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의 침묵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2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나이팅게일의 침묵 (2006/2008)

글쓴이 : 가이도 다케루
출판사 : 예담


'바티스타 팀의 영광' 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현역의사는 여전히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스토리 텔러로써의 자리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은 없었던 것 같으면서도 천부적인 솜씨를 보여주고 있으니 참 묘하다. 글쓰기에 대한 것은 수없이 논문을 쓰면서 닦인 솜씨인가?

쇼코와 사요는 우연찮게 '가릉빈가' (아름답게 노래하는 것으로 유명한 전설 상의 새.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새로 되어있다. 산스크리트어) 라고 불리우는 전설적인 가수인 사에코와 조우하게 되고 그녀를 병원으로 실어온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여겨지는 사에코는 사요에게서 천부적인 가수의 소질을 발견하고 숨겨진 재능을 깨우쳐주길 원한다. 그런 와중에 사요는 담당하고 있는 환자의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상황을 접하게된다. 모든 사건의 중심에 사요가 자리잡으면서 그녀의 놀라운 재능과 현실 속의 사건은 갈등과 문제를 계속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다구치-시라토리 콤비는 또 다시 미스터리의 실마리를 쫓게 된다.

전 작품의 경우 이야기의 흐름은 비교적 단순하고 명확했다.
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 '사요'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놓여진다. 덕분에 이야기는 좀 더 다채로워지고 흥미로워 졌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증거가 글쓴이의 문장력의 한계를 입증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끝 부분에 실린 '옮긴이의 글'을 보면 이렇게 보여진 것 조차 잘라내고 축약된 것이라고 하니 글쓴이의 구성력은 좀 놀랍기도 하다. (잘라낸 부분을 따로 출판하였으며, 그 결과 '제너럴 루주의 개선' 이라는 책이 나오게 되었다) 
 

사실, 사요의 노래가 듣는 이에게 시각적인 자극을 준다는 설정에서 판타지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애초에 '공감각'에 대한 이해가 없이 작품을 접했던 탓이리라. 일상에서도 하나의 감각이 다른 감각에 영향을 주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지만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에 상황을 온전히 습득하지 못했다. 어쨌든 내 인식의 한계를 조금이라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발견할 수 있었으니 무척 다행이라 생각한다. 여전히 한 개인이 이해하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 넓은 것이 불만스럽기도 하지만.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한 미스터리한 요소가 있지만 생각보다 큰 비중은 없다.
아. 표현을 제대로 해야지. 사건의 비중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살인사건의 범인에 대한 미스터리 요소가 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정도라고 해보자. 범인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애초에 그렇게 쓰여진 것이라 생각되지만 범인을 확신하는데 필요한 과정이 주된 포인트였던 것이다. 전작과는 또 다른 방식의 풀이다. 글쓴이의 흥미대로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인지. 재미없다는 얘긴 아니다. 그냥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것에 대한 내 나름의 리액션일 뿐이니.

이 작품을 본 사람은 필히 다음 작품 '제너럴 루주의 개선'을 읽어보길 바란다.
동일한 시간대의 다른 사건을 다루는 이야기로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다르게 표현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다른 시야일 수도 있고, 그냥 다른 표현일 수도 있지만 다른 맛으로 되새김질 하는 것이 꽤나 맛있다.

- 사요라는 캐릭터는 간호사 의복 색과 어울릴만큼 지독히도 새하얗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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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내란 - 라이트 노벨 라이트 노벨 도서관 시리즈
아리카와 히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도서관 내란 (2006/2008) 

글쓴이 : 아리카와 히로
출판사 : 대원씨아이
 

4부작으로 구성된 '도서관 전쟁'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
'도서관 전쟁'을 통해 기본적인 구성은 다 이뤄진 상황에서 본격적인 에피소드를 구성해가는 발단이 되고있다면 좋을 듯 하다. 조직간의 이해관계가 좀 더 심층화되고 등장하는 주연 캐릭터들의 관계는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즐기는 재미는 한층 더 나아지고 있다.

