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그림책
데보라 언더우드 글, 레나타 리우스카 그림, 홍연미 옮김 / 미세기 / 2011년 5월
절판


속표지다. 종이컵으로 만든 전화기같은 모양새인데, 저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니 작가의 이름과 역자의 이름이 표현된 게 재밌어서 한 컷 찍어봤다.
얼마나 시끄러운 그림책인지 한 번 들여다 보자.

세상에는 시끄러운 순간이 아주 많다.
아침에 울리는 자명종 소리는 천둥치는 것처럼 귀가 따갑고,
식판 떨어뜨리는 소리는 또 얼마나 큰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순간, 얼굴은 빨개지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가득일 것이다.
야구장에 직접 가서 관람을 한 것은 딱 한 번 뿐이었는데
야구 배트에 공이 맞아서 깡!하는 소리를 내며 홈런 치는 모습을 못 본 게 무척 아쉽다.
그 소리가 시원해서 야구장을 간다던데 정말 그런가?
모두가 한 마음으로 박수를 쳐줄 때의 소리도 가슴을 벅차게 한다.
참 잘했어요!!!!

극장에서 바스락바스락 사탕을 까먹으면 또 시선 집중.
팝콘이 가장 무난한 것은 먹는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는 건데,
다른 종류의 과자는 먹는 소리가 너무 커서 옆 사람을 방해하게 된다. 주의요망!
도서관에서 구슬을 떨어뜨려도 대략 난감.
구슬 가지고 도서관 갈 일은 없지만, 도서관에서는 전화벨 소리가 제일 민망. 벨소리 아니라 진동이어도 시선은 집중되기 마련이니까.
가슴이 시원해지는 소리도 있지만
가슴이 철렁하는 소리도 내 귀엔 얼마나 크게 들리던가.
아찔한 순간이 닥쳐오면 세상의 소리와 내 안의 소리는 철저히 불리되기 마련.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끔찍했던 개미!!
중3때였는데, 포테토칲 봉지를 열어둔 채 잠이 들었더니 불개미가 까맣게 앉아버렸다.
언니가 그걸 모르고 냉큼 집어 먹었다가 입안에 개미가 들어가버리는 경악할 사건이 있었다.
내가 먹은 것도 아닌데 그 영상이 너무 강렬해서 이후 감자탕에 들어가 있는 들깨를 볼 때마다 그때 그 개미가 생각난다. 들깨 싫어...ㅜ.ㅜ

팡!팡! 불꽃놀이도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소리!
그렇지만 눈 내리는 소리는 하나님의 발자국만큼 조용한 소리!
캠핑장의 모닥불이 타닥타닥, 활활~
이럴 때는 마음 속 진심의 소리도 크게 들릴 것 같은 분위기!
누나 코 고는 소리는 정말 시끄러워. 누나가 아니라 노인 분들 코고는 소리는 천장이 꺼질 것만 같지.
귀뚜라미 소리도 만만치 않게 크다.
십수년 전에 살던 집에는 화장실에 늘 귀뚜라미 가족들이 변기에 앉아 있어서 늘 난감했다. 밤마다 귀뚤귀뚤 우는데, 가끔 들으면 운치있을지 모르겠지만 날마다 들으니 정밀 시끌시끌!!
찾아보면 시끄러운 소리는 참 많을 것이다. 물리적인 소리 말고도 정신적으로 시끄러운 소리도 많고...
시끄러운 그림책을 읽으며 시끄러운 소리를 찾아보고, 조용한 소리도 꼽아보면 재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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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7-03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끄러운 그림책 궁금했는데 잘 봤어요~~~~ ^^
세상이 조용할 날이 없으니 시끄러운 소리도 극에 달하지요.ㅜㅜ

마노아 2011-07-03 15:04   좋아요 0 | URL
세상이 조용하지 않으니 시끄러운 소리가 더 두드러져요.
지금은 빗소리가 또 가득하네요.^^;;

세실 2011-07-0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 표지가 신선합니다. 저자, 역자들이 마이크를 통해서~~

이곳 청주에도 빗소리가 제법 커요.
나이가 드니 소리에 둔해집니다. 다행이지요.
도서관에서 울리는 이용자의 핸드폰 소리에도 웃음으로 대꾸하니 저 도인인가봐요. ㅋ

마노아 2011-07-04 00:08   좋아요 0 | URL
표지 아이디어가 재밌지요? ^^
하루종일 비가 참 많이 왔어요. 잠시 소강상태에 빠졌다가 다시 온다고 하는 걸 보니 장마가 아주 끝난 건 아닌가봐요.
저는 교무실에서 늘 벨소리 모드로 해놓는 선생님들이 참 신기했어요.
어쩌다 실수한 게 아니라 자신이 편해서 벨소리로 해놓더라구요.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