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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탄생 - 왜 인간은 음악을 필요로 하게 되었나
크리스티안 레만 지음, 김희상 옮김 / 마고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음악의 탄생, 음악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하는 질문을 가지고 호기롭게 책을 펼칩니다. 선사시대의 유물에서 악기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고고학? 재미있겠다 싶은데, ‘~말이다’로 끝나는 문장이 자꾸만 걸립니다. 번역문인데도 부가어미가 등장하는 문장을 연달아 보는 건 생각보다 성가진 일이었습니다. 음악은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탄생을 짚어갑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선사시대의 악기 하나를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입니다. 이게 뭐지?
음악의 탄생,을 생각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인간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 악기를 다루기 전에 노래가 먼저 시작했을 것이다. 와 같은 추측이 조금씩 시간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다 우린 어느 순간 상상도 못할 선사시대 어디쯤에 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왜 노래를 할까요? 음이란 또 무엇일까요?
그리스 철학이 융성했던 그 시절, 수학을 연구하던 철학자들이 음악또한 철학처럼 대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은 바 있습니다. 음악의 음계도 수학적을 굉장한 비율을 지니고 있다고 하지요. 우주의 음악이라는 이야기도 여기에서 나올 수 있고요. “아, 네 그렇군요.”하고 따라가기에는 저자의 필력이 날개를 달았는지 숨이 찹니다. 순간순간 이야기는 점프하고 어렵습니다.
뭘까,
아,
학부시절 역사학개론에 준하는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는 역사를 배워왔지요. 우리의 역사 뿐만 아니라, 유럽, 인도, 중국 등의 전 세계의 역사를 훑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역사’ 자체를 살펴보지는 못했습니다.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말이라지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 아니, 역사책은 봤어도 역사에 대해 고민해본 적은 없었으니 그 말이 생경하고 신기했죠. 그 이후에야 서로다른 역사관, 역사가의 중요성에 대해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네, 우리는 이 책을 펼치면서 ‘음악학’으로 한 걸음 들어가게 됩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음악을 들어왔습니다. 피아노를 뚱땅거리며 바이엘과 체르니의 음악을 들었고, 학교에서 혹은 길거리에서 숱한 클래식을 접했습니다. 팝 계열의 음악은 더욱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TV를 틀기만 해도 쏟아져나오거든요. 핸드폰이니 mp3니 할 것없이 우리는 많은 음악을 보유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음악이 접하기 쉽다고만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음악을 그저 듣는 데서 조금 나아가 각 장르 별로 역사를 살피고, 장르를 구분하고, 창작자를 알아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약간 모자랍니다. 조금 더 나아가 ‘음악’을 생각해보는 겁니다.
과연 음악이란 무엇인가
인간과 음악은 어떤 관계인가
음악으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나
이것을 알기 위해, 철학 고고학 생물학 통계학 등등 다양한 학문의 연구방법을 가져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정리해보는 것이죠. 내가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알아보니 내가 고민하는 문제의 답은 이러저러하다. 낯설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졌지만, 책의 중반을 지나서 음악학을 떠올리고 나서는 후반부에서는 조금 더 깊이 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고민거리가 생기기도 했어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공교육의 음악교육의 중요성과 더 이상 음악을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인간, 다시 말해, 노래를 연주하거나 부르지 않고 듣기만 하는 인간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지요.
음악을 예술로 여기는 것은 음악의 위대함을 알기 때문일텐데, 음악은 짐작한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깊은 곳에서 그 위대함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음악학이라니, 신기하지 않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