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컬렉터 1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이 작품을 영화로 본 독자들이 영화로 봤는데 굳이 책으로까지 똑같은 작품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거라고 본다. 그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 원래 영화와 원작이 같았던 작품은 거의 없다. 또한 원작을 뛰어 넘은 작품도 별로 없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처음 몇 장만 읽어봐도 알겠지만 전혀 다르다. 그러니 안심하고 더 재미있는 책을 보시기 바란다.
요즘은 추리 소설에서 법의학과 과학적 수사 방법을 빼고는 어떤 식으로도 전개가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아주 오래 전 오스틴 프리맨이 손다이크 박사를 통해 알려주려 했던 것이 비로소 빛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작품들이 출판되고 있다. 퍼트리샤 콘월의 스카페타 시리즈, CSI 과학 수사대 시리즈...
하지만 그 작품에 비해 이 작품이 독특한 것은 링컨 라임이라는 주인공이 전신 마비 환자라는 점이다. 전에는 물론 뛰어난 범죄학자로 현장 감식을 통한 범인 체포에 앞장 섰던 입지전적인 인물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아멜라아 색스... 그녀는 현장 감식의 초보자지만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인물이다. 두 인물이 만나 렉스 스타우트의 안락의자 탐정인 네오 울프와 그의 발이 되어 뛰어 다니는 아치 굿윈으로 만들어진다. 과학으로 무장한...
작가는 링컨 라임을 셜록 홈즈의 현대판이라 하고 싶은 모양이지만 그렇다면 왓슨의 역할이 톰이 되어 버리고 아멜리아 색스의 존재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홈즈는 안락의자형 탐정이 아니다.
안락의자형 탐정이라면 네오 울프, 조세핀 테이의 <진리는 시간의 딸>에서 입원하여 꼼작 못하게 된 브랜트 경감, 콜린 덱스터의 <옥스퍼드 운하 살인 사건>에서 역시 입원하게 된 모스 경감, 일본의 다다미방 탐정이라 일컬어지는 쿄고쿠 나츠히코의 교고쿠도 시리즈에서의 추첸지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근접해 보이는 탐정이 네오 울프와 모스 경감이다. 하지만 모스 경감은 술 때문에 잠시 입원한 것이니 엄격한 의미의 안락의자형 탐정은 아니다. 그래서 네오 울프를 꼽은 것이다.
또 하나 이 작품의 특징은 범인의 범죄 방식과 경찰의 범인 찾기를 나란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범인이 범행한 후 범인의 자취를 따라가는 형식이지만 그 미묘한 점은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고 마지막 반전 또한 영화와는 다르다. 전형적인 범죄 소설의 전형 같아 보이면서 예전의 고전적 범인 찾기 방식을 결합함으로써 또 다른 새로운 재미있는 시리즈가 나왔다. 이 작품을 영화가 나오기 전 볼 수 있었다면, 아니 영화와 동시에 볼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읽으면서 영화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싶다.
이 시리즈는 특히 퍼트리샤 콘웰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박진감을 더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어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CSI에서의 과학적 장비만 알려주고 내용은 그다지 재미있지 않은 평범함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손에 잡으면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애보다 그 안의 능력을 인정하고 사회에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야 말로 본 컬렉터가 살이 아닌 뼈의 아름다움을 갈망하듯이 모든 인간 사회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말하고 싶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그 어떤 일도 하지 않는 우리나라... 당신들이 일하지 않는 순간 얼마나 많은 링컨 라임들이 사장되며, 얼마나 많은 레이 찰스가 사라지는 지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경찰과 소방관에 대한 사고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히 마련되기를 바란다. 링컨 라임 정도는 아니더라도 국가가 책임질 일은 당연히 책임지기를... 이 책을 국회에 비치하고 청와대에도 필독서로 넣어줄까 싶었지만 돈이 아까우니 사서 보시고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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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7-16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고 해도... 이미 영화로 범인의 정체를 소상히 알고 있는 사람은... -┎

물만두 2005-07-16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요^^;;;

jedai2000 2005-07-16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는 재미있었지만 저야 담당자니까 조금의 흠도 보이지 않을 수 밖에요. 그래서 독자님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했답니다.
너무 좋은 평 써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혹시 네이버 <제프리 디버&링컨 라임 카페>에 퍼가도 될 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물만두 2005-07-16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세요^^ 그리 잘 쓴 글은 아닙니다. 제 글이 다 그렇지만요^^ 그럼 2편 기대하겠습니다^^ 사실 기대 이상이었어요...

비츠로 2005-07-16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영화로 본 것이라 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었는데 영화 그 이상의 작품이군요. 요즘 한참 바쁜데 재미있는 책이 너무 많이 나와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습니다. 이럴 땐 시간 많으신 분들이 부럽습니다(이 말에 절대 오해 없으시기를..^^)

물만두 2005-07-16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뭘요. 백조도 책을 못따라가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