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너의 의미 (아이리시스 서재) &gt; 생각많은 어린이</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category/29032407</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생각하는 어린이</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25 May 2012 20:48:23 +0900</lastBuildDate><image><title>아이리시스</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39771186744765.jpg</url><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category/29032407</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아이리시스</description></image><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낙원은 어떻게 가능한가.</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639909</link><pubDate>Fri, 25 May 2012 00: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63990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854084&TPaperId=563990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90/5/coveroff/899385408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023957&TPaperId=563990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40/96/coveroff/899602395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708483&TPaperId=563990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39/95/coveroff/899270848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63432&TPaperId=563990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89/81/coveroff/895276343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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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머리맡에 놓고 잤다. 눈동자가 자꾸 바라보고 있어서 첫 날엔 무서워서 다른 책으로 덮었고 둘째 날에도 그랬고 셋째 날에도 그랬지만 열흘 정도 지나고 보니 괜찮았다. 아, 누군가 보고 있다는 느낌이 처음엔 무섭더라도 점점점점 괜찮아지는 거구나. 그래서 좋은 일은 물론이고 나쁜 일조차 계속 되어버리면 더이상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 아무런 감흥이 없어져버리는 거구나. 인간은 원래 자기합리화가 탁월한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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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전쟁이 되는 곳]이라는 &lt;위도 10도&gt;의 카피는 이 책을 절묘하게 포착한 더없이 간단하면서도 전부를 표현하는 좋은 부제다. 신의 이름으로 살해되고, 명분이 인종인지 종교인지 문명인지 모르게 오랜시간 진행되다보니 한발작 뒤에 선 남의 나라는 물론이고 본인들도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해 잘 모를 듯한, 지구촌 가장 어지러운 좌표 위도 10도에 위치한 국가들의 실상에 대해 들어본다.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나라는 공교롭게도 아프리카 3국과 아시아 3국인데, 그 중에는 지구상에서 딱히 관심을 두지 않은 내부적으로 시끄러운 국가도 있는 반면, 지구촌 뉴스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생각만 해도 고개를 젓게 되는 국가도 있다. 각양각색이지만 저마다 공통점은 이들이 각자의 신을 너무나도 존중한 나머지, 신의 말씀을 잘못 알아듣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살상이 신의 가호라고 믿는다는 사실이다. 나는 종교가 없고 종교의 교리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어느 종교에서도 목숨을 빼앗는 일이 타당화되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다. 크게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대립과 충돌로 볼 수 있으며, 두 종교의 괴리는 시대, 국적, 인종 등 모든 명분을 거슬러 올라가 아주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고, 현재도 끔찍한 모습으로 진행 중이다. 그래서 이들의 종교전쟁을 읽는 일은 이들의 역사, 문명, 영토, 인종을 모두 공부하는 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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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아래 여섯 나라의 속사정에 대해서는 저널리즘 차원에서 이해하고 또 설명할 수 있을만큼 이 저널리스트(이 책의 저자가 끈질긴 취재와 분석으로 호평 받는 저널리스트)에게 배워야겠다. 잘 정리해서 리뷰에 도전을. 리뷰가 아니라 레포트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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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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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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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말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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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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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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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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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볼 게 많아서 신난다고 해야 할까, 여튼 그런 기분이라서(볼 건 항상 많았고 늘 마음상태가 문제였던 것 같지만) 미드 &lt;스파르타쿠스 시즌2-복수의 시작&gt;과 &lt;카멜롯&gt; 등 장르물이나 시대물을 보고 있다. &lt;왕좌의 게임&gt;이나 &lt;대지의 기둥&gt;, &lt;튜더스&gt;, &lt;레전드 오브 시커&gt;도 좋아하긴 했지만 한동안 좀 멀리했었던 중세 판타지가 다시 막 재밌어진 건 현실이 재미없기 때문이다. 늘 우리나라에서 방영되는 모든 미니시리즈를 보지만 &lt;사랑비&gt; 같은 건 손발이 오글거려서 도저히 볼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lt;발리에서 생긴 일&gt;의 막장 코드도 &lt;패션왕&gt; 못지 않았는데 예전에는 대박이 났고 지금은 쪽박 찬 걸 보면 물론! 작가 내부사정도 있겠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땐 그게 먹혔지만 요즘 애들에게 이건 안 먹히는 거다. 그때도 가난한 소지섭이랑 부자 조인성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하지원이 얼마나 짜증났는데! 나중에 이 두 작품의 작가가 동일하고 부부작가라는 걸 알고 찾아봤더니 &lt;별은 내 가슴에&gt;, &lt;사랑을 그대 품안에&gt;, &lt;햇빛 속으로&gt;, &lt;위기의 남자&gt;, &lt;파일럿&gt; 등 성공한 트렌디 드라마들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엄청나게 질주한 적도 있었다. 감이 떨어졌거나(작가도 나이를 먹을테니) 시대가 변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윤석호 피디가 사계절 미니의 연장선에서 &lt;사랑비&gt;를 해도, 아무리 아시아 최고 걸그룹 멤버 윤아와 한류스타 장근석이 출연해도 그들은 절대 &lt;가을동화&gt;의 송승헌과 송혜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시대는 변했고 우린 이제 다른 것을 보고 싶다. 다른 걸 보고 싶지만 뭘 보고 싶은지는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당신네들이 고민해서 충족시키라는 건 좀 책임감 없는 발상인가. 내가 봐주면 당신네들은 돈을 벌잖아. 내가 신세경이 입고 나오는 옷을 몇 개 샀는데!&nbsp;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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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새로 시작하는 미니시리즈에 장르물이 좀 많았으면 좋겠는데 &lt;옥탑방 왕세자&gt;나 &lt;패션왕&gt; 끝나고 하는 건 둘 다 장르물이라서&nbsp;기대된다. 딸을 죽인 용의자=절대권력과 맞서는 아빠를 그리는 &lt;추적자&gt;, SNS 시대 사이버 수사대를 그린다는 &lt;유령&gt;, 한국판 슈퍼히어로 &lt;각시탈&gt; 정도는 장르물이고, 김선아의 &lt;아이두 아이두&gt;는 골드미스, 공유,이민정,수지의 &lt;빅&gt;은 사랑얘기, 아직 &lt;빛과 그림자&gt;는 한 달 더 남아서 미안한데 다음에 하는 &lt;골든타임&gt;은 이선균, 황정음 주연의 의학 드라마. 주말에 시작하는 송승헌, 박민영, 이범수, 김재중의 &lt;닥터 진&gt;도 타임 슬립이긴 하지만 의사가 나오고(인현왕후의 남자나 옥탑방 왕세자 이후 타임 슬립은 좀 고루한 소재가 되었다), 배우보다 더 유명한 김은숙 작가가 쓰는 장동건, 김하늘의 &lt;신사의 품격&gt;은 대놓고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미중년 로맨틱 멜로라는데, 장동건..........김하늘.......... 별로 관심 돋는 배우가 아니... 그만큼 떴으면 한 칸&nbsp;내려와서 초심의 배우들을 데리고 너무나 완벽해 더 올라갈 곳도 없고 찌를 데도 없어보이는 이런 배우라인업을 벗어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드라마가 자꾸 멀게만 느껴진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은 내 생각일 뿐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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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오드리 햅번, 이제는 에바 그린, 곧 케이트 블란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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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바꿔가며 배우에 꽂혀 영화보기를 실행하다가 에바 그린이 주연한 아더왕의 일대기&nbsp;&lt;카멜롯&gt;을 보기로 했다. 그녀는 아더왕의 의붓 누나 모건 역으로 나오는데, 어릴 적부터 자신을 멸시한 친아버지를 독살할 만큼 악과 욕망의 화신이다. 아버지 우서왕이 이그레인이라는 정부 때문에 자신에게 모질게 대하자 분노에 독살하게 되는데, 아더왕 전설에서 왕보다 더 유명한 멀린 역에 조셉 파인즈가 등장하면서 권력을 두고 아더왕 vs 모건 구도를 이루게 된다. 왕의 일대기를 다룬&nbsp;시대물이 늘 그렇듯 볼거리에 치중하는 면이 많기 때문에(스파르타쿠스는 100% 피튀기는 검투와 섹스가 전부)&nbsp;초반부터 초원을 달리는 말 탄 전사들과 우서왕과 딸의 갈등, 독살, 멀린이 평범하게 살던 숨겨진(자신이 왕의 핏줄이란 걸 모르고 자란) 남자아이를 데려와 왕의 자리에 앉히고 아더왕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의붓남매간의 불꽃 튀는 대결을 보는 것도 웅장한 음악만큼 매력적이다. 영화가 아니라 시리즈라는 점에서 에피소드 간의 편차가 크고, 시리즈 특유의 억지전개는 감당해야 하지만. 에바 그린의 시리즈 첫 작품이면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살인과 섹스를 마다하지 않는 그로테스크와 섹슈얼리즘을 보여주는 화려함이 볼거리다. 더이상 신인 아닌 배우가 영화 아닌 시리즈물에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클레어 데인즈의 &lt;홈랜드&gt; 만큼이나 눈길을 끈다.&nbsp;비교되는 작품으로 영드 &lt;마법사 멀린&gt;이 있는데 예전에는 아더왕 전설과 연결을 못하고 몇 편 봤는데 볼만했다. 요즘은 미드보다는 영드라는 소문이 얼추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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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나는 쓸데없는 얘길 길게 하는 재주를 타고난 것 같다.&nbsp;중간에 드라마 라인업 특히..( '') 네이버 블로그 가면 저런 거&nbsp;포스트와 배우까지 정리해서 올려논 포스팅 엄청 많은데, 나는 저런 걸 사진까지 퍼와서 뭐하러 만드나 싶은 사람 중 하나였다. 그리고 저런 건 드라마 많이 보는 사람에게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자연스러운 정보다. 하물며 미드와 일드 라인업까지 읊는 마당에. 그건 클릭질 몇 번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 드라마는 한 편이&nbsp;끝날 때마다 꼬박꼬박 다음 드라마 예고편을 해주기 때문에. 그러니까&nbsp;내가&nbsp;저 많은 드라마를 다 보고 있었다는 게 차라리 놀랍다면 놀라운 거고, 할일이&nbsp;없었다면 없었던 거지.&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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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나의 낙원에 대해 말하고 싶었는데 세상 일이 뭐 될 대로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고 돈 되는 일도 있고 안되는 일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여튼 이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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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lt;위도 10도&gt;의 날개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이 책은 저널리즘적 지식이라서 수치에 대한 적응과 전체를 한눈에 보는 통찰력이 좀 필요하다. 신방과 다닐 때 학보사에서 하던 그 사회과학 마인드로 읽어야 하는데(그런 게 있을 리가 있나)&nbsp;&lt;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gt; 식으로 에세이 대하듯 읽다가 중간쯤 가니까 이해가 안되거나 연결이 안되거나 까먹거나 해서 처음으로 돌아와야 했다. 더 쉽게 생겼고 더 뻔한 얘기처럼 생겼는데(역시 저널리즘의 세계는 심오해서)&nbsp;왔다갔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예전에 이런 책을 읽었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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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 10도- 적도에서 북으로 약 1126킬로미터까지 기독교와 이슬람교 세력의 충돌이 빈번한 전선Front Line. 전 세계의 13억 무슬림 중 절반이, 20억 기독교인 중 60퍼센트가 위도 10도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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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 10도는 이런 곳이고, 지구촌 과제는 이곳을 낙원으로 만드는 것, 내 낙원은&nbsp;지금 이&nbsp;순간 중세 판타지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89/81/cover150/895276343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63432</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I don't know who I am.</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624097</link><pubDate>Wed, 16 May 2012 17: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62409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031382&TPaperId=562409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88/coveroff/893003138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031374&TPaperId=562409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88/coveroff/893003137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031366&TPaperId=562409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88/coveroff/8930031366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5150&TPaperId=562409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6/84/coveroff/893290515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947012&TPaperId=562409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629/33/coveroff/898394701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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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lt;데인저러스 메소드&gt;는 프로이트와 그의 제자 융, 둘 사이에서 실험자 혹은 수제자로 활약했던 사비나 슈필라인의 이야기다. 프로이트는 인간의&nbsp;모든 문제를&nbsp;성적 결핍과 연관시켜 모든 연구를 진행하고, 그의 제자 융은 처음에는 가담하지만 점점 그것만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다른 요소의 힘을 깨닫게 되면서 연구에서 빠져나와 무의식 세계를 주장한다. 한편, 어릴 때 아버지의 학대로 피학적 성도착증을 가지고 있는 슈필라인은 이들의 연구대상자로 선정된 여자다. 철저하게 관찰, 분석 당하면서 우연찮게&nbsp;아내가 있는&nbsp;담당의사 융과&nbsp;육체적 사랑(이라기엔 설명하기 불가능한 끌림)으로 발전하면서 아슬아슬한 관계의 끈을 이어간다. 내쳐지기도 하고 연구의 중점에서 영감을 주는 인물로 활약하다가 결국 아동정신분석의가 된다. 영화 속에서 그리는 이들의 갈등은 연구분석 그리고 프로이트와 융이 공유하거나 어긋나는 이론 그리고 둘 사이를 오가는 슈필라인의 대립이 전부다. 또 융의 평생 동반자 토니 볼프와 오토 그로스 박사도 나온다. 이들의 실제 삶을 얼마나 조명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실존 인물들 얘기를 풀어놓는 심리게임 영화라는 점에서, 모든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와 함께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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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대학 때 몇 권 샀던 프로이트를 읽으려고 찾긴 했는데 혼자 읽기만 하면서 소화시킬 양도 아니고 질도 아니고 해서 인터넷 서핑으로 이름 모를 이들의 보고서 겸 글들을 종종 읽었다. 프로이트는 상대적으로 융보다 훨씬 유명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이트의 이론을 반박할 수 있는 이론들이 너무나 많이 쏟아져 나왔음으로 그의 이론을 맹목적으로 공부하기에는 아쉬운 생각도 든다. 그가 꿈을 비롯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건 맞지만(그 중에 가장 유명한 것도), 그의 유명세 못지 않게 융의 연구도 유용하고 기발했다. 이건 찾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프로이트와 융의 저서를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실용적 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정신분석은 물론 여러 심리학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을 찾아보았다. 내게는 이게 좀 더 쉽고 유익할 것 같다. 이론은 조금씩 차근차근 공부하며 읽어나가겠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이 책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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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얼마나 나를 속이고 있는가, 지금 내가 아는 나는 과거의 나와 얼마나 다른가에 대해 이론과 사례를 들어 흥미롭게 다룬다. 표지가 끌리지 않아 걱정했는데 내용은 생각보다 탄탄하고 훨씬 좋다. 하루키의 &lt;1Q84&gt; 리뷰 얘기를 해보면,&nbsp;나는 하루키의 소설을 참 많이 좋아했고, 당시에는 안 읽은 소설이 없을 정도로 전작했으며, 하루키가 보여주는 문학적 세계관은 늘 확고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리뷰를 쓸 수 있었다. 1984년과 1Q84년이 교차되는, 두 개의 달이 뜨는 세계와 그렇지 않은 세계를 대비시켜 이곳에서의 나와 저곳에서의 나를 서로 다른 사람 즉 타인으로 봤다. 아오마메와 덴고는 단 한 번도 같은 시공간에 있은 적이 없을 뿐더러,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에고(자아)인 셈이다. 이렇게 텍스트를 읽을 경우, 예를 들어, 그제의 나,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가 전부 달라진다. 각각의 '나'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서로를 만날 수 없으며, '나'를 찾아 헤매는 또다른 '나'의 노력은 헛수고이며, 이 게임은 계속되는 '나 속이기'일 뿐이다. 이름하여 에고 트릭. 이 책은 하루키와도, 1Q84와도, 프로이트와 융과도 전혀 관련없는 독자적인 책이지만 이런 배경지식과 개인적 기대치를 안은 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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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다. 우리가 접하는 엄청난 수의 영화들이 이미 에고 트릭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반전영화라고 하면 절반 정도는 에고와 에고, 나와 나의 싸움이다. 똑똑해진 관객은 쉽게 속아주지 않는다. 이 책에는 에고 트릭을 겪는 많은 예의 사람들이 나온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 아주 커다란 것까지. 때로 삶과 생활 전부를 휘청거리게 하는 이런 것도 있다. 육체는 남자였지만 항상 여자였다고 말하는 어떤&nbsp;남자는 여자가 되지 않고(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고도) 태어난 젠더에 순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스스로는 물론 세상을 만족시킬 수 없었으니 한 순간도 떳떳하게 행복할 수 없었다. 이들은 불행하다. 마음을 좀 확장시켜 보자. 그들을 인정한다고 하는 것 또한 역차별 발상이며 상관 없다고 하는 것은 더한 차별, 그렇다고 이 모든 것이 나와 상관 없을까. 만약 내 가족이라면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마냥 자유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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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말, 나를 믿는다는 말은 자아 트릭에서 기인한다. 하루키의 문학을 관통하는 것 또한 굳이 얘기하자면 에고 트릭에서 시작된다. 늘 이 세상과 저 세상, 이쪽의 나와 저쪽의 나에 대해 얘기하고, 또 이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하루키의 문학적 키워드는 &lt;스푸트니크의 연인&gt;에서도 다르지 않다. 이 책에 하루키가 나오는 건 아닌데 자꾸만 연결시키고 있다. 누구도 누구의 한때를 다 알지는 못하는데, 그걸 알려는 연인들의 과거집착만큼 웃긴 게 없다. 이를테면 우린 각자의 자신에 대해서조차도 제대로 알 수 없고, 알지도 못하는 영역 밖의 존재니까. 자아에 대한 모든 것. &lt;에고 트릭&gt;을 설명하는 한 줄. 다양한 철학적 관점과 방법론으로 설명하는 이 책은 생긴 것 이상으로 많이 어렵고 난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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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소설의 주목적이 미래에 무엇이 가능할 것인가를 살펴보는 게 아니라, 현재의 인간성을 조명하기 위함이라는 말을 자주들 한다. 이 주장이 옳다면,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인간성'이 하나로 규정되지 않는 그런 세상을 상상해왔다는 사실만은 아주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lt;가타카&gt;가 그리는 현실은 사람이 유전적으로 조작된 '적격자'와 자연 임신으로 태어나 열등한 '부적격자'로 나뉘는 세계다. &lt;멋진 신세계&gt;에서는 인간이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의 다섯 계급으로 나뉘어 단순노동이나 지적 작업 등에 맞춰 선택적으로 길러지는 사회도 볼 수 있다. &lt;타인머신&gt;은 노동계급과 중간계급이 수천 년에 걸쳐 엘로이와 멀록이라는 두 종족으로 진화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lt;매트릭스&gt;에는 모든 경험이 알고 보면 가상현실인 인류도 등장한다. 그들의 실제 육체는 누에고치 같은 캡슐에 갇혀 있으며, 지능을 가진 기계들이 인체에서 발생되는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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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디스토피아를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인간성이 고정불변일 필요가 없고, 이론적으로 인간 같은 피조물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면 안 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pp.27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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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하는 지는 알겠는데,&nbsp;그래도 영화로 설명해주는 부분이 제일 쉽긴 하네.&nbsp;'자아'를 열두 가지 철학적 관점에서 고찰하다보니 한 단락 한 단락이 철학자 이름 투성이다. 쉬운 책이 아니라&nbsp;적어도 기본적 철학지식을 요한다.&nbsp;이 책에서처럼 자아는 환경과 기질에 따라 얼마든지 변하고 또 아예 달라지거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자유의지와 결정론을 자아의 개념으로 봐도 둘은 큰 차이가 없게 된다. 현생과 사후 삶 또한 어떻게 생각하는 자아이냐에 따라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죽음에 관한 한, 정말로 끝일&nbsp;때만 백퍼센트 확신한다.&nbsp;육체와 자아에서 다중 자아, 사회적 자아, 성격과 자아, 사후의 생까지 나아가는 자아의 고찰이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분명한 것은 어떻게 변하든&nbsp;한 사람의&nbsp;존재로서 본질은 변함 없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소중히 하는 것과 나다움을 유지하는 것은 자아가 어떤 경로로 확장되고 철학적 지평이 얼만큼 넓어져도 변할 수 없는 질량 불변의 진실이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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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어정쩡한 독서가 약이 아니라 독이었음을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안다. 호기심에 섣불리 손댔던 많은 철학서와 이론서들이 그때 그 도서관에서 안 좋은 추억으로 남아 발목 붙잡고 늘어진다. 사디즘과 마조히즘, 지배의 쾌락과 복종의 쾌락으로 관심이 갔다면 사드와 로렌스를 읽으면 됐을텐데 파졸리니의 &lt;살로소돔의 120일&gt;도 충격적이고. 갑자기 예쁜 키이라 나이틀리의 나체열연이 생각나서 이 강렬한 영화 이미지를 이 책들이 깰 수 있을까 싶다. 예고편도 심의반려된 그 가학적 성행위가 나는 전혀 불편하지도 않더라. 욕망이, 그보다 더한 욕망이 세상천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인데. 솔직한 게 나쁜 게 아니라 억지스럽고 강요된 행위가 나쁜 것이다. 이성과 욕망으로 모든 것을 풀려던 이 위대한 철학 분석가들의 이론이 오늘날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가는 별도로 하고, 결론 없이 과정만 있는 이 영화가 프로이트와 융의 세계를 아주 잘 그려냈다고 보기에는&nbsp;여전히 의문과 아쉬움이 남는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629/33/cover150/898394701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947012</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620277</link><pubDate>Mon, 14 May 2012 1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62027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4524005668&TPaperId=562027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5/64/coveroff/452400566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4775005103&TPaperId=562027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5/58/coveroff/4775005103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그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전주에 심어둔 뿌리깊은 아픔처럼 유재하의 가사들이 딱 그랬다. 아무리 그리워해도 찾아갈 용기같은 것은 내지 못할 터였다. 그때마다 누구에게 얘기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면서 걸레가 물을 머금는 것마냥 가만히 시간을 훔친 것도 여러 번. 추억? 음악? 어느 것이 어느 것 앞에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딱 한 번 우연히 만나도 마음의 비좁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와 종국에는 쿵하고 내려앉는 마음을&nbsp;추어올리게 만들었다.「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다시 들은 건 나가수 2의 생방 두 번째 무대에서 김건모를 통해서였다. 유리에 내 모습을 비추며 어딘가로 가려했던, 신은 구두가 데려다줄 것으로 믿었던 모든 시간들을 폭풍처럼 몰고 오고 있었다. 김현식-유재하-김광석으로 이어지는 이 비련의 거인급 뮤지션들을 의도적으로 멀리해왔다. 정확하게 말하면&nbsp;내 존재는 그들의 태생이 아니기에, 제때 그들을 탐내며 살지는 못한 세월의 차이가 컸기에, 멀리할 수도 가까이할 수도 없었다. 이번에는 달랐는데 이건 분명,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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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들 수 없는 꿈의 조각들은 <BR>하나 둘 사라져 가고 <BR>쳇바퀴 돌 듯 끝이 없는 방황에 <BR>오늘도 매달려 가네 <BR><BR>거짓인 줄 알면서도 겉으론 감추며 <BR>한숨 섞인 말 한마디에 나만의 진실 담겨 있는 듯 <BR><BR>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BR>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BR>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BR>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 가리 <BR><BR>엇갈림 속에 긴 잠에서 깨면 <BR>주위엔 아무도 없고 <BR>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 <BR>그 곳에 가려고 하네 <BR><BR>근심 쌓인 순간들을 힘겹게 보내며 <BR>지워버린 그 기억들을 생각해 내곤 또 잊어버리고 <BR><BR>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BR>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BR>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BR>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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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하,&nbsp;「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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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가 시네, 시. 다른 가사도 그랬지만 세어보니 스물 여섯의 첫 음반에 담긴 곡이므로 더더욱 시네, 시. 감수성이 말랑말랑 터질 것 같은 어느 때. 그 시절 그 때를 참지 못해 폭발시키는, 하지만 여전히 누르고 억제하는 어떤 것들이 이 곡에 숨어 있다. 1990년대의 20대를 영화 &lt;건축학개론&gt;이 그린다면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은 1980년대의 20대를 더 내밀하고 정교하게 불러내고 있다. 이 곡에서 나는 우리 엄마도 보고 우리 아빠도 본다. 그들이 찾던 꿈과 세상을 접한다. 그래, 순간이 쌓여 세월이 되어 여기까지 흘러흘러 온 것을. 비로소 다시 듣는 추억. 이 곡은 반드시 우리보다 훨씬 오래 된 먼지쌓인 추억을 들려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내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나는 너무 젊고, 젊음은 쌓여진 시간을 절대 이길 수가 없다. 