구조적 특성
매 화 기승전결의 구조를 온전히 갖춘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 개별적인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시간의 흐름대로 나열되어 있지만 실제로 시간의 흐름을 크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 대신 각 에피소드를 통해 현 세계관을 다각도로 조망하고 있는 점은 특별히 의식해서 지켜봐야 할 문제이다. 물론 이 책 속에서도 아군과 적군의 구별은 있다. 그리고 그에대해 선과악의 개념도 적절히 대입시키기도 한다. 분명 편향적인 입장에서 그려지고 있는 작품이지만, '미디어 양화법'과 '도서관 법' 간의 대치 상태를 다양한 상황을 통해 다양한 면모를 묘사하고 있는 것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를테면, '도서관 법'을 지키는 이들도 진보적이냐 보수적이냐 에 따라 파벌을 형성하고 견제하기도 하며, 공식적으로 '미디어 양화법'을 지지하는 사법기관 내에서도 '도서관 법'을 지지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등 일반적이고 단순화된 설정은 피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 대한 각 캐릭터들의 리액션은 감초와 같은 역할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특성은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본다.

보너스
글쓴이가 여자여서 그런지 이 책에서 묘사하는 여성은 남성과 차별화되지 않는다.
남성과 똑같이 군사훈련을 받기도 하고 남성과 동등한 권리가 주어진다. 하지만 그런 점은 이야기의 주축이 되는 젊은 세대간에서 이뤄지는 현상이고, 보수적인 기존 세대는 여전히 남녀에 대한 차별적인 사고가 존재한다.
카사하라의 부모님이 도서관을 방문해서 이뤄지는 에피소드는 그런 세대간의 상충을 묘사하면서 생기는 갈등을 재미있게 풀어놓기도 한다. 이런 재미는 이 작품의 플러스 알파와도 같은 것. 

어쨌든 형식 상 라이트 노벨로 분류되는 이 작품은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문학의 시대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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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포 문학 걸작선: 고전편 환상문학전집 12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세계공포문학 걸작선 - 고전편
 
글쓴이 : 모파상/ 카프카 외
출판사 : 황금가지
 
 
지옥으로의 여행 - 제임스 호그
마테오 팔코네 - 프로스페르 메리메
발드마르 씨 사례 - 에드거 앨런 포
그랑드 브러테슈 - 오노레 드 발자크
어느 낡은 옷에 대한 이야기 - 헨리 제임스
누가 알겠는가? - 기 드 모파상
시체 도둑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올리비에 베카유의 죽음 - 에밀 졸라
막아 놓은 창문 - 앰브로즈 비어스
빼앗긴 심장 - 몬테규 로즈 제임스
바다의 침입자 - 허버트 조지 웰스
표류선 - 윌리엄 호프 호지슨
선리 대저택 - 퍼시벌 랜던
유형지에서 - 프란츠 카프카
밀랍 인형 - 알프레드 매켈란드 버레이지
앰워스 부인 - 에드워드 프레드릭 벤슨
다섯 손가락을 지닌 짐승 - 윌리엄 프라이어 하비
문에 웅크리고서 - 도로시 캐슬린 브로스터
라이닝겐 대 개미 떼 - 칼 스티븐슨
 
이상 19편의 단편소설들이 실려있는 소설집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이 글들은 쓰여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으며, 글쓴이들은 오늘 날에 와서 대문호라고 부르기에 합당한 이들이기도 하다. 세계문학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이들이 이 작품들을 통해 관심을 드러낸 것은 '공포'라고 불리우는 인간의 케케묵은 감정에 대해서였다.
 
편견은 부당하다
여전히 사람들은 '공포'라는 방어시스템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그리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려 한다. 어떤이는 이미지로, 어떤이는 텍스트로. '공포'라는 특수한 장르적 특성을 내포한 무수한 작품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실상 그에대한 대접은 영 시원찮다.
단순히 두려움의 대상으로 기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비교 불가능한 질 적 저하를 이유로 천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포문학을 장르문학의 한 갈래로 분류하고 있는 현재, 다른 장르문학과 싸잡아 욕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하지만 그토록 오만한 순수문학의 옹호자들이 찾는 그 가치를 공포문학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니 다른 장르문학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사람의 이야기와 그들의 감정, 그리고 작가 역량에 따른 아름다운 문장을 볼 수 있다. 취향에 따른 기피는 이해할 수 있지만 공정하지 못한 편견은 납득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작품집은 그런 생각에 대한 증거이다.
솔직 명료하지 않나?
문학사에 길이 남을 대문호들께서도 장르문학에 관심이 있으셨다는 것이.
 
