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김영진 그림책 2
김영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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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하지 않고는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집값과 자녀 양육비. 그렇지만 아이 키우면서 직장 생활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이런 이야기들은 대부분 고군분투하는 '엄마'를 다루고 있지 '아빠'를 내비치지 않는다. 그게 불만이어서 처음 읽었을 때 별점 하나 깎았었는데, 다시 읽어 보니, 그래도 현실은 이러한지라 그 절절함과 사실적인 묘사에 결국 별 다섯 개가 되고 말았다.


아이들이 자랄 때는 엄마가 집에 있는 걸 좋아한다. 엄마 없는 집에 혼자 있기 싫고, 전자렌지에 뭘 데워 먹는 것도 싫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아이가 필요할 때 엄마가 곁에 있어 주는 동안 엄마의 커리어를 사회가 기다려주지를 않는다. 아이가 머리가 굵어지면 일하는 엄마를 더 선호하게 되기도...ㅡ.ㅜ


아무튼 그런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니 저출산의 늪은 어쩔 수 없는 수순.

여기 은비 엄마도 아침 일찍부터 아이 데리고 발을 동동 굴렀지만, 아니는 출근 전부터 오늘은 회사 가지 않으면 안 되냐고 속을 긁는다. 엄마 마음을 모르는 게 당연한 어린 아이이지만 엄마는 속이 상할 수밖에 없다. 밥을 먹을 때도 아이랑 같이 먹으면 더 맛나겠다고 생각한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나도 맛집 가면 조카들 데리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길에서 유모차 위의 아이만 보더라도 더 어리던 시절의 아이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우리집 냉장고에 조카들 사진이 폴라로이드 미니 사이즈로 촤라락 붙어 있는데 더 어리던 시절의 아이들 모습이 새삼 생각나서 오래도록 냉장고 문을 쳐다 보게 만든다. 내 배 아파 낳은 엄마라면 더할 테지. 


이래서 애엄마는 안돼!라는 소리 듣지 않으려고 더 이 악물고 엄마는 일할 것이다. 회식? 그딴 걸 어떻게 참석하나! 그렇지만 회식 빠지면 따가워지는 뒷통수! 꼰대들은 여자들은 왜 회식이 업무의 연장이라는 걸 모르냐며 한소리하지! 아, 쓰다 보니 빡치네. 



엄마가 보고 싶고 엄마랑 시간을 보내고 싶은 아이는 심술이 일기도 하고 나름대로 섭섭하기도 해서 눈물이 핑 돈다. 은비는 다행히 외할머니가 어린이집에서 집까지 데려다 주시고 엄마 오실 때까지 돌봐주시기도 하지만, 그런 돌봄이 보장되지 않는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어휴.... 



그래서 이 장면이 눈물겨웠다. 이렇게 고이고이 키워도 아이가 사춘기가 오면 몸에 사리가 나오게 만든다는 건 또 함정!


이렇게 열심히 뛰어온 은비 엄마에게 백희나 작가님의 '이상한 엄마'를 소개해줄 수 있다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은비 엄마 같은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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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8-0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고이고이 키워도 아이가 사춘기가 오면 몸에 사리가 나오게 만든다는 것 ㅋ

마노아 2017-08-09 00:13   좋아요 0 | URL
어김 없이 그 시즌이 온다는 게 신기합니다. 물론 당사자가 되면 몸에 사리가 쌓이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