훌쩍 나이들고 싶다고 썼었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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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들으며 온갖 만물이 활짝 깨어난다는 바로 그 봄을 견뎠다. 어디선가 이름모를 향을 묻힌 바람이 불어오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내가 가지 않아도 괜찮은 게 좋았다. 항구가 되고 싶은 마음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그렇게 될 것이다가 아니라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도 좋았다. 좋아서 아무에게도 말 못했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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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달려가 그곳에 가자고 말했다. 묻지 않아도 알고 있는 곳에, 함께. 이어폰을 나눠끼고 이 곡들을 들을 것이다. 배낭 매고 기차 타고 손 놓지 않은 채 깊은 산 속 계곡숲으로 놀러가던 어느 여름 오후처럼 이번에는 계획이 없었다. 살짝 건드리고 가는 공기가 바람이라는 걸 알려주는 이 하나 없는 쓸쓸한 여정일 터였다. 극한으로 몰고가지는 말라는 말에 더이상 가혹해지지는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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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멍멍해지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 순간이 바로 사랑하는 순간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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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달려왔다. 혼자 착각해서 내게 위험이 닥친 줄 알았단다. 그러면 먼저 전화를 했어야지. 바보같아. 무슨 일이 생길 게 뭐가 있다는 거야. 어제는 웃었고 오늘은 비가 온다. 이 앨범들을 몇 번째 재생중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35/58/cover150/4775005103_1.jpg</url><link>http://music.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4775005103</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그해 소금기 전 고독을 봄과 여름 사이에 느꼈다.</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618291</link><pubDate>Sun, 13 May 2012 17: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61829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606129&TPaperId=56182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635/14/coveroff/8956606129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091467&TPaperId=56182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24/63/coveroff/8957091467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내게 에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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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당신이 들려주는 얘기에 귀 기울이겠다는 다짐이다. 사랑이 이유 없이 시간을 내어주는 일인 것처럼, 나는 여전히 나이긴 하지만, 이제 당신의 이야기도 한 번쯤 들어주겠다는 시간 빌려주기다. 그래서 에세이는 비교적 여유롭고 한가하다. 마음이 바닥에 붙어야 제대로 읽히고, 쉽고 간단해보이는 행간의 문장을 곡해하지 않고 읽어낼 수 있다. 어느 순간부터 에세이에 내 마음을 담게 됐는데, 어떤 문학 작품보다 혹은 지식 앞세우는 인문서보다 날 것처럼 생생하고 격동적임이 느껴진다. 3자의 입장에서 서술되어져서 그렇지, 실제 서술되는 당사자 혹은 사태가 잔잔한 물결처럼 언제나 평온하기만 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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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예뻐하고 여행에세이를 곧잘 보고 좋아하지만 그게 아주 좋지 않았던 이유는 늘, 내 생각에 더 골몰해서다. 내용에 진정성이 덜하고 좀 더 거룩하게 문학적으로 변환되지 않은 글쓰기가 내 것과 다르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에 혹은 가공되지 않은 재료 그대로 기록된 이야기가 어딘지 모르게 아쉬웠기 때문에&nbsp;자동적으로 나도 이런 생각쯤은 할 수 있어, 어디나 일상도 별 것 없네, 싶었던&nbsp;게 아닐까.&nbsp;에세이의 목적이 경험을 조근조근 들려주는 거라면, 내가 에세이를 좋아하면서도 특별히 좋아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누군가의 생각을 들으려는 태도와 귀기울이려는 마음을 잊어버리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 건 &lt;세 잔의 차&gt;가 좋아서 지금까지 안 읽고 홀대한 이유를 나름 변명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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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에도 여러 종류가 있기 마련이지만, 같은 문제를 담아내더라도 '지식' 보다 '감정'이 우선하면 인문학이 될 수 있는 것도 좀 부드러워지면서 에세이가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작가/소설가/화가/디자이너의 에세이는 결국 그들이 언젠가 작품에 담아낼, 아직 기록되어지지 않은 역사 같은 것이다. 알고보면 여행 에세이도 그렇고, 독서 에세이도 그렇고, 모두 타인의 경험을 들을 준비만 되어있다면 더 쉽고&nbsp;유익하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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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다큐를 보는 것과 &lt;세 잔의 차&gt;를 읽는 일은 더이상 다르지 않다. 늦깎이 결혼, 궁핍한 살림, 끝없는 부부싸움, 아내의 가출, 딸 둘 달린 홀아비. 이후의 생활들. 히말라야 등반. 현지인들 틈에서 얻어마신 차 세 잔. 차에 숨은 인심. 이슬람이 다스리는 신의 땅에 학교를 지어 뿌리내리기 위한 과정들. 그 이후. 이렇게 쓰면 세 줄로 우연히 본 &lt;동행&gt;의 어느 한 편과 이 책이 자체적으로 정리되는구나. 그러니까 에세이는 쉽다. 남의 삶을 받아들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데, 1시간짜리 프로, 1권의 책으로 가능하다 여긴 적이&nbsp;없는데, 글로 쓰니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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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경험과 생각, 삶을 쉽게 여긴 적이 없다. 넘실대는 인생이 타인의 것이라고 쉽겠는가. 같다고 좋아하고, 다르다고 좋아하지 않을 필요가 없다. 나는 여기, 그는 거기,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다. &lt;세 잔의 차&gt;가 주는 감동은 침묵하되, 나를 죽이고 타인의 삶에 귀기울이는 재미를 준다. 더군다나 여기 아닌 저기의 날 것같은 생생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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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에 두 종류가 있다면 하나는 &lt;세 잔의 차&gt;, 또 하나는 &lt;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gt;이다.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선물처럼 받아 들었는데 발송지가 출판사여서 어째서 이 책이 내게 왔는지 모르는 책도 있다. 이 작가님을 벌써 에세이로 만나고 싶진 않았는데, 어떤 운명은 의지를 거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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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따뜻하다. 솔솔 솔바람이 새어 나온다. 나무의 푸르름과 바람의 자유를 꽤 오래 잊고 지냈다는 걸 깨달았다. 책에 스며든 그 향기가 이토록 황홀하다니. 낭만을 싣기에 주위는 시끌벅적했고, 우린 어렸고, 모래의 서걱거림은 시끄러웠던 바닷가. 기다림 끝에 붉은 석양이 선사하는 고마운 선물이 그렇게 예쁘고 애틋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서러워졌다. 그리웠다. 대상이 없었다. 쏟아지는 물줄기처럼 말을 내뱉는 일상에서 반걸음쯤 떨어져있고 싶었다. 아무 것도 필요 없다는 그의 말과 도시의 밤거리를 무릎 까이도록 자전거로 돌고 돌던 친구의 상실이 생각났다. 멀어지고 싶었다. 슬픔과 상실과 아픔에서 나는 그렇게 몇 발자국 떨어져서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 연락이 뜸해도 늘 기억 속에 그대로 살아있도록 두고 싶었다. 그렇게 지리하고 외로운 겨울을 보내는 동안 작가는 이런 생활을 살았다. 나이가 열정을 가리는 건 아니건만, 나는 모든 치열을 내려놓고 얼른 나이 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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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바람은 또 오늘과는 다르겠지만 이 너울거림이 필연이라면 가만히 받아 들고 내일로 가는 길목에 가만히 서있고 싶었다. 어디로 가야할 지는 끝내 알 수 없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언저리 어디쯤 그 누군가도 이렇게 이런 마음으로 머물렀겠지. 고맙지만 안녕. 신변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무섭도록 고요해서 더 고독했다. 더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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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는 것을 믿는다. 아니 작가의 목소리와 내 믿음과 이 시간들을 견딘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324/63/cover150/8957091467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091467</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Artist's way</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612168</link><pubDate>Thu, 10 May 2012 00: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61216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3972430195&TPaperId=5612168"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660/27/coveroff/3972430195_0.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459&TPaperId=5612168"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6/93/coveroff/8937460459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20403&TPaperId=5612168"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1/68/coveroff/915412004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42911&TPaperId=5612168"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599/48/coveroff/915414291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74084838&TPaperId=5612168"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24/26/coveroff/9274081464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612168'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내가 아무리 아티스트를 동경한다고 해도, 예술가의 삶을 통째 욕심낸 적 많았어도,&nbsp;자칭 예술애호가이긴 해도, 이 책은 궁극적으로 내 '과'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나는 언제나 내 편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는데 누가 내 편이 아닌지는 본능적으로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사람도 책도. 그리고 여기서 아니라는 건 어딘가에서 보지 않거나 어떤 촉매가 없었다면 혼자서는 알지 못하고 넘어갔을 책이라는 뜻이다. 내가 싫어하거나 관심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차라리 과학책이 가깝지, 이 책을 들게 된 이유는 TV에서 하는 유일한 책 프로그램 &lt;즐거운 책 읽기&gt;를 우연히 봤는데 추천책으로 나오기에. 더불어 지난 방송에서 다룬 책들을 이리저리 뒤져 몇&nbsp;권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당장 사서 읽기에는 읽던 책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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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아티스트'는 아마 화가/소설가/시인/디자이너 등 프로들만을 일컫는 건 아닐 것이다. 누구나 가슴 속에 품은 뜨거운 열망 한 조각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굳이 예술이라 이름 붙이지 않고도 창작과 열정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를 갖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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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별하지 않다. 엄청난 고뇌로 갖지도 못한 드로잉 실력으로 화가의 세계를 평정하겠다거나 독자적 시세계에 빠져 세상을 뒤집을 시를 써보이겠다 이런 꿈 애초부터 꾸지도 못한다. 어렵다. 내게 예술로서의 모든 것들은 먹고 이야기하고 자는 사이사이 일상을 비집고 들어와 무언가를 볼 때 좀 더 깊고 넓은 눈으로 '재밌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통로가 되어줄 뿐이다. 바쁜 일상에 치여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양분하면 전자가 훨씬 큰 구성비율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하나를 하면 둘이 달려들고 둘을 하면 셋이 보여 결국 원망하거나 신세타령하다가 이것도 저것도 못한 채 주저앉기 십상인 게 내 삶이고 보통 사람의 삶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 중에는 같은 시간을 사용하면서도 이것도 해내고 저것도 해내면서 소소한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분명 있다. 나는 그들처럼 되고싶은 것이다. 이왕이면 책도 좀 읽고, 영화도 좀 보고,&nbsp;사람들 얘기도 듣고, 여행도 하면서&nbsp;골고루 관심 좀 가져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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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의 &lt;정의란 무엇인가&gt;에서 샌델 교수는 셰익스피어와 심슨 가족 중 어느&nbsp;쪽이 더 고차원적인 취미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학생이 심슨을 즐긴다고 말하면서도 반대로 셰익스피어를 읽는 것을 더 고상한&nbsp;취미로 꼽는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는&nbsp;이 모든 현상들을 이론화하거나&nbsp;철학자들의 입을 빌어 예를 들며 상세히 설명하지만 결국 그가 말하는 모든 것은 나도 일상에서 한 번쯤 생각해봤던 것들이다.(우연찮게 이 페이퍼를 쓰기 시작하면서 마이클 샌델을&nbsp;읽었다, 뒷북치는 건 민망한데 그래도 요즘 인문학적 사고를 하려고 노력중이어서 하루하고 반나절 만에 후딱 읽었다, 쉽긴 쉬웠다, 그런데 일 년에 한두 권 책 사보는 사람에게도 쉬운 책인지는 모르겠다, 어떻게 그렇게 오래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킬 수 있었지!-&gt;이게 결론!) 그러면서 깨달았다. 일반인들의 모든 판단은 거의 직관적이고 본능적으로 내려진다는 걸. 어째서&nbsp;심슨보다 셰익스피어냐 물으면 상대를 설득시킬 요령있는 답변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면서부터 내가 좀 속물적으로 느껴졌다. 어쨌든 심슨보다는 셰익스피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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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어떻게 가는 길이 올바른 지를 알려주지 않는 것처럼, 숲을 보려는 노력 정도는 기울일 수 있지만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결국은 내 능력치에서 보는 세상은 숲보다는 나무라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 것처럼, 어느 책에서도 예술가가 되는 법이라든지 예술가로 성공하는 법 따위의 지름길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앞서 예술의 길을 걸었던 어떤 사람에게서 그 길에 대한 이러저러한 얘기를 듣는 것 뿐이다. 그런데도 내면으로부터 솟아오르는 뭉클함을 예술적 열망이 아니라고 부인하기란 어렵다. 그래, 예술이든 정의든 찾아가는 길은 어렵고, 미로를 헤매다 돌아나오는 길을 찾아야 하는 유일한 사람은 나 뿐이야. 이런 쉬운 결론이 이 많은 페이지를 읽고나서야 비로소 나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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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요즘 이런 영화들을 감상하고 있다. &lt;까미유 끌로델&gt;이나 &lt;클림트&gt;, &lt;아르테미시아&gt;, &lt;라 비 앙 로즈&gt;&nbsp;정도는 봤어도 이런 류의 전기영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의외로 봐야할 것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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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만삭의 몸으로 모딜리아니의 뒤를 따라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던 잔느가 있었다. 아르테미시아보다 더 아니, 세간에 알려진 게 몇 년 되지도 않은 헌신적 사랑의 대명사로 꼽히는 프랑스 여류화가. 모딜리아니의 아내로 더 알려지는 게 그녀에게는 행복한 일일 듯 싶다. 영화 평점이 엄청 높은데 상상만으로도 사랑이 눈부시다. 그녀는 어렸고 자기 또한 화가지망생이었는데 까미유와는 달랐다. 물론 모딜리아니도 로댕과 달랐을 것이다.(여자는 남자하기 나름) 아무리 사랑해도 배우자의 광기 어린 예술의 혼과 좌절을 나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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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는 독일의 세계적 무용수 피나 보쉬의 춤을 실제인 것마냥 생생하게 카메라로 잡아낸다. 이렇게 얘기하는 나는 &lt;블랙 스완&gt;을 보기 전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나탈리 포트만이 좀 부담스럽다. 페이스 자체는 좋아하는 상이 아닌데, 그래서인지 기대 되면서도 작품이 나올 때마다 자꾸 피해가는 듯. 그래도 &lt;클로저&gt;랑 &lt;브이 포 벤데타&gt; 때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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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어록에 남아있을 정도니까 내가 들은 말은 아니다. 영화에 내 인생을 한정시키기엔, 이 세상엔 영화 이외의 것이 너무 많다. 나탈리 포트만이니까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티스트 웨이가 꼭 이들처럼 대단한 인생을 살거나 대단한 작품을 남기거나 대단한 사랑을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아프게 눈부신 이 모든 시간들을 가만히 앉아 폭풍감상하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외부와 내부 에너지 모두가 달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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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뭐가 더 필요한 걸까. 잃어버린 게 뭘까. 비교적 상실감에는 무통증으로 지내고 싶은 편이다.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지금 이러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영원히 아티스트 웨이에 대해서는 나는 알 수 없는 걸까. 
뭘 더 알아야 한다는 사실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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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천경자를 다룬 다큐를 보고, &lt;스타 인생 극장&gt;의 구혜선이 드로잉을 검사받는 수업시간을 보고, 한 송이 꽃 주위를 팔랑거리는 얼룩덜룩한 무늬의 나비를 보았다. 머물 곳을 찾지 못하는 나비의 날갯짓을 보며 아직 보지 않은 두 작품을 떠올렸다. 어떤 상관관계가 작동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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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656/4/cover150/8986377454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6377454</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피렌체에서의 이틀 밤</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608280</link><pubDate>Mon, 07 May 2012 22: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60828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4390&TPaperId=560828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02/47/coveroff/894970439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08824X&TPaperId=560828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61/14/coveroff/890108824x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시작은 마키아벨리의 &lt;군주론&gt; 아니, 이승기와 하지원이 나오는 &lt;더킹 투 하츠&gt;였다. 형의 목숨을 앗아가고 여동생을 하반신 마비로 만든 악당에 대한 왕(이승기)의 대응을 체제론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때마침 &lt;군주론&gt;과 &lt;국가론&gt;은 군주제를 이해시켜줄 좋은 텍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왕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왕(이승기)의 고민이지만 좋은 왕을 고를 수 있는 눈은 내 노력으로 얻어야 하는 필수적 능력이라고도 생각했다. 때로 드라마는 호기심 많은 나를 새롭고 낯선 세상으로 안내한다. &lt;패션왕&gt;은 관심도 없던 &lt;언터처블-1%의 우정&gt;을 보게 만들었고, &lt;타이타닉&gt;이 재개봉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물론, 호기심 동한 나는 둘 다&nbsp;보았다. 극중 정재혁(이제훈)이 VIP관에서 혼자(신세경과 같이) 보는 장면이 나온다. &lt;타이타닉&gt;의&nbsp;갑판 위 키스는&nbsp;15년이나 지났어도 여전히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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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르네상스 사조에 빠져 도서관에서 찾아읽던 로마, 그리스 왕정시대의 이탈리아를 다룬 저서들.&nbsp;시간을 거슬러 고대, 중세 역사를 다룬 여러가지 책들을 겉핧기 식으로 닥치는 대로 접하면서 절반의 20대가 지나갔다. 그땐 도서관에 가까이 있었다. 체계를 갖추고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나아가면서 강제와 자율이 적절히 매치되어야 어느 한 분야라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법인데 그때는 그런 게 없었다. 사학과는 거리가 멀었고 매일 작품읽기와 해석, 매 학기마다 창작물 과제에 쫓기고 있었으니 어쩌면 인풋보다 아웃풋을 더 많이 요구하던 그때, 생애 가장 많은 지식에의 갈구를 느꼈던 것 같다. 요즘 기본적 고전(군주론, 국가론, 자본론이 현재 계획)과 &lt;로마인 이야기&gt;를 비롯한 시오노 나나미의 이탈리아를 다룬 저작들을 '다시' 읽고 있다. 걸음마 수준이다. 그나마 읽는다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 같지도 않지만&nbsp;여전히 시작이 반을 채워주기에 나는 반만 더&nbsp;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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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가문에 대한 무궁한 꿈을 안고 피렌체에 갔다. 피렌체 중앙역에&nbsp;도착했을 때는 그 작은 영광의 도시가 사방으로 캄캄해진 해저문 늦은 저녁이었다. 중앙역에서 한국에서 대충 몇 개 적어온 숙소로 전화를 걸었지만 예약자가 아니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세상에, 말도 안 통하고 길도 모르고 해외도 처음인데 달랑 몇 개 있는 한국인 운영&nbsp;게스트하우스가 우리를 거부하니, 세상에서 버려진 것처럼 절망스러웠다. 이 낯선 땅에서 누구를 어떻게 믿어야 하나.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소개에 소개를 거듭해 조선족 모녀(물론 내게는 할머니와 엄마뻘)의 작은 집에 이틀 묵었다.&nbsp;돌아와서는 내가 그곳을 가장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여행 도중에 만난 피렌체는 반나절에 도시 전체를 돌아볼 정도로 작은 곳이었기에 이틀 이상 할애할 필요도 없어서 바로 로마행 기차를 타기로 했다. 과거의 영광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중세의 도시&nbsp;피렌체의&nbsp;골목이 성큼 다가서는 생각만 해도 땀이 흥건해지는 밤이었다.&nbsp;골목은 골목으로 통한다. 돌아올 때는 미켈란젤로 광장까지 가서 샌드위치 먹고 놀다가 숙소를 찾지 못해 기차를 놓칠 뻔 했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골목이 수십 개는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익숙해지면 별 것 아니겠지만 이틀 만에 그곳에 통달하기란 어려웠다. 아르노 강의 베키오 다리, 단테와 베아트리체, 두오모에만 관심이 쏟아졌었다. 헤매던 길을 찾게 해준 건 묵던 게스트하우스 건물 1층에 있는 빵가게의 빵 냄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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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군주론&gt;은 15-16세기를 살았던 이탈리아 정치학자 마키아벨리에 의해 씌어졌다.&nbsp;모두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아주 틀린 얘기도 아니며, 배경지식이 뒷받침 되어야만 더 많은 것이 보인다. 분량이 짧고 어렵지 않지만 정신줄 놓고 읽었던 처음에 나는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다. 한 마디로 한 권 읽기 위해 몇 십 배의 자료와 책을 읽어야 하는 대표적 텍스트. 이번에는 어떤 상황에서의 마키아벨리는 그런 통찰을 할 수도 있겠다고 이해하는 중이다. 다음 번에는 그런 그를 비판하거나 더 좋은 대안을 찾아가며 스펙트럼을 넓힐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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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간 당연시되던 정치와 종교의 유착을 비판하며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인간은 본래 사악한 존재이므로 정치영역을 종교의 윤리적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이상적인 정치상일 뿐이라는 것), 당시 도시국가로 이뤄졌던 이탈리아의 도시 중 하나인 피렌체의 통치자(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바치는 헌정 형식의 정치철학서를 썼다. 메디치 정부 하에서 공직에 입문하려는 목적으로 집필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집필목적이 이처럼 정확했는지, 후세대가 중요한 정치철학서로 둔갑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nbsp;정치가는 필요에 따라 일체의 도덕적 구속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지금도 논란이 되며, 오늘 날 그를 권모술수에 능한 책략가로 굳혀지게 만들었다. 몇 세기가 지난 지금, 그의 이론을 당시로 국한시켜 이해하는 것도, 오늘 날의 기준으로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대상에 대한 판단은 일방향을 띠는 단순한 문제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시 정치학 이론들이 이상적 정치공동체로만 지나치게 흘러간다고 생각한 그는 초점을 권력의 획득과 유지의 방안으로 돌리면서 정치가의 권력(힘과 능력)과 조직공동체를 중요하게 인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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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된 자는, 특히 새롭게 군주의 자리에 오른 자는, 나라를 지키는 일에 곧이곧대로 미덕을 지키기는 어려움을 명심해야 한다. 나라를 지키려면 때로는 배신도 해야 하고, 때로는 잔인해져야 한다. 인간성을 포기해야 할 때도, 신앙심조차 잠시 잊어버려야 할 때도 있다. 그러므로 군주에게는 운명과 상황이 달라지면 그에 맞게 적절히 달라지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면 착해져라. 하지만 필요할 때는 주저 없이 사악해져라.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나라를 지키고 번영시키는 일이다. 일단 그렇게만 하면, 그렇게 하기 위해 무슨 짓을 했든 칭송 받게 되며, 위대한 군주로 추앙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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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탈리아는 도시국가로서 작은 도시들로 분열된 쪼개진 케익 같았고 마키아벨리는 이런 이탈리아의 분열된 상황을 좋지 않게 보고 비판하려 했던 걸로 보인다. 악을 행해서라도 선한 목적을 관철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많은 비판을 받지만, 일단 선하고 안정된 사회제도(국가)가 뒷받침 되어야만 세분화된 정책의 정당성을 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자를 행하기 위해서 기독교의 선(善)과 윤리를 잠시 내려놓고 달려가도 괜찮다는 의미는 옳기도 한 것이다. 그는 '불가피하게' 그럴 수도 있음을 인정한 것이지, 윤리를 아예 배제시켜야 한다는 극한의 의미가 아니었다. 또한 관용과 도덕 만으로 공화정을 묵인한다면 혼란한 이탈리아에 혼란함을 더 가중시킬 뿐이라고 했으며, 불가피한 경우에는 전제정치나 권모술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가 중요하긴 하지만 일단 분열된 도시국가들을 하나로 통솔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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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와서 새삼 피렌체 공화정의 메디치 가에 대해 얘기할 필요는 없겠지만 얼마 전 미켈란젤로 관련 미술사 다큐를 보면서 또 한 번 당시 피렌체의 활짝 꽃피운 르네상스 문화를 동경한 후 읽은 책이라 자연스럽게 '군주'가 아니라 '번영'에 관심이 기우는 걸 막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선한 목적을 위해&nbsp;악한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군주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 아닐까 싶다. 선의의 거짓말도 있고, 다수의 이해관계가 공존하는 한미 FTA 같은 상황도 있는데 나는 늘 그런 결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한 목적이 모든 악행을 타당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쪽에 가까웠다. 실제로도 악행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 오늘 날의 도덕 아닌가. 당시 이탈리아의 혼란과 분열 사이에서 느낀 공화정에 대한 답답함을 마키아벨리만큼 이해할 수는 없다. 다만 그의 답답함이 느껴지기는 한다. 도덕은 거쳐야 할 과정이지, 도덕이라는 절차에 얽매이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가 없다. 모든 정당성을 일일이 검사받아야 한다면 특히 이해관계를 극복해야 하는 정치의 영역에서는 엄청난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래서 대사의 공관 불가침/문서 불가침/민형사 관할권으로부터의 자유(물론 예외도 있다!)도 존재하는 것 아닌가. 이들은 해당국가에서 공적임무를 처리하는 동안 개인이 아니라 국가의 자격으로 이 모든 것들을 누린다. 한마디로 공적임무 처리기간 내에는 어떠한 개인적 잘못도 묻지 않는다. 도덕에 얽매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가장 큰 반증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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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책임은 또 다른 문제다. 선한 목적을 타당화시키기 위해 과정이나 절차를 불가피하게 묵인해준다고 치자. 행여 선한 목적이 변질되어 악한 결과로 나타났을 때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마키아벨리의 이론에는 이 또한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었겠지만 오늘 날 이 문제는 단순히 넘어갈 수가 없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게 재밌다. 결론은 항상 엉뚱한 생각으로 가지만 내가 이들 시대에 태어났어도 이렇게 생각했을 거야,라면서 자화자찬하면 더 재밌다.&nbsp;아프리카를 버릴 만큼. 그래서 독서가 갑자기 옛날에 읽다만 이제 존재조차 옛날 이야기가 된 &lt;로마인 이야기&gt; 읽기로 건너뛰었다. 여러 권을 동시에 읽지만 관심사가 제일 깊은 책이 더 자주 손에 잡힐 수밖에 없다. 로마, 르네상스, 이탈리아가 내 로망의 정점을 찍는 단어들이긴 한데, 뭔가에 빠지기에 날이 점점 더워진다. 세상에, 더워더워더워더워더워. 날씨를 움직이는 건 군주가 할 수 없는 일일까. 쫌 해달라고 해보지. 미실처럼 하늘이시여, 하면서 제사라도.. 덥지 말라고, 쫌만 더우라고.. 이 책을 읽어서 이승기의 국가(?)가 이해되지는 않았다. 애초 독서의 시작이 불순했기 때문에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거겠지만. 뭐든 이런 식으로 의미를 부여해야 끝까지 갈 수 있는 저질 의지력이라는 점은 반성한다. 내 몰입이 지속적이지 못한 건 프로이트식으로 볼 때 성적억압과 결핍 때문..( '') 다음 차례는 플라톤의 &lt;국가론&gt;인데 &lt;소크라테스의 변명&gt;이 더 끌린다. 언젠가 찜해뒀던 거다. 그치만 아아, 진짜 생각만 해도 정신이 덥다. -_-;; 아이스크림 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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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261/14/cover150/890108824x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08824X</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91699</link><pubDate>Sat, 28 Apr 2012 00: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91699</guid><description><![CDATA[나는 요즘 '편가르기'의 끝장판을 보고 있다.&nbsp;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 &lt;패션왕&gt; 얘기다. 웹툰은 못봤다.&nbsp;스맛폰이 없고 아이팟은 이제 충전기가 생겨서 이제부터는 볼 수 있겠다. 아, 노트북으로는 하는 게 많아서 웹툰읽기까지는 안.. 생각해보니까 나는 그림을 못 그려서 글을 쓰나 보다. 그림 그리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 음악도 글로, 소설도 글로, 그림도 글로.. 아.. 진짜 비극이다. 하루아침에 서해번쩍 동해번쩍 하며 두 남자(두 회사)를 오가는 신세경(가영)이 무의식으로는 얼마나 자신과 싸우고 있을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이건 아닌가;;), 사람이 사람답기 위해 '무엇' 위에 '무엇'을 둬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재밌기만 한 줄 알았는데(나는 사각관계 매니아;; &lt;여인의 향기&gt;도 김선아 아니었음 그래서 봤을 듯;;)&nbsp;나도 모르게 심하게 감정이입해서 내 마음 속 깊은 바닥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불완전한 인격, 자존심, 자아성찰, 자아비판까지 뻗어나갈 생각은 없고 그저 나(우리)는&nbsp;얼마나 쉽게 손바닥 뒤집으며 죄책감 없이 살아가나, 내 선택의 영원성은 어디까지인가 싶어서 내면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닥치지 않고서야 눈앞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중시하는 가치관에 더 다가갈 수는 있을 듯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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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nbsp;신세경(가영)은 능력이 출중한(전문가에게 타고난 천재 디자이너란 평을 받는) 아마추어 패션 디자이너
