먹으면 너무나도 맛있는 내가 좋아하는 고추잡채. 좋아하니까 더 잘 만들어보고 싶다.

 

 

궁중소갈비찜

 

소갈비찜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푹 삶은 고기가 뼈에서 떨어지며 입에 들어가기 무섭게 사르르 녹아 사라질 때. 달콤짭조름한 국물에 고기를 살살 찢고 당근을 으깨 비벼 한 입 먹으면! 아~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살짝 졸여진 버섯도 맛있고! 우리 집에서는 밤도 넣는데, 말해 뭘 해. 그냥 먹어도 맛있는 달콤한 밤이 완전 단짠단짠 엄지척이지!! 하지만 이렇게 맛있게 먹는 갈비찜을 내 손으로는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으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노력과 정성이 듬뿍 들어가는 요리인 만큼 가족들에게 꼭 대접하고 싶은 요리이다.



책 보면서 나도 따라 해봤는데, 잘 된 적도 있고 실패한 적도 있었다.
난 요알못이니 책 보며 차근차근 배우는 중. 

 

동글동글 메추리알장조림

 

 

단짠쫀득촉촉한 가지강정으로 밥도둑 완성

 

 

매콤달콤 아삭한 오이부추양념무침

 

 

 

밑반찬, 국, 탕, 조림 등 총 120가지의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어 그만큼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한 사람이 만든 요리책이 아니라 각각의 반찬가게에서 내세우는 비법들을 모아 또 다른 나만의 레시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소문난 반찬가게 인기 레시피 2』를 읽고 나니, 이전에 출간된 『소문난 반찬가게 인기 레시피』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가지강정을 만들 때 잠깐 헤맸던 부분이 있는데, 가능하다면 반찬을 만드는 과정이 QR코드로 제공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은 QR코드를 제공하는 책들이 점점 많아지는데 실제 실기가 주를 이루는 요리는 QR코드가 제공되면 나 같은 요알못은 이해하기도 쉽고 따라 하기도 수월할 것 같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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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 세사르 바예호 시선집
세사르 바예호 지음, 고혜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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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세사르 바예호


인생이라는 게 항상 내 뜻대로 흘러가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생각대로 희망대로 그 방향 그대로 모든 일들이 착착 순조롭게 진행되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살다 보면 원치 않는 이별의 순간도, 가슴 저미는 슬픔도, 숨조차 쉬기 힘든 고통과 절망도 맛봐야 할 때가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마찰로 빚어진 이런 감정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극에 달하면 몸속에 들어있던 모든 에너지가 손끝 발끝으로 빠져나가고 살아갈 힘조차 남겨두지 않을 때가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숨조차 쉬기 힘들 때, 시간이 약이라고 말하는 그런 상황을 짧지만 가슴에 와 닿는 시를 읽고 또 읽고 또 읽으며 지나 보냈다. 요즘에도 가끔씩 마음이 어수선하거나 힘들 때 나는 시를 읽는다. 시는 처음 마음을 다잡고 집중해서 글을 읽기에도, 끝까지 집중해서 글을 읽어나가기에도 소설이나 에세이에 비해 효과적인 것 같아서 마음에 드는 시를 반복해서 읽는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시구를 되뇌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풀어지고 멋진 시만 남게 된다.

 

 

 

이번에 만난 세사르 바예호의 시선집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은 이미 1998년에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시선집이 20년이 지나 개정 보정판으로 나온 것이라 한다. 그 당시에는 수록하지 못했던 시들도 몇 편 함께 수록되어 있다고 하니 세사르 바예호의 작품세계를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이번 시선집에서는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초판본에 수록된 시 외에, 바예호의 시 중에서 평론가들이 많이 언급한 시를 추가해서 옮겼다. 초판본에 수록된 시들은 좀 더 가독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수정했으며, 새로 번역한 시들 역시 원시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번역 냄새가 나지 않게 하려고 나름 노력했다. 특히 스페인 내전을 가장 생생하게 그린 시집으로 평가받는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에 수록된 시 전편을 옮겼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 "책머리에 ㅣ 바예호를 다시 소개하면서" 중에서

 

 

 

책에는 총 122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
『검은 전령』에 수록되지 않은 시 2편과  검은 전령』에 수록된 시 43편, 『트릴세』에 수록된 시 36편과  트릴세초기 본에 수록되지 않은 시 2,  인간의 노래에 수록된 시 24, 그리고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에 수록된 시 15편이 수록되어 있다.

