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2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도전 미생 2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미생 1권 읽은 게 이년 전 같은데 아주 오랜만에 2권을 읽었다. 결국 2권 읽고 다시 1권 읽고 3권 넘어갔지만.ㅎㅎㅎ


장그래가 근무하는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 사람들 나오는 이야기들이 눈에 띈다. 

거절하지 못하고, 남의 편에서 항상 생각해주는, 참으로 이타적인 인물이 나왔다.

그러나 회사라는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정글에서 그같은 성격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았다.

회사는 물론이요 본인에게도 그랬다. 

잠시 잠깐 날개가 돋혀 자뻑하는 순간은 만날 수 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러나 이 낭만적인 처사가, 행보가 또 다른 좋은 징검다리가 되어줄 수도 있는 게 인생의 묘미.

남다른 순발력으로 잘 대처했지만, 그 어떤 패배보다도 더 절실한 패배감을 맛보았던 장그래.

그는 모두에게 누구나의 바둑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또 한 발자국 내딛었다. 그는 날마다 성장한다. 아주 성실하게 천천히.



맞벌이 부부의 이야기도 눈길이 간다. 대기업에서 차장까지 올라갈 동안 그녀가 얼마나 고군분투했을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똑같이 바쁘고 똑같이 일을 하는데도, 아이에 대한 책임은 그녀에게 더 많이 몰리게 되어 있다. 구조적으로.

아이가 그린 그림 안에서 아빠는 집에서 늘 누워 있는 사람이고 엄마는 얼굴이 없다. 

아이는 하루의 대부분을 놀이방에서 지내고 엄마 아빠와는 대화를 나눌 겨를이 없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열심히 사는 건데, 그 열심히 살고 있는 삶이 행복을 방해한다. 역설적인 악순환이다.

그런데 또 한숨 나오는 것은, 이들 부부는 그래도 대한민국 전체로 보자면 평균 이상의 삶을 영위하는 이들일 것이다. 

이들만큼의 직업도 소득도 배움도 없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처절하게 살고 있을까.



두달 간의 인턴 과정이 끝났다. 팀별 PT와 개별 PT가 남았다. 

주인공이라고 장그래 혼자 빛나지 않았고, 임원들이라고 해서 꼰대만 나와 있지 않았다.

모두들 그 자리에 필요한 사람들이었고, 역량을 발휘해 냈다.

회사라는 살벌한 세상이 섬뜩하게 다가오면서 동시에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실감도 확실히 와 닿았다.

작가 윤태호의 역량이다.



신입으로 입사하게 된 직원들을 데리고 간 곳이 쌍용자동차 분향소라는 것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다.

연재 당시 이미 기사로 읽은 내용임에도 감동은 줄어들지 않았다.

장그래 뒤로 보이는 재능교육 간판도 의미 없이 새겨 있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가야 하는, 우리 미생들의 분투기. 

오늘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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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12-07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가족과 도서관 이용자들은 많이들 봤는데 정작 나는 아직도 안 봤어요. 드라마는 가끔 채널 돌리다 나오면 보는데... 겨울방학에 읽어볼게요. 불끈!!

마노아 2014-12-07 21:13   좋아요 0 | URL
드라마에 대한 인기가 폭발하니까 책을 먼저 봐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부랴부랴 읽고 있어요. 어제 드라마도 1편 봤는데 아주 좋더라구요. tvN이 계속 홈런을 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