2. 천애고아, 부모 원수 부띠끄에서 핍박 속 성장, 쫓겨난 후 숙식제공하는 동대문 봉제공장(유아인)에 디자이너 겸 잡부로 취직
3. 살던 부띠끄에서 간혹 마주치던&nbsp;패션 대기업&nbsp;이사(이제훈)와 가느다란 친분
4. 유아인은 가진 것 없이 갓 들어온 여직원&nbsp;신세경에게 4년 미국유학 비행기표를 선뜻 내밀 만큼 따뜻한 남자
5. 우연한 친분을 가장해 어려운 일이 생길 때 부탁하러 갔던 이제훈은 짜증 내면서 도와줄 건 다 도와주는 고마운 남자
6. 뜻하지 않은 동거에 情 나누기까지, 밑바닥 인생은 밑바닥 인생을 알아보며 차곡차곡 서로의 신뢰를 쌓아감(신세경과 유아인)
7. 전 애인(유리)과 다시 시작했지만 능력 출중하고 의사표현 정확하면서도 순수한&nbsp;신세경에게 끌리는 대기업 이사(이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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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번까지 쓰다가 내가 뭐하고 있나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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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작대기를 그어보려했지만 크게 의미는 없고,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신세경과 유아인에게서 사랑이 싹트는 중, 이제훈이 신세경을 좋아하는 중, 유리의 마음이 유아인에게 있어 보이고 신분상승욕구 때문에 이제훈을 포기 못하는 중 정도로 정리되는데 전형적인 청춘멜로가 맞구나. 말하다 보니까 이걸 왜 쓰나 싶어진다, 진짜. 표현도 못하고 포기도 못하는, 몸은 달았는데 마음은 못 헤아리는 사랑 앞의 아마추어들. 이들이 주인공이다. 두 남자는 한 여자를 서로 자기 곁에 두고 싶어 일을 빙자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여자는 능력이 있으니 어딜 가더라도 성공은 보장되어 있는 셈인데, 두 남자는 여자가 자기 곁에 있어야 행복할 거라며 서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인다. 대기업 이사와 영세업 사장이라니 결과는 뻔해 보이는데도 늘 여자 때문에 번번이 한 쪽이 한 쪽을 끝장내지도 못한다. 인생은 내 것은 물론, 네 것 또한&nbsp;내 마음대로&nbsp;움직일 수 없는 것이어서(재물 가진 자가 재물 없는 자의 생계를&nbsp;찍어누를 수도 있지만 이런 치사한 짓까지는 안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종종 한다, 여자를 얻어야 하니까, 남자에게 여자는 자존심일 뿐인가..)&nbsp;네 명의 청춘의 꿈과 사랑은 시종일관 휘청거린다. 흔들흔들 언제 무너져내릴 지 모르는 건물 같아서 불안이 극에 치닫는다. 오늘 하나되면 내일 분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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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극명하다. 가진 자/못 가진 자, 능력자/능력 미달자, 사랑하는 자/사랑받는 자, &lt;힐링캠프&gt;에 나와서 이효리가 자기에게는 '금'이 있는데 '쌀'을 가진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다던 그 마음. '쌀'도 없이 스물 한 살이 된 그녀에게는 아직 '금'은 보이지 않는 걸까. 매슬로의 '욕구단계설'도 아닌데 이건 좀 비약적 평가인가.&nbsp;신세경은 재벌 2세 이사님(이제훈)이 아무리 구애해도 꿋꿋이 모르는 척 일관하면서(관심&nbsp;자체가 없음)&nbsp;가족 같은 사장님(유아인) 곁을 지킨다. 스카웃 제의도, 유학 제의도, 퍼스트 클래스도 모두 단박에 거절하는 용기가 가상할 만큼 사장님을 향한 의리(사랑)가 극명한데, 그럼에도 불안하고 두 남자는 괴롭다. 몸이 머무는 곳에 마음이 없고, 마음이 머무는 곳에 몸이 없으니 남자들은 내내 애닳아한다. 그녀가 떠날까봐, 데려오지 못할까봐. 흔들리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는 그녀에게 화내고 밀어내고 닦달하니 그녀 또한 '쌀'보다 '금'이 탐나는 순간이 없을까. 나가겠다는 마지막 말 앞에 사장님은 폭풍같은 눈물을 그제서야 흘리며 얘기한다. 우리는 끝까지 같이 가야하는 거 아니냐고. 그렇구나, 금과 쌀. 하물며 사장님은 한 번도 따뜻한 적 없던 그녀에게 처음으로 전기장판 깔린 이부자리를 내어주었고, 화장품 세트를 사서 내밀고, 태어나서 처음 미역국 생일만찬 아침을 만들어준다(위 사진). 신세경에게 유아인은 사장님이자 오빠고 가족이고 사랑이 되어버린 남자다. 먼저 입맞춤도 했고, 이불도 덮어주고, 사장님이 나 오해하는 거 제일 슬퍼요, 나 사장님 좋아하는데 사장님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술주정도 했다. 사장님이 다른 여자를 보고 웃으면 뒤에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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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금'과 '쌀' 중에 무엇을 택해도 신세경의 선택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들은 자기가 보고/겪고/존재해온 한에서는 최대한 여자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주는 법이 틀렸다고 주는&nbsp;마음을 탓할 수 없고(재벌남자 만날 일도 없지만 나는 그래도 너는 그러면 안된다거나 가정교육을 못 받아서 내 말에 꼬박꼬박 토다냐는 일상적 대사에 기절할 뻔;;),&nbsp;'쌀'을 선물한 사람(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에게 '금'을 주지 않는다고 비난할 수 없다. 사랑이 확실했기 때문에 지금껏 그녀는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 늘 그(유아인)를 지키기 위해 뛰어다녔는데 그에게 오해 당하고 비난 당한다. 속상하다. 큰 욕심도 없다.&nbsp;그런 그녀가&nbsp;이제 떠나겠다고 선언하니 변한 것일까.&nbsp;마음에서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났을까. 나는 그녀를 비난할 수 있을까. 바닥에서 위로 올라가야겠다는 욕구는 그야말로 본능 아닌가.&nbsp;점점 헷갈리고 있었다. 비난하고 싶어졌다. 사랑은 의리가 아닌데, 사랑이 왜 의리로 지켜지면 안되냐고 반문하고 싶었다. 그게 그런 게 아니라는 대답만이 귓가를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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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가진 남자는 능력을 타고난 여자를 가장 높은 곳까지 올려줄지 모른다. 내밀어진 두 손 앞에서 누구의 손을 잡고 뛸 것인지는 그녀의 선택이다. 그녀가 비난 당한다면 남자의 낙하산이 된 것, 능력을 시기하는 자들에게 받는 질투, 가진 것 없는 여자가 대기업 이사님을 욕심냈다는 정도. 사장님과 끝까지 함께 간다면 비극은 길어지겠지만 사랑도, 양심도, 인간성도 모두 보장받아 희망과 청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권력에의 욕구가 있다는 주장은 권력에 욕심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묵살하는 발언이다. '쌀'이 채워지면 '금'사냥에 나서는 것은 욕구의 본능이지만 신세경(가영)이 본능을 눌렀으면, 본능을 누르고 스스로 '금'을 얻었으면 하는 것은 청춘에 기대하는 마지막 희망이자 응원이다. '쌀'과 '쌀'이 만나도 언젠가 '금'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은 갖고 살고 싶다.&nbsp;앞으로도 내가 펼치는 날개 안에서만 어떤 남자를 만나 사랑할 수 있다는 점을 (최근 미혼여자들 설문조사에서 자기 연봉 두 배 이상의 남자를 배우자로 맞이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이 절반이라는 점을 비판하며) 믿어의심치 않는다. 나도 여잔데 그런 조사는 대체 누굴 대상으로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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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백반 대신 날마다 스테이크를 썰게 해주는 남자를 만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쌀'은 '쌀'을 만나고 '금'은 '금'을 만나지 않으면 인생이 꼬일 텐데. 적어도 '쌀'과 '쌀을 만나러 내려온 금'이어야 말이 통하지 않을까, 섞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금'(재물, 능력)이라고는 갖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신세경(가영)은 나보다 못하게 살지만 능력 하나는 출중한데 나는 뭐, 이것도 저것도 없으니까 가만 보니까 이걸 쓰고있을만 한 위치가 못 되는군,하면서 급 꼬리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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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생애 처음으로 그가 아침 일찍 일어나 만들어준 생일상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살든 절대로 못 잊지 않을까. 드문드문 희미한 기억 속에서라도 가장 곧은 '양심'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스카이라운지에서 손쉽게 랍스타 사주는 남자보다 손수 미역국, 계란말이, 고기볶음 해주는 남자를 여자는 더 본능적으로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금수저 물고 태어난 어떤 남자보다 자기 손으로 금수저를 놓을 줄 아는 남자가 더 멋지다는 걸 요즈음 &lt;패션왕&gt;은 자꾸 깨닫게 해준다. 나는 금수저 물고 태어난 남자가 나 좋다고 죽어라 따라다니면서 구애하지 않으니(할 리도 없고)&nbsp;한 '봄' 밤의 꿈일 뿐이지만.]]></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427/pimg_739771186756038.jpg</url><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91699</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살고 싶다고 노래하는</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85603</link><pubDate>Tue, 24 Apr 2012 22:3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8560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602248&TPaperId=558560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597/84/coveroff/899660224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7867&TPaperId=558560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618/50/coveroff/8954617867_3.jpg" width="75" border="0"></a>&nbsp;<br/><br/>고1 때 자우림 노래가사 중에 '엄마, 미안해요. 아무도 내 곁에 있어주지 않았어요. 아무런 잘못도 나는 하지 않았어요.' '사실은 난 더 살고 싶었어요. 이제는 날 좀 내버려두세요.' 하는 부분을 들으면 꼭 학교나 아파트 옥상 위에 한 번쯤 올라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nbsp;꼭 누가 옥상 끄트머리 어디쯤에 서있을 것만 같은&nbsp;느낌에. 낮에 학교에서 이어폰을 나눠끼고 함께 듣던 음악이 밤에 독서실에 갇힌 우리의 일상을 파먹고 있었다. 왜 우리는 이래야 할까. 나는 학생이었고,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내몰린 어떤 절망에 처한 아이의 절규를 생생히 상상하며 처음으로 죽음을 배웠다. 이전의 죽음이 추상적인 어떤 것이었다면 이후의 그것은 실체적 두려움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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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너덜거리는 견본을 보고는 집에 와서 얼른 주문했는데, 내가&nbsp;청개구리 뺨치게 웃긴 애라서, 웃기게도 서점가면 나는 어느 책의 글자 한 자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 그날도 서점 갔는데 엄청나게 많은 책과 인파 속에 묻혀 한참을 앉아있다가 돌아왔다. 사서 들고 돌아올 힘도 나지 않아, 대충 이런 책이 있구나,하며 실물구경을 하고 왔는데, 이 책의 장르를 전혀 몰랐었던 거다. 받고나서 알았다. 아, 안 죽는 여자에 관한 얘기가 아니고, 불멸하는 세포 이야기였다. 실망했다. 뭘 기대한 거야. 진짜 20년 전에 묻고 온 엄마가 살아있다는 걸로 생각한 거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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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 랙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저자가 말했다. 그게 누군데. 그녀의 사진도 보고 그녀의 가족사진도 보고 그녀는 꽤 오래 전에 내가 사는 지상과는 결별한 사람이란 것도 알았다. 이 책은 이 여자가 남겨놓고 간 '헬라세포'를 둘러싼 온갖 것들을 풀어놓으면서 '생명윤리'와 '불멸하는 생명'을 말한다. 이 여자가 자궁경부암 판정으로 사망한 후, 동의 없이&nbsp;추출된 '헬라세포'는 끊임없이 분열하는 암세포로서 그동안 소아마비 백신, 항암치료제, 에이즈치료제 개발은 물론, 파킨슨병 연구와 시험관 아기 탄생 등 생명공학과 의학 발전에 결정적 구실을 했다. 보통 세포의 분열은 유한한데, 이 세포의 분열은 영원해서 그녀는 죽어서도 영원히 죽지 못한 것. 그녀는 죽어서도 죽지 못하고 살아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빛이 되고 희망이 된 것. 나는 과학에는 별 흥미가 없는데 작년엔가 '서프라이즈'에도 나오고 이렇게 책으로도 나오고, 누군가의 몸에서 체취된 하나의 세포가 실험동물을 대신해서 이토록 큰 성과를 올리다니 신기하다. 가족들의 삶은 망가질 수밖에 없고, 고통을 겪었을텐데, 연구가 먼저인지, 생명에 대한 예의가 먼저인지 또 한번 답 없는 의문에 휩싸여서 고민. 하지만 희생이 없다면 또 어떻게 발전이 있을까. 연구할 사람은 연구하고, 지킬 사람은 지켜내고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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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살 때 나는 사실상 '공감'이 아니라 '진화'에 방점을 찍어 샀다. 그런데 당연히 '공감'에 관한 책이다. 정확히 '공감'이 시대에 따라 진화해온 과정을 설명하는 책이다. 고고학 혹은 인류학 적으로 '공감'이 발전해온 길을 살피면 '우리'와 '타자'를 구분할 수 있는데, 이건 단지 석기시대 생존논리일 따름이라는 것. 오늘날에는 '우리'와 '타자'의 거리를 좁히는 것만이 '공감'하는 길이고,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문제점도 이 거리를 좁혀야만 해결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공감이 진화하는 방향이라는 것이 요점인데, 왜 이렇게 내용이 많지? 물론, 공감하면 살아가기 쉽다. 하지만 반드시 공감해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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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순기능을 나는 매력적으로 본다. '갈등'하는 상황 자체가 좋다는 건 아니고, 내가 감정이 휙휙 변하는 변화무쌍한 성향을 가진데다가 사는 게 무지하게 심심했기 때문에 늘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한다면서 사람을 슬슬, 자극한 건 아니고;; 내가 어딘가로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나를 둘러싼 주변상황을 재미있게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갈등'의 순기능은 그런 게 아니라 긴장감을 높이고 자극해서 상대를 발전하게 한다는 점에서 조직에서 꼭 필요한 것, 없으면 무기력해지는 것(늘 1등하는 사람은 남보기에는 몰라도 스스로 따분하듯이), 그러므로 발전이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공감'은 '갈등'의 순기능을 의도적으로 누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전혀 다른 문제일 수도 있고, 책은 이 둘을 대립관계로 보지 않는다), 일단 이 책이 말하는 것은 두루두루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하고, 이 공감할 수 없는 이유와 공감해야 하는 이유의 사례들을 들고 있다.&nbsp;'우리'와 '타자'의 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지구촌 사회에서 굉장히 동시다발적으로 상반된 이해관계를 불러올 수밖에 없으므로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거리를 좁히자,까지만이다. 황당무개하지만 '지구촌 전체를 1국가/1정부로 만들자'는 우스갯소리가 아주 턱없어 보이지도 않는다. 재밌겠다. 카다피는 아프리카 대륙을 통합해서 '왕=신'이 되려고 했다는데. 왜 관계를 나눌 수밖에 없는지, 나누어지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그 또한 중요하지만, 모든 이해관계가 자발적 공감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타성적 억압에 의해 수용되도록 강요된다면&nbsp;그 반발은 더 심해지고 대립각은 예상할 수조차 없다.&nbsp;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 '공감'인지, '타인'을 '우리'로 끌고 오는 것이 '공감'인지 불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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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이 책에서 말하는 '연결본능'이나 '개인주의의 종말' 파트가 반가울 뿐이다. 다만, '공감'이 오로지 개인영역 안에서 개개인의 정신작용으로만 일어나는 '동조화'일 뿐인지는 모르겠다. 인종/종교/지역/학연 등으로 '우리'와 '타인'을 발견/구분하는 일련의 예와 거기에서 벌어지는 문제점과 폐해, 무리의 본능과 자/타 구분 본능과 역사, 오늘날 '우리'의 재발견까지 이야기하는 이 책은 딱딱해 보이지만 흥미롭다. 하나 되기 위해 몸부림치며 쫓아내야 할 타의/다양성/자유는 어떻게 지킬 수 있는가,하는 것은 내 근심일 뿐. 둘을 조합하여 공통으로 가능한 '공감'이라면 더없이 좋겠지만 한 두군데 손 봐서 될 일이 아닌 이 모든 분야를 통합/재배치 하여 거대한 70억 인구를 하나의 지구로 만드는 프로젝트가&nbsp;가능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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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쿠스'의 실수에 분노했고, 뭘 기대한 내가 바보인지(물론 과대확장한 결론이었으니;;), 법 없는 '범죄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건의 당연한 결과인지, 경찰의 부정부패인지 모르겠다. 하긴 어제 분노하고 오늘은 그런 내가 웃겨서ㅋㅋㅋ(강아지에게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고의가 아니라 실수라면(경찰이 조사 후 그렇게 말했으니)&nbsp;사람을 먼저 감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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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공감'의 진화를 읽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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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효리는 왜 폭풍악성댓글에 시달리는 걸까. 나도 악담은 지워야 할까;; 지우지 뭐.]]></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618/50/cover150/8954617867_3.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7867</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나만의 데스노트</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84035</link><pubDate>Tue, 24 Apr 2012 02: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8403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0930250&TPaperId=558403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38/62/coveroff/8950930250_3.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895092861&TPaperId=558403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72/91/coveroff/8950928612_3.jpg" width="75" border="0"></a>&nbsp;<br/><br/>나도 에쿠스는 죄가 없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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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진짜 차 뒤에 목매달아 질질 끌고다니고 싶은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내가 이걸 실행에 옮기면 내가 빵에 간다는 걸 당해보지 않아도 아니까 참는다. 나쁜 인간 벌하는 것보다 내 안전이 더 소중할 때가 있는 법이다. 내가 죽어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인간을 내가 찾아내서 질질 끌고다닐 순 없으니까. 내가 특별히 착해서 안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럴 때 누군가는 키우는 반려동물이 있으면 먹히는 동물도 있다는 '의견'을 꼭 내미는데, 나는 이것은 사안이 다른 얘기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상처입고 아플 거 뻔히 알고, 내가 걔보다 강자라는 걸 알고 시작하는 괴롭힘의 행위는 악질이다. 나는 '도살' 자체가 아니라 '도살방법'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다. 물론 '도살'도 치가 떨리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살아있는 생명체(식물 빼고)를 차에 매달아 달리면 어떨지는 꼭 시험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고,&nbsp;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일로는 당연히 허용되지 않을 뿐더러, 그렇기 때문에 노인학대/아동학대는 처벌되고, 나아가 독재자의 권력 휘두르기를 막기 위해 민주주의가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어제 경악할 만한 악마 에쿠스를 보고 나는 평생 해보지 않은 육두문자와 욕을 섞어 저주를 퍼부었다. 데스노트 1위에 등극시켰다! 내가 죽으란다고 죽는 건 아닐지도 모르지만 신이 있다면 내일 죽었으면 좋겠다. 심지어 아주 잘근잘근 씹혀서 죽어야 한다고 거품 물고 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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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왜 그랬는지 생각해봤다.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고,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괴롭히는 건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는데, 왜왜왜, 꼭, 동물이라면 더 못 참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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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난히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괴롭히는 걸 못 보는 성향이 있고, 다른 모든 것을 참아넘기지만 본능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서는 분개한다. 혹자는 동물은 어차피 죽여서 먹는 거니까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육식주의자나 영양탕에 분개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기호이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긴 해도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하지만 변했다. 어릴 때도 이랬겠지만 스무살 때부터 강아지들을 물고 빨고 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내가 키우고 있지만 내가 크고 있다는 느낌을 엄청나게 받았다. 그 아이가 죽거나 다치거나 없어졌기 때문에 상처로 남는 게 아니라, 받은 것들에 비해 준 것이 없다는 생각에 더 눈물 짓는다. 아이들은 모두&nbsp;소중하다는 걸 알지만 누군가의 아이보다 내 아이가 더 소중한 것처럼, 한창 미쳐있을 때는 로또 1등과도 바꿀 거라는 생각을 했다. 가족을 잃었는데&nbsp;돈방석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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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nbsp;작은 것이 얼마든지 큰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티끌모아 태산'은&nbsp;그런 뜻의 속담은 아니지만, 반대의 경우에도 미친다. 개와 고양이는 괴롭혀도 괜찮다면, 그래서&nbsp;잘못되었지만 처벌이 미미하다면, 다음 번에는 심심해서, 이유없이 사람을 괴롭힐 수도 있는 게&nbsp;당연하지 않겠는가. 학습효과는 호기심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으니, 아이,어른할 것 없이(나는 지능과 지혜가 꼭 나이따라 간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동물을 괴롭히고, 부모에 달려들고, 친구를&nbsp;때리는 행위는 초기에 근절해야 하는 행위지, 절대 용서해야 되는 행위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nbsp;처음에&nbsp;작은 동물이었던 것이, 친구가 되고, 부모가 되고,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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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사형제도'는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고 했을텐데, 이제 사형집행 언제하나 기다리고 있는&nbsp;나를 보고 경악했다. 나는 그사이 많이 분노하고, 아파하고, 가차없이 냉혹해지고 있었다. 자꾸만 작은 걸 호의적으로 용서하면 나중에는 더 큰 것을 당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고, 이제는 완전히 그 생각이 온 마음을 지배해버렸다. 원래 다혈질인데, 이제는 참지도 않고 버럭!이 되는 것. 예를 들어, 누가 극장에서 앞자석을 발로 차거나, 기차에서 좌석을 자꾸 뒤로 빼서 내 다리 공간을 좁혀 온다던가, 버스나 공공장소에서 시끄럽다던가 하면 금세 버럭!!! 나 원래 이렇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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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의 학대를 '고양이'의 그것보다 더 못 참긴 하지만, 어제도 밤에 전단지 붙이러 다니다 길냥이들이&nbsp;음식쓰레기봉투를 뒤지다 야옹하면서 숨는 장면을 몇 번이나 목격했기 때문에, 집에 와서 네이버 검색순위 상위에 있는 사건을 보고는 더없이 분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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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노'와는 직접적으로 전혀 상관 없는 책인데, &lt;개의 사생활&gt; 보면서 눈물에 좀 젖고, &lt;몸짓의 심리학&gt; 읽으면서 내가 평소 어떤 몸짓을 많이 하나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지기로 결론냈다. 나는 원래 퐁퐁 타는 것처럼 혹은 용수철처럼 전혀 다른 짓을 한꺼번에 잘 하니까 이번에도 결론 꽤 괜찮은 것 같은데. 뭐, 악질은 꼭 악질에 해당하는 벌을 좀 더 가중적으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인데, 아직도 이 사회의 분노는 나 같지가 않아.. 친구 때린 아이는 나이 어리다고 용서해주고, 학교는 쪽팔린다고 덮고, 가해자 학부모는 오히려 피해자 학부모를 협박/공갈하고, 국회는 어이없는 법은 날치기 통과시켜도 절대로 이런 법에는 손댈 생각이 없고! 이제 익숙한 프레임이긴 해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왜 이리로 얘기가 튀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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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나도 저 인간 목 매달아가지고 질질 끌고 다니면서 죽을 때까지 쉬었다 또 끌고 또 끌고 또 끌고 그러고 싶다. 200km 달릴 수도 있는데! 왜 이렇게 사람을 악한 데까지 몰고 또 몰고 또 몰고 가는지 진짜 이런 똥덩어리보다 못한 인간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말을 안해 그렇지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짓에 대한 분노는 말할 것도 없다. 하다못해 징그러운 지네도 약으로 쓰이고, 연필 한 자루도 누군가에게는 삶의 이유일 수 있는데 이런 건 대체 어디다 어떻게 넣어서 갈아야 세상이 바로 설까. 화가 나서, 작고 연약한 아이가 이유도 모른 채 아프다는 말도 못한 채로 겪었을 고통과 몸소 느껴지는 듯한 아픔에, 진정하고 물 마시러 간다. 나는 가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왜 나쁜 건지 모르겠다. 법이어도 좋을 만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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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분들, 미안해요.
