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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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과 함께 커지는 내적 모순

 머리가 커진 이후 꽤 오랫동안 논의해 왔던 주제입니다. 최근 논의는 3-4년 전으로 생각하는데, ‘미국 패권주위 Pax Americana가 언제 무너질 것이냐’하는 것입니다. 저의 청소년기 이후 줄 곧 한동안 (100년 정도) 지속될 것이란 의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이보다는 훨씬 빨리 쇠퇴하리라 전망했고, 몇 친구들은 이미 쇠퇴기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습니다. 3-4년 전에 토의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빨리 미국이 쇠퇴하리라고 의견을 내었던 친구는 미국 생활도 했고 유럽에서도 몇 년간 살았었기 때문에 저의 근거 없는 주장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저의 희박한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로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데,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우위가 독보적이라는 것, 차세대 경쟁자로 일본이 지목되었으나 경쟁자 축에도 끼지 못한고 물러난 점, 그리고 부상하는 중국이 미국과 대적할 만한 상대이지만 여러 가지 (이 여러 가지는 이 서평에 모두 쓰기에는 너무 글이 길어지므로 생략) 이유로 당분간 힘들다는 것, 그 기간이 100년은 될 것이라는 것, 러시아, 인도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역사적으로 전성기 이후 중흥기가 있고 그 다음이 쇠퇴기에 해당합니다. 미국의 경우 중흥기로 여길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현재 전성기를 지나 쇠퇴에 들어섰다고 해도 중흥기 및 쇠퇴기로 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가 (제가 가장 신뢰하는 근거인데,) 현재는 지식이 축적된 사회입니다. 미국의 경우 (초기의 거부감이 있었던 것과 달리) 스스로를 제국이라고 부르는데, 역사적으로 유사했던 로마 멸망에 관한 연구를 비롯하여 미국 내부적 모순을 점검하고 그 모순을 이전시킬 수 있다는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 획득과 소비에 불균형이 있을 때, 미국은 에너지 획득을 증대시키거나 소비를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조심스럽게 저의 전망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에너지 획득에 관하여 힘을 기울이지만, 여의치 않을 때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은 에너지 획득을 증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내적 모순을 해결하려 할 때, 조광조에 대하여 훈구파가 반대하였고, 개화기에도 지배층의 반대에 부딪혀 모순을 해결하지 못했고 조선은 사라졌습니다. 그 지배층은 국가 보다 가문, 정치적 계파가 중요했겠지요.

 개인이든 사회, 국가, 민족이든 부흥과 쇠퇴를 반복하고 멸절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제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엔트로피의 법칙입니다.

 어떤 기업이 있는데, 내적 모순을 기업의 노동자나 소비자, 국가에 일시적으로 전가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아 경고등이 켜졌을 때, 내적 모순을 해결하지 않으면 그 기업은 망할 것입니다.

 우리 직장의 교양 강좌 시간에 삼성 그룹의 한 직원이 와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인력 개발 부서 정도이겠지요.)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다.’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지 못해 낭패를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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