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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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교수 책을 꾸준히 읽어 왔는데, 이 책에서는 별로 감응을 얻지 못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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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해부 - 위대한 석학 22인이 말하는 심리, 의사결정, 문제해결, 예측의 신과학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3
대니얼 카너먼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강주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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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해부>는 장점이 곧 단점인 책이다. 공저자들 책이 그렇듯, 넓지만 얇다는 것.
짧은 글의 형식 탓이지 그들 능력에서 생긴 허점은 아니다. 석학들의 최신 생각을 모아 놓았으니, 이 분야를 계속 공부할 의향이 있다면  길잡이가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그 외 몇 가지 생각들.

 
1. 대니얼 길버트를 알게 됐다. 그가 쓴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를 읽게 된 것이 첫 번째 소득이다.

 
2. 라마찬드란의 글은 지루했고, 나의 뇌과학 독서 목록에서 그의 책은 한 계단 더 밀려났다.

 
3. 5장 청소년기의 뇌발달, 8장 예측에서 승리하는 법, 9장 통찰, 10장 사사분면:통계학의 한계 는 읽지 않는 게 좋다. 5, 8, 9장은 정보도 통찰도 부실했고, 10장은 나심 탈레브의 치밀한 사유를 압축하는 데 실패했다. 그의 단독 저서로 직접 들어가는 게 좋다.

 
4. 15장 ‘새로운 도덕성과 과학’은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을 읽었거나 읽을 사람에게는 유용한 보충 자료다. 다양한 비평의 스펙트럼이 나름 볼 만하다.

 
5. 대니얼 카너먼의 ‘직관적 사고의 경이로움과 결함’은 오역 때문에 <생각에 관한 생각> 개정판을 기다리는 독자에게 잠시 해갈이 될 만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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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8-02-18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마찬드란 글이 저는 가장 재밌었는데 의외네요^^ 역시 사람마다 느끼는게 많이 다르네요.

현재 8장 읽으려 하는데 5장은 저도 정보도 통찰도 부족했다는데 동의합니다~
 
사회학적 파상력
김홍중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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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김홍중 교수는 이론적 치밀함과 미학적 문체를 겸비한 학자다. 단독 저서로는 <마음의 사회학>(2009)과 <사회학적 파상력>(2016)이 있다.
내게 앎의 전율을 선사한 이 책들을 읽는 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인생은 짧고 읽을 책은 많다. 이 글은 그래서 궁여지책이다.

 

1. 두 권 중 하나만 읽어야 한다면, <사회학적 파상력>을 읽어라. 그는 학문적으로 빠르게 진화 중이다. 다음에 쓴 글이 늘 더 좋다.
 
2. <사회학적 파상력>을 다 읽지 못 한다면, 4장 리스크-토템, 7장 서바이벌, 생존주의, 그리고 청년세대, 12장 사회적인 것은 무엇인가? 14장 마음의 사회학을 이론화하기 만이라도 읽어라.

 

3. 7장을 읽기 전에 14장을 먼저 읽어라. '마음의 사회학'이라는 이론적 틀이 어떻게 청년문제를
해석하는지 명확하게 보일 것이다. 14장 글을 발표하고 쓴 글이 7장이다.

 

4. 한나 아렌트에 관심이 있다면, 12장은 건너뛸 수 없는 글이다. 아렌트 논문 중 지구상에 이 보다 뛰어난 글은 찾기 힘들 것이다.

 

5. 그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파상력'과 '풍경'을 이해하려면 <마음의 사회학> 5장 다니엘의 해석학 - 풍경에 대한 사회학적 가능성 과 6장 파상력이란 무엇인가? 는 읽어야 한다.

 

6. '마음의 사회학'을 더 깊이 읽고 싶다면, 인지과학과 진화심리학에 대한 책들을 권한다. 마음(인지적/감정적/의지적)의 미시 구조와 작동 방식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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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줄기뚝딱 2020-02-29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알라딘에서 이렇게 자신감 충만한 책 추천 리뷰 처음 봅니다. 책 읽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혹시 6과 관련해서요 인지과학과 진화심리학 책 몇 권 추천해주시겠어요? 입문하고 흥미 갖는 데 적격인 그런 것으로요. 다시 한번 좋은 책 추천 고맙습니다.