그런 거 있어요.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의 글은 결국 아무 것도&nbsp;바꾸지 못하지만 쓰고나면 좀 후련해지는 거. 어떤 건 특히 개인적으로 부당하게 여겨 온 가치관/원칙/트라우마 등과&nbsp;관련되어 특히 더 분노하게 되는 듯 합니다. 저는 아이/노인/동물 이유없이 괴롭히고 때리고 학대하는 거 제일 분노해요.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힘껏 보호해주기 힘든 약한 존재들인데요. 실제로 눈앞에서 봐도 버럭! 하면서 본능적으로 비난하거나 달려가거나&nbsp;몸 날아간다는. 누가 봐도 죽어야 할 만한 구제불능은&nbsp;사회악으로 분노유발자로 존재하면서 저 홧병나게 하지 말고 잔혹하게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요.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872/91/cover150/8950928612_3.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895092861</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핏빛 전쟁을 바라보다가</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68232</link><pubDate>Sun, 15 Apr 2012 22: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6823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35931&TPaperId=556823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37/50/coveroff/9154135931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사실 홀딱 벗은 채&nbsp;배를 부딪치고 신음소리를 내며 결합하는 과정이 더 '중대한'데도 불구하고, 사랑이 뒷받침되지 않은 욕정의 섹스에서 남자나 여자는 한 번쯤 '입에다가는 키스하지 말아요'라는 대사를 내뱉는다. 의아하다. 키스는 섹스의 전 단계인데 섹스하는 중에 키스는 안된다니, 이해할 것 같으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 영화 &lt;여왕 마고&gt;에서 혼란한 시대에 몸소 느끼는 공허를 오빠, 남동생 할 것 없이 온갖 남자들과의 잠자리로 채워가던 정략결혼의 희생자 가톨릭교도(구교도) '마고' 그러니까 이자벨 아자니의 입으로 절정의 순간에 이 대사를 들으니, 언젠가 그애가 했던 웃긴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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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가 아니므로 남자가 궁금했다. 아마 남자들은 왜 섹스를 안하면 살 수 없냐고 물었던 것 같다. 못하면 왜 승질 내냐고도. 왜 보채냐고도. 나는 어렸고, 막 키스없이도 몸을 내줄 수 있고, 처음보는 사람과도 눈빛만 통해서 잠자리를 할 수 있다는 이전에는 말도 안돼, 했었던 이론들을 가능하다 생각하던 중이었다. 결합이 감정이 아니라 욕망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남자들은 이미 알았는데, 그래도 내 생각은 남자들이 본능적으로 해야 하는 욕망해소와는 좀 다른 '이론'이었다고 스스로 생각. 아님 말고.&nbsp;더 어릴 때&nbsp;나는 '사랑하는 것'과 '잠자리'에는 별로 연관이 없지 않냐고 늘 반문하고 있었고(손잡고 잠만 자도 애기가 생기는 줄;;), 그애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도 내 말에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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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nbsp;결혼과 출산 이후&nbsp;아내의 거부로 횟수가 줄다가 줄다가 자존심 상한 남편이 요구하지 않자, 아내가 자존심 굽히고 들어가 다시 좋은 관계가 되었다, 부부의 잠자리에 밀당은 필요없다, 뭐 그런 기사에 2주만 참아도 큰일나는 남자의 특성상, 몇 년간 관계가 없었던 남자가 분명 어딘가에 해소하고 왔을 거라는 악성 or 저렴 or 편견 댓글이 달린 걸 봤다. 세상 남자들이 다 똑같지는 않을 거라고 나는 여전히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욕망이든 욕정이든 비난한다던가 하는 건 아니다. 그건 그냥 그분의 문제. 그분의 생각. &lt;섹스 앤 더 시티&gt;를 다시 본다면 사만다에게도 몰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역시 섹스는 아직 은밀하고 소중한 감정이지, 절제 안되고 참을 수 없이 열망하는 어떤 것이라고는 말 못하겠다. 갑자기 섹스론.. 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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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겼으니까. 라고 답하면서, 그럼 너는 왜 참는데? 라는 연이은 질문에, 가만 생각해보면 그게&nbsp;큰 의미가 없으니까. 그냥 넣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 뿐이잖아. 사랑한다는 표시내는 건데 니가 좋아하지 않는데 그게 뭐가 중요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그때 얼마나 웃었냐면, 남자들이 싸잡아 바보처럼 보이는 거다. 3초의 희열에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게 잠자리의 욕정인데, 그냥 흔드는 거라니,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연이은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그게 그러니까 서로 원할 때 해야 좋은거지, 짐승도 아니고 여자친구가 싫다는데 애원할 일은 아니지. 근데 남자는 그렇게 생긴 거니까 그렇다고 해서 욕하면 안돼. 여자도 나이 들면 남자보다 더 성욕이 강해져..&nbsp;어쩌고저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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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아자니 진짜 예쁘다. 일단은 궁중 예복과 드레스 등이 눈에 확 띄지만 그보다 살짝살짝 드러나는 쇄골과 허벅지 같은 게(아.. 이 페이퍼 19금!!! 우리 소이진님 어쩌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자인 내가 봐도 아름다운데, 자연스럽게 성욕을 부르지 않는다면 거짓말 아닌가. 나는 그림만 봐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다고해서 이 영화가 외설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건 아니다. 역사시대극인데 배경을 모른다면 모르지만 어느 정도 배경을 이해하고 보기 시작하면, 이보다 더 선명한 줄거리로 핏빛 역사를 재현하기란 힘들다. 오히려 뚝뚝 떨어질 듯한 피가 더 외설적이라면 모를까. 사내들의 욕망은 섹시하고, 숨겨진 질주는 가히 매력적이다. 성적인 면 말고. &lt;스파르타쿠스&gt;를 보면서는 느낄 수 없는 예술미까지 느끼고 있다. 미쳤나. 영화는 교육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역사의 한 획을 제대로 긋는다. 마침 온갖 미남 왕들과 남자들 그리고 그들의 약함, 비열함까지 부수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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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종교는 참 많은 이에게 빚을 졌다. 다양한 종교가 나름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우리나라로선 이해하기 힘든 몇 번의 종교전쟁. 사실 종교에 빗댈 뿐이지, 결국 어떤 명분으로든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싶어했을 거라는 어설픈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nbsp;빨갱이 이론은 정부를 부정하는 사상 덩어리이기라도 했지, 개인의 삶에 지극히 추상적으로만 자리한다 여기던 종교가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긴 근대에 일어난 천주교 박해에 비하면 이해할 만도 한데, 아무래도 종교는 문화 혹은 문명을 반영할 수밖에 없고, 주도권을 쥐는 순간 권력이 되므로 한편으로 엄청난 무기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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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여왕 마고&gt;야 말로 프랑스 구교와 신교,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사이에서 벌어진 종교전쟁을 소재로&nbsp;하는 대작이다. 시대는 16세기, 배경은 프랑스, 소재로 1572년 파리에서 일어났던 성바르톨로메오의 학살사건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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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 역사 1001 days&gt;에 이 사건은 이렇게 소개된다. (네이버 지식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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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위그노 공격으로 수천 명이 거리에서 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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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2년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날이 밝기 직전, 교회 종소리를 신호로 학살이 시작되었다. 끔찍한 폭력의 물결이 파리 전역을 휩쓸었다. 프로테스탄트 교도를 추격하여 집 안에서 살해하고 상점을 약탈하며 가족 전체를 몰살했다. 프로테스탄트 왕자인 나바라의 앙리와 프랑스 왕 샤를 9세의 누이인 발루아의 마르그리트의 결혼식이 며칠 전에 열렸으므로, 여기에 참석했던 위그노(프랑스의 프로테스탄트) 지도자급 귀족들은 여전히 파리에 머무르고 있었다. 도시에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이 결혼은 샤를 9세의 어머니인 카트린 드 메디시스가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간의 불화를 해소하기 위해 주선한 것으로, 가톨릭 설교가들 사이에는 비판의 물결이 널리 일었으며, 파리에는 반 위그노 감정이 팽배했다.<BR><BR>그 전날 위그노의 우두머리인 콜리니 장군을 노린 암살 시도가 있었다. 이후 24시간에 걸쳐 벌어진 사건에 대한 기록은 매우 혼란스럽지만, 8월 23일 밤, 가톨릭에 대한 복수를 두려워한 카트린이 자신이 좌지우지하던 나약한 왕을 설득해 도시에 남아 있는 위그노 귀족을 전부 처단하게 했던 것 같다. 콜리니는 병상에 누워 있다가 급습을 당해 칼에 찔려 죽었다. 다른 귀족들도 곧 목숨을 잃었다. 새신랑인 나바라의 앙리는 개종자인 척하여 목숨을 건졌다. 왕은 뒤늦게 학살을 중단시키려 했지만 이미 다른 도시로 번진 후였다. 10월이 되어 살인이 멈췄을 때에는 파리에서만 3천 명, 프랑스 다른 곳에서는 최대 3만 명의 위그노가 죽은 후였다.<BR><BR>스페인의 펠리페 2세는 대학살 소식을 환영했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축하 메달을 제조하도록 했고, 화가 조르조 바사리에게 학살에 대한 그림을 그리라는 임무를 맡겼다. 그러나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 대학살은 위그노의 반발을 진압하기는커녕 이러한 상황에 맞서 무장 봉기를 일으키도록 하는 결과를 낳아, 프랑스는 또 한 차례의 내전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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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분한 군중이 '위그노를 죽여라!'라고 외치는 광경에 나는 공포에 사로잡혔다."<BR>『쉴리 공작의 회고록』, 1638년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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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파리가 피로 물들다'라고. 이보다 더 잔인하고 포악하게 콕 집어낸 수식어가 있을 수 있을까. 영화는 이 싸움을 늦추기 위한 정략결혼으로부터 시작할 뿐이다. 아들 대신 통치를 맡게 된 카트린 드 메디치가 평화협정을 위해 딸 마고를 개신교도(신교도) 앙리 4세와&nbsp;결혼시킨 것이다. 프랑스 역사상 가장 잔인한 대학살이라 여겨지는 종교전쟁의 씨앗을 잉태한 달콤한 알약이었을 뿐인 이 결혼식을 시작으로 이제껏 해온 크고 작은 다툼을 종식시키리라 믿었던 개신교도(신교도)들이 안심한 순간, 카트린의 악랄한 뒤통수치기로 인해 세느강이 피로 물든다. 마고가 진짜 사랑을 알아본 것은 이날 밤이다. 피흘리는 한 남자를 숨겨주며 시작되는 사랑. 여기서 흥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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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미지가 강렬해서 특정 시퀀스가 전체 줄거리보다 붉고 짙다. 차라리 치정 살인이 낫지, 종교가 죽고 죽일 명분이 된다는 게 여전히 의문이지만, 사랑이 이유 없듯, 전쟁도 이유 없는 거여서 여튼 전쟁이 있었기에 이렇게 매력적으로 치장된 영화도 볼 수 있고, 좋지 뭐! 영화는 영화일 뿐, 내 것도 아니니까. 제3자의 시선. 요즘 이러고 늘어져 있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137/50/cover150/9154135931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35931</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매혹적인 진실게임</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67649</link><pubDate>Sun, 15 Apr 2012 16:3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6764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4528&TPaperId=556764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623/13/coveroff/8937484528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451X&TPaperId=556764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623/13/coveroff/893748451x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시작은 이랬다. 의도치 않게 한 달에 한 번 주문하는 책더미를 헤쳐&nbsp;제일 먼저 &lt;그레이스 1&gt;을 읽기 시작했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처음인데,&nbsp;실화를 모티프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요소가 있다고 해서 진즉 신간을 찜해두고&nbsp;두 권짜리 싫은데,싶었어도 망설임 없이 샀다. 수없이 쏟아지고 또 쏟아지는 신간들 중 내가 만나는 작품은 얼마 안 되고, 일단 망설이면 놓친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었다. 절반을 읽다가, 19세기를 배경으로 하는 미국/캐나다식 시대극에&nbsp;탄력 받아&nbsp;문득 생각나는 영화가 있어&nbsp;외장하드를 뒤졌다. 도둑이 아니고 내 것을 뒤지는 거니 금방 생각이 나야 하는데, 읽으면서 오늘 봐야지 했던 영화가 뭐였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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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그레이스&gt;는 여자이름인데, 이 여자는 정신병력을 의심받는 살인자다. 공범인 맥더못은 교수대에서 목이 두동강 났고, 그녀는 영원히 갇혔다. 그레이스와 맥더못의 손에 죽은 이는 그들이 각각 하인과 마구간지기로 일했던 저택의 주인 키니어 경과 가정부 낸시 몽고메리였다. 사랑이라고 했다. 그레이스는 키니어 경을, 맥더못은 그레이스를, 키니어 경은 가정부 낸시를 좋아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공범으로 모의한 일은 아니었다. 그레이스는 맥더못에게는 한 치의 호감도 갖고 있지 않았으니까. 그는 도구일 뿐이었다. 추근대는 맥더못에게 욕망의 화신 그레이스가 말한다. 나를 사랑한다면 낸시 몽고메리를 죽여줘. 그는 죽여야 할 대상을 향해 도끼를 날렸다. 피흘리며 애원하는 그녀를 지하실로 끌고 가 목을 졸랐다. 둘이 함께. 그들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 마침 키니어 경이 돌아온다. 맥더못이 그만 놀라서 쏜 총이 그의 심장을 관통한다. 둘이 손을 잡고 도망친다. 그레이스는 맥더못의 의견에 따라 메리 휘트니가 된다. 아주 잠시동안 뿐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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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스릴러도 아니고 미스터리도 아니다. 열여섯살의 그레이스를 영원히 가두고, 맥더못을 처형시킨 정체가 무엇이며,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따라가는 범죄 장르가 아니다. 대신에 남겨진 그레이스를 철저히 조명한다. 살인 후 재판대에서부터 교도소 생활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녀는 정신질환자 혹은 미친여자로 여겨진다. 갇히고부터는 도리어 어찌나 착실하게 생활하는지 모범수라는 칭찬이 자자할 정도로 일촉즉발의 오리무중 같은 존재다. 아무도 그녀의 가슴 안에 끓고있는 것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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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화는 이거였다. 개봉 안했다. 파일이 있을 리 없지. 책을 보면서 뇌리를 스쳐지나간 것은 이 영화의 줄거리를 읽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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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데인저러스 메소드&gt;가 생각난 이유는 &lt;그레이스&gt;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 후 그레이스라는 한 여자의 정신세계를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의학적 혹은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 때문이다. 때문에 전혀 상관없는 슈테판 성당이 불에 그을린 모습과 런던 지하감옥을 상상하며 재미를 메워나갔다. 중세/근세 분위기가 짙게 깔린 그레이스의 시대를 이해하지 않고는 계속 읽어나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중심에 조던 박사가 있다. 자수성가한 아버지와 타수성가한 어머니의 유복한 아들로 자랐다. 갑작스레 아버지만 돌아가시지 않았더라도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능력과 재능을 뽐내는 데 거리낌이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몰입과 끈기도 있었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벗어나려는 자존심도 있었다. 그는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는 대신 가고 싶은 길을 택한다. 달리기만 하면 될 줄 알았던 순간,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을 줄 알았던 성공이, 어긋난다. 모든 것을 예상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실 줄은 몰랐던 것이다. 가계가 기울 수밖에 없다. 이제 어머니의 희망은 아들 뿐이다. 어머니의 편지에 반색하며 화답하기란 짜증스럽지만 꼭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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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지식만으로 '환자'들의 세계를 분석해, 거대 교도소 겸 병원을 인수(정확히는 개원)할 예정이다. 그가 증명해야 할 환자가 바로 그레이스다. 소설은 지루하게 흘러간다. 심리치료과정 같기도 하고, 그들의 대화시간을 빌어 그레이스의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삶을 반추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왜' 없이&nbsp;'어떻게'만으로 힘겹게 나아간다. 아직은 그레이스가 태생부터 가엾다거나 영악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네,라거나 하는 연민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소설의 가장 힘 있는 단서들이 조던 박사(사이먼)와 그레이스의 상담시간에서 나오는 한 멈추지 않고 읽어야 하는데, 둘의 치료가 어떻게 발전할지, 2권까지 계속되는 이야기가 어떤 놀라운 비밀을 펼칠지는 몰라도, 이런 지하감옥 같은 얘기를 계속 읽기에 내 일요일 오후는 소중하니까. 샤랄랄라 하면서 일단 덮고 하늘 보러 공원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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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쓰면서 생각한 건데, 이 소설은 역시, 인간 본연에 숨겨진 본질적 욕망과 죄악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닐까. 오락가락 정신 차리지 못하는 사이 진실 없는 살인자가 되고 만 그레이스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순간에도 홈쇼핑에 나오는 핑크색 구찌 핸드백을 욕망하는 내 삶은 그레이스의 그것과는 전혀, 한치의&nbsp;접점도 없다. 인색하고 가식적인 독자 같으니라고.]]></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623/13/cover150/893748451x_2.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451X</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당신에게 오늘 밤을</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67404</link><pubDate>Sun, 15 Apr 2012 14: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6740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85871038&TPaperId=556740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16/91/coveroff/928587103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34760840&TPaperId=556740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10/49/coveroff/384243008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미쳤나봐. 궁상맞기 그지 없었다. 토요일 오후 세 시에 혼자 멜로영화라니.&nbsp;토요일만 되면 이상하게도 바깥으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갈 곳을 향해 준비했지만 결국 주저앉았다. 햇살이 따스한 봄날인데. 개나리와 진달래의 울긋불긋함이 간절했지만 마음과 달리 몸은 하염없이 어스러졌다. 춘곤증에 무기력함에 될 대로 돼라까지 총체적 난국이었다. 거실의 46인치 LCD에서 영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슬픔보다 더 슬프다니, 억울했다. 이 영화, 나는 전체가 슬펐다. 화면이 시종일관 울었다. 비현실 속에서는 어지간하면 울지 않는 나까지 울리지는 못했으나 아름다웠다. 삭막한 이기심 앞을 비추는 한 줄기 빛처럼 싱그러웠다. 모순적이게도 사랑은 바닥을 치는 순간 가장 사랑답다. 주인공들이 아파야 내가 웃는다.&nbsp;그는 늘 시간이 멈췄으면 했을 것이다. 남자의 병과 마음을 몰라서 시종일관 본연의 발랄함을 유지할 수 있는 여자도, 그런 여자에게 나서지 못한 채 가족이 되어버린 남자도. 사랑하는 여자의&nbsp;마지막 행복을&nbsp;엮으려는 남자도. 아직은 남자만 울지만 곧 여자도 울게 되리란 걸 예감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이슬처럼 물기가 묻어있는 촉촉한 슬픔이었다. 남자가 자신의 병을 이토록 오랜 시간 함께한 여자에게 숨길 수 있었다는 사실은 빼고, 공감대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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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자(크림)가 사랑하는 남자(주환)의 약혼녀(제나)에게 '파혼해&nbsp;주세요. 제가 사랑하는 여자가 당신의 약혼자를 사랑해요'라는 편지를 보내는 케이. 영화는 크림과 케이의 '스토리'에서 시작된다. 그와 그녀의 과거, 시간, 친밀의 농도는 현재 함께 하고 있는 평범한 날들을 만들어낸 세월에 있을 수밖에 없다. 새로&nbsp;찾아든 강렬한 사랑이&nbsp;익숙한 사랑을 이길 수 없는 것도 진리지만, 어떠한&nbsp;설렘도 친밀했던&nbsp;견고한 과거를 모조리 상쇄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둘은 어느 쪽이 어느 쪽의 충분조건이래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nbsp;둘 다 '고아'였다거나 '학교'를 탈출하고 싶어했다거나 하는 처음의 닮은 꼴이 이제와 중요하지는 않다. 두 사람은 함께 살았다.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주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오래 되면 될 수록 사랑이 깊어가거나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애를 빙자한 익숙함과 친밀함이 겹겹이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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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연애. 친구처럼 편안한 연애를 해온 나는 같은 젓가락을 써도 아무렇지 않고, 밥 위에 반찬을 올려주고, 먹던 라면을 통째 빼앗아 먹고, 상추쌈은 내 입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안으로 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이 유별나다거나 일상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스킨십과 사랑은 가짜가 아니라 일상이었다. 일상이 지루한 이유는 서스펜스(의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 무엇이 아니라&nbsp;현실인 것이다. 그녀와의 날들이 오로지 현실 속에만 존재하는 시간이어야 했다. 적어도 케이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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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는 현재가 허락되지 않으므로 미래를 산다. 내가 떠나면 남겨진 그녀를 어쩔 것인가. 케이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기는 연기처럼 사라질 꿈을 꾸면서, 자기를 대신할 누군가를 그녀에게 선물하려 한다.&nbsp;두 사람의 미래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크림은 케이의 손을 잡은 채,&nbsp;다른 남자(주환)에게 간다(보내진다). 일상을 버리고 꿈을 시작하는&nbsp;일이 '결혼'이라면, 그녀는 행복해야만 한다. 한편, 그의 사랑은 비극이지만 한 편의 시(詩)다. 詩는 노래로 제 존재를 다한다. 그녀는 사라지고, 남자는 숨어버린다. 연인에게만 가능한 숨바꼭질. 쫓고 쫓길, 숨고 찾을 대상이&nbsp;승천하는 이 순간에도 초침이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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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은 케이가 먹는 비타민 ABC의 정체를 언제 알아채려나. 다른 남자의 손을 덜컥 잡아버린 그녀가 조금은 야속하다 싶은 순간, 그녀가 내&nbsp;심장 깊숙한 곳에 생채기 낸다. 나는 이길 수 없다. 그녀는 제가 행복해야 그가 행복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느 누가 반짝이처럼 뿌려지는 마음의 조각을 감히 막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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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행여 다시 태어난다면, 아프지 말고, 버려지지 말고, 서로의 슬픔을 알아채지 말고, 서로에게 반하지 말고, 함께 살지 말고, 그녀가 그의 병을 좀 더 늦게 알게 되기를 바란다. 수없이 많은 경우의 수들 중 단 하나만 아니었어도 그들은 서로를 안을 수 있었을 것이다. 둘이 나눠먹는 뜨거운&nbsp;라면과 식탁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다. 죽어야 할 이유와 살아야 할 이유는 같다. 갈 수 있는 길은&nbsp;늘 하나 뿐이다. 내 쪽에서 최선을 다하면 항상 괜찮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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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프더라도 그들처럼 해야 한다는 것을 내 가슴이 깨닫고 있었다. 울지 않았으면서 보는 내내 가슴이 아련했던, 혼자만의 버둥거림이 이유가 있었다. 사랑이 부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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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공감하고 어디서 이해하고 어디서 사랑해야 할지 모를 처제와 형부였다. 드러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터였다. 말하지 않으니 누가 알 리도 없건만, 이들은 애매하다. 감정이 애매한지, 금기를 넘어서려는 용기가 부족한지 모르겠다. 