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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바케 - 에도시대 약재상연속살인사건 ㅣ 샤바케 1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백귀야행>과 같은 전개 내지는 교코쿠도 시리즈와 요괴의 접목쯤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짐작을 했었다. 그리고 무섭지만 않기를 바랐다. 그런데 처음엔 좀 으스스하게 나가는 것 같더니만 점점 흥미진진해지면서 추리소설로 자리를 잡는 모양이 보통이 아니다.
에도시대 큰 상점의 외동 도련님 이치타로는 병약해서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서 지켜주라고 붙여준 두 요괴 니키치, 사스케의 보살핌을 받으며 열일곱의 나이까지 조마조마하게 살아왔다. 그러던 그가 요괴 없이 밤에 외출을 나갔다가 강도에게 봉변을 당할 뻔 하는 일이 생기고 그 뒤 사람들이 약재상만을 노리는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이때부터 이치타로는 병약한 도련님에서 벗어나 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자칫 요괴의 들러리쯤으로 보일만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요괴를 거느릴 사람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이 작품의 앞에 작가 프로필을 보니 속편 <주인님께>, <고양이 할멈>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도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보이는 것처럼 마치 그럼 다음 편에서 하는 뉘앙스를 풍기며 끝을 맺는다.
일본의 에도 시대 풍경과 그들의 특징인 요괴들의 이야기들, 그리고 미스테릭한 사건까지 두루 접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오밀조밀한 재미가 있다. 정통 추리 소설은 아닐지 몰라도 그 정통 방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색다르게 포장을 하고 있다. 재미있다. 후속편이 더 출간되어 계속 읽고 싶다. 이 작품을 단순한 요괴 소설이라 생각하지 마시길...
교코쿠도 시리즈가 너무 어렵고 길었다고 생각되시는 분은 이 작품을 읽어보기 바란다. 그 작품에서 비슷한 분위기면서도 밝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만화 <백귀야행>이나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에서 느꼈던 느낌을 소설로 읽는 기분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