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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방 - 전2권 세트
스티브 베리 지음, 정영문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우선 이 작품의 장점부터 얘기해보자.
첫째, 호박방이라는 방 전체가 호박으로 장식되었었다는 신비한 방이 나치에 의해 철거되어 히틀러 수중에 들어갔다가 사라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둘째, 아무 생각 없이 킬링타임용이라 생각하면 헐리우드의 툼 레이더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게 볼 수도 있다. 다빈치 코드와 댄 브라운이 맘에 든 독자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쉽게 장점이 내게는 이거 딱 두 가지밖에 안 보인다. 그럼 이번에는 단점에 대해 얘기해 보자.
첫째, 폴과 레이첼이 끼어드는 상황이 상당히 작위적이다. 레이첼은 그래도 현직 판사다. 그 정도로 상식도 없고 이성도 없는 캐릭터로 그려지다니 마치 여자들은 이렇게 행동하는 범 아냐? 라고 작가가 말하는 것 같아 무척 불쾌했다. 순진하게 그리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일관성이 없다.
두 번째, 보물 사냥꾼이 이들을 만나는 장면이 역시 그 인물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 주인공은 절대 죽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으면 만나게 하지 말던가, 스릴을 주기 위해서 만들 설정이라면 그 설정 때문에 작품이 망했다고 말하고 싶다.
세 번째, 마지막 결말은 참 우스워서 말이 안 나온다. 대단한 결말이다. 그렇게 이 시대에도 쓰는 작가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댄 브라운이 칭찬한 걸 못 봤다. 봤다면 안 봤을 텐데. 다빈치 코드와 더불어 이 책도 호박방을 찾아 해외여행가기 아이템으로 딱 어울리는 작품이다. 안타깝다. 월드컵 이전에 출판되었더라면 독일 여행 가는 독자들이 가지고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출판에도 타이밍이 있다는 사실을 편집자가 염두에 두었더라면 월드컵과 함께 선전했을 텐데...
아무튼 이런 책도 나온다는 사실에 그나마 위안이 된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소재가 많이 딸리고 좋은 작가들도 줄어드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