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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정사
김성종 지음 / SKY미디어(스카이미디어)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돈 있는 자에게 휘둘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반대로 돈 있는 자도 휘둘릴 수 있을 것이다. 있을 수 있는 얘기다. 있을 수 있는 얘기라고 하기에는 조금 허술하지만. 물론 그것이 주된 내용은 아니지만 처음 소위 대기업의 이사 정도 되는 사람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금방 당한다는 것이 억지스러웠다. 아무리 처의 눈치를 살피는 사람이라고는 해도. 그가 악인은 아닐지라도 순둥이도 아니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도 아닐 텐데 당하는 게 너무 쉬웠다. 그게 주가 아니니 넘어가지만.
한 남자가 여대생과 불륜에 빠지고 돈을 뜯기는데 알고 보니 그 여자는 여대생이 아닌 콜걸이었고 그 아비라는 자도 아버지가 아니었다고 시작하는 이 작품은 곳곳이 의문투성이다. 작품이 아니라 이를테면 형사가 주인공을 왜 경찰서가 아닌 여관에서 취조를 하는 가하는 점이 그것이다. 범죄의 현장이 여관도 아닌데. 물론 끝까지 쉽게 읽히는 작품이기는 했지만 쉬워도 너무 쉬워서 아쉬웠다. 늘 아쉽지만 정사신을 좀 줄이든가 디테일할 부분은 좀 더 디테일하게 하고 넘어갈 부분은 과감하게 삭제를 해서 깔끔한 맛이라도 보였으면 좋았을 텐데 추리소설은 추리소설인데 이 작품을 그 안에 어디 소속으로 넣어야 할지가 난감하다.
제목이 <제3의 정사>이니 뭐 그럴 수도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에 던져지는 결말에 대해서 처음부터 그것에 다가가는 행보가 아쉽다. 범인과 범죄의 구성은 갑자기 해결되거나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잡아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아쉽다.
좀 더 잘 다듬었으면 꽤 괜찮았을 수도 있는 소재였는데... 두가지 소재의 결합은 역시 충돌을 일으키고 만다. 재미면에서나 작품의 구성면에서나 독자의 반응면에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