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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주 저작은 아니지만, ‘소품과 부록’의 제목으로 나온 이 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쇼펜하우어는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으로 하였지만 내용상으로는 오히려 ‘소품과 부록’이 더 적절하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 제목의 ‘쇼펜하우어의 소품과 부록’다면 아마 책이 잘 팔리지 않았을 것 같다. 요새 책은 책 제목도 책 판매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쇼펜하우어가 칸트나 헤겔을 뛰어넘는 철학자인지는 잘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철학이라고 하면 좀 어려워야 대가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의 쇼펜하우어의 주 저작이 아니어서, 그의 철학을 명확하게 반영하는 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이 책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쇼펜하우어가 정말 칸트나 헤겔에 비견할 만한 대가인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소품’에 해당되는 ‘행복론’은 정말 간단하게 요약된다. 물론 이해하기도 쉽다. 그는 인간의 운명이 차이가 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규정에서 기인된다고 말한다.
첫째는, 인간을 이루는 것, 즉 가장 넓은 의미의 인격을 말한다. 이것에 속하는 것은 건강, 힘, 아름다움, 기질, 도덕성 예지와 예지의 함양이 포함된다.
둘째는, 인간이 지니는 것, 즉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재산과 소유물을 의미한다.
셋째는, 인간이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 즉 타인에게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을 의미한다. 이것에 속하는 것은 명예, 지위, 명성이다.
이 중에서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에서 언급된 인간을 이루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건강해야 모든 일이 즐겁고 기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커다란 자산은 바로 명랑한 마음이다. 이 마음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다름아닌 바로 건강인 것이다.
그러면 인간의 행복을 막는 2가지 요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고통과 무료함이다. 하층 계층은 주로 궁핍과 결핍으로 고통을 받게 되고, 상층 계층은 안전과 과잉으로 무료함을 받게 된다. 무료함을 막아주는 것이 바로 내면의 풍요, 즉 정신적 풍요인 것이다. 이것은 또한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 정신적 풍요를 향상시킬 수 있다.
즉, 그는 육체적인 건강을 기반으로 한 인간 내면이 정신적 풍요가 바로 행복이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우리는 위에서 둘째와 셋째에 인생의 행복이 있다는 생각하고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더 많은 재산, 자기 자신의 명성, 지위 등이 현대의 인간에게는 바로 행복이라고 느끼는데, 쇼펜하우어는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라고 이야기 한다. 정말 당연한 이야기를 해서 좀 어리둥절하다.
그렇다면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을 향유해야 하는 것인가?
그는 인간이 누리는 향유를 세가지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재생력과 관련된 향유로, 먹고 마시기, 소화, 휴식, 수면 욕구가 여기에 속한다.
둘째는 육체적 자극과 관련된 향유로, 산책, 뜀박질, 레스링, 무용, 검도, 승마, 각종 운동 경기, 사냥, 전투, 전쟁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는 정신적 감수성과 관련된 향유로, 탐구, 사유, 건강, 시작, 조각, 음악, 학습, 독서, 명상, 발명, 철학적 사고가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그는 이 세가지 향유를 다 누리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쇼펜하우어가 이야기하는 행복론은 명확하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인생론도 명확한가? 아니다. 그가 말하는 인생론은 다소 중구난망이다. 부록으로 쓰여진 글답게 그가 인생에서 생각했던 참된 본질, 생존의 허망함, 세상의 고뇌, 자살, 삶에의 의지의 긍정과 부정, 종교, 박식함과 학자, 독자적 사고, 저술, 독서와 책, 여성, 교육, 비유, 시 등에 대한 그의 체계적인 생각이 아닌 그 때 그 때의 느낀 점을 서술된 것처럼 느껴진다. 인생론의 책을 보면 약간의 염세적인 면이 보이기도 한다. 여성에 대한 느낀 점도 여성을 비하는 측면이 보이기도 한다. 또한 책을 읽는 것은 자기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대신 생각해 주는 것으로 마치 나쁜 것으로 묘사한다. 그렇지만 고전인 양서를 선택하여 읽으라고 한다. 그런데 책을 통해 우리가 배우지를 못하면, 스스로 독자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까? 여하튼 저자가 이야기하는 인생론은 약간은 부정적이며 염세적인 면이 들어나고 있다. 또한 칸트와 헤겔을 폄하하는 모습도 보인다. 어찌 보면 동시대에 헤겔이 있어 영원히 그 벽을 넘지 못한 철학자의 모습이 느껴지기도 했다.
나도 쇼펜하우어처럼 나만의 행복론과 인생론이 명확하게 정립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