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는 해피엔딩> 저자 조현선의 데뷔작이자 정교한 문체와 표현력이 섬세하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가방에 달린 작은 인형이 나에게 말을 건네 온다면이라는 가정을 시작으로, 우리곁에서 일어날수 없는 일을
소설의 묘미로 만들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미 책표지도 잔잔한 느낌인데, 소설도 급하게 몰아치는 감없이
잔잔하게 흘러가서 읽는동안 마음이 몽글몽글 했다.
약간 인생이 허무하고 답답할때는 뭔가 자극이 필요한 역동적이고 반전요소가 많은 소설을 찾게되는데,
요즘은 내 인생이 너무 역동적이고 바쁘고 정신없어서 그런지 이런 잔잔한데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소설을 찾게되는것 같다.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물론, 뜻밖의 반전은 또 흡입력을 한층 더 내세워준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그려내며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어서 좋은건데 이책이 딱 풍부한 상상력까지 가미되면
더할나위 없이 즐거워지는 이야기들이라 곳곳의 구성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온힘을 다해 작은 기적을 일으키려는 이들의 귀여운 고군분투들이
그리고 딱딱 떨어지는 마법같은 순간들이 따뜻하면서 통쾌하고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듯 했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꿈도 추억도 없는 스물한 살 소미는 의문의 화재 사건으로 가족과 집을 모두 잃는다.
마음을 나눌 사람 한 명 없이 고통스러운 과거를 덮고 낯선 도시로 떠난 소미는 새로운 동네에서 조금 독특한 이웃들을 만나게 된다.
중고 물품을 팔지만 사실은 남들이 모르는 비밀스러운 업무를 맡고 있는 ‘우신 장난감 가게’의 청년 대표 우신과 민호를 비롯해,
겉모습만으로는 유추할 수 없는 속 깊은 비밀을 간직한 빈틈 가득 사랑스러운 이웃들이 소미의 일상을 대번 바꿔버린다.
그중에서도 곰이라는 인형이 소설의 초반부 부터 등장하면서 소미의 일상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