피하고 외면하는 일련의 과정이 처한 상황을 타당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진 그들을 위로할 수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도, 인정하지 못하는 세상을 원망할 수도 없었다. 탄탄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폭발하지 않는 감정이 파악을 어렵게 한다. 명확하지 않은 것을 명확하게 하는 것만이 영화라 생각했던 지난 날을 전복시키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편, 우물쭈물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말하지 않음으로서 완벽해지는 말도 있는 것이다. 아내의 여동생, 언니의 남편을 품는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잣대를 들이대어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언니가 여동생을 감싸주듯, 형부가 처제를 감싸주는 것은 당연하다. 죽도록 사랑한 남녀도 결혼해서 살다보면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다' 되는데 뭘. 중학생이던 꼬맹이는&nbsp;언니의 남자가 되기 전의 형부를&nbsp;선생님이라 불렀다. 한 집에 산다는 것은 그 사람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다. 울타리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당사자들만이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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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들만 아는 것. 비밀스러운 관계 속에는 늘 엿보고 싶은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고, 숨겨진 관음증을 발동시킨다. 어떤 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것과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보는 것 사이에는 미묘하지만 커다란 차이가 있다. 생각과 실현. 상상은 죄가 아니라 활력소다. 금지될 수록 희열이 크다. 아마 언니의 죽음 후에도 반복되는 서로간의 회피와 기다림이 반증일 것이다.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것 뿐이다. 다스려지지 않는 어떤 감정을 품고 사는 것 뿐이다. 누구나 하나쯤 간직한 비밀을. 이 단순한 사실 앞에 봐야 할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얹히지 않으려는 필사적 노력과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보호해주려는 끊임없는 진실의 숨김이다. 불꽃이 터지는 순간, 둘은 서로에게 다가갈지, 멀어질지 알지 못한다. 가던 길을 갈 뿐이다. 비밀을 아는 두 사람이 발설하지 않을 경우, 세상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폭발이 없으니 파편이 있을 리 없는데도, 용기내지 않은 그들이 다행스럽게도, 답답하게도, 이런 내가 가증스럽게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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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절반쯤 세상과 담 쌓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이유. 그들의 편에 설 것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10/49/cover150/3842430080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34760840</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당신의 욕망을 욕망하는 일</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56834</link><pubDate>Mon, 09 Apr 2012 18: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5683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852063&TPaperId=555683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38/60/coveroff/892585206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6000005886&TPaperId=555683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1/41/coveroff/600000588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7999009&TPaperId=555683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9/28/coveroff/898799900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16475054&TPaperId=555683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56/28/coveroff/3712430987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다른 삶. 어떤 삶이요? 어째서 다른 삶을 살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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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다면 누구 하나는 묻지 않았을까. 강물이 흐르듯&nbsp;흘러가는 게 삶인데, 다른 삶을 살라니, 나는 내 삶조차 정의내리기 혼란스러운데, 대체 당신이 얘기하는&nbsp;다른 삶이란 무엇인가요. 언젠가, 미이라의 전복된 이미지를 설파하는 프리젠테이션 발표자에게 질의자로 예정된 내가 질문했다. 미이라의 왜곡된 이미지를 탓하려면 일단 미이라의 원 이미지를 먼저 다수가 받아들이도록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는 미이라의 원 이미지에 대한 언급은 없네요. 결국, 아무 것도 '원(original)'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소설 &lt;은교&gt;에서 이적요는 제자 서지우에게 밤하늘의 별이 반짝인다는 것마저도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의 고정된 이미지일 뿐이라며, 전복되지 못하는 사고(생각)로는 어떠한 시적 번뜩임도 찾을 수 없다는 강의록으로, 시, 나아가 문학의 한정된 둘레와 보수적 문학계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그것은 결국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작가가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독자, 아니 그보다 더 큰, 세상에 고하는 일침이 된다. 별빛이 반짝인다는 사실마저도 당신들이 만들어낸 거짓된 허상, 고정된 이미지에 불과하다면서. 문학에서는 허상과 실질의 괴리만이 대상을 빛나게 한다. 언어도, 이미지도, 메시지도. 아마 다른 어떤 대상에 대입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간은 안정을 원하는 동시에 변화를 추구한다. 욕망과 열정, 변화와 괴리는 맹물에 뿌려진 달콤한 설탕 아니면 소금 같은 것이다. 어느 하나만 있거나 둘 다 흔들리거나 하는 한, 갈대처럼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정과 경직된 결혼생활, 고정된 인간관계와 환경 등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또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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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과 변화의 어디쯤. 그것만이 삶을 가능케 한다. 결국 부서질 어떤 삶도,&nbsp;반짝임이 눈부셔&nbsp;외려 어두운 어떤 절망도, 침잠하는 고요의 찰나에도 나만 다른 삶을 살아도 될까요, 하는 의문을 품는다. 사랑, 일, 사회, 사상, 신조, 신앙, 가치관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nbsp;여전히 허락되지 않은, 찢어발겨진 허무의 삶을 나는 이 영화 &lt;이민자&gt;에서 본다. 지독히 열망할 수록 그림자는 훨씬 더 짙은 법. 욕망이 원칙을 능가하는 세상은 아름다운가. 아님 반대가 평화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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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보고 영화에 꽂힌 건 오랜만이다. 잡지 표지모델 같은 두 남녀의 깊은 포옹과 입맞춤(입맞춤이 깊었는지 어떤지는 내가 알 수 없..). 여자는 조막만하게, 허리는 더 잘록하게, 허리를 감싼 남자의 손은 의도적으로 더 크게 표현하면서 깊어지는 욕망과 열정의 강도를 표현했다. 사진은 정말로 모든 걸 품고 있다. 이들은 서로를 완벽하게 가졌다. 적어도 갖고 싶어하는 걸로 보인다. 욕망을 욕망하고, 욕망하는 욕망을 더불어 욕망하면서 점점 내가 당신을 원하는지, 당신이 나를 원하는지, 내가 당신을 욕망하는 나 혹은 당신의 욕망을 원하는지 뒤죽박죽 되어버리면서 달리는 방향이 어긋난다. 여자의 안에서 갓 나온 남자가 그러하듯 욕망이 제대로 분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랑은 사랑이라서가 아니라, 일방의 욕망이 향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지켜보는 일이므로&nbsp;위험하다. 그런 점에서 1930년에 나온 브뉘엘의 &lt;황금시대&gt;는 지독히 매력적이다. 필모그래피 전체가 적절한 성욕분출을 허용하는 작품들이므로, 황홀이 극에 달한다.&nbsp;한때 내가 베르니니와 클림트를 보며 느꼈던 엑스터시가&nbsp;내가 태어나기 한 달 전에 사망한 이 감독에 의해 철저히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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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딸을 사랑하는 것도, 누이를 사랑하는 남자도, 아내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어린 여자도, 한낱 성욕으로 여자를 범해 아이를 잉태한 억세게 운 좋은 남자도, 사랑하는 행위와 방법에 문제가 있을 뿐, 사랑하고자 하는 자연적 육욕과 좀 더 고결하다 믿는 정신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 않는다. 버려진 삶을 책임지는 일은 오로지 자기 자신에 의해서만 가능한가. 여자에게 자신의 몸과 몸안에 잉태된 아이까지 모조리 책임지라는 건 얼마나 모질고 가혹한가. 아버지의 아이를 배고 사산하고 낳은 여자라는 말로 이 여자의 벅차고 고된 삶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은 고귀한 것이기 때문이다. 신은 어째서 하루에&nbsp;두 끼 이상, 최소한의 잠, 추위,더위를 느끼는 감각, 짐승 같은 짓으로도 생명을 잉태시킬 수 있는 능력을 주셨을까. 오빠나 남동생에게 시집가고, 형이 죽으면 형수를 취하고, 자매가 한 남자에게 안기는 일련의 일들과 아버지가 딸을 범하는 행위는 동급이다. 이것조차 이적요의 말로 이해하면 고정된 이미지, 만들어진 이성일 뿐 본능의 도덕성은 아닐거란 사실이다. 신은 대체 왜. 인간을 어떻게 믿고 이 모든 걸 허락하셨나.&nbsp;오늘날 욕망이 도덕을 이겨 비극을 낳은 경우, 아무리 예쁘고 건강하고 소중하더라도&nbsp;생명이 꿈틀거리지 않으면 차라리 좋겠다는 생각을 더러 했다.&nbsp;도덕적이지 못하게 태어났대서 태어남을 비난한다면, 기회의 평등을 빼앗는 폭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가장 현대화되고 제일 이성화된 현 사회는 이 모든 폭력을 묵인한다. 어느 쪽이 더 나쁜가. 행위를 단지 형벌로 처벌할 수 있는가. 형벌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되갚아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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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을 원하는 행위가&nbsp;자연스럽듯, 젊은 여자나 젊은 남자를 품고픈 나이든 이들의 욕망도 자연스러워서, 그건 이성으로 통제될 뿐이지, 자연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문학 속에서 너나할 것 없이 설파하고, 실제로도 왕왕 벌어지는 이 '짐승 같은' 일들이 단지&nbsp;꿈인 게 아닌 걸 보면, 욕망은 내재되어 있지만 욕망을 찍어눌러 억제한다는 이론이 그 반대보다는 더 이해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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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욕망하는 아버지는&nbsp;실제로도 존재한다. 당연히 문학으로도 존재할 밖에.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아니라, 이&nbsp;여자의 삶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아버지를 손가락질 하는 일과는 별개로, 여자의 삶은 이해되어야 한다. 어릴 땐, 아빠나 오빠, 동생에게 꽁꽁 숨겨진 몸을 언제부터 가까웠는지도 모르는 낯선 남자에게는 보일 수 있다는, 평생 보이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던 적도 있다. 물론 그 반대의 이론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나를 낳아준 이는 갖지도 얻지도 못하는 몸을 타인에게는 허락한다는 사실이 비이성적이게 느껴졌다. 그때 나는 많은 것에 의문을 품었으니까. 알을 낳고 품는 인고의 과정이 아니라, 단지 욕망을 분출하는 '행위'로 잉태되는, 고귀한 존재의 삶이 늘 불공평하다 여겼다. 책임이 사라진 생명잉태가 가능하게 하려면, 태어난 즉시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해체되어야만 한다. 어떤 동물들처럼.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고리는 바로 이게 아니었을까. 끊어낼 수 없는 천륜의 관계가 허락된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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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선물 받은 전자책은 역시, 가끔 프린트용 자료로, 대부분 예상대로 만화책 보는 일에 쓰이고 있다. 
그리고 싸돌아다니는데 재미 들려서, 나는 지금, 놀러간다. 데이트 하러 ^_____________^]]></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356/28/cover150/3712430987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16475054</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왜 내가 슬프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나요.</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46361</link><pubDate>Wed, 04 Apr 2012 13: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4636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71130&TPaperId=554636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74/0/coveroff/898437113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85871364&TPaperId=554636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09/86/coveroff/928587136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264466X&TPaperId=554636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88/16/coveroff/919264466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50900569&TPaperId=554636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img/19img_off_0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86115373&TPaperId=554636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img/19img_off_0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546361'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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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갔다 하다가 비로소 갔다. 내 곁을 스쳐간 모든 이들은, 종국에는 이별조차 고하지 않고 갔다. 마치 이 사람들처럼. 드라마는 시즌2 초반을 보다 아껴두었다. 뒤늦게 만화책을 시작했다. 왜 이제 만났나 싶었는데 금세 가버린다. 심야식당은 원래 누군가를 붙잡는 곳이 아니라 보내주는 곳이다. 먹먹해지는 가슴을 붙잡고 한참을&nbsp;외로이 먼 산 올려다 보게, 심지어 배낭 매고 산에 오르게 싶게 하는 이상한 만화. 방울방울 맺히는 땀방울의 포만감과 뜨뜻함이 그림 속에도 여전히 살아있어 놀랍다. 드라마는 정말로 싱크로율 100%였구나, 새삼 감탄도 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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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여자로서의 은교가 궁금해서 당시엔 관심도 없던 소설을 읽는다. 남자에게 영감을 주는 어린 여자는 한때&nbsp;놀랄 만치&nbsp;선망의 대상 아니었던가. 사실은 김무열을 좋아한다는, 윤승아 부럽다, 꺅 &gt;.&lt; 이건 주책이지만, 강성연과 일일극에 나올 때부터였다는, 이 말을 숨길 수 있었으면, 했다. 순정마초 이미지인데 바람직하게 생기기까지. 아, 숨기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박해일이 아니라 김무열을 좋아한다. 여성을 욕망하는 남성의 지독한 폭력을 그린 이야기로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몸서리치면서도 이상하게 좋았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이 전부였다. 첫 섹스가 미성년자일 때는 아니었으니, 섹스에 대한 환상을 키우기에는 지독히 나쁜 영화들이었다. 그래서였나. 특히 &lt;섬&gt;이 좋았다. 낚시바늘. 그때는 그게 뭔지 몰랐다. 지금은, 당시에도 내가 그걸 이해했다고 말하고 싶다. 어느 순간에도, 욕망이 해서는 안되는 짓을 허락할 때가 일생에 몇 번쯤은 있다. 그래서 불행해진 사람도, 때문에 바닥까지 내려간 사람도. 심지어 절대로 그래서는 안되는 순간에도,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순간에도, 그러지 않거나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그때, 그때는 극장 앞을 서성이며 순해 보이는 어른에게 표를 사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lt;나쁜 남자&gt;는 그렇게 해서 들어갔고, 무대인사 온 조재현과 친구는 악수했다. 내 나이 막 스물&nbsp;되던 1월, 지금처럼 멀티플렉스 극장이 많지 않던 시절, 서면의 어느 작은 극장에서였다. 한동안 그의 영화를 보지 않았고, 왜 그를 보며 세상을 동경하거나 절망했는지 더 이상 잊었지만, 이 소설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했다. 왜인지는 지금도 모르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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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겠지. 알고 싶은 욕망 논외로 하고, 매번, 모든 걸, 다 알 필요도 없고, 그럴 수 있으리라는 건 착각이다. 이해되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 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욕망은 내 것을 먼저 들여다보는 게 인지상정. 손가락질할 만한 대상도 못 된다. 욕망한다는 이유로 비난 받는 건 억울하다. 나는 너를 욕망한다,고 말하는 게 차라리 옳다. 무너져도, 무너질만 하니 그럴 것이고, 반대는 또 반대일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럴 것이다. 세상이 달려든다. 언젠가 화가 나서 소주를 들이키다 그 앞에서 속을 다 게워내며 울던 때처럼. 방은 칙칙하고 갑갑했다. 그랬지, 방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랬다. 그 시절 종종 내 마음은 전등 하나 없는 터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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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지 않았다. 시험치러 갔다. 내가 나이가 제일 많을 지도 몰랐다. 놓친 게 많지만 아는 것도 많을 거라고 자위했다. 침착하고 고수답게 문제를 풀고 가뿐한 걸음으로 집에 돌아오는 길, 참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겁났고, 막막했다. 왜 아무도 지금 아니라 다음이라도 괜찮다고 말해주지 않는 걸까. 아니, 말하지 않는 걸까. 어째서 모두 지금도 늦었다고 말하는 걸까. 속물이다.&nbsp;그러면 나는 아닌가. 정답이&nbsp;공개되면 나는 점수를 매기고 좌절할 것이다. 사랑보다 인생보다 이 순간이 제일 두렵다. 꿈이다. 꿈에서도, 꿈 속 꿈에서도 걱정하고 애닳아 한다. 소화불량에 만성 배탈까지 달고 산다. 특별히 긴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걸 막을 수가 없다. 내 몸은 정직하니까. 약간의 긴장이 도움이 되기도 했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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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새론이가 원빈이랑 만났을 때보다 더 어릴 때다. 천상의 화원 곰배령을 쭉 보다가 어느 순간 드라마가 끝나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중간까지 어정쩡하게 보다 만 상태다. 이 아이는 특별히 예쁘거나 예쁜 짓을 하지 않는데도 어느 순간에나 빛난다. 연기하는 여자아이가 아니라 오로지 여배우로 대한다던 원빈의 말은 맞았다. 이 아이는 여자아이가 아니라 여배우다. 심지어 자신을 알리지 못했던 이 영화 속에서도. 온몸으로 작은 고독을 콸콸 뿜어내는 멋진 여배우. 몰라도 되는 것을 혼자만 배운 듯한 이 작은 여배우는 점점 더 앞날의 연기인생이 기대되게 만든다. 예쁘고 귀여워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기가 가진 에너지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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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티비에서 무료로 풀린 &lt;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gt;를 보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여자도 자신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시켜 준다. 완벽한 남편과 잘 자란 아이들이 아무리 내 손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해도 그들이 완전한 내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이제 엄마는 아빠 보다 친구들을 더 많이 만나러 간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보다, 엄마가 젊을 때보다 훨씬 더 친구들이 많고, 나는 그게 참 기쁘다. 엄마에게 뿐 아니라 내게도 참 다행이고 기쁜 일이다. 엄마가 외롭지 않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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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lt;패션왕&gt;에서 신세경은 언제나 빵과 우유, 컵라면과 커피를 먹으며 쪽잠을 잔다. 한때의 치기나 가출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이 예쁜 스물 한 살의 여자아이는 하늘 아래 어디도 갈 곳이 없다. 부모님 대신 돌봐준 부띠끄에서도 늘 눈치밥과 쪽잠 그리고 구박을&nbsp;견디며 지냈다. 그러다 온 힘을 다해 지원한 미국의 유명한 패션스쿨에 4년 장학생으로 뽑힌다. 다음 이야기는 길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국에서 추방 당해 돌아와 다시 갈 곳을 잃는다. 여기저기 구하고, 쫓겨나고, 부탁하고, 자존심 굽혀야 한다. 국내 패션 브랜드 후계자 이제훈과도 순간의 인연이 있어,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염치불구, 그를 찾아간다. 냉정하고 어렵게 보이는 그도 처음에는 신경질 내지만 결국에는 모두 다 들어준다. 일단 경청한다는 것은 들어주겠다는 뜻이고, 부탁을 들어준다는 것은 호감이 있다는 것이고, 호감을 쌓는 순간 남녀 사이에는 묘한 신경전이&nbsp;싹틀 수밖에. 처음에 이 드라마는 예고된&nbsp;일과 사랑을 좇는&nbsp;청춘남녀의 멜로였다. 어느 순간에는 뻔한 그들의 밑바닥 삶이 진저리치게 싫으면서도, 부럽게 느껴졌다. 나는 저렇게 쪽잠 잘 정도로 밑바닥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무섭고 두려운 것도 많다. 때문에 누군가 밑바닥에서 팔을 허우적대도 나는 이해하지&nbsp;못했으며,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비슷한 처지의&nbsp;유아인과 신세경은 끊임없이&nbsp;티격태격하면서도 마음 한 켠 깊숙이에서부터 서로를 생각한다. 진심으로 걱정하고 진심으로 함께 한다. 아직은 사랑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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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빵집에서 사온 곡물식빵&nbsp;두 쪽으로 끼니를 달래며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공부를 한다.&nbsp;커피 마신 컵이 쌓이고 볼펜으로 끼적인&nbsp;연습장의&nbsp;깨알같은 글들이 한꺼번에 달려들 때 비로소 밑바닥 삶을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잠은 편하게 자잖아. 실패해도 돌아올 곳이 있잖아. 새로운 길을 가고 싶더라도 완전히 마이너스부터 개척하지는 않아도 돼. 비용과 시간을 계산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지만, 일단 마음으로 기댈 곳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든든하다. 아무 곳에도 기댈 데 없어 늘 부탁하고 쪽잠자고 시간에 쫓기는 어떤 여자아이의 삶보다. 그래도 그녀는 처량하게 보이지 않는다. 열정과 재능이 이 모든 것을 반전시킬 힘을 갖기 때문이다.&nbsp;그녀가 달리는 길에 넘어지지 않도록 손을 덥썩 잡아줄 누군가가 분명 나타날 테니까. 질투와 시기, 좌절과 눈물도 있을 테지만, 달려가는 길에 함께 달릴 누군가 있다면 나쁜 것까지 경험하는 삶도 괜찮을 지 모른다는, 모르지만 장담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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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nbsp;아이리버 스토리를 선물 받았다. 화이트데이에 거절한 사탕 때문이기도 하지만, 요새 아무도 사탕을 먹지 않아,라고 말한 게 미안해서 그럼 책 몇 권 정도&nbsp;받고 싶어, 했더니 이걸 사왔다.&nbsp;관심 없지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좋아서 자기 전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좋은 점이고,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 여전히 많이 빈약해서, 컨텐츠, 컨텐츠,&nbsp;어째서 컨텐츠 확보가 중요한 지 알겠다. &lt;파리 5구의 여인&gt;이 첫 책이 되었고, &lt;은교&gt;는 내 삽질로 노트북에서 봐야 했다. 제휴 사이트와 기기의 호환이 안된다는 점은 여전히 실망스럽고, 컨텐츠 확보는 시급한데, 이 기회에 만화책과 원서를 보면 되겠다는 기특한 생각을.. 했지만 그걸 언제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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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칭찬과 놀라움으로 가득한데,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며 틀어놓은 &lt;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gt;는 끝나가고 있고, 점심시간&nbsp;뽑아 쓴 페이퍼 대신 점심은 커피와 식빵 한 쪽으로. 어차피 소화도 잘 못 시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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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환상을 이토록 처참히 깨뜨리는 더글라스 케네디 때문에, 아무리 반짝이는 도시라도 그림자는 갖고 있는 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잊지 않았지만 늘 기억하는 것도 아닌 이 사실 때문에, 때로 웃고 때로 울며 너나할 것 없이 살아가는 것 아닐까. 파리&nbsp;10구, 파리의 허름한 터키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곳. 여기서 생활을 시작한 꼬일 대로 꼬여버린&nbsp;전직 교수 미국 남자 해리.&nbsp;끓어넘치기 전에 덜어내야 하는 것이 이치니까. 겉으로는 낭만적이지만 이방인들에게는 전혀 허락하지 않는 냉정하고 아픈 도시, 파리. 파리에 가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도 된다. 이방인으로서의 여행자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배우지 못하는 여행에 의미가 있을까. 누구나 일부분도 제대로 못 볼 뿐더러, 그조차 힘든 일이므로,&nbsp;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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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알겠다. 우울증은 겨울에 오는 게 아니라 봄에 오는 것.
의기소침병은 나를 둘러싼 상황과 날씨와의 괴리에서 시작되는 것.
그 중에서도 나를 믿지 못하는 병이 제일, 가장, 나쁜 것.