복제와 재생산
사실, 이 작품들도 중간 과정에 불과하겠지.
공포문학의 발자취를 거슬러 올라가면 문학의 시발점과도 맞닿아 있으니 오랜 시간을 걸쳐서 수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전해져왔다. 오늘 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무수히 복제되고 재생산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이 작품들 역시 어딘가의 이야기들이 새로이 포장되어 나온 것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 이야기 또한 다른 작품들의 영감이 되고 토양이 되어 현재 다른 형태로 보여지기도 한다.
실제로 몇 몇 작품들은 오늘날의 어떤 작품에게 모티브를 제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수한 변종을 낳고 있는 흡혈귀 얘기는 물론이고 고전적인 소재의 무서운 이야기들, 혹은 사악한 손과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도 있으면 심지어 엄청난 수의 개미떼와도 싸운다.
 
하나하나의 내러티브가 독립적인 위치를 구축하는 것이 아닌 서로 중첩되어 고리에 고리를 이어가 하나의 역사를 이루는 과정은 인간이 관여하는 모든 역사와 차별되지 않는다. 그냥 과거의 재미있는 혹은 좋은 이야기를 듣고, 보고 그리고 재창조하는 과정을 거듭하면 되는 것이지.
공포문학은 존재하는 무수한 과정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전혀 다르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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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짠의 음악 - 러브크래프트 코드 2
H. P. 러브크래프트 지음, 정광섭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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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짠의 음악 

글쓴이 : H.P 러브크래프트
출판사 : 동서문화사
 

책 뒤편에는 '공포'라는 소재를 가공하는 거장들의 이름, '스튜어트 고든', '스티븐 킹', '클라이브 바커', '존 카펜터'의 추천사가 실려있다. 뭐, 작품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단 H.P 러브크래프트라는 불세출의 작가에게 바치는 것이겠지.
  

단지 공포라는 장르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어도 H.P 러브크래프트의 이름은 한번 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작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 나도 어차피 수박 겉핥기 식의 정보만 있을 뿐이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 크툴루 신화라든가 네크로노미콘과 같은 단어를 언급하기 시작하면 내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듯 싶어서다. 그냥 20세기 초반, 공포/환상문학작가로 활동했으며, 한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영향력이 있는 그런 작가라는 정도만 알아도 충분할 듯.

에리히 짠의 음악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은 동서문화사에서 '러브크래프트 코드'라는 주제로 그의 중단편 소설을 담아낸 5권의 책 중 하나이다. '러브크래프트 코드' 두번째 권으로 나온 이 책은 총 8편의 중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 에리히 짠의 음악
- 시체 안치소에서
- 찰스워드의 기괴한 사건
- 다곤
- 집속의 그림
- 무명도시
- 숨어있는 공포
- 아웃사이더

이상 8편의 작품들이 실려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들 중 백미라 여겨지는 것은 '찰스워드의 기괴한 사건' 이다. (1927년 발표)
원제는 ' The Case of Charles Dexter Ward '로 찰스 덱스터 워드라는 지적호기심이 충만한 어느 젊은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순수하게 지식에 대한 열망이 있던 찰스라는 젊은이가 점점 변해가는, 즉 미쳐가는 과정을 표현한다. 그리고 그 과정의 원인과 밝혀지는 과거의 역사는 오컬트적 분위기로 양념을 하고 관념적인 묘사로 버무려서 제법 걸쭉한 맛을 내고 있다. 마치 다른 지방의 영향을 받지않은 토속음식과 같은 맛이랄까. 익숙해지기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빠져들지도 모르는.
 

한 세기 전의 작품이다보니 표현력 이외에도 문체 자체가 익숙해지지 않을 수 있다.
요즘처럼 간결하면서 압축된 형태의 문장을 요구하는 특성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지문으로만 구성된 작품은 분명 요즘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런 특성이 미묘하게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공포를 안겨줄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선 그냥 지루한 글이라고 치부될 수도 있을 듯 싶다.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몸을 치렁치렁 감아내려 글을 읽어가는 속도가 더뎌지는 것과, 그냥 단순히 익숙치 않은 감각에 글이 안읽히는 것은 한 끗 차이일려나?

