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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광 녀석들 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1
크리스토퍼 무어 지음, 송정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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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크리스토퍼 무어의「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3부작」, 흡혈광 녀석들

삐딱하지만 재치 넘치는 성인 뱀파이어들과 도시의 루저들이 벌이는 기상천외 블랙 코믹 판타지

 

 

  

 

 

 

 

 

*

 

  크리스토퍼 무어의 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시리즈, 그 첫번째가 바로 <흡혈광 녀석들>이다. 난 이 책을 순식간에 100페이지 넘게 읽어내려갔다. 책의 분량은 거의 500쪽에 달한다. 물론 책의 크기가 조금 작긴 하지만, 이 책은 정말 빨리 읽혀진다. 이 말은 굉장히 흥미진진하다는 이야기이고, 동시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용이 전개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내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초점을 맞춰야 할 인물은 딱 두명뿐이다.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은 영문도 모른 채 어느 날 갑자기 뱀파이어가 된 조디 스트라우드와 작가를 꿈꾸며 갓 샌프란시스코로 이사온 토미 플러드, 바로 이 둘의 이야기이다.

 

  조디는 정체모를 뱀파이어에 의해 뱀파이어로 다시 태어나고, 현재 같이 동거중인 형편없는 남자 친구와 헤어진다. 그리고 그녀가 남자가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을 때, 그녀의 앞에 토미가 나타난다. 사실 토미보다 먼저 애니멀스 중의 한 사람인 사이먼이 먼저 그녀의 앞에 등장했지만, 조디가 선택한 것은 토미였다. 그 둘은 처음 만난 그 순간  데이트 약속을 잡고, 데이트 날에 같이 살기로 결정한다. 역시 아메리칸 마인드. 이 모든 내용이 이 책의 초반부에 담겨져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토미는 조디와 같이 살기 위한 로프트에 발을 내딘 순간 같이 자고, 그녀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여기서 토미가 얼마나 어리숙하고, 엉뚱하고, 바보같은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조디가 돌발적이고, 당돌하게 행동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뱀파이어로 변해서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태아니던가? 하지만 토미는 이상할 정도로 조디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무디고, 지나칠정도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토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신 정말로 뱀파이어군요, 그렇죠?"

  "미안해요 난 도움이 필요했어요. 날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당신은 정말 뱀파이어에요." 토미가 확실하게 도장을 찍었다.

  "맞아요, 토미. 난 뱀파이어예요."

  토미는 잠시 생각을 한 뒤 말했다. "내가 들었던 것 중에 가장 멋진 말이에요. 자, 이제 신발 벗고 해요."

 

 

 

  토미의 엉뚱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디의 능력을 이것저것 실험해 보고, 뱀파이어에 관한 책을 읽고, 각종 질문을 해댄다. 아무리 봐도 토미는 정상은 아니다. 그래도 뱀파이어가 된 조디에겐 이만한 남자는 또 없을 것이다. 둘은 정말 완벽한 한 쌍의 커플이다. 토미와 조디가 첫 데이트를 한 레스토랑의 웨이터 프레더릭이 한 말이 맞았다. "두 분 정말 다정해 보이십니다. 두 분 사이에 래기디 앤과 앤디의 에너지가 느껴져요. 전기가 통하는 게 느껴집니다." 그렇다. 그 둘은 정말 환상적인 래기디 앤과 앤디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정말 유쾌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간간히 피식거리게 만드는 블랙 코미디의 묘미가 이 책을 더욱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한심하고 바보같고, 엉뚱하지만, 동시에 이전에는 없던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성(性)에 대한 유쾌한 묘사와 한심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너무나 현실적인 존재들의 재기발랄한 코믹함, 캐릭터들에 대한 깊은 공감과 따스한 휴머니즘. 책 소개에서 나와있던 이 말이 정말 딱 들어 맞았다. 내가 이전에 봤던 뱀파이어 소설의 어둡고 무거운 느낌은 온데간데없고, 가볍고, 밝은 느낌이 가득하다. 물론 여느 뱀파이어 소설 못지 않게 사람이 죽고, 피가 낭자하고, 시체가 가득하지만, 그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 모든 것들은 보다 한껏 나의 상상력을 자극시켰다. 이미 이 소설이 영화화 판권 계약이 완료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내 머리 속에서 "주인공인 두 사람에 누구를 캐스팅할까" 하는 고민에 빠져있었다. 붉은 머리에 아름답고, 당돌한 뱀파이어인 조디 스트라우드는 레이첼 허드우드, 어리숙하고 엉뚱한 토미 플러드는 바로 일라이저 우드.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그 둘을 가지고, 내 머리속에서 한편의 영화를 찍었다. 자, 이제 다음 영화를 찍을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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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네버랜드 클래식 17
오스카 와일드 지음, 마이클 헤이그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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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스카 와일드 단편선 행복한 왕자