책의 마지막에 옮긴이 주와 해설 그리고 세사르 바예호 연보가 있어 그의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만약 나처럼 세사르 바예호를 처음 만났다면 이 부분부터 읽어보고 그의 시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바예호의 시는 다소 어둡고 슬픈 느낌이 드는데, 그가 성장한 배경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는 가난한 집에서 자랐고 몸이 약했으며 살면서 3명의 가족(형 미겔, 누나 마리아, 엄마)을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억울한 옥살이를 하기도 했고, 환영을 보기도 했으며, 자신의 죽음도 알아차렸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그의 삶이 불우하다 보니 작품에도 삶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과 죽음,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신의 부재 등이 표현되어 있다. 시인으로서 그는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고향의 말투(스페인어+케추아어)를 그대로 작품에 반영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도 하였다.


세사르 바예호의 작품 중 사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 몇 편을 감상해보자.


9월

9월 그날 밤, 당신은 내게
너무나 다정했다, 아플 정도로!
다른 건 모르겠어, 그런데 당신이
다정해서는 안 되었어, 안 되었지.

그날 밤, 내가 이해하기 어렵고, 폭군 같았고,
아팠고, 슬픈 걸 보자 당신은 울었지.
다른 건 모르겠어, 그런데
내가 왜 슬펐는지, 왜 그리 슬펐는지 몰라.

9월의 그 사랑스러운 밤에만,
당신의 눈은 하느님과는 멀리 떨어진
막달레나 눈이었고, 나도 당신에게 다정했었지!

9월의 오후였지, 그날, 자동차에서
당신의 뜨거운 몸에
12월 오늘밤 흘리는 눈물샘의 씨앗을 심었지.



먼 걸음

아버지는 주무신다. 아버지의 단아한 얼굴은
평온한 마음을 드러낸다.
그 모습이 너무도 다정해서…
아버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그건 나일 게다.

집 안에는 정적이 흐른다. 기도를 드린다.
오늘은 자식들 소식이 없다.
아버지는 일어나, 이집트로 떠나는 피난을 생각하시고
안절부절못하신다. 피가 멎는 이별.
지금, 그리고 가까이 계시건만…
아버지께 멀리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나일 게다.

어머니는 텃밭에서 왔다갔다 하신다.
이미 맛이 간 맛을 보아가면서.
어머니는 지금 너무도 부드럽고
날개, 큰 날개처럼 가볍고, 사랑스러우시다.

조용한 집 안에는 외로움이 흐른다.
소식도 없고, 푸르름도 없고, 어린애도 없다.

이 오후에 깨어진 것이 있다면,
아래로 내려와 삐걱대는 것이 있다면,
그건 휘어진 하얀 두 개의 옛 길*.
내 마음은 그 길로 발을 달린다.

* 허리가 휘어진 늙으신 부모를 가리킨다.

 

 

 

아직 그의 삶과 정신세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기에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정말 인간이 느끼는 감정들에 충실했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을 통해 들여다본 삶, 사랑과 이별,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 그가 느끼는 것들이 고스란히 시를 통해 전해졌다.

"어느 날 문득 영혼의 지하갱도에 갇혀 혼자 헤매는 기분이 든다면 바예호를 읽어보세요. 그는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은 / 회한의 웅덩이가 되어" 눈에 고이는 듯한 기분을 알고 있는 시인입니다. - 진은영(시인)

우리는 대부분의 예술에 넌덜머리가 난다. 바예호는 예술가로서 쓰지 않는다. 그는 한 인간으로 쓴다. - 찰스 부코스키(미국 시인, 소설가)

 

 

 

아직 우리에게 많이 익숙하지 않은 남미 시인 세사르 바예호이지만, 그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시인들의 찬사를 받는 페루 최고의 시인이자 체 게바라의 유품 '녹색 노트'에 가장 많이 필사되어 있는 시인이었다. 페루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가 남긴 작품을 통해 인생을 들여다보며 같은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공유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의 시가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이라 자명한다. 우리 모두는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뜨거운 가슴에 들뜨는 존재"이기에.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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