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의 나와 열아홉 살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스물아홉의 나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모두 나지만 더 이상은 나일 수가 없다. 나는 아홉 살 때처럼 피아노를 칠 수 없다. 열아홉 살 때처럼 밤을 새울 수 없다. 스물아홉 살 때처럼 무작정 사람을 믿을 수 없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면 불행해진다. 그 ‘다른 사람‘에는 과거의 나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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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기준을 만들고 규칙을 정하고 조금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쓴소리를 할 때마다 생각했다.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 없고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나 하나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누군가 나서서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그게 바로 내가 되어야 한다고. 적어도 조금은 이름이 알려져 있고, 그 덕분에 내가 하는 말에는 조금 더 귀를 기울여주기 때문에. 그것이 나의 이름값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거라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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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인과관계가, 혹은 지나간 일들의 진실이 도중의 사소하고 우연적이고 꾸불꾸불한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단숨에 긋는, 그런 선과 같은 것이라면, 우리가 그날 걸어간 복잡하고 우연에 가까운 행로의 의미는 무엇일까?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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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눈이 내려 온 천지가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을 때 아 반가운 손님이 왔구나, 하고 아이들은 생각한다. 아이들이 늘 그리워하는 것은 이 외진 곳까지 찾아와주는 손님의 발걸음 소리였기에 소리없이 찾아와준 눈을 더없이 반가운 손님으로 여긴다. 그러나 눈 그 자체 속에 반가움이라는 감정이 이미 숨어 있는 것 같다. 눈이 온 달밤은 대낮보다 더 환하다. 아이들은 그 밝음 속에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음 짓는다. - P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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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도 바빠 죽겠는데 웃으라는 말까지 듣고 싶지는 않다고 하면 다른 뜻은 없었다. 우리 그냥 일하게 해주라. 치마 길이가 어쩌고 하는 소리는 그만 듣고 싶다고 하면 다른 뜻은 없었다. 우리 그냥 일하게 해주라. 회사에서 우리 몸에 손대려는 사람은 제발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다른 뜻은 없었다. 우리 그냥 일하게 해주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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