19세기 영국의 위대한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두 아들에게 들려 주던 이야기를 모은 동화집. 

 

 

 

 

 

 

 

 

 

1. 행복한 왕자

 

 


2. 욕심쟁이 거인

 

 

 
3. 진정한 친구

 

 


4. 저밖에 모르던 로켓 폭죽

 

 

 

5. 나이팅게일과 장미

 

 

 

6. 어린 임금님

 

 


7. 스페인 공주의 생일
8. 별 아기

 

 


9. 어부와 그의 영혼

 

 

 

 
옮긴이의 말

 

 

 

 

 

*

 

  오스카 와일드, 내가 또 그의 책을 읽은 것은 우연일 수도 있고, 운명일 수도 있다. 이 둘의 차이는 참으로 분간하기 어려운 것이라, 나는 그저 별 생각 없이 순응하고 있다. 내가 그의 저서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나는 분명히 오스카 와일드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가 쓴 작품을 좀 더 읽어보고 싶다. 그런데 이렇게 바로 찾아올 줄은 몰랐다.

 

  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난 뒤에 내가 아직도 안읽은 내 책꽂이에 꽂혀진 수많은 책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다음엔 어떤 책을 읽을까? 바로 그순간 눈에 띈 것은 네버랜드 클래식의 17번째 책인 오스카 와일드 단편선 행복한 왕자. 그 책이 내 책꽂이에 있었다. 내가 또 다른 오스카 와일드의 책을 가지고 있었다니. 이 책을 산 것은 아주 오래 전이다. 분명히 그맘쯤은 크리스마스 시즌이었고, 나는 나를 위한 선물로 몇가지 책과 DVD를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했다. 이 책은 바로 그때 주문한 책 중의 한 권이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골라잡았다. 깔끔하게 제본된 책의 곳곳에는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삽화들이 담겨져 있다. 책에 붙어있는 책갈피로 쓰라고 만든 끈은 책을 멈출때마다 보다 멋스럽게 그 자리를 각인시켜 주었다. 내가 이 책에 얼마나 빠져들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정말 오스카 와일드의 색깔이 묻어나는 하나같이 멋진 동화들이었다.

 

  내가 아는 언니에게 이 책에서 읽었던 몇 가지 동화의 내용을 신나서 떠들어 댄 적이 있었다. 하나는 진정한 친구, 다른 하나는 나이팅게일과 장미라는 동화였다. 내가 그 이야기를 해주자 언니가 말하길,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그 말에 동감하는 바가 크다. 헌데 이 책은 분명히 오스카 와일드가 자신의 두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동화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오스카 와일드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동화를 썼을까? 그는 두 아들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름다운 공주님, 이 우스꽝스러운 난쟁이 녀석은 다시는 춤을 출 수 없겠는데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도 못생겨서 임금님도 보시면 웃으셨을 텐데 말입니다."

공주는 웃으면서 물었다.

"왜 다시는 춤을 출 수 없어요?"

"심장이 깨져 버렸거든요."

그러자 공주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공주는 자그마한 장밋빛 입술을 못마땅하다는 듯이 삐죽거리며 말했다.

