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 처치곤란 채소들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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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채소 레시피 - 냉장고의 골칫거리가 식탁의 주인공으로
주부의 벗사 지음, 배성인 옮김, 이치세 에쓰코 요리 / 안테나 / 2015년 9월

  음식을 하기 위해 마트에서 장을 보면, 내가 필요한 만큼 보다 더 많은 양이 포장 되어 있다. 그렇다고 같은 돈을 주고, 소포장을 사기에는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일단 사고, 쓰고 남은 채소들을 팩에 담아 냉장고에 둔다. 그 채소를 다음 끼니에 사용하면 다행인데, 잊혀지면 계속 냉장고에 있다가 결국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냉장고 속에 있던 그 처치곤란 채소들을 위한 요리책이 나왔다. 바로 <자투리 채소 레시피>이다.

  사실 채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나물 종류를 제외하면 채소가 메인이 되는 요리는 할 줄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이 책 <자투리 채소 레시피>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렇게 많은 채소 요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되다니 난 불량주부 인가 보다. 이 책은 일본 '주부의 벗사'에서 나온 책이다. 실용 서적을 읽다 보면 종종 만나게 되는 일본 출판사의 이름인데, 살림하다 보면 필요한 책들을 많이 출판한다.

  난 대부분의 채소를 포장된 채 보관하거나, 포장을 뜯은 경우에는 길쭉한 플라스틱 통에 보관했었는데, 채소마다 좀 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보관방법이 따로 있었다. 특히 양파는 망째로 베란다에 걸어두고 먹었는데, 종이봉투에 옮겨 담아 바람이 잘 통하고 볕이 들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채소를 버리게 되는 3가지 이유가 너무 많이 사고, 채소 요리법을 모르고, 시들 때까지 그냥 두기 때문이라고 한다. 딱 나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요리책, 채소를 부재료로만 쓰던 사람을 위한 책이 바로 <자투리 채소 레시피>이다. 채소 요리라고 하니 주로 샐러드만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베이컨으로 채소를 말아 굽는 건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베이컨은 좋아하지만 채소는 싫어하는 아이에게 균형잡힌 식단이 될 것 같다.

  일본식 요리가 많아서 오징어 볶음도 허연색이라서 조금 낯설었다. 하지만 아직 매운 것을 못먹는 아이들이 먹기에는 좋을 것 같다. 나는 일본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징어와 아스파라거스 소금 볶음은 마늘과 참기름으로 중국요리의 맛을 낸 음식이라고 한다. 이런 낭패가... 어쨌든 오늘 저녁은 이걸로 해야 겠다. 이 책은 냉장고 속 채소를 처치하고 싶을 때 딱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