점심시간과 보던 영화는 동시에 끝이 난다는 것.]]></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410/56/cover150/8925290340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290340</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봄이다, 살아야겠다</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40721</link><pubDate>Mon, 02 Apr 2012 01: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4072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35982&TPaperId=554072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32/42/coveroff/915413598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140074X&TPaperId=554072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7/72/coveroff/3732430761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봄은, 가을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른다. 서울은, 시애틀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른다. 남자의 추억이 여자의 미래를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어떤 남자는 알지 못한다.&nbsp;이 남자는 책임질 게 아니면 잘해주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모른다. 눈빛으로 붙잡고, 추억으로 얽매어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 무엇도 주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준다. 여자는 끝까지 참아줄 게 아니면 아무 것도 참아서는 안된다. 여자는 오로지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책임을 져야 한다. 남자의 죄를, 행복을, 여자가 감당하게 해서는 안된다. 그게 사랑이라도. 애나는&nbsp;이 벅찬 사랑&nbsp;때문에 불행해진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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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트기도 전에, 뭉개져야만 하는 인연이 있다. 주고받은&nbsp;거라곤 시계, 30불, 72시간 그리고 마지막 키스밖에 없는 연인이 있다. 그리고 담보 없는 약속이 있었다. 마주앉은 식사가, 함께 나눈 대화가, 부서지던 시간이 마지막이라는 걸 몰랐던 연인이 있다. 연인은 몰라서 계속 모른다. 모르는 채 한다. 마음은 놓아둔 사람과 받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비와 안개가 그와 그녀를 둘러싸고, 시간이 그와 그녀를 가른다. 돌아가고 싶지 않아도 돌아가야만 하는 여자가 있다. 보내고 싶지 않아도 보내야만 하는 남자가 있다. 원하지 않지만 가야만 하는 남자가 있다. 많은 것이 다가오지만 많은 것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남녀가 있다. 접히지 않았는데 어긋나버린&nbsp;인연이 있고, 어그러진 시간이 있고, 돌아가지 못하는 남자와 기다리는 여자가 있다. 아무 것도 아니던 여자와 남자가 만나 서로에게 뿌리내리기&nbsp;무섭게 다시 타인으로 돌아간 어떤 성별 다른 사람들이 있다.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남자는 알았고, 돌아올 거라는 사실을 여자는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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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데, 오지 않는다. 기다림이 모자라서일까.&nbsp;해일과 지진과 폭풍우가 비와 안개 때문에 번지수를 잘못 찾아간, 그런 사랑이, 여기 있다. 기다리는 나와 오지 않는&nbsp;당신과 무심하게&nbsp;흘러가는 시간, 그리고 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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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알고 있는 그녀가 이 영화를 좋아한다. 그녀는 브룩클린으로 훌쩍 떠날 시간도 경제적 여유도 용기도 모두 다 갖고 있는 사람이다. 서글픔과 동시에 화려하게 피어날 20세기 마지막 도시의 아픈 삶들. 감당할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겠지.&nbsp;감히 꿈꾸지 못해서 앓았다. 나가는 문을 찾아봐. 화살표가 없어. 누군가 말한다. 들어오는 건 이정표 없이도 괜찮았잖아. 그래, 괜찮았어. 이제 괜찮지 않아진 것 뿐이야. 모든 것이 처음과 같을 수는 없는 법이야. 나도 알아.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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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거리에서 떨어지던 꽃잎을 줍는 건, 나와 당신 뿐이었다. 더 가야할지, 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내 앞에 당신이 와주었고,&nbsp;더이상 헤매지 않을 수 있었다. 고맙다는 인사는 가닿지 못했지만&nbsp;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nbsp;나머지 이야기를 완성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끝나지&nbsp;못한 이야기가 기다리는 곳에서 아무 것 잊지 않을 수만 있다면 열린 결말로 조용히 마무리 지어도 여전히 아름다우리라. 삶이 계속되는 한. 제시와 샐린느가 만남 내내 파리의 골목을 걷고 또 걷던 것처럼 우리는 다시 바다로 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밤바다의 먹먹함과 냉기를 견디며 부스러질 듯 껴안거나 이별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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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와 다르기 때문에 좋은 거예요. 그와 처음으로 키스했을 때는 팔베개와 쓰다듬는 손길이 영원히 유효할 줄 알았던 눈부시게 화사한 나이였다. 거절 당해도 죽고, 헤어짐에도 죽고, 사소한 오해에도 죽었다. 나를 여럿 죽이고서야 비로소 덜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이제 거리에 내가 흘린 마음은 없다. 서글픔이 떨어져내리는 어느 브룩클린 거리에, 스스로도 수긍할 수 없는 미친 욕망이 무더기로 쌓인다. 눈물은 고독에 스며든다. 다치고 싶지 않은 이들은 소리도 없이 상처 입는다. 스스로낸 생채기에 몸서리친다. 사방이 막힌 방을 탈출할 수 없어 마른 울음으로 아우성칠 때, 비상구는 열릴 것이다. 생애 단 한 번, 가장 살고 싶은 마지막 순간에. 화살표를 그려줄 수 있다면, 사랑일까. 봄이다.&nbsp;간절함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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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 때, 내가 저지른 모든 잘못을 용서해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는 절망했을까. 둘은 단 한 번 제대로 만난 후 그대로 무너진다. 남자는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으로 내내 그녀의 곁을 지키고 감싸주다가, 위험에 처한 순간 달려와 구해낸다. 나만의 방에 갇혀 한동안 꼼짝하지 못할 때, 이 영화는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나를 찾게 해줬다. 다시 일어났다. 이런 마음으로도 괜찮아. 관찰에서 시작된 마음. 지켜준다는 의미와 숨어서 보는 마음이 교차하는 욕조씬과 질주씬은 어떠한 경우에도 몰입하게 하는 슬픈 장면이다. 설경 위로 전복된 자동차, 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 그녀의 죽음이 있는 곳에서 그와 만나는 또 하나의 슬픈 사랑. 사랑이 또 다른 사랑을 보내준 것인가. 오차로 범벅된 삶 속에서 작은 의미를 찾는다면, 내가 여전히 누군가를 보고 있다는 것. 그것만이 축복. 봄비가 내릴 것이다. 혼자만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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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봄에&nbsp;만난 영화는 이다지도&nbsp;벅차게 쓸쓸하거나 절망스럽단&nbsp;말인가.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37/72/cover150/3732430761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140074X</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거기서 웃을 수 있을 때</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29400</link><pubDate>Tue, 27 Mar 2012 21: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2940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3581194236&TPaperId=552940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510/82/coveroff/3581194236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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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차이라 그녀와 나의 성장이 같거나 비슷하겠지만, 아 물론 세대가 그렇다는 거지, 가수와 평범 여중생의 차이는 한없이 멀고도 멀었을;;,&nbsp;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어도 좋아하는 목소리는 아니다. 봄이 가나 싶더니 어느 새 여름이 다가오고 있을 때, 예쁘고 깜찍한 여자아이 장나라가 내놓은 데뷔앨범을 들으며 수험생활 마지막 해를 보냈다는 뭐 그런 이야기의 연장선에서 얘기하자면,&nbsp;박지윤을 보면 늘 타이틀곡이 화려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지만 다른 여고생 가수가 그랬듯 음악성 짙은 가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나른하고 답답한 목소리는 그다지 특별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한동안 모습을 감췄다. 갑자기 나타나 진짜 하고 싶었던 노래를 한다며 부른 「바래진 기억에」는 정말로 좋았다. 무언가를 어느 정도 배우고 겪고 느꼈지만 여전히 모르겠는 세상에 대한, 사랑에 대한 여자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른 곡들은 꼼꼼히 반복해서 못 들었지만 한 곡이 좋아서 그걸로 괜찮았다. 시적인 가사도 참 좋아서 힘들 때,라기 보다는 간헐적으로 도움이 됐다. 감정을 끌어올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거나 하는 점에서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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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팠다. 사흘을 끙끙 앓으면서도 꼬박꼬박 해야할 일이 있었다. 조금 나아지자 세상이 달리 보였다. 아픈 것만 낫는다면 나는 사흘밤 아니 일주일밤을 꼬박 새며 무얼 해도 모조리 다 해낼 자신이 있었다. 그즈음 &lt;패션왕&gt;도 봤더니 이 마음은 진심이 담겨&nbsp;점점 자라났다. 내가&nbsp;하고 싶은 것들은 결국 대기업 입사도, 사업도, 박사학위도, 떼돈버는 것도 아니니까 나이탓, 세상탓이 전혀 아닌 거잖아.&nbsp;낫기만 하자. 낫기만 해라. 막연한 결심이 지나자 점점 나름 잘 살아낸 과거가 어이없게만 보이는 거다. 이상한 현상이었다. 나는 어째서 세상을 이렇게 널널하게 살았지. 사실은 어릴 때부터 밤 꼬박 새며 일하는 직업에 대해 무한 환상을 갖고 있었다. 밤에는 온 세상이 캄캄해지고 그러면 당연히 모든 사람은 잠이 들어야 하는데, 나만 깨어있는, 나는 꿈을 위해 일하는 상황이 생각만 해도 좋은 거다. 물론 실질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도 있지만 여기서는 그에 대해 논할 만한 가치가 없다. 샤를 드 골 공항에서 허탈하게 놓쳐버린 비행기를 뒤로하고 새로 티켓팅 해야 했는데, 카운터에 있는 어떤 여자가 불어와 영어를 섞어 외국인 승객을 상대해주고 다시&nbsp;내게 우리말로 얘기하면서 모니터를 두드렸다. 그러다 눈을 살며시 비볐는데, 단지 그 모습만으로도 그 여자의 고단한 하루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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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nbsp;가는 비행기에 타고 있어야 할 내가 놓친 비행기 티켓에 차지 30만원을 물고 새로 티켓팅 하면서 걱정은커녕, 나도 저렇게 3개 국어 할 줄 알면 좋겠다거나 밤에 눈 비비며 일하는 직업 멋지다거나 그런 생각한 건 완전 의외다. 어쨌든, 그녀에게는 일상이겠지만 꿈을 찾지 못하고 여기저기 쏘다니다 취업마저 늦어버린 내게는 꿈처럼 보였다. 나는 돌아가면 졸업해야 하고, 나이도 스물 다섯이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스펙도 별로인데. 물론 내 꿈이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일하는 외국 항공사 지상직은 아니었지만. 나중에 아저씨는 K.A에 있는 그 여직원이 프랑스 남자와 결혼해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고 깐깐하다고도 말해줬다. 그는 파리에서 쭉 살고 있었고, 정기적으로 비자 때문에 한국을 들락거려야 했으니&nbsp;K.A나 Air France쯤이야 직원,시간,특성 등등을 훤히 꿰뚫었다. 아.. 그 여자가 말하는 3개 국어, 어쩌면 그보다 더 굉장한 학벌이나 스펙,&nbsp;구사하는 언어 때문에 기가 죽은 건 아니었다.&nbsp;한 달의 유럽여행으로도 그건 충분히 체험했다.&nbsp;외교관 딸, 대기업 간부 딸, 결혼해서&nbsp;시댁에서 함께 보내준 불어 어학연수 커플, 교포가 많은 만큼 여행자들의 스펙도 얼마나 훌륭한지, 얼마나 대단한 사연과 배경을 갖고 있는지는 나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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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와 파뿌리 달인 물, 약과 밥을 엄마는 수도없이 대령했다. 이걸 먹으라더니 어느새 무얼 사와서 또 그걸 먹으라 그러고. 아파서 아파트 화단에 목련꽃이 벌써 폈고, 곧 질텐데 벚꽃도 금새 피겠네, 그러면 꽃 곧 다 지고 또 여름 오겠네, 하며 꽃에 들뜬 엄마에게 나는 벌컥 짜증을 냈다. 내 기준에서는 재채기와 사랑을 숨길 수 없는 게 아니라 짜증과 아픔을 숨길 수 없는 것이다. 원래도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벌컥 화내고 돌아서면서 후회하는 다혈질이다. 나는 이제 먹는&nbsp;것 말고 진정한 음악이 필요했던 것 같다. 앉아서 인터넷도 하고 책봐도 머리 안 흔들릴 만큼 되니까 슬슬 또 놀고 싶어지지. 밥으로만 살 수 없는 게 나니까.&nbsp;사랑으로만 살 수 없는 게 나라서. 나는 다른 게 필요했다. 잉여 인간처럼 누워서 먹고 자고 하며 시간을 보내서는 안되었다. 하루에 10시간 study 도장도 자신있게 찍어야 나중에 자책을 덜 느낀다는 것도 알았다. 짧은 시간, 모든 무기력을 날려버릴 무언가가 필요했다. 잠이 솔솔 쏟아지는 대낮에도 일어나서 그래, 뭐라도 해야지, 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고요함 속 외침 같은 마음이 되는 어떤 것이. 그게 아니면 차라리 숙면을 취하게 할 달달하고 애닳은 감정소모 노래가사라도. 콧물에 기침에 편도선에 두통까지. 무엇이 어쨌든 나는 이겨내야 했다. 그리고 미뤄둔 박지윤의 새 앨범을 들었다. 그녀를 들으면서 아이유 전집도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이 아이는 정말로 노래를 하려고 태어났구나. 그것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보이는 대상이라는 것은 대체 어떤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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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와 아이유가 「얼음꽃」을 부를 때, 난생 처음으로 몸소 체험하여 뭔가를 이뤄낸, 작은 소녀들의 간절함과 즐거움, 배려와 위로 같은 것들을 느꼈다. 그리고 처음으로 지나간 학창시절과 좀 더 간절할 수 있었던 대학시절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후회는 아니었다. 나름대로는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청승맞은 후회 같은 건 하지 않았고, 해서도 안되었다. 그러고 나서 깨끗해졌다. 본인들이 소녀라고 노래하고 또 정말로 소녀였던 소녀시대에게서는 한 번도 받지 못한 소녀를 김연아와 아이유가 부른 노래를 들으며 보았고, 소녀로 인해 정화되었다. 이제껏을 지우면 다음것을 할 수 있으리란 믿음이 그때만 해도 있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하여튼 좋았다. 아이돌이든 가수든 배우든 늘 TV에 나와 자신을 노출시키며 얻어가는 무엇이 도대체 돈 말고 무얼까 의문했는데 그때 알았다. 그게 성장이란 걸. 그들은 그걸 하고, 나는 이걸 하면서, 그렇게 서로 성장해가는 거란 걸. 성장이 나이만 먹는다고 되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자, 무서웠다. 나이답지 않으면 가장 질타받는 게 대한민국 사회라는 걸 알았기에 자꾸만 나이값 하려고 오만과 허세, 욕심 같은 것들을 갖게 되는 게 아닌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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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박지윤의 앨범에서 「나무가 되는 꿈」을 들으며 놀랐다. 어쩌면 박지윤이 (썼든 안썼든) 하고자 하는 말과 꾸는 꿈이 (어쩌면 미련까지도) 나와 같지 않을까 해서. 열다섯이 스물다섯이 될 때는 몰랐던 것들을 스물다섯부터 서른까지는 급격하게 알게 되고, 알면서 깨달아간다. 갖지 못한 것과 가진 것의 차이는 이전보다 멀어지고, 돌아온 길은 아무리 돌아봐도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 그러면 아쉬워진다. 저러면 안되는데, 안될텐데, 해야 한다는 말은 못해주면서 자꾸만 아쉬움이 커져간다. 결국은 지나봐야 알고 그때는 모르는 것이다. 희망할 수도 없는데 절망할 수도 없다는 것은 슬프다. 박지윤은 그걸 알고, 그렇게 노래한다. '함께'라는 이름으로, 이 모든 순간의 꿈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지 않으면,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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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을 놓지 않으면.
감기는 정말로 안 나아서 다음주까지 잠수예요.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510/82/cover150/3581194236_1.jpg</url><link>http://music.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3581194236</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靑春</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10830</link><pubDate>Mon, 19 Mar 2012 21: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1083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85871569&TPaperId=55108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269/19/coveroff/304243089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2247X&TPaperId=55108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91/24/coveroff/893202247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28565&TPaperId=55108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59/57/coveroff/897012856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7802969&TPaperId=55108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93/70/coveroff/892780296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청춘을 대변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랑, 열정, 공부, 방황.&nbsp;이런 것들이 허락되는 한때? 일반론이라도 마냥 기분 좋아진다. 어쩌면 이토록 알싸하면서도&nbsp;싱그러운가. &lt;산시로&gt;는 지금으로부터 1세기 전, 일본 대학생들의 사랑과 방황을 봄날에 피어나는 목련꽃처럼 향기롭고 어여쁘게 그려내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이다. 문학사상사에서 나온 번역본에는 친절히 일본 메이지시대 말기 도쿄의 대학생을 그린 청춘 교양소설 이라는 설명까지 가세한다. 정답다. 청춘 교양소설이란 무엇일까. 기대되는 이미지가 있었다. 이 소설 대체 어떤 식으로 얘기를 풀어갈까. 일본식 특유 시대청춘극 같을까. 극 초반 남상미가 빨강 리본 머리띠와&nbsp;복고풍 원피스 입고서&nbsp;서툰 손동작에 청순한&nbsp;춤사위를 더해&nbsp;수줍게 '커피 한 잔'을 부르는 &lt;빛과 그림자&gt;가 떠올랐다.&nbsp;놀랍도록 순수한 매력을&nbsp;뿜어내는 목소리, 가녀린 외모에&nbsp;꿈을 향한 집념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nbsp;외유내강 포스를 지닌 강력한 여주인공이 나올까, 아, 표지도 뭔가 촌스럽지만 어쩐지 이뻐. 왠지 모르게 기대가 한껏 고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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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즈음 발견한 시를 읽고 있었다. 시집을 주문하기 앞서&nbsp;소개 페이지에 머물다 알라딘이 올려놓은&nbsp;부분 발췌,라기 보다는 복사로&nbsp;훔쳐옴. 나는 아직 시집을 받지 못했으므로. 시집과는 아직 만나지 못했으므로.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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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들 대부분이 사라지고 <BR>지평선은 가장 먼 곳에 있다. <BR>먼 곳은 바라보지 않으므로 더 이상 먼 곳이 아니다. <BR>내 안의 우울이 우물이 되고 <BR>고독은 차라리 천직이 되었을 때 <BR>가끔 무릎을 꿇고 '패배'라는 말을 <BR>혼자 되뇌곤 했었지. <BR>나는 스무 살 이후 길을 잃었다. <BR>갈 수 없는 길들이 술 마시게 했다. <BR>이 빠진 술잔들에 입술을 대며 <BR>더는 '패배'라는 말을 쓰지 않으리라, <BR>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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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라는 말」주역시편.310 중에서, 장석주, &lt;오랫동안&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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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로 이 시집 뒷표지 문구에 실린 글을 언뜻 읽고 이것을&nbsp;***님에게 선물하면서 메모를 함께 넣었다. 문구가 멋져서 골랐다고, 우리 지금도 꿈틀거리고 있지만 더 많이, 열심히 꿈틀거려요, 라고. 처음에는 별 의미없었다. 나를 가여워하는 내게 해주는 다짐이었는데 어느새 그 문구가 점점 마음에 박혀 더이상 나가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잘나지 않았다는 걸. 내가 더 잘나고 싶어한다는 것도. 갖고 싶은 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지만 언제나 원하고 있다는 걸. 설령 사소한 부분에서 잘난 적이 있었더라도, 나는 그저 나일 뿐이다. 캥거루가 캥거루이듯, 나는 나였다.&nbsp;다만 靑春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은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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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름답다. 단번에 시험을 통과했으니까. 나는 못났다. 헤매고 망설이다 늦어버렸으니까. 너는 아름답다. 성공의 아들이니까. 나는 못났다. 좌절의 딸이니까. 너는 부자고 나는 가난하고, 너는 빛나는 별이고 나는 캄캄한 돌멩이고, 발에 차여 굴러다니는, 혼자 구르다 꿈틀거리는, <BR><BR>그렇게 손님별이라는 게 있었다. 없던 자리에 갑자기 밝은 별이 나타나 얼마간 머물다 사라졌다. 그러나 사실은 너무나 멀리 있어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다가 자신의 최후를 마치면서 장렬하게 쏟아내는 밝은 빛이었다. 때문에 갑자기 별이 없던 자리에 별이 나타난 것처럼 보였다. 스스로의 중력 붕괴에서 생기는 에너지를 다 소비하고 나서 이 별은 우리들 시야에서, 마치 손님이 떠나간 듯 사라졌다. 나는 초신성 SN1987A에게 또 다른 이름을 붙인다. 혼자 우주를 떠돌던 돌멩이별이라고. <BR><BR>시는 늘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대신 시는 스스로 꿈틀거리게 한다. 시는 혼자 꿈틀거리다 스스로 타서 빛을 발하는 장렬한 좌절의 도구임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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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례, &lt;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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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산시로&gt;에 대해 좀 더 얘기해야 하는데, 감정이 앞서 주절주절 포도송이 같은 페이퍼가 되고 만다. 무얼 하고 있니. 난 말이야, 화가는 인상파를 좋아하지만 시는 초현실적인 게 좋아. 꿈과 기억, 상처와 희망, 삶과 죽음이 절묘하게&nbsp;뒤엉킨 시가 좋아. 그래서 반하고,&nbsp;베껴쓰고, 들여다보고, 아파하고 끝도없는 반복.&nbsp;과거에 애착을 갖고, 현재에 몸을 싣고, 탄탄한 미래를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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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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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스무살, 고작 대학생, 그땐 뭐 그리 급하고 아쉽고 미칠 듯 했을까. 어째서 모든 걸 갖지 못하면&nbsp;사라질 거라 생각했을까. 손에서 빠져나가는 형체 모를 알갱이들을 작은 손으로 쥐어보려 안간힘 쓰던 나날들. 왜 그리도 불안하고, 왜 그리도 앞서 나갔을까. 어차피 갖지도 못할 것에 열올리고 욕심내고 지치고 그래야만 했을까. 하루키가 그랬다. 이런 '젊음'의 열병을&nbsp;두고 사랑도, 이별도, 추억도 아닌, 상실. 그래, 상실의 시대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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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청춘물 &lt;상실의 시대&gt;(2010)를 트란 안 훙 감독이 영화화했다. 열일곱인가 열여덟에 읽은 원작은&nbsp;더이상 기억나지 않지만, 한때의 꿈틀대는 격정과 욕망이 고스란히 스크린에 재생되기 어려우리란 걸 예감했다. 감성으로 뭉친 소설을 영화로 옮길 때 얼마나 섬세한 노력과 재능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았기에 조바심마저 났다. 이 영화를 보는 일은 훌쩍 커버린 나를 확인하는 일이기도 해서 지나온 날들이 주마등 같았다. 모든 것이 다르면서 모든 것이 같았다. 놀랍도록 닮아있었다. 청춘은 어느새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듯 아련함과 아득함을 휘휘 감고 있었다. 과거의 나에게 더 많은 응원과 칭찬, 그리고 열정을 주었다면 지금 나는 달라졌을까. 지금의 내 모습은 오로지 내가 만든 결과물일까. 내 노력에 의해서만 나는 달라졌을까. 여느 때처럼 추억에 잠겼어도 미칠듯 그립지는 않았다. 오만한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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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했던 이 노래의 가사가 주마등처럼 지나간 것만 빼면 외롭지도 않았다. 예전 가요 찾아듣는 청승떨기도 쉬워진 세상. 음원사이트 결제로 한 달 동안 음악의 노예로 산다. 주로 팝 차트에서 놀지만, 노라존스 곧 나온다, 꺄악 &gt;.&lt; ^^;;, 가끔 청승도 떤다. 그나마 예전에도 잘 안 듣던 가요를, 그래도 그때는 가사라도 좋았어, 이러면서, 사실은 뭐 달라졌는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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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The Max 2집 [LOVE IS TIME SIXTH SENSE]에「Find My True Self Part II」라는 곡이 있다.&nbsp;아주 오랜만에 찾아들었다. 스물 한 살에 발매된 앨범, 너나할 것 없이 전부를 담았던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애들, 혼자만 속상한 사랑 혹은 이별들, 그즈음 노래가사는 모두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사랑과 꿈, 그리고 나를 찾아가자는 이 가사는 부드럽고 강렬한 보컬과 함께 강렬하게 찾아왔다. 그때 나는&nbsp;매일 나를 찾아가고 있었다. 때때로 혹은 자주 튀어나올 듯한 심장을 부여잡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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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집으로 돌아갈때 <BR>누군가 날 불러주길 바랬어<BR>너무큰 외로움 끝없는 한숨이 밤새워 빈방을 가득 채워가<BR>한번도 열지못한 차가운 맘은 <BR>항상 혼자뿐인 안식을 주고<BR>모두 버리지 못한 그 욕심들은 내게 후회만을 가져다 줄뿐<BR><BR>언젠가 이밤 모두 지나고 다시 아침이 찾아올 땐 <BR>길었던 방황 모두 끝내고 어딘가 살아있는 나를 만나러 가야해<BR><BR>한번도 열지못한 차가운 맘은 항상 혼자뿐인 안식을 주고<BR>모두 버리지못한 그 욕심들은 내게 후회만을 가져다 줄뿐 <BR><BR>이제는 나의마음 어디에서도 차가움들을 더는 찾을수 없어<BR>진실한 내 모습 그 하나로만 다른 세상속에 살게 될테니<BR><BR>언젠가 이밤 모두 지나고 다시 아침이 찾아올 땐<BR>길었던 방황 모두 끝내고 어딘가 살아있는 나를 만나러 가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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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The Max 2집-[LOVE IS TIME SIXTH SENSE],「Find My True Self Part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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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nbsp;청춘을 지나가고 있는 지금에서야 알게 된다. 추억을 불러내면 나르시시즘이 동반된다는 사실도 신기하게 공식과 같았다. '푸른 봄'이라는 靑春의 진짜 뜻은, 살아있는 나를 만나러 가는 길, 그리고 방황의 존재들 즉, 용기있는 자들의 미친 시간들이라는 것을. 본인도 몰래&nbsp;자기 안에&nbsp;싹트는 붉은 무엇. 늘 저지 당하면서도 욕심낼 수밖에 없는 무엇. 바로 그것들이란 것을. 제 생살을 갉아먹으며 쌓아올린 억겁의 시간을 조금 돌이켜볼 줄 알만해지니 이제야 알겠다. 늘상 조금은 이상하게 미쳐있는 것&nbsp;또한&nbsp;청춘의 특권이라는 것도. 그래서 분별이 덜하고 한곳으로 치우치기만 하던 감정들의 정체도. 좀 더 빨리, 아니, 그때 알았었다면! 미처 몰랐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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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날들이 여전하다.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ing'의 오색찬란한 가능성을 붙들어야지. 바보처럼 미련떨지 말고 비교적 영악하게 행동해야지.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그랬다. 울어도 좋고 아파도 좋았다. 뭐가 됐든&nbsp;다 괜찮았다. 봄이어서 좋고, 여름이어서 좋고, 가을이어서 좋고, 겨울이어서 좋았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하늘 아래, 바다 옆을 살았다. 자라기 위해 고민했던 날들과 좌절했던 시간들에 패배는 없다는 걸, 살아있는 욕심을 버리지 않는 한, 깨달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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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나라서, 다행이다. 