"앞으로 심장이 없는 사람들만 놀러 오라고 해 주세요."

그렇게 소리친 후 공주는 정원으로 달려 나갔다.

 

 

 

  위 부분은 오스카 와일드 단편선 중의 하나인 스페인 공주의 생일의 일부분을 발췌해 온 것이다. 큰 상처를 받고 심장이 깨어져 버린 난쟁이, 그런 난쟁이를 보고 무정하게 말을 꺼내는 스페인 공주.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선에서는 이런 인물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들은 욕심 많고, 잘난 척 하기를 좋아하고, 염치를 모르고, 이기적이고, 잔인하고, 무례하며, 불쾌하다. 이런 극단적인 인물들이 저 자신을 파괴한 것으로도 모자라, 남까지 파괴하려 한다.

 

  이 책은 보통 동화 속에서의 행복한 결말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들 모두가 아는 행복한 왕자를 떠올려 봐도 알 수 있다. 행복한 왕자는 결국 용광로 속에 던져지고, 제비 역시 추운 겨울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그나마 욕심쟁이 거인이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동화스러운 동화일 것이다. 욕심을 버린 끝에 거인은 봄을 맞았으니까.

 

  그렇다면 진정한 친구는 어떤가? 당신이 진정한 친구를 대하고 싶다면 절대 이와 같이 해서는 안될 것이다. 저밖에 모르던 로켓 폭죽은? 제목에도 드러나다시피 저밖에 모르는 자의 최후는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나이팅게일과 장미는? 나이팅게일이 목숨을 다해 피운 그 빨간 장미는 어떻게 되었는가? 스페인 공주를 사랑했던 난쟁이는? 별 아기는 모든 역경과 고난을 뚫고 얼마나 힘들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는가. 인어를 사랑했던 어부는?

 

  만약에 당신이 이 책을 통해 찾고 싶은 것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면 보지 않는 편이 좋다. 이 책에는 슬픔과 눈물로 얼룩져 있고, 잔인하고 차가운 현실에 대해서 고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가에 대해서 우리가 진정으로 깨우치고 뉘우친다면, 원래 우리가 찾으려 했던 것에 한걸음 더 가까워 질 것이다. 동화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것 말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자신의 아들들에게 기쁨보다는 슬픔을, 따뜻함보다는 차가움을, 사랑보다는 증오를 먼저 알려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는 이 세상의 아름다움보다는 이 세상의 추한 이면을 낱낱이 파헤쳐 그의 아들들에게 들려주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아들들이 그렇게 자라지 않길 희망했던 것이다. 그리고 변화하길 기대한 것이다. 책 속의 어린 임금님과 같이 말이다.

 

 

 

"이것들을 도로 가져가거라. 내 눈에 보이지 않게 치우란 말이다. 오늘이 비록 나의 대관식이기는 하나 이것들을 걸치지 않을 것이다. '고통'이라는 파리한 손으로 '슬픔'이라는 베틀에서 짐의 옷이 짜여졌느니라. 이 루비 속에는 무고한 이의 핏덩이가, 그리고 이 진주에는 어린아이의 죽음이 들어 있느니라."

 

 

 

  진정한 기쁨은 바로 진정한 슬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진정한 비극을 알아야 진정한 희극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난 진정한 슬픔과 진정한 비극을 맛봤고, 보다 진정한 기쁨과 진정한 희극에 한 걸음 다가선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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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대폭발 - 잠자고 있는 창조성을 깨우는
제임스 L. 애덤스 지음, 이미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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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임스 L. 애덤스의 잠자고 있는 창조성을 깨우는 아이디어 대폭발

생각을 방해하는 개념 장벽만 알아도 창의적 아이디어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

 

 

