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무엇보다 바로 전날 오후 계엄사령관이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발표한 광주 사태에 관한 담화문에 분노하고 있었다. 이곳의 실상은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소위 불순분자와 폭도들의 난동이라는 식으로 매도해버린 것에 흥분했다. 이 도시는 모든 언론으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지방신문이며 이 지역 텔레비전 방송은 중단되었고, 중앙 일간지 역시 시내 유입이 차단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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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저들이 정말 우리의 적인가? 아니다. 어째서 저들이 적이어야 한단 말인가? 저들은 이민족도 아니고, 침략군도 아닌, 우리와 똑같은 이 불행한 나라의 국민들, 평범하고 힘없는 일개 말단 경찰관들일 뿐이다. 실상 그것은 저 난폭한 공수부대 역시 마찬가지가 아닌가. 진짜 적은 결코 저들이 아니다. 정작 우리의 적은 방석모와 최루탄을 쥐고 있는 저들의 뒤편, 우리들의 눈앞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이 모든 음모를 조작해내고 있는 또다른 자들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결국 너나없이 그자들의 무서운 음모에, 지금 이 순간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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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온 여름 소설Q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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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어도 돌아갈 수 없는 걸 알기에 마음이 더 울컥했는데 그래도 또 하루하루 살아가게 될테니까. 좀 더 다정한 사람이 되고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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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은 없고요?
이주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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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아닌 이야기인데 나는 그게 또 왜 이리 좋은지. 그냥, 이만하면 충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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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자기 근황을 이야기한 다음 넌 요즘 별일 없고? 어머님은 계속 아프시고? 그 일은 계속 다니고? 대출은 얼마 남았어? 대학원은 다시 안 가고? 연애는 생각 없고? 넌 니가 싫어서 안 하는 거잖아, 라고 말할 때. 그런가. 이것도 저것도 내가 싫어서 안 하는 건가. 친구들이 하고 있는 모든 것을 싫어서 안 하는 사람, 나는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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