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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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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이었다. 제주 뉴스에서는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화물기사분의 자살시도 소식이 탑뉴스로 나오고 있었다. 그분은 혼자 도망쳐나온것도 아니고 수많은 아이들을 구해내고 살아난 분이었지만 화물차는 바다속으로 빠져버리고 생계가 막막한데다 자꾸만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지옥같다고 했다...

 

가끔 세월호에 남아있던 아이들뿐 아니라 모두의 마지막을 떠올리다보면 너무나 끔찍해져서 잠시 몸과 마음이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들고 아무것도 할수가 없게 되곤한다. 애써 그들을 떠올리려 하지 않으려고 하는바람에 한동안은 세월호 관련 뉴스가 나오면 외면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외면하고 잊으려 하는 것, 그 순간의 괴로움을 떨쳐 버리려고 하는 나의 모든 행동과 마음은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들을 잊지 말아야 하며, 더욱 철저히 원인을 찾아내어 두번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의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참담한 기분이었지만 세월호와 관련한 많은 뉴스를 찾아봤다. 내가 지금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는 이유도 그런 노력의 하나다.

 

엊그제는 미사 중 신부님의 강론 시간에 아이들을 구하다 숨진 승무원 박지영양의 이야기를 하셨다. 우리는 어느덧 그들을 잊어가고 있는데 오히려 외국에서 타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들의 숭고한 죽음을 기리며 짧은 동영상을 제작해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고.

 

며칠 후면 제주 4.3 67주기가 되고 올해는 우연찮게도 성금요일과 겹쳤다. 수난의 역사와 그리스도의 수난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님을 새삼 생각해본다.

오늘 제주 뉴스에서는 제주4.3이 있던 당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미의회에 진상규명조사를 위한 청원을 하러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님과 제주대 교수가 미국으로 갔다는 뉴스가 나왔다. 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은 훨씬 이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모든 것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아무런 말도 못하고 숨죽여 살아온 세월을 나는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육십년도 훨씬 더 지나서야 목소리를 내어 진상조사를 해야한다고 말을 꺼내고 있는 현실이 조금은 답답하지만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려 한다는 것에 의미를 찾으려 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런데 말이다. 21세기, 이천년대를 훌쩍 넘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세월호의 끔찍한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이제 겨우 1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벌써 그들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아프다.

 

4.3이 지나면 부활절이고 부활의 시기에 세월호 1주기가 된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펼쳐 부모님들의 인터뷰를 읽고 있으면 자꾸 먹먹해지고 마음이 아파온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그들 모두를 잊지 말아야지, 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세상을 떠나 더이상 볼 수 없는 이들을 떠올리며 슬퍼하고 아파하는 것보다 그들을 추억하며 결코 잊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마지막 순간에 서로를 위해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용기를 잃지 않고 희망을 가졌던 모습을 기억해야한다. 많은 꿈을 갖고 있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는 꿈이 되어버린 그 아이들의 꿈은 우리가, 우리의 미래가 이어받아 이루게 될 것이라 믿는다. 부활의 시기에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하는 것이 그저 상징적인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부활의 신비와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미 일어난 과거의 일에 연연하며 슬픔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두번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게 되기를 바라며 진실을 향해 모두가 다같이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슬프고 아프겠지만 이 인터뷰집은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가만히 글을 읽다보면 그 슬픔의 깊이를 미처 다 알아챌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희망을 찾으려는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만남 속에서 우리는 결코 그들 모두를 잊지 않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있으리라 믿는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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