  강렬한 글씨와 눈에 확 띄는 전구모양의 표지, 이 책에는 분명히 아주 재미있는 것이 숨겨져 있을거야. 난 처음에 이렇게 생각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혔다. 몇가지 수수께끼와 연습 문제들이 나의 흥미를 돋군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책이 점점 더 읽기 어려워졌다. 상당한 심리학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는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과는 살짝 거리가 있다. 그리고 뭔가 예전에 내가 대학교에서 수업을 들었을 때 읽었던 몇권의 전공 서적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연습 문제들이 점점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난 혼자 책을 읽고 있는데, 참 난처해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같이 이야기해보면서 나누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게 했으면 책이 훨씬 더 재미있어졌을 것이라고 생각이 됐다. 그리고 보다 학구적인 자세로 이 책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창조성이라는 보이지 않는 개념에 대해서 보다 그 실체에 대해 천천히 점진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리고 몇가지 문제들로 우리들의 창조성을 시험한다. 그리고 답도 제시한다. 여기서 답은 한두개가 아니다. 이 책에서 나와있는 모든 문제는 대부분 답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창조성을 이용한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책 속의 여러가지 문제 중에서 아마 우리에게 가장 친숙할 것이라 생각되는 한 문제를 내도록 하겠다.

 

 

※ 종이에서 연필을 떼지 않고 점 아홉 개를 모두 가로지르는 네 개 이하의 직선을 그려라.

 

 

 

  사실 나는 이 문제의 답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미 익숙한 문제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내가 생각한 그 답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 책을 보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다양한 생각을 하고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들의 창조성은 무한하다. 그런데 그들이 획일적인 답을 내놓는 이유는 아마도 많은 장벽에 부딛혀서 그런 것이리라. 이 책을 쓴 제임스 L. 애덤스는 우리 주변에 만연한 그 장벽들을 걷어내주기 위해 이 책에서 보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보다 우리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준다. 우리도 보다 뛰어난 것을 창조할 수 있다. 우리의 상상력도 무한하다.

 

  그리고 몇가지 문제들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지문을 읽고 상상하는 '숨쉬기' 게임과 시각적 '심상' 능력 평가 연습, 감감적 심상 연습, 그리고 천진난만한 몇 가지 질문들, 특성 나열하기, 골칫거리 목록, 체크리스트 등. 나는 읽으면서 상상하고 생각만 해보았지만, 참 즐거운 순간들이었다. 책을 읽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상상이 있는가 하면, 이 책처럼 어느 정도 상상을 요구하는 문제들에 보다 몰입해서 상상할 수 있는 책도 있구나. 사실 꽤나 독창적인 문제들이었기 때문에 누구나 관심을 가지지 않고는 못배길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아쉬운 점은 누군가 함께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책의 8장과 9장에는 집단의 창의성과 어떤 조직이 창의성을 키우는 데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역시 처음부터 함께하는 것을 요구했을 때부터 진작에 눈치챘던 것이지만, 이 책은 개인의 창조성, 창의성보다는 조금 더 큰 단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물론 개인이 모여서 단체를 이루는 것이 맞지만, 단체로써 즐거운 것은 아마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눈다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처럼 아이디어가 대폭발하는 것이다. 한번 더 읽어봐야겠지만, 그때는 몇몇의 사람들과 함께 이 책을 나눠야겠다. 그러면 보다 새로운 창의성, 창조성을 만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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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배신 - 화이트칼라의 꿈은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가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희망의 배신 _ 부제 : 화이트칼라의 꿈은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가>

저자는 화이트칼라 구직 현장에 뛰어들어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소박한 희망마저 배신당하고 일자리 불안과 과다 노동에 지쳐가는 신자유주의 시대 중산층의 암울한 현실을 고발합니다.

 

 

 

 

 

 

 

  책의 분량은 총 304쪽으로 종이 재질은 가볍기 때문에 휴대하기가 편할 것이다. 책의 하얀 표지와 마찬가지로 내부도 깔끔하고, 각 문단이 나누어질 때마다 들여쓰기를 확실히 해둔 덕분에 가독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판단된다.

