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 블루 1
외르크 카스트너 지음, 이수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1660년을 전후로 렘브란트의 말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을 렘브란트라는 거장의 작품을 소재로 풀어 나가는 팩션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렘브란트의 작품들을 알아봤다. 책에서 밝힌 것과 같이 렘브란트가 파란색을, 그것도 파란색이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색을 사용한 작품을 딱 한 작품 발견했다.

 

 

그 작품은 위의 David Presenting the Head of Goliath to King Saul이라는 작품으로 성서적인 내용인 것 같다. 파란색과 노란색은 성서적으로 신을 상징하거나 왕의 권위를 나타내는 색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것은 동서양이 황금에 대한 생각이 같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도 파란색은 악마의 색이라고도 한다. 마치 그것을 입증이라도 하는 것처럼 파란색이 들어 있는 그림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평소와는 달리 잔인한 살인자가 되어 버리고 자신과 함께 일하던 동료가 그런 일을 겪자 화가이면서 한때 렘브란트의 제자였던 주인공이 그림 추적에 나선다.


이 작품에는 그림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여러 가지 그 당시 시대상이 등장한다. 동인도 회사도 등장하고 그들의 무역, 네덜란드가 당시 처한 국제적인 상황과 죄인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심지어 아들을 잃고 몰락한 거장 렘브란트의 사생활까지 엿볼 수 있다. 그가 아들을 얼마나 사랑했던가는 그가 아들의 자화상을 많이 그렸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빠르게 전개되고 빠르게 읽힌다. 당시 힘이 약했던 한 나라가 강대국 사이에서 어떤 위치에 놓이게 되는 지, 아들을 페스트로 잃은 화가가 어떻게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지, 그때나 지금이나 화가들의 고단한 삶은 변함이 없고 그때 그들에게 주지 못한 영광이 후세에나 이루어지게 된 점이 렘브란트 탄생 400주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만 느껴진다.


작품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 끝까지 블루에 대해서 밝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쩌면 블루에 대한 것은 단순히 소재로만 이용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렘브란트라는 거장이 중심이라기보다는 다른 것에, 이를테면 네덜란드의 당시 시대상황에 더 큰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다빈치 코드>나 <최후의 만찬>을 따라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순수하게 렘브란트를 위한 작품이 아닌 렘브란트를 이용한 듯한 느낌이 들어 안타까웠다. 그것이 이 작품 내내 되풀이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럼 이 작품의 장점은 무엇일까? 다른 화가와 그림을 소재로 한 팩션 작품들이 그림 자체에 숨겨진 비밀을 다룬 반면 이 작품은 렘브란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색과 빛의 마술사로 찬양받고 있는 화가를 등장시켜 파란색이라는 회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색에 담긴 비밀을 찾는 독특한 점이다. 이것은 다른 작품들과 대단히 독특한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이 작가의 작품이 차별되는 이유 중 하나가 색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그 색에 대한 대가 렘브란트의 말년 속에 잘 포함시켰다는 점은 자고 일어나 내가 서평을 다시 쓰게 만들었다. 이 점은 쓸 때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그래도 한번 잡으면 주인공이 너무 위기에 금방 빠지기 때문에 이 작자가 어떻게 빠져나오는지가 궁금해서 계속 다음 장을 읽게 된다. 어리버리한 주인공 때문에 독자는 속이 탄다. 그리고 책을 덮은 뒤에 생각하게 된다. 지금 우리의 위치와 다름없던 네덜란드를 우리는 지금이라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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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4-21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미날 것같아요

비로그인 2006-04-21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는 이런 팩션이 많은가 봅니다. 제가 얼마전에 읽은 건 포우의 어린 시절이 나오는 얘기였어요. 그래도 현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얽힌다는게 더 가슴뛰게 하는 뭐가 있기도 하지요...

물만두 2006-04-22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재미있어요.
맨시님 재미는 있는데 너무 많이 갑자기 등장하니까 좀 그랬습니다^^:;;

메이즈리크 2006-04-2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다빈치 코드류 작품은 그만~~ 작품들도 그렇게 좋은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이리 많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물만두 2006-04-2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진님 저도 그 생각이 좀 들었는데 아무래도 팩션이 대세인 것 같아요. 한 장르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이번에는 렘브란트니까 뭐 이런 식으로 화가들을 모두 만나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2006-04-22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4-22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올렸습니다!

로드무비 2006-04-23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 누릅니다.(일단^^)

물만두 2006-04-23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감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