몸부림치며 근접하는 동안 더욱 또렷하게 깨달았고, 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대, 어떠한 경우라도 스스로 작아지거나 혼자 슬퍼하지 말기를.
더 꿈틀거려도 괜찮아. 아직 많이 남았어.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759/57/cover150/8970128565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28565</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내가 당신의 목에 매달린 채 죽게 해주세요.</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03918</link><pubDate>Fri, 16 Mar 2012 20: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0391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262&TPaperId=5503918"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8/73/coveroff/893746026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괴테의 희곡 &lt;이피게니에.스텔라&gt;에는 표제 두 작품 뿐&nbsp;아니라 다섯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괴테는 고전주의 사조로 대부분의 작품들이 전부 읽힌다. 그것도 강하게 시대적 특성들이 표출되기 때문에 공부하기에도 참 좋다. 특히 &lt;젊은 베르테르의 슬픔&gt;이 갖고 있는 텍스트로서의 의미는 사조의 전부라 해도 과장 아닐 것이다.&nbsp;그렇게 배우고, 그렇게 읽고, 그렇게 읽힌다. 베르테르의 비극적&nbsp;러브스토리로 읽는 건 내용파악에 열올리는 열 살 이전에 해당되고, 텍스트로 대하면&nbsp;첫 장부터&nbsp;마지막 문장, 쓰인 소품과 에피소드까지 뭐 하나 사조를 나타내지 않는 게 없을 정도다. 그래서 괴테는 그저 괴테일 뿐, 다른 수식어를 나로서는 마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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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스텔라&gt;의 여주인공 스텔라는 떠나버린 남편을 홀로 외롭게 그리워한다. 결혼했다 사실혼이다 말이 많지만 마을에서 친절하고 따뜻한 심성으로 알려진 그녀의 풀 죽은 모습에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많다. 그녀 곁에서&nbsp;말동무가 되어주기로 한&nbsp;루시와 그녀의 어머니 좀머부인을 만나면서 마음의 위로를 찾은 듯 들떠서 기뻐한다. 셋은 서로 이해하고 보듬으며, 사내 없이도 이 세상을 즐겁게&nbsp;살아낼 거라며 서로 위안한다. 아이를 잃고 남편이 떠나버리는 슬픔을 겪은 스텔라는 좀머부인과 루시에게 남편 초상화를 보여주고,&nbsp;루시는 그가 이 마을에&nbsp;와서 밥을 먹으러 들렀던 역마차 정류장 휴게소에서 얘기 나눴던 사람임을 알아본다. 루시는 하인에게 페르난도를 찾아 스텔라에게 데려와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좀머부인은 막 혼절하려는 상태다. 영문 모르는 루시에게 지금껏 숨겨온 비밀을 털어놓으며 얼른 아무도 모르게 여기를 떠나자고 종용한다. 그들은 왜 떠나야만 하는 것일까. 과연 아무 일 없이 마을을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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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주의 사조를 온몸으로 휘감은 괴테의 작품들 중에 특출나게 잘된 작품은 아니다. 뻔하고 상투적이다. 간질간질하게&nbsp;사랑의 그리움을&nbsp;읊는&nbsp;페르난도와 스텔라의 혼잣말이 종종 나온다. 스텔라와의 옛추억에 잠겨 과거의 이 마을에 대한 향수와 남겨두고 떠난 그녀를 향한 죄책감과 사랑 고백을&nbsp;감정적으로&nbsp;터뜨리는&nbsp;페르난도의 독백 일부. 

페르난도: (중략) 그런데 그녀는? 그녀는 옛날과 다름없을 거야. 그래, 스텔라, 그대는 전혀 변하지 않았구려 하고 내 마음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걸. 내 마음은 그대를 몹시 부르고 있어. 하지만 그대에게 가지 않겠어. 그대에게 가서는 안 돼. 우선 좀 쉬어야 해, 우선 나는 내가 정말 여기에 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잠잘 때나 눈을 뜨고 있을 때나 자주 나를 아주 먼 지방에서 이곳으로 데려다준 꿈이 나를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야 해. 스텔라! 스텔라! 나 여기 와 있어! 내가 가까이 와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하오? 그대의 팔에 안겨 온갖 것을 다 잊어버리고 싶소. 내 불행한 여인의 귀한 그림자여, 그대가 내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면 나를 용서하고 나를 떠나주오. 그대 멀리 떠나갔으면 그대를 잊게 해주오, 천사의 팔에 안겨 모든 것을 잊게 해주오, 내 운명, 모든 실패, 내 고통과 회환을. 이렇게 그녀 가까이에 와 있으면서도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구나. 그러면 이 순간에-갈 수 없어, 갈 수 없어! 좀 진정해서 숨 좀 돌려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발밑에서 숨을 거두게 될 거야. (pp.13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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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감동적이지는 않고, 왔다는 얘기도 안했는데 대체 그녀가 어떻게 느낀다는 거야. 우유부단하고 책임감 없는 남자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 별로라고 생각하던 찰나, 또한 감정에 허우적대는 그녀와 맞닥뜨린다. 그와 함께 지내던 집에 남아&nbsp;우울에 빠져 바깥출입을 하지도 않고 그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스텔라의 과거회상과 고백을 연달아 읽는다. 이 부분은 독백이 아니라 루시와 좀머부인에게 과거 자신의 경험을 한껏 미화하여(그녀에게는 경험담) 들려주는 중.

스텔라: 갑자기 다시 그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이런저런 모임에서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저를 찾았죠. 그는 저기 들판을 넘어 이쪽으로 뛰어와서 정원문에서 제 팔에 몸을 맡기셨어요. 그가 마차를 타고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는 벌써 되돌아왔어요, 기다리는 사람한테 되돌아왔어요. 제가 이 세상의 분망한 생활로 생각을 돌리자 그분이 거기에 와 있었던 거예요! 제가 극장의 객석에 이렇게 앉아 있으면 그가 어디에 머물러 있든 간에 또 그를 만나보고 싶어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고 앉는 것과 같은 동작 하나하나를 그가 보고 좋아하는 것을 저는 알았지요. 저의 깃털 장식이 흔들리면 그것이 주위에서 빛나고&nbsp;있는 눈들보다 더&nbsp;그의 마음을 끌었다는 것을 느꼈고, 모든 가락이 "스텔라! 스텔라! 나는 그대를 무척 사랑해"라고 말하는 그의 마음의 영원한 노랫가락일 뿐이었다는 것도 느꼈답니다.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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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오버스러운 이 대사들의 역할은 부수적 상황설명 밖에는 되지 않지만,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과 헤어져 있던 시간차가 극명하게 드러남으로서 장르를 상기시킨다. 설명이 없되, 캐릭터의 감성을 통해 이야기를 이끄는 희곡의 특성을 느낄 수 있다. 감정과잉과 과장스러움이 오히려&nbsp;무대 위에서 표현되는 페르난도와 스텔라의 표정과 동선을&nbsp;상상하게 해서 색다른 재미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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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루시와 체칠리아가&nbsp;떠난다는 소식에 애닳아 달려가 붙잡으려는 스텔라, 페르난도와 체칠리아 모녀의 눈물 엉킨 만남이 클라이맥스로 연타한다. 상봉한 부부와 딸. 회포풀기와 앞으로의 행보는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열어줌으로서 독자에게 상상하게 한다. 페르난도는&nbsp;원래 부인 체칠리아에게 돌아가&nbsp;어린 시절 헤어진(정확히는 버리고 온)&nbsp;딸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어주기로 약속하고 셋이 떠날 방법을 모색한다. 스텔라를 방금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그러면 떠날 수 있었을텐데. 그의 눈물이 눈앞을 가린다. 혼자만 아는 작별인사를 위해 옛 연인 스텔라를 찾아가 사실을 털어놓고 그제서야 모든 것을 알고 절망하는 스텔라 앞에&nbsp;다시 흔들린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라던 햄릿과 같은 고민이다. 햄릿에게 죽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가 미미했듯, 페르난도에게 체칠리아와 스텔라 또한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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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의 우유부단함과 두 아내의 기이한 운명, 괴테가 일부이처를 다루는 방식을 항해하다보면, 문어체로만 존재하는 이 모든 오락가락 사랑과&nbsp;줏대없는 흐물거림이 절묘하면서도 부질없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남자는 떠나고 여자는 머물러야 한다는 얘기는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전에 존재했다. 18세기를 살았던 작가 머릿속과&nbsp;지금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 또한 결국 우리가 잊고 싶었던 인간의 본모습 아닌가. 사랑에 환상을 심고 낭만기차에 태워 달리던 모든 어리석은 행위들. 그러고보면 일부일처야 말로 가장 비인간적인 처사 아닌가. 이쯤에서 페르난도와 두 아내의 결말을 무시할 수 없다. 괴테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결말은 두 가지 버전인데 둘다 실망스럽고, 내가 작가인양&nbsp;거대한 상상력을 펼쳐도 마찬가지다. 달라질 수 있는 애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얘기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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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의 젠틀스러움을 좋아해서 그가 김희애와 불륜에 빠진다는 &lt;아내의 자격&gt;을 보는 중이었다. 많은 것이 혼재했는데 그중에서도 젠틀맨과 레이디가 사랑에 빠져 본능에 충실하는 장면이 충격이었다. 결혼생활에 모든 순결을 바칠 듯했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자 머릿 속을 지배하던 불륜에 대한 지극히 정상적 감정 전부가 정전되었다. 모든 불륜이 한입으로 에로스를 지향한다면 이들은 시작부터 강력한 플라토닉을 지향했다. 서로 같음을 발견하고 마음을 뺏긴 채 입술을 뺏었다. 몸을 탐하기 전에 서로의 배우자에게 들켰다. 몸이 집나가는 것보다 마음이 집나가는 게 더 큰일이라던 말은 맞는 얘기였다. 위험하고 강렬해 보였다. 미화되기에 충분히 아름다운 불륜이었다. 불륜 얘기가 아니다. 다른 곳에 마음이 갈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다. 아이의 입시경쟁에 투여된 부모의 한쪽 욕망과 그들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nbsp;할 대치동. 위선과 가식으로 뭉친 필요에 의한 친교와 뻔뻔한 두집 살림까지, 어찌보면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는데 놀랍게도 현실 속 우리와 똑같이 닮았다. 욕망에 눌려 많은 것을 잃은 다음에야 비로소 거취를 심판 당하는 이야기는 신물날 만큼 지겹지만 여전히 반복적으로 우리 목을 조른다. 괴테도 결국 그런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일까.&nbsp;목은 물론이고&nbsp;팔다리, 몸뚱이에까지 주렁주렁 매달려&nbsp;죽어버리면 남겨진 사람들은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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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착오적이고 몽상적인 상황이 화나면서도 우습다. 한복, 아니 옷고름&nbsp;판타지라는 게&nbsp;있었다. 한눈에도 점잖고 깨끗해보이는 모던한 인테리어 카페에 한복 차림으로 등장해 짠하고 남친 강동호의 옷고름 판타지를&nbsp;실현시켜주려던 엉뚱한&nbsp;임주은이 &lt;난폭한 로맨스&gt;에 나온다.&nbsp;전에 드라마 페이퍼 쓸 때 나왔던 부모님의 갑작스런 죽음 후 책에만 얼굴 파묻고 살던 귀여운 아가씨. 이 아가씨가 엉뚱한 짓을 저지른 이유는 언젠가 제복에 대한 환상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가 스튜어디스나 교복 같은 유니폼이나 제복 입은 여자에게는 별 관심 없고 굳.이. 말하면 한복 쪽이라며 옷고름 풀 때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부드러움에 대한 환상을 얘기했기 때문인데, 그렇게 하고 와서 잔뜩 들떠 시범보인다 셈 치고 혼자 옷고름&nbsp;풀고는&nbsp;묶을 줄 모른다고 징징거리다 그가 들고있는 스마트폰 속 여자가 가르쳐주는 대로 안간힘 쓰며 매려한다. 그마저도 절절매니까 답답한 그가 보다못해 서툰 손놀림으로 부드럽게 다시 매어주는 옷고름. 아.. 뭔가 판타스틱해.. 에로틱한 오늘밤.. 뭐 이런. 오해를 풀고 싶은데, 옷고름 푼다고 한복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벗겨지는 건 더더욱 아니잖아. 저고리 단추는 따로 있잖아.&nbsp;그냥 옷고름이라고, 옷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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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생각이 나서 어제는 &lt;해품달&gt;에서 옷고름 잡아당기는 장면을 볼 수 있길 원했다. 더 신기한 걸 발견하고 꺄악, 소리쳤지만 아쉬운 건 역시 아쉬웠다.&nbsp;한복의 보드라운 비단결 때문인지, 깔고 앉은&nbsp;기름 바른 방석 탓인지, 방바닥에 기름 발랐는지, 마주 앉아 있던 첫날밤, 중앙에 놓인 상을&nbsp;들어내고는, 눈맞춘 채 지긋이 바라보던 왕이 힘을 실어 그녀의 팔을 확 끌어당기니 적절한 속도와 힘으로 끌려오던 여자와&nbsp;한복의 촉감은, 오오,&nbsp;사랑을 나누는 것보다 더 두근대는 황홀함을 불러왔다. 세상에!!&nbsp;거짓말이 아니라 옷고름 판타지는&nbsp;진정한 SF라는 걸 깨달았다. 순정만화 속 남주마냥 길고 가는 손가락이 힘 있으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살짝 수줍게&nbsp;떨리고,&nbsp;팔목은 욕망 가득하지만 그 욕망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는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포장된 손이어야만 하는 건 여전히 연애와 로맨스 혹은 멜로 그리고 사랑이 결코 실현될 수 없는 완벽한 환상을 기반으로 존재한다는 고전적 메타포에 기인하기&nbsp;때문이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8/73/cover150/893746026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262</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불안불안불안불안불안</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501042</link><pubDate>Thu, 15 Mar 2012 19: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50104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77490357&TPaperId=550104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1/97/coveroff/913446770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2526X&TPaperId=550104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76/80/coveroff/915412526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24867&TPaperId=550104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31/93/coveroff/363243008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7771889&TPaperId=550104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68/92/coveroff/8977771889_3.jpg" width="75" border="0"></a>&nbsp;<br/><br/>살면서 보고 싶은 걸 보고 보고 싶지 않은 걸 보지 않을 권리가 있다. 보통은 나는 그게 좀 잘 되는 편인데 요즘은 그게 안된다. 하물며&nbsp;불안해서 거식증 일어날 정돈데, 이상한 건 이게 내 일도 아니고 어쩌면 정작 내 인생에는 그다지 눈에 띄게 영향을 주지도 않을 사건이란 거다. 나는 내 일에 오히려 쿨해지는 이상한 성향이 있는데 그건 내가 맘만 먹으면 언제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웃긴 자신감에서!! 성격 좋은 내가 그냥 놔두는 거지, 맘만 먹으면 다 반전시킨다, 이런 어이없는.
&nbsp;
각설하고, 사상구!! 시끄럽고 불안하고 꼴보기 싫어서 토나올 것 같은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그 동네는 내 반경도 아니고 반경이 된 적도 없는, 시외버스터미널로만 이용하는 곳이다. 터미널도 다른 동네로 옮겨가서 여기는 쓰잘데기 없이 가까운 곳으로 가는 버스만 간간이 온다. 예를 들어,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는 아빠집. 부곡온천으로 가는 버스. 대학 다닐 때 학교가 좀 멀어서 노선 긴 버스를 타야했는데 그 버스가 지나가던 곳. 지하철 2호선 주례역!! 부산구치소도 주례에 있고, 우리 꼬맹이도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버스 너머 인도로 기어가는 걸 보고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가 안락사 시키는 게 어떻겠냐는 앨 이 동네에서 꾸역꾸역 집으로 데려왔다. 그때가 스물 세 살 봄이었으니까 7년째 잘 살고 있는데, 아빠 말씀에 의하면 이가 다 빠져서 소시지를 못 씹는다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근데 지금 주례가 어딘지에 대해 말하려는 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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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수도권 사람들은 내가 느끼는 이 답답함을 잘은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 이론과 현실의 차이랄까 그 정도의 거리감이 느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영남권 지역감정은 생각보다 더 어마어마하고 대단하고 막막하다. 차라리 투표권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보통 선거에 관심 갖고 투표하는 사람들이 내가 찍은 후보 떨어질 걸 완전 장담하고 투표할 리는 없지 않을까. 근데 나는 그렇다. 우리 아빠도 엄마도 그렇다. 사람들은 선거철이면 희망을 말하지만 여기서는 희망을 꿈꾸는 것도 죄가 된다.&nbsp;이방인이 된다.&nbsp;인터넷 세상 알라딘에서 보면 뭔가 다 내 편 같은데 실제 내가 사는 동네는 내 편 하나 없는 타국처럼 느껴진다. 하물며 외국에서도 대사,영사,대리영사 분들이 나를 지켜주는데. 우리 동네로 말하자면, 대부분의 경상지역이 그렇긴 하지만 더더욱 여기는 내가 정치에 대해 알지도 못하던 꼬꼬마 시절부터 깃발만 꽂으면 파란당이 당선되고도 남는 곳이었다. 우리 동네는 예전에도 말했는데 최근 탈박근혜라서 공천받는데 크게 어려움 겪고 계시는 김*성 그분! 이제 안 나온다나! 다시 손잡았다, 무슨 유랑극단이냐!! 이분 무려 4선!! 이나 하신 분이다. 4번이면 내 인생 절반 이상을 그 사람이 돌보는 동네서 살았다는 건데, 이 정도면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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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투표를 하러갔을 때, 언젠가는 내가 찍은 후보가 3위가 된 적도 있었다.&nbsp;전체 득표는 그렇지 않았지만 우리 동네만 보면 보수당 후보 둘이 나란히 1-2위를 하고, 내가 찍은 후보가 3위한 것. 처음 찍는 대통령인데 진짜 절망스러웠다. 상황 같은 건 차치하고서 나는 피부로 몸소 느껴지는 깨부술 수 없는 벽을 확인한 기분이었다. 대선에서 지역별 득표율을 알려주나, 나는 왜 이걸 알고있는 거지!! 이게 아니라면 총선일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대선이었다는 생각이^^;; 어쨌든 이제 가봤자 헛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진심 이사를 고민했다. 정확히는 전입신고지만!! 나는 사상구 주민이 되어 온 언론이 짓밟고 싶어하는 그분에게 한표라도&nbsp;표를 드리고&nbsp;싶었다. 그러지 못해서 계속 불안하다. 불안불안불안불안불안. 스물 일곱살 여자아이 뭐니!! 거기다 얘는 간혹 정치입문을 염두에 둔 이력을 가진 청년들이 거치는 법대나 학생회장 출신도 아니라서 너무 뜬금없다. 짜증난다. 얘가 너무 딸 같이 친근해서&nbsp;되길 바라시는 분들께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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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견해는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 같다면 사회주의지, 민주주의가 아닐테니까. 지금 나는 스물 다섯 살 이상 국회의원 피선거권 자격이 주어지는 헌법(공직선거법이던가;;)을 일단 갈아치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머리에 피도 안마른;;)&nbsp;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인데다, 지극히 감정적인 논리 없는 주장이라서 차치하고,&nbsp;지금은 어느 누가 떠드는 꼴도 보기가 싫다!! 세상에, 손잡고 동네 카퍼레이드를 다니시다니 진짜 충격적이다. 그리고 지금 쓰는 이 글에서 주장, 논리 이런 거 없다. 나는 그냥 카퍼레이드 다니는 분이&nbsp;죽도록&nbsp;싫고 이 분이 좋다. 대단해서가 아니라 부산 사람들은 수도권이랑 멀리 사니까 원래 TV에 나오는 사람 보면 다 우루루 모여서 누군데, 누군데, 막 이러면서 촌티 낸다. 나만 빼고ㅋㅋㅋ 투표하는 데 뭐 그리 큰 따박따박 논리가 필요한가! 좋으면 그만이지! 논리로 되는거였음 논리가 이겨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을 뿐더러 그러지도 못하는 이 모든 것이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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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동창친구 분 아저씨가 입원하셨을 때 우리 집에 책 많다고 하자, 심심하다고 책 좀 갖다달라고 하셔서 내가 보낸 세 권 중 한 권이 &lt;운명&gt;인데 이럴 줄 알았어, 돌아오지 않았어!! 당연히 돌려받을 걸로 치고 보낸 건 아니었다. 책은 일단 가면 끝이라는 걸 초등학생 때부터 잘 알고 있다. 내가 얼마나 야금야금 아껴 읽은 건데, 손때 묻힌 건데, 제본이 이상했는지 엄마가 읽고는 뒷표지가 떨어져 버리기도 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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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사상구 사람들도 혼란이 심해서 엄청 욕한다고 들었다.(출처모름) 언론에서 카퍼레이드니, 저쪽이 불안해하느니, 지지율 좁혀지느니 말들이 많은데 참 가관이라서 화가 난다. 생각해보니까 원래 내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침묵으로 일관하며 무시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인데, 얼마나 신경썼으면 온 언론이 총동원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비출까, 상대방 심정까지 헤아려서 기사를 내보내는 수고를 마다할까. 기사에 의하면, 저 분은 정말 불안해하고 계신단 말일까. 왜!! 멍청한 나는 자꾸 불안불안불안불안불안. 왜!! 우리 동네도 아니고, 고작해야 사상구! 부산에서도 낙후된 곳. 해운대구가 짱이지! 나는 어째서 남구에 살까. 에잇, 사상구에 살 걸! 하나는 분명하다. 사상구가 아니라 남구에 나오면 고배를 마실 거란 건 누구나 안다. 아닌 게 기적이니까. 여기는 그분이 아무 것도 안하고 간혹 얼굴만 내밀어도 4선이나, 할 수 있는 동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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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두고 있는 두 개가 차인표가 나온 힐링캠프랑 어제 방송된 100분 토론 [4월 총선, 이것이 쟁점이다]인데, 보려는 이유도 완전 단순하다. 차인표랑 유시민이 나오니까. 이보다 강력한 이유가 어딨다고! 불안을 종식시키기 위해 분노의 검색질로 아껴뒀던 영화 중에서&nbsp;골랐다. 예쁘다! 예쁘다! 뭔가 로맨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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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제 다음날. 어젯밤 100분 토론 보고 잤다.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어쩔;; 뭐지, 뭔가 다시 공부해야 하는 이 느낌은. 선거에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에서 하루가 다르게 멀어지는 이 느낌은. 동생이 왔다. 아이스크림콘 먹다가 바싹바싹한 과자가 와르르 부스러기로 떨어져서 키보드 사이에 다 들어간 것만 빼면 뭐, 얼추 괜찮은.. 한편, 맘이 계속 답답한 건 어쩔 수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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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응, 그렇지. 거래란 게 내꺼 하나 내줘야 남의 것 하나 가져올 수 있지. 그건 맞아. 바보도 알고 세 살 짜리도 알아. 농(축산)민의 피땀은 소수에 푼사업이고 자동차 산업은 다수의 거대사업이라 둘 중 하나 내줘야 한다면 전자여야 한다는 것도 알겠어. 그런데 그렇게 하면 대체 우리&nbsp;가정가정마다 뭐 얼만큼 이득보는 거야. 내&nbsp;월급 오르고 주택공급, 쌀공급 해주냐고. 적어도 자동차 산업으로 번 돈을 농축산업에 쏟아부어 희생한 만큼 자체발전 시켜야 공평하지. 그런데 아니잖아. 보상이랄 것도 없지만 것도 푼돈으로 해줄 거잖아.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경제발전을 위함이라면서 왜&nbsp;여전히 희생하는 사람은 또 소수의 서민들이어야 하는&nbsp;거야. 아..&nbsp;상황이 점점.. 남들 다 이득보는데&nbsp;혼자만 손해보는 이 느낌은 대체 뭘까. 왜 이런 걸까. 왜 이렇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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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렇게 불안하냐고!!! 버리는 카드에도 불안하고, 약값 올랐는데 엄마아빠 아프실까봐 불안하고, 아빠랑 동생 운전하다가 다칠까봐 불안하고, 농민들,노동자들 다칠까봐 불안하고, 나라에 뭔가 커다란 해일이 몰려오는 것 같아 불안하고, 아름다운 제주가 해군기지로 인해 삭막해질까봐 불안하고, 언젠가 살려고 갔는데 내가 원한 그런 곳이 아닐까봐 불안하고, 이번주 글 너무 많이 올리는데 누가 꼴보기 싫게 왜 이렇게 도배해, 라고 할까봐 불안하고ㅠㅠ]]></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168/92/cover150/8977771889_3.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7771889</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인간이라서 저지를 수 있는 일</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97515</link><pubDate>Wed, 14 Mar 2012 12: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9751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221688&TPaperId=549751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58/38/coveroff/899122168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984343&TPaperId=549751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98/89/coveroff/899098434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8105729&TPaperId=549751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5/42/coveroff/8988105729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803263&TPaperId=549751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7/96/coveroff/8936803263_3.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151330&TPaperId=549751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03/58/coveroff/8992151330_2.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497515'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이런 문장으로 시작해도 괜찮을까. 내가 살고있는 이 공간을 신격화하고 그들이 사는 곳을 비하하는 말투로 들리지는 않을까. 신경쓰기에 나는 좀 제멋대로고 아는 게 별로 없다. 이제 홀로코스트를 대하는 게 좀 식상해졌다. 이제 나는 홀로코스트에 대해서라면 별로 더 상상할 것이 없는 듯하다. 물론 내 생각 속에서 그렇다는 말이지, 내가 수용소 생활과 홀로코스트가 성행하던 그 시절을, 유태인들의 마음을, 상황을 짐작한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알고 있다. 책이나 영화로 배우는 수용소 생할과 홀로코스트를. 짧은 시간에 영화와 책, 자료들을 꽤 읽었기 때문일텐데 이상하게 이 두 권은 드물게 가장 유명한 책임에도 끝까지 읽는 데에 시간을 요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와 사정으로 한참 만에 다 읽게 됐을 때, 나는 이 비현실적인 현실 앞에 질문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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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간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때로 해서는 안되는 일까지 똑같은 강도로 모두 할 수 있다. 해내더라, 자식을 내버리는 것도, 부모를 죽이는 것도, 마녀재판도, 이데올로기로 심판하는 일도, 인종청소는 물론 계급 간 노예제도와 끔찍한 전쟁, 테러, 학살, 핵폭탄 투하까지. 인간은 인간이란 이름으로 못할 짓이 없다. 지금까지 한 행태로만도 수십 만 가지의 인간이 저지른 잘못을 고할 수 있다. 나는 비로소 책임과 죄책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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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에서 처참한 고통을 겪는 생활을 하다가 수용소에서 나와 자살한 걸로 알려진 프리모 레비의 초기작은 그의 다른 저작들을 읽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나는 어느 정도 홀로코스트와 인종청소 그리고 수용소 생활과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훤하게 알았다. 불편하기야 하겠지만 처음 알게 된 순간처럼 고통스럽진 않겠지. 이럴 수도 있다, 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 이라고, 이보다 더한 끔찍한 학살과 전쟁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면 딱히 받아들이지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들은 현실이라서 더 불편하다. 온몸으로 전해져 오는 전류가 이것이 내 것이 아니구나, 를 맘껏 외치게 하지는 못했다. 아직도 단련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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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짓지 않은 죄를 고백해야만 할 것 같은 이 마음이 불편하다. 