 

 

 

 

 

 

 

*

 

  이 책에 희망을 품고 본 것은 아니었다. 아니,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니까 제목에서 부터 배신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가 우리가 그럴 것이라고 믿어 왔던 그 무언가를 꼬집어 낼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어처구니 없게도 무언인가를 잠재적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내가 기대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바버라 에런라이크, 책 속에서는 바버라 알렉산더가 기업세계에 뛰어들어 끝내 취업을 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배신에 관한 내용을 엮은 책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나에게 이 책이 처음 느끼게 해준 희망의 배신이었다. 아무리 책을 넘겨도 그녀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그녀는 대외적으로 계속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었고, 아무리 그녀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해도, 결과는 안하느니만 못했다. 책의 끝장까지 왔을 때, 난 그제서야 눈치를 챘다. 그녀에게 주어진 제대로된 일자리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녀는 기업세계에서 철저히 외면받는 것이다.

 

  처음부터 바보같은 생각을 한 것일까?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40대 중반의 여성이 기업세계에 발을 딛는다는 것을 보다 낙관적으로 생각했던 내 잘못인가? 나는 다를 줄 알았다. 솔직히 우리나라, 즉 한국의 경우에는 꿈도 못 꿀 일이다. 어떻게 감히 40대 중반 여성이 기업세계에 뛰어들 생각을 한단 말인가? 그런데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도 별다를 바는 없었다.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그곳에도 희망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대략 10개월 간의 구직 활동을 펼쳤지만, 기업세계에서는 그녀에게 면접을 볼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가 너무 이상이 높았다고 생각하는가? 너무 절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가? 어느 정도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왔는지 알게된다면, 아마도 그렇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우선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바버라 알렉산더로 개명했다. 그녀가 이름을 바꾼 뒤로부터의 그녀는 바버라 에런라이크와 전혀 관계없는, 40대 중반의 여성 실업자 바버라 알렉산더이다. 그녀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말그대로 뭐든 했다. 각종 웹사이트와 책, 강좌 등을 뒤졌고, 여러명의 커리어 코치를 직접 만나 상담하고, 간접적으로 전화로도 상담했다. 이력서를 수십번도 넘게 수정하고, 각종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리고, 각종 기업들에 이력서를 보내고, 전화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을 기업에 판매하기 위해 수도없이 자신을 포장했다. 이미지메이킹을 통해 복장부터 메이크업까지 전부 변신했고, 성격도 보다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또한 그녀는 인맥을 쌓기 위해 각종 네트워킹 행사에도 참석했다. 강연, 신병 훈련소, 지역 클럽, 임원 훈련소, 모임, 이벤트, 교회 모임, 워크숍, 세미나, 채용박람회 등, 그녀는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한에서, 주위에서 추천해주는 모든 것들을 다 해봤다. 그래서 그녀에게 처음으로 면접을 보게 해주고, 취직을 하라고 말한 회사는 기본급도 없고, 의료보험도 없고, 복지혜택도 없었다. 그녀가 제안 받은 또 다른 일자리는 화장품을 방문 판매하는 일이었다.

 

  그녀는 직장 위치는 상관도 하지 않았고, 보수와 의료보험 제공이라는 기준에만 맞는다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제안한 곳에서 일할 작정이었다. 그래서 10개월 동안의 구직 결과, 그녀는 구직을 위해 쓴 돈만 6,000달러가 넘었다. 그리고 그녀를 위한 직장은 없었다. 그녀가 각종 네트워킹을 통해 알았던 여러 동료 구직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알아본 결과, 그중에 대부분은 아직도 실업자 상태였고, 최저임금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르크스가 지적한 대로(역동성 면에는 대단한 찬미를 보냈지만) 자본주의는 결코 안정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

 

  구직자들이 느끼는 이런 감정을 힐러리 마이스터는 "요즘 기업들은 냉담합니다."라는 말로 대변했다. "안정감은 조금도 찾을 수 없죠. 탐욕이 지배할 뿐입니니다."

  도나 유도비크도 같은 말을 했다. "완전 냉혈동물이예요. 경고도 감사도 없어요. 그저 '짐을 챙겨서 나가시오. 내일부터는 오지 마시오.'라고 할 따름이죠."