공포 장르에 매력을 느끼는 독자라면 밟아야 할 절차이겠지만, 그런것이 아니라면 피해가도 상관없다. 괜히 읽고나서 욕하는 것보다야 안보는게 낫겠지. 읽고나선 수렁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건져놓는 것도 필요한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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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2006/2007)

글쓴이 : 가이도 다케루
출판사 : 예담
 

상당 수의 작품들이 의학을 소재로 드라마를 구성할 때 그 중심엔 도덕성이라는 것이 있다.
의료행위의 도덕성.
그것은 마치 고무공과 같아서 의료행위의 상업성과 맞닥뜨리면 거세게 반발하기도 하지만, 생명의 존엄성 앞에서는 어디로 튈지 짐작하기 어렵기도 한다. 이처럼 흥미와 다양성을 보여주고 쉽게 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기에 드라마의 요소로 자주 활용되곤 한다. 

하지만 상당 수의 작품들과 다른, 메인 테마를 다르게 구성하는 소수의 작품도 있으니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이 작품도 그에 해당한다.
 

미스터리에서 캐릭터를?
작품은 바티스타 수술팀의 연속적인 수술 실패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경이적인 수술 성공에이은 원인불명의 실패. 그 내막을 파헤쳐가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다구치는 신경내과 소속의 의사이다.
그는 야망, 열정, 도전 등 과 같은 단어와는 거리가 먼 의사로서 스스로 '구치외래' 라고 불리우는 부정수소외래를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 부정수소외래라는 것이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사소한 증세의 외래 환자를 돌보는 것을 말한다. 설명이 거창하지만 그냥 정신과하고는 다른 상담전문직이라고 생각하면 됨. 작품 속에선 그 가치를 하향시켜 병원 진료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을 처리하는 고객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 

시라토리 게이스케는 후생노동성 소속의 공무원으로 '후생노동성 장관 관방 비서과 부속 기술관'이라는 정체모를 직함을 갖고 있는 진짜 공무원이다. 그런 그가 병원장의 초빙으로 다구치와 함께 의문의 사건을 해결하고자 투입된다.
이외에 중심되는 여러 인물이 있지만 주인공이라고 칭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이 두사람이다.
다구치와 시라토리, 이 두사람의 활약으로 미스터리가 풀리는 전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굳이 주인공 캐릭터에 대해서 세부적인 설명을 덧붙이는 것은 이 작품이 보이고 있는특성 때문이다.
언젠가 한번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지만, 일본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선 캐릭터를 유독 강조하고 적극활용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물론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컨텐츠가 그런 성향을 보인다) 캐릭터 중심의 구조를 통해 흥미를 자극하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이 그런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플롯을 중시하는 미스터리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살려서 본질과는 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독자는 재미를 안겨준 캐릭터가 다른 이야기에서 활약하길 기대하게 되고, 글쓴이 또한 속편을 구성하기에 조금은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부담없는 의학 미스터리
흔히 이 작품의 재미를 두 주인공, 다구치와 시라토리간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유머를 지적하고 있다.
기존 의학 미스터리라는 장르안에서 생성되던 다른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점이기도 하다. 신선한 느낌도 있고 재미도 있으니 작품 속 '유머'라는 코드가 독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또한 문체도 간결, 명확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도 자제하고 있거나 이해가 필요한 단어의 경우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더불어 국내 출판본의 경우(원서는 보질 못했으니 모르겠다) 삽화를 삽입하여 작품에 대한 친근함과 접근성을 더 돋보이게 하고 있다. 이런 특성들은 이 작품의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있다.

물론 그러한 특성 때문에 오히려 반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단순 소비적인 문학의 예라고 보여지진 않는다. 글쓴이나 옮긴이가 전하는 말도 말이지만 현존하는 의학 정책이라든가 법률적인 한계 등을 다루고 있으며 이 작품 속에서도 의료행위의 도덕성을 (비중은 적지만) 구성요소 중 하나로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독자로 하여금 생각의 여지를 남겨주고 있기도 하다.

물론 내러티브의 흐름이 왠지 부드럽지 못하다는 느낌은 있다. 결말의 예상치 못한 혹은 뜬금없는 마무리 뿐만 아니라 오톱시 이미징의 활용, 시라토리의 조사활동, 스탭들과의 인터뷰가 자연스런 리듬을 타지 못하고 튀는 듯한 느낌이 있다. (개인적인 것이라 설득력은 그다지...)
하지만 역시 현직의사의 데뷔작으로 이만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은 과연 상탈만 하다 라고 생각된다.

이미 다구치, 시라토리 콤비가 활약하는 속편은 등장해있다.
현재 '나이팅게일의 침묵' 까지 읽어보았는데 전편의 장점을 고스란히 잘 활용하여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놓았다.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다채롭게 포진되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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