히드라 2020-03-03 09:58   좋아요 0 | URL
진화심리학에 입문하려면, 데이비드 버스 <진화심리학>과 전중환 교수의 책들을 우선 보시면 좋습니다. 인지과학 입문서는 저도 마땅한 걸 찾지 못 했고, 그냥 제가 재미있게 읽은 인지심리학쪽 책으로는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이 있고, 행동 경제학의 창시자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도 추천합니다.
 
출판의 미래 - 세계 출판의 최전선에서 배우는 미래 출판 전략
장은수 지음 / 오르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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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출판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출판 현장에서 얻은 저자의 오랜 경험과 고민이 문장마다 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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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구조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10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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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이란 모름지기 ‘다르게 읽기’의 응결체다. 재해석은 고전 텍스트를 까대거나 숭배하는 짓이 아니라 그것들을 '가능성의 중심’에서 다시 읽어 내는 일이다. 그러다 마침내 자신이 씨름했던 사상가들과 함께 그들을 넘어서는 지적 체계를 만들게 되어 버린다. 가라타니 고진(이하 고진) 또한『세계사의 구조』에서 밝혔듯이 “2001년까지는 나는 근본적으로 문학 비평가였고, 마르크스나 칸트를 텍스트로서 [다르게] 읽고 있었다. 바꿔 말해 자신의 의견이 있어도 그것을 텍스트에서 끌어낼 수 있는 의미로서만 제시했던 것이다. 그러나....내 의견이 그들과 반(反)하는 점이 적지 않았으며, 또 그들이 생각하지 않은 영역이나 문제가 많았다. 따라서 ‘세계사의 구조’를 생각하는 데 있어 나는 자신의 이론적 체계를 만들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르게 읽기’는 이론을 제작하는 연장에 머물지 아니한다. 탁월한 이론은 기존 이론들을 ‘달리 읽는 방법 그 자체’이며 제 출생의 비밀을 고스란히 자신의 몸에 간직한다. 이를테면, “마르크스의 독특함은 어떤 ‘철학’을 수립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보는 그의 태도에 있고, 또 그것을 일관되게 유지한 데 있다.『자본론』이란 고전경제학 텍스트에 대한 마르크스의 독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그러한 독해방법이야말로 마르크스 ‘사상’이다.”** 이 말은 그대로 고진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 고진의 (텍스트) 독해방법이야말로 고진의 ‘사상’이라고. 고쳐 말하면, ‘가능성의 중심에서 읽기’, 그것이 바로 가라타니 고진의 사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능성의 중심에서 읽어낼 것인가?*** 먼저 텍스트 비평에서 자주 범하는 오류를 지적하면서 시작해 보자. 어떤 이론을 비판할 때 그 사상가가 소홀히 다룬 부분을 찾아내 그것을 표적삼아 비난을 퍼붓는 경우가 다반사다. 흔한 예로는 마르크스가 자본에만 집중하느라 국가와 네이션의 문제를 도외시 했다는 평가와 같은 것들. 이런 비판은 너무 지당한 말씀이라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고진도 말했듯이, 마르크스가 상품교환 세계를 해명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와 네이션을 괄호에 넣고서야 가능했다. 즉 마르크스가 상투적으로 비난받는 지점은 그의 사유의 한계가 아니라 오히려 조건이다. 그러니 “그것을 비판할 여유가 있으면, 그 자신이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취했던 방법으로 국가와 네이션을 고찰하면 된다.”(세19) 실제 고진이『세계사의 구조』에서 하고자 한 작업이 바로 이것이다.

 

고진은『세계사의 구조』에서 교환양식을 통해 사회구성체의 역사를 새롭게 보려 하였다. 그러기 위해 그는 기존 마르크스에 대한 비판들과 차별화된 내용으로 마르크스 사상을 비판적으로 고찰한 게 아니다. 고진은 마르크스로 되돌아가서 ‘마르크스가 헤겔을 비판했던 것을 다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마르크스의 헤겔비판을 다시 한다는 것은 헤겔이 관념론적으로 파악한 근대의 사회구성체 및 거기에 도달한 ‘세계사’를 마르크스가 그랬듯이 유물론적으로 계속 전도시키면서 헤겔이 파악한 자본, 네이션, 국가라는 삼위일체성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세18)**** 여기에 가능성의 중심에서 읽기의 첫 번째 실마리가 있다. 비판 이후의 결과물인 이론의 내용 보다 그 이론을 산출했던 비판 작업 그 자체를 다시 비판하는 것. 그럴 때만이 사상가를 그리고 그의 텍스트를 가능성의 중심에서 읽어내면서 새로운 이론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라캉과 함께 라캉을 넘어가고자 한다면 라캉이 프로이트를 비판한 것을 다시 비판해야 한다.)