 

 

 

 

  나는 막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나를 비롯한 내 또래의 학생들이 얼마나 취업의 문턱에서 허덕이고 있는지 내 눈으로 직접 똑똑히 보았다. 그들은 이 책 속의 바버라 알렉산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조금 더 어렵다. 학점 관리를 시작으로, 대외 활동, 봉사 활동, TOEIC, TOEIC SPEAKING, 자격증,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들어갈 소위 말하는 스펙을 쌓기 위해 모두들 혈안이다. 또한 각종 취업스터디, 취업캠프, 취업컨설팅을 통해 이미지 메이킹은 물론이고, 자기소개서, 이력서를 보다 눈에 띄게 작성하고, 영어 면접, 모의 면접, 인적성 검사, 직무적성검사를 대비한다. 여기서 이미지 메이킹은 여성에게는 치마 길이, 스타킹 색깔, 액세서리의 크기, 머리 스타일, 메이크업까지, 남성에게는 바지의 길이, 넥타이 색깔, 소매길이까지 꼼꼼하게 간섭당한다. 심지어는 이력서 안에 사진을 보다 잘 찍기 위해 10만원 가까이 투자하며, 제대로 된 사진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다시 찍어야 한다.

 

  그들은 처음에는 어느 정도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여기는 분야에서 직무를 찾다가 도저히 안되겠으면, 이곳 저곳에 직무를 막론하고 수시로 채용공고를 확인하고, 문을 두드린다. 처음에는 대기업, 그 다음에는 중견기업, 그리고 중소기업. 그들의 이상은 갈수록 낮아진다. 하지만 그들이 이상을 낮춰도 달라질 것은 없다. 계속되는 불합격 통보에 쌓여가는 것은 자괴감과 상실감, 열등감, 실망, 좌절, 절망.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 나빠진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한 것은 그들이 언젠가 아주 어렵게 극적으로 취업을 하더라도, 그들은 언젠가 기업들에게 배신당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들이 수백 수만명들의 경쟁자를 겨우 따돌리고 기업에 들어왔지만, 그들은 또 그 기업 안에서 계속되는 경쟁을 해야한다. 미국이란 나라에서는 중산층들이 열심히 일해서 어느정도 봉급이 올라도 그 오른 봉급 때문에 감축 대상이 되고, 일을 제대로 못해도 감축 대상이 된다고 한다. 이건 누가 열심히 하고 안하고가 아닌 누가 오래 버티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이건 마라톤이 아니다. 고장난 런닝머신이다. 누군가가 그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면, 끝없이 달려야 한다. 멈추면 바로 아웃이다. 하지만 기업에서 아무런 경고 없이 전원을 차단해버릴 수도 있다. 둘 다 결론은 암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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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팬 펭귄클래식 45
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이은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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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클래식 코리아가 선보인 제임스 매튜 배리의 피터 팬 첫 완역본

표지그림 「도시 위를 날아가는 피터 팬과 웬디」

 

 

 

  이 책에는 제임스 매튜 배리가 1906년에 발표한 <켄싱턴 공원의 피터팬>과 1911년에 발표한 <피터와 웬디>가 담겨있다. 책 중간 중간에 <피터와 웬디>에는 프랜시스 돈킨 베드포드, <켄싱턴 공원의 피터팬>아서 래컴의 원본 삽화를 싣고 있기 때문에 훨씬 원작에 가깝게 느껴진다. 책의 분량은 총 366쪽이고, 가벼운 종이 재질로 들고다니기 편하다.

 

 

 

<피터와 웬디>

 

 

 

 

 

 

 

 

<켄싱턴 공원의 피터팬>

 

 

 

 

 

"세월은 엄마가 어렸을 때 날았던 것 처럼 빨리 지나갔나요?"

"내가 날았던 것처럼! 제인, 그거 아니? 엄마는 가끔 내가 정말 날긴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단다."

"맞아요. 엄마는 날았어요."

"그렇게 날았던 옛날이 좋았더랬지!"