인종 싹쓸이, 어느 누군가의 문화적,경제적,정치적 우월한 지위, 자본이 결정짓는 인간과 인간 아닌 것과의 존재이유, 많이 가진 쪽이 그것 밖에 가진 것 없는 이의 것을 가진 것을 이용해 빼앗는 일, 공동으로 소유하고 개발하여 본인들의 힘을 과시하는 목적으로 존재하지만 잘못되는 경우 결국 모든 것을 파괴시킬 어마어마한 힘(핵 같은 것), 이성을 사용하여 대상을 도구화시킬 줄 알게 되었다고 약한 것들을 맘껏 휘두르려는 행위, 주어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더 갖기 위해 파헤쳐놓은 땅 때문에 지구의 수명이 단축되어 가는 것 등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악행 앞에 자유로울 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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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지와 물 없이는 단 하루도 살지 못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스스로도 정도가 좀 심하다 생각하는 이유는 나는 남보다 그것들을 배로 또 오래 더 많이 쓴다. 휴지는 당연히 변기통에 넣고, 물은 당연히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한다. 내가 넣은 쓰레기가, 물론 휴지는 하수도에서 걸러지는 가장 깨끗한 쓰레기일 터, 환경을 오염시키고 자연을 파괴하며 북극곰과 펭귄을 죽이는 일이 된다. 내가 콸콸 틀어놓는 물은 아프리카 아이들의 생명수다. 갑자기 왜 '환경'에 대한 양심고백이냐, 하면 내가 잘못된 줄 모르고 하는 명분 없는 낭비처럼 인종 학살도 그런 식으로 이루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가해자에게는 언제나 명분이 있다. 피해자는 이유가 없지만 가해자는 언제나 이유가 있는 것처럼. 그래서 내가 나도 모르게 저지르는 잘못에 대해서는 항상 뉘우침과 바로 잡기 위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력도 마찬가지. 그게 없어도 인간일까. 이것이 인간일까, 란 질문은 이럴 때에나 가능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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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의 수용소 생활은 처참하다. 한 톨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산다지만, 며칠 전 읽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표창결혼'으로 태어난 한 젊은 탈북자(30세)의 삶은 현실이기 보다는 차라리 꿈에 가까웠다. 소설이나 드라마를 볼 필요가 없었다. 단테가 묘사하지 않은 지옥이 관타나모나 아우슈비츠 뿐만은 아니었던 것. 그야말로 지금 행해지고 있는 진행형 국제범죄, 인권유린이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미 죽어버린 저자보다 살아서 고통 받고 있을 많은 사람들이 궁금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하지만 곧, 알았다. 좌절 또한 사치스럽다는 것을. 낱알 몇 개에 어른이 어린이를 구타하여 죽일 수 있었다. 병든 가축을 산 채로 땅에 묻는 건 인간들 입장에서 털어낼 죄도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진짜 어린이와 노인, 동물 학대에 있어서는 참을 수 없이 괴롭다. 더 슬픈 것은 죄가 죄를 부르고, 가난이 가난을 부르고, 벌이 벌을 부르는 게 진실인데도 그렇게 용서하고 쓰다듬기 시작하면 세상에 악한 사람은 없어진다는 거다. 이게 무슨.. 어처구니 없고 아이러니한 현실인지. 그래서 언젠가부터 생각하기 시작했다. 피해 입힌 사람들은 벌 좀 받아야 한다고. 사형은 공개처형으로, 사람이나 짐승을 이유없이 괴롭힌 사람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원칙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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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더이상 이 비참한 수용소 생활에서 죽어가거나 살아남아도 산 게 아닌 사람들의 억울함을 갚기 위해 죄를 물을 대상과 구실이 없다. 나치의 주범 국가 독일은 대번에 세계적 사과를 감행했고, 소련은 번듯하게 러시아가 되었다. 피해 본 사람만 있고, 죄를 묻기에 상처가 너무 크다. 국가범죄. 언젠가 &lt;국가범죄&gt;라는 책을 읽으면서 국가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개인의 죄를 결국 후손들이 경제적 보상으로 갚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미 사형대에 세워져 죽어간 이들의 영혼을 다시 살려올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가범죄 청산은 그래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또 해결되어야 할 일이기도 했다. 다만, 그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오늘날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승만'이나 '박정희'의 과오를 갚는다는 것이 나로서는 심히 부당하게 생각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lt;이것이 인간인가&gt;는 범죄 자체나 피해자의 상흔을 그리는 게 아니다. 그것들을 포함해 인간 자체의 삶에 대한 끈질김, 투쟁, 희망 같은 것들을 그린다. 그래서 문학적으로 우월하다. 나는 왜 하나마나한 말들을 이렇게 쏟아내고 있을까. 뭘 얻겠다고, 뭘 해보겠다고,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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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 모든 고통의 기억을 무언가로 잊을 수 있다, 치유될 수 있다, 고 믿는 인간의 마음이 어리석은 게 아닐까, 하고 나는 종종 생각했었다. 그들은 살아있는데도 살아있음을 보장 받지 못하고, 살아있는데도 살아있는 사람들로 취급받지 않는다. 아우슈비츠, 이름만으로도 처절한 울부짖음이 들리는 듯한, 너무 많이 감상하여 더이상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 그곳의 현실을 나는 다시 본다. 그것도 여러 번에 걸쳐서 오랜 시간 천천히 죽음의 수용소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고 한다. 읽는 걸로 알아지지 않는 고통을 나는 책으로나마 배우려고 안간힘 썼다. 나중에는 부끄러웠다. 하지만 모르고 있는 게 더 부끄러운 거였다. 우리가 가까운 북한이 인권실상을 간혹이나마 언론으로 접하면서도 믿을 수 없는 것처럼, 어떻게 해결은커녕 오히려 탈북자들을 송환하면서 죽음의 문턱을 넘게 하려는 것처럼, 모든 비극을 뻔히 예상할 수 있으면서도 그들을 밀어넣어야만 우리의 안전을 보장 받는다는 게 슬플 뿐이다. 그래도 학교에서는, 남의 불행에 참지 말고 나서서 도우라, 고 가르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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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붙잡힌 탈북자들. 벌써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겨 자신들이 벗어나기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던 저주 받은 땅을 벗어났지만, 그들의 목숨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많은 이해관계와 사람들에 의해 다시 강제북송 될지도 모른다. 희망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지 몰라. 그냥 죽는 것보다는 무엇이라도 해보는 것이 더 나을 거야.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어떤 남자는 자살을 기도했고, 한 달 전 아이를 낳은 어떤 엄마는 아기에게 죄스러워 날마다 눈물로 지새울 것이다. 게다가 나는, 이 사람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힘이 없다. 여기로 오세요, 할 수도 없고 살릴 힘도 없고 죽일 힘도 없다. 그들이 죽거나 산다 해서 내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은 없지만 이 상황, 체제, 현상, 제도 등은 결국 하나에 굴복하면 또 다른 것이, 또 다른 것에 굴복하면 또 다른 것이 와서 그 자리를 차지해 나 아니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대항해야 한다. 그래서 대립해야 한다.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잘못된 것인 이상 하나 수긍하고 또 하나 수긍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그들의' 세상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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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많은 부조리한 면들이 있지만, 우리가 북한을 바라보는 방식을 이해하기에 손택의 &lt;타인의 고통&gt;이 도움이 된다. 물론 아프리카, 남미, 중앙 아시아, 독재에 시달리는 국민들, 가난에 허덕이는 국민들, 지진의 땅, 좁혀 우리나라의 많은 불우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당장 내 일이 아니라도 언젠가 내 일이 된다. 타인의 고통이 내 고통이 되는 순간이 살다보면 반드시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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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죽음의 수용소에서&gt;의 묘미는-이렇게 말해도 된다면-단연코 2부 로고테라피 부분이다. 치료, 위안, 치유. 쉬운 일 아니겠지만 그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흥미롭다. 거의 최초로 수용소 실상과 치유를 동시에 보여주는 책이었기에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남아있다. 처음에 이 책은 딱딱하게만 느껴지는데다 끔찍한 실상이 피부에 와닿지 않아 계속 페이지를 넘기고픈 책은 아니었다. 나는 '수용소(많은 사람을 집단적으로 한곳에 가두거나 모아 넣는 곳)'라는 곳의 비인간적이고 비현실적인 생활을 도저히,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난민 수용소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곳은 어떤 식으로든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곳일 뿐더러, 엄청난 굶주림과 지긋한 노동을 일상처럼 해내야 하는 곳이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단순한 진리에 의해 엎치락뒤치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수용소는 이제, 말로만 듣고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혹한 곳이라는 것을 안다. 여전히 읽을 때마다 펼쳐볼 때마다 이 책은 더디고 어렵게 읽힌다. 고통은 이후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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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펙의 &lt;거짓의 사람들&gt;을 읽으려고 서점을 기웃거린&nbsp;게 드라마&nbsp;&lt;마왕&gt;을 보고 나서였으니, 어언 몇 년 전.. 이 책은 스캇 펙 박사가 치료현장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인터뷰화, 이론화 한다. 대학 때라서 읽은 지가 꽤&nbsp;됐는데도 기억을 돌이키면, 정작 분명한 경계선이 존재할 것 같은 선과 악에는&nbsp;어떠한 형체의 금(선)도 없다는 진리에 가닿는다. 강박증, 자폐증, 아동학대, 베트남 전쟁, 인종 청소까지&nbsp;세세한 예와 함께 악인은 어떻게 악인이 되었으며, 개인의 상처는 어떻게 집단화 되고, 집단화된 광기는 어떻게 개인을 공격하는지 세세히&nbsp;분석하며, 결론은 '사랑'으로 감싸야 한다는 처방을 내린다.&nbsp;절대악 같은 건 없으며, '악'이라는 것은 절대다수의 내면에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것일뿐이라고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nbsp;뇌과학에서 말하는&nbsp;범죄 유전자나 보통 사람보다 더 악하게 사는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의 문제가 남게 되고, 환경으로부터 오는 개인의 악함을 설명해야만 하게 된다. 선과 악이 단지 마음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설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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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아주 평범한 사람들&gt; 또한 홀로코스트에서 지시 받고 가해자에 참가한 사람 모두는 특이할 것 하나 없는 아주 보통의 사람들이었다고 얘기한다. 그들은 지위, 상황, 환경에 따라 가해자가 된 것 뿐, 실제로는 희생자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선한 혹은 악한 어느 힘 세고 권력 가진 가해자가 그렇지 않은 희생자를 택한 것이 아니라는, 그렇기 때문에 나치의 대학살은 그다지 명분이 없었다는 이제는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라크 후세인을 잡기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은 이라크 군인들 뿐만은 아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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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순간에는 사람이 사람을 해하고, 나쁜 환경에서 자라온 멀쩡한 사람의 악행과 광기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스스로는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는 발버둥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아주 잘 알았다. 그런 사건의 희생자가 되지 않을 예방법이란 건 내 쪽에서는 없는 거란 걸. 싸움에서 이길 수 있게하는 건&nbsp;'힘'의 차이가 아니라 공격의 '순서'임을&nbsp;많은 범죄영화들을 통해&nbsp;학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얼 하려고 했다.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해할 수 있는 동기에 대해서도, 끔찍해하지 않고 사람의 몸을 칼로 난자하는 정신상태에 대해서도, 아무리 얻는 게 많아도 학살을 할 만큼 대단한 이유가 있을까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세상의 악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조장될 뿐더러 근절되지는&nbsp;않는다. 그러면 이 땅의 경찰, 군인 등 많은 직업이 사라져야 할 것이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시간을 쏟을 수도 있을 테지만 아무도 인류가&nbsp;존재하는 한, 악이 근절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nbsp;인구가 늘어날 수록 문제는 더 많아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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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책이 그다지 많은 걸 알려주지는 않았다. 내가&nbsp;생각하는 세상 속에서 이 책들은 한참 떨어져 있는데다,&nbsp;순진한 내가&nbsp;꿈꾸는 세상은 그야말로 환상일 뿐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을 종식시키고 악을 처벌하고 전쟁을 막고 굶어죽는 인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nbsp;일은 없을지 계속 의심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이 내가 오지랖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변해야 할지는 알 수 없지만 달라져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87/23/cover150/8971992646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992646</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페테르부르크와 바덴바덴</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94683</link><pubDate>Tue, 13 Mar 2012 13: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9468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1177&TPaperId=549468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96/96/coveroff/893291117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1003684&TPaperId=549468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85/coveroff/8931003684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32465&TPaperId=549468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6/73/coveroff/897013246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1331&TPaperId=549468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4/49/coveroff/8937461331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아주 흥미롭고 독서력 돋는 소설을 읽는 중이다. 리스트 따위, 아무리 제대로 짜도 결국에는 실행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독서에 몰입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음악처럼 박자, 그러니까 쿵짝 리듬이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쿵'에는 수준보다 좀&nbsp;위의 것이나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 '짝'에는 박수 한 번 치고 떠날 수 있을 만큼 경쾌하고 가볍고 재미있는 유익한 것을 읽어야 하나는 사유를, 또 하나는 재미를 가져다 주면서 계속 책을 읽고 싶게, 서가에서 다음 읽을 책을 고를 수 있게 해준다.&nbsp;지금 나는 세계문학전집으로 점철된 독서를 하고 있는데, 물론 재밌기도 유익하기도 하지만 진도가 더딘 것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빨리 책을 마치고 싶은 후다닥 마음, 이것 또한 지양해야 할 것. 최대한 집중해서 차곡차곡 쌓아나가야 비로소 리스트 달성에 이른다는 것이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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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몇 장에 걸친 수전 손택의 영광스런 서문과 추천, 도스토예프스키(1821~1881)에게 바치는&nbsp;저자의 헌사가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을 읽는 일은 이 모든 것을 사는 것이고, 이 모든 것을 읽는 것이며, 이 모든 것을 소화시키는 것이다. 나는 계속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손택의 &lt;타인의 고통&gt;을 번갈아 읽었다. 그녀는 왜 그토록 잊혀질 뻔한, 사라질 뻔한 치프킨의 문학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려고 노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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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치프킨은&nbsp;부모와 마찬가지로 구소련(러시아) 출신 유대인이자, 의사였다. 한 곳에 평온하게 머물고 싶어했으나 그렇지 못했고, 좀 더 압박이 덜한 곳으로 옮겨가 살아야겠다는 가족의 소망은 아들 대에 가서야 이뤄졌다. 아들 부부는 겨우 미국으로 이민한다. 치프킨 부부도 여러 번 이민비자를 신청했지만 번번이 허락받지 못하고 끝내 모스크바에 머물렀다. 아마 그는&nbsp;부모님 대에서부터 겪었던 유대계 차별에 대한&nbsp;압박과 분노를 글쓰기로 승화시킨 것 같다. 직업은 의사였지만 작가는 불행히도 그의 소설이 세상에 나와 조국어로 읽히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죽었다. 출판과 유명세는 아들을 통해 치프킨 사후에&nbsp;가능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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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바덴바덴에서의 여름&gt;을 쓴 치프킨이 생소하므로 손택의 추천사와 서문이 아니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거기 빙점을 찍은 건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더 유명한 작품, 더 유명한 작가도 건너뛰기 마련인데 치프킨까지 오기 어려웠음은&nbsp;강조할 필요도&nbsp;없다. 치프킨은 의사로서 의학연구와 소설쓰기를 번갈아 했던 걸로 보인다. 문학에 빠져들었지만 의사라는 직업을 버릴 수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고 문학을 포기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둘 다 놓지 못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은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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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lt;바덴바덴에서의 여름&gt;은 반드시 쿳시의 &lt;페테르부르크의 대가&gt;와 함께 읽으면 좋다. 두 작품 모두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삶을 소재로 해서 나아가기 때문인데, 물론 차이가 있다. 치프킨은 러시아 페테르부르크가 생활터전이고, 독일 드레스덴에서 온천휴양도시 바덴바덴 등 여러도시를&nbsp;여행하는 도스토예프스키와 그의 두 번째 아내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부부의 1867년 여름을 그린다. 이중서사구조로, 현재 겨울, 도스토예프스키가 마지막 살았던 레닌그라드로 향하는 기차에서, 그 해 여름, 바덴바덴을 여행하는&nbsp;도스토예프스키 부부를 순례한다. 갓 결혼한 부부였지만 당시 도스토예프스키는 도박과 빚, 징역 후유증, 간질 발작 등으로 그리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 화자는 그의 흔적을 좇으며, 당시 그가 느꼈을 좌절과 편집증을 그려낸다. 몽환적일 만큼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들이 황홀한 묘사를 통해 글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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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페테르부르크의 대가&gt;는 노벨상 수상자 쿳시의 대표작으로 꼽히지만 아직 읽지 않았다. 도서 상세 페이지의 줄거리를 좀 읽어볼 수야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다. 쿳시는 언젠가 모두 다 읽게 될테니까. 이 소설이 행여 부족하다해도 그건 도스토예프스키를 다루기 때문이지, 쿳시라서 그런 건 아니라는 게 명백하니까 서두르지 않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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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킨과 쿳시의 두 작품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생과 삶, 좌절과 환희를 그려내는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들의 소설이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작가의 일대기나 전기가 아니기 때문에 또 하나의 이야기로 인정받아야 한다. 읽기 전에도 후에도 역시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작가가 더 안쓰럽기도 하고 더 대단하게도 보인다. 인정 받는 대문호를 소재로 쓰는 글이 대문호의 글을 넘을 만큼 예찬받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사실을 분명히&nbsp;작가도 알고 있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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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 손택이 &lt;바덴바덴에서의 여름&gt; 서문에서 말한 어느 장면이 강력하게 나를 사로잡았고, 실제로 이 서문에 씌어진 장면이 어떻게 그려질지 상상했다. 마침내 진짜 이&nbsp;장면에 닿아&nbsp;읽을 때는 소름 돋을 듯 멋있는 문체였다. 상상력과 창조력이 조화롭게&nbsp;빛을 발하는, 사랑을 나누는&nbsp;장면이었다. 어떤 구절보다 아름다워서 어떤 구절보다&nbsp;더 꼼꼼히 읽었다. 문체는 환희로 빛날 만큼 경이롭게 느껴졌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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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킨이 재창조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삶에서 가장&nbsp; 강렬한 것은 도박도 글쓰기도 신앙도 아니다. 그것은 저 괴롭고도 절대적인 부부애였다. 바다를 헤엄치는 것에 비유된 이 부부의 섹스 장면은 잊기 어렵다.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안나의 저 한없이 관대하면서도 위엄 있는 사랑은, 문학적 후예로서 치프킨이 도스토예프스키에게 바치는 사랑과 겹쳐진다. (p.21, 수전 손택의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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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를 그린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소설이지만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치프킨의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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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한편으로는 또 모든 것이 창작된 것이다. 이 짧은 소설의 뼈대를 이루는 행위는, 화자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삶과 소설이 이루어진 장소를 찾아가면서, 바로 우리가 읽고 있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다. (p.21, 수전 손택의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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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서 치프킨의 문장을 소개하기로 하고, 일단 여기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생애, 안나와 그의 인생 후반기에 대해 좀 알아두면 읽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 그는 어째서 농노에 얽힌 희비극을 그토록 섬세하게 다룰 줄 알았으면서, 인간애를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면서, 유대인에 대해서는 그토록 야박했었나. 유대인인 치프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애정을 서슴없이 말하고 있는가. 문학은 참 많은 것을 역설적으로 만드는 도구다. 그는 24세에 &lt;가난한 사람들&gt;을 썼고, 아내와 형, 친구 그리고예프가 죽기 전 &lt;지하생활자의 수기&gt;를 연재하고 있었다. 그의 연대기를 보면 그는 정치적으로도 벅찼지만 늘 작품을 쓰고 있었고, 쓰려했다. 작가로서 이보다 더 대단한 게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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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장편 &lt;죄와 벌&gt;, &lt;백치&gt;, &lt;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gt; 등은 모두 이후에 집필했다. 유명한 사람일 수록&nbsp;모르는 채로 계속 알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자기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의 글은 무조건 숭배하는 경향도 있다. 나는 정확히 알기 위해 늘 내 눈으로만 판단하려고 노력한다.&nbsp;작가의 연대기를 아는 건 분명 그 작가가 쓴 혹은 대상이 된 작품을 읽을 때 도움이 된다. 이건 미술감상일 수록 더 제대로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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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 백과사전에서 찾기에 관심있는 사람만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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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쓰고 약간 모자란 듯 둔 다음, 나는 독서를 계속한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4/49/cover150/8937461331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1331</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F.Scott Fitzgerald's way of love</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93359</link><pubDate>Mon, 12 Mar 2012 23: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9335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4283239&TPaperId=549335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70/96/coveroff/897428323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096021&TPaperId=549335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00/94/coveroff/890109602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26923&TPaperId=549335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292/7/coveroff/890112692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14511138&TPaperId=549335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569/14/coveroff/931451113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2am은 박진영 소관이 아니게 된&nbsp;다음에 방시혁을 만나 &lt;죽어도 못 보내&gt;를 히트시키고, 완전히 방시혁 소관으로 넘어갔다. 이 노래가 20대 초반의 지극히 충동적이고, 낭만적인 구석도 다분한, 아직 사랑을 잘 모르는 청년들의 가슴에&nbsp;품은 열병 같은 사랑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면, &lt;이 노래&gt;, &lt;친구의 고백&gt; 같은 이전의 곡은&nbsp;좀 더 어른스럽고 계산 덜 된 템포가 감지되었다. 아이유 노래를 요즘 누가 만든댔더라, 하여튼 아이유 노래는 매번 꼭 자기가 쓴 자기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그래서 풋풋하게도 그 나이에서 좀 더 성숙하게도, 귀엽고 사랑스럽게도, 어른스럽게도 느껴지는데, 내가 &lt;죽어도 못 보내&gt;를 들을 때 얘네는 시간을 역행하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똑같이 덜 성숙된 사랑의 아픔을 또래의 시선으로 노래하지만 이전 노래들이 훨씬 더 어른스럽고 성숙하게 보여서. 그렇다고 가사가 성숙해야 한다는 건 아니고, 이건 프로듀서들의 차이일까. 사실은 이 얘기가 하고 싶어서. 이번 앨범은&nbsp;방시혁이 만들었는데