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 <개헌전쟁>을 다음 <맹자> 구절을 화두로 삼아 썼다.

 

자산이 정()나라의 정사를 다스릴 적에 자기가 타는 수레를 가지고 진수(溱水)와 유수(洧水)에서 사람들을 건네주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은혜로우나 정치를 하는 법을 알지 못하였도다. 11월에 도강[徒杠: 사람이 다닐 다리]이 이루어지며 12월에 여량[輿梁: 수레가 다닐 다리]이 이루어지면 백성들이 물 건너는 것을 괴롭게 여기지 않는다.”

 

-맹자, 현토완역 맹자집주(전통문화연구회, 2011) 중에서

 

예나 지금이나 세상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 오늘날에도 인간적인 자산을 옹호하고 알파고 같은 맹자를 요란하게 비난할 독자도 많을 것이다. 물론 다른 한편에서 자산을 비판한 맹자를 마음 속 깊이 지지할 독자도 많을 것이다. 나는 자산보다는 맹자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압도적으로 더 많아져 세상에 다리를 놓기를 기대하며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끊임없이 독자의 평화로운 사고체계를 괴롭힐 것이다. '뭣이 중한가?!' 추운 한겨울에도 누구나 스스로의 힘으로 물을 건널 수 있게 한때 힘들여 놓은 다리가 중한가, 아니면 힘 있는 사람 수레에 편승해 그저 오늘이 어제처럼 한두 번 편하게 물을 건널 수 있는 행운이 중한가? 소수자·약자도 자신들에 합당한 정치적 지분을 보장받는 민주주의가 중한가, 아니면 패권적 대통령 권력에 편승해 한때 특혜를 누리는 게 중한가?

 

나는 우리 모두 그 답을 이미 알고 있다고 믿는다. 그 답을 현실 속에서 실천하지 못하는 건 우리의 탐욕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나눠먹기' 보다는 '혼자 먹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투쟁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지할 이유가 없다.

 

이제 우리나라는 '대통령을 내 손으로'라는 절차적 민주주의 시대를 넘어서 '나눠먹기'가 보장되는 실질적 민주주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경제적 나눠먹기'를 위해서는 '정치적 나눠먹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실질적 민주주의를 쟁취해야 한다.

 

한데 그런 미래로의 진보를 가로막는 세력이 있다. 나는 내일의 평등한 시대정신에 반하는 어제의 반민주 패권세력과 싸울 것이다. 심지어 '나눠먹기'가 아니라 '혼자 먹기'가 민주주의라고 강변하는 세력도 있다. 나는 그들 '이데올로기 청부업자들'과도 싸울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 싸움의 무기다. 이제 싸우는 일만 남았다. 모두들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에 함께 동참하시기를….

 

김욱, http://blog.aladin.co.kr/kimwook/, 2017.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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