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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주는 감흥은 개인별 편차가 있겠지만, 한해의 '마무리'라는 큰 틀에서 보면, 뭔가를 돌아보고 성찰하게 되지 않을까! 아마도. 그러니까, 12월에 만나는 신간들은 그렇게 돌아보고 성찰하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겨울낭만은 그렇게도 다가온다. 너에게 이 책들을 들려주고 싶다. 


나는 당신에게만, 오직 당신에게, 책 읽어주는 남자이다. 



1. 결혼식 전날


만화가 가장 먼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이기에 실은 그랬다. 표지 그림과 제목 만으로 충분하다. 단편 모음집인데 여섯 편 모두 두 인물의 관계에 집중한다. 특별할 것 없는 잔잔함이 지배적인 정서인데, 그 속에서 서정과 감성을 끌어낼 수 있는 감수성이 12월의 핵심이다. 우리는 그렇게 모든 것과 관계를 맺고 있으니까. 生은 관계의 연속이고 작고 사소한 특별하지 않아 뵈는 일들이 우리와 일상을 만든다. 당신과의 만남도 그러했듯 말이다. 




2.에콰도르, 볼리비아, 페루


우리는 세계를 너무 모르면서, 세계화를 주야장천 부르짖는다. 미국에 종속된 주제에, 미국화라고 부르지 않고 세계화라고 우긴다. 하긴, 미국 프로야구가 '월드시리즈'라고 부르고, 우리는 미국이 세계인줄 알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에콰도르, 볼리비아, 페루. 미국을 거부하는 안데스 산맥의 나라들을 알아보는 것, 흥미롭지 않겠나? 더구나 볼리비아는 체 게바라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곳이다. 과연 신자유주의가 배제한 분배적 사회정책은 이들 나라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세계화는 미국 이상의 세계를 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3. 영원의 건축 


완전히 당긴다. 구미가 쭉쭉 당긴다. 제목과 표지에서 이미 압도적이다. 방점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다. '영원의 건축'이라는 제목은 이미 철학적 잠언임을 예고한다. 맞다. 건축을 말하면서 영원을 들먹이며, 인간의 삶을 말하는 것이다. 1979년에 쓰인 책이 지금 우리에게 도달한 것은 분명 의미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시간을 초월한다는 것,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망상이지만, 그런 망상 없이 산다는 것 또한 지리멸렬하다. 건축은 삶과 영원히 떨어질 수 없는 가치(라고 나는 생각한)다.





4.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이강룡이다. 그냥 믿고 보는 이강룡이다. 디지털 매체의 특징을 잘 알고, 뭣보다 글쓰기와 교양의 의미와 끊임없이 공부하는 저자이다. 이 책, 그냥 믿고 보면 된다. 그는 기본을 놓치지 않는 성실한 저자니까. 내가 아는 그는 그렇다. 글쓰기를 통해 어렵지 않게 교양에 자연스레 접근하는 길로 인도할 것이다. 12월, 한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좋지 아니한가! 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면 당신의 12월이 좀 더 충만해질 걸? 






5. 사랑하다


12월이니까. 꼭 그게 아니라도, 당신의 사랑을 돌아보는 건 어떨까. 뭣보다 사랑하니까, 인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타인과의 관계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그것의 기본이다. 세상에서 가장 오염된 단어 중의 하나가 사랑이지만, 그렇다고 사랑을 하수구에 처박아 놓는 것만큼 바보짓도 없다. 


사랑하다.


그보다 더 진한 말이 있을라고. 사랑할 때 나를 제대로 알고 타인과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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