"그런데 엄만 왜 지금은 날지 못해요?"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란다, 얘야.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 나는 법을 잊는단다."

"왜 그러는데요?"

"어른들은 더 이상 쾌활하지도 순수하지도 매정하지도 않으니까. 오직 쾌활하고 순수하고 매정한 사람만이 날 수 있단다."

 

 

 

 

 

 

 

  나는 어렸을 때 피터팬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책이 손가락을 다 합치면 나올 분량이었기에 읽기가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그때 기억에 남았던 것은 갈고리 손을 가진 후크 선장, 째깍거리는 시계를 삼킨 악어, 그림자를 잃어버렸던 피터팬, 화살에 맞은 웬디 그리고 그녀가 화살에 맞도록 한 팅커벨이었다. 그 외에는 그다지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오늘 완역본을 다 읽고 느낀 것은 짙은 허무감이다. 그리고 피터팬이 굉장히 신비로우며 지독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 한다. 어쩌면 그를 그런 면에서는 가히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불행한 것은 피터팬을 만났던 사람들이다. 특히 웬디는 그에 대한 추억이 너무 강렬해서 쉽게 잊지 못했지만 어느새 나이가 들면서 잊어갔고 그리워하게 됐다. 하지만 피터팬은 그러지 않았다. 그녀가 어른이 될 때까지 피터팬은 웬디와 겪었던 모험은 까맣게 잊고 새로운 모험을 경험하고 다시 잊고 또 모험을 찾아 떠난다. 그런 기억들이 보잘 것 없다는 이유일까? 아니면 피터팬이 너무 어려서 아직 그런 모든 경험들을 기억하기 부족한 것일까? 확실히 그는 어른이 되기 싫어했다. 하지만 그 전에 아마도 그는 절대로 어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조금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리다고 해서 어른들보다 상상력이 뛰어나고 창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의 웬디와 그의 딸인 제인의 대화에서처럼 쾌활하고 순수한 것이 결코 어린이들의 독점적인 소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아이들이 읽는 모든 동화책들은 전부 어른들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다.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 나는 법을 잊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아마도 어른들은 그들의 생활에 적응이 돼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동물들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현재 모든 사회에서는 적응되어 있는 것들이 전부이다. 왠지 안타깝다고 생각된다. 모든 것들이 똑같은 순서를 밟고 있는 것이다. 밥을 먹고 이를 닦는 것처럼 순차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분명히 음모이다.

 

  그렇게 보면 피터는 이런 음모 속에서 홀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영웅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순서를 밟고 있는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는 분명히 행복할 것이다. 내가 가장 높이 사고 싶은 피터팬의 장점은 자유이자 그 자신을 사랑하는 자애(自愛)에 있다. 그는 내가 행복하다면 다른 누가 다쳐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남에게 보이는 모습에 두려움이 있다. 내가 혹시나 못돼 보이거나 버릇없어 보일까봐 전전긍긍해 한다. 하지만 피터팬은 그런 모습 따위는 일체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자신의 멋진 모습에만 신경을 쓸 뿐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조금은 유치해도 두려움에 덜덜 떠는 것은 오히려 어른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운 모습이다. 자신을 위해서 살아라. 이 세상에 나 혼자 밖에 없는 것처럼 행동하라. 남의 시선 따위는 손톱의 때만큼도 신경 쓰지 마라. 자신이 즐거우면 그만인 것이다. 분명히 이런 말들은 많은 사람들을 무질서와 혼란에 빠트릴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삭막한 사회에서는 조금은 필요한 것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짧은 인생 어쩌면 자신만 생각하기도 부족하다. 조금은 이기적이라도 자신의 꿈을 만지고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쾌활하고 순수하고 매정하다. 처음에는 이 말에 대한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리뷰를 쓰면서 알게됐다. 쾌활하고 순수하면 충분히 매정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을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나 쾌활하며 순수할 것이다. 남의 때가 타지 않은 이 사회의 순서에 굴복하지 않은 순수하지만 어떻게 보면 매정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피터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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