 

더불어, 고진이 현대 철학에서 상갓집 개 취급을 받는 헤겔의『법철학 강의』를 근본적으로 음미하고자 한 것은 헤겔 사유의 세부적인 꼴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적인 틀을 파악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헤겔은 자본=네이션=스테이트를 궁극적인 사회형태로 보고, 그것을 넘어서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세32) 하지만 고진은 이러한 헤겔의 이론적 한계를 그저 내용에서 비판하지 않고 자본, 네이션, 국가의 삼위일체라는 틀은 수용하되 그것들이 각기 다른 경제적 하부구조, 즉 다른 교환 양식에서 기인한다는 것과 아울러 그것들 사이의 변화 법칙을 밝히고자 했던 것이다.

 

게다가 사상의 꼴이 아닌 틀을 볼 때만이 상이한 영역의 공통 형식을 찾고 이것을 매개로 해석의 지평도 덩달아 열리는 법이다. 예를 들면 마르크스는 가치형태론에서 화폐의 기원이 아니라 화폐형태라는 ‘장소’의 기원을 탐구했는데, 이를 통해 고진은 홉스가『리바이어던』에서 주권자라는 ‘장소’의 출현을 역사적(통시적)으로가 아니라 논리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화폐 형태의 장소 때문에 그 자리에 황금이 아닌 다른 무엇이 오든 화폐의 권능을 부여받듯이, “주권자란 왕이든 인민이든 누구를 대입해도 상관이 없는 ‘장소’를 가리키”(세147)는 것이고, 그 자리로 인해서 주권의 힘은 발생하게 된다.

 

요컨대 가능성의 중심에서 읽는다는 것은 ‘비판 그 자체로 되돌아가 다시 비판하기’, 그리고 ‘꼴이 아니라 틀을 보고 그 틀을 새로운 꼴들로 재가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고진의) 이론은 이렇게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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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의 구조』, 가라타니 고진, 조영일 (옮긴이) | 비(도서출판b) | 2012, 17p. 이하 본문 인용은 세-쪽수로 표기.

 

**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 가라타니 고진, 김경원 (옮긴이) | 이산 | 1999, 24p.

 

*** 이 글은 텍스트를 가능성의 중심에서 읽기 위한 원리 두 가지를 밝히는 데 집중한다. 그 외에도 고진은 기존 이론을 다양한 방법으로 다르게 읽고자 하였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 채 대략 몇 가지만 부연하자면, ⓐ 위치나 차례를 ‘거꾸로 뒤바꾸는 것’[전도顚倒] :ex> 재배나 사육은 오히려 정주의 결과다. ⓑ 어떠한 결과(현상이든 구조든 뭐든)를 생성시키는 원인으로서의 항들과 시간축에 따른 그 항들 사이의 변화 법칙 찾기 :ex> 사회구성체는 여러 교환양식들의 복합체. 그러나 어떤 교환양식이 주도 하느냐에 따라 그 외 교환양식의 형태는 변형되어 존속한다. ⓒ 테제와 안티테제 사이의 이율배반 해소하기 : ex> 국가는 공동체의 내부에서 생긴다, ~ 외부에서 생긴다는 국가의 기원을 놓고 벌어지는 안티노미.

 

**** 고진은 마르크스의 헤겔 비판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의 리카도 비판 또한 다시 비판한다. “리카도가 주저『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에서 ‘세’(稅)를 중시하고 있는 데에 반해, 마르크스는 ‘세’를 제거했다. 라카도에게 있어 세는 자본의 수익에서 국가가 징수하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세에 근거한 계급(군, 관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세의 문제는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마르크스는 국가를, 또는 군, 관료라는 ‘계급’을 제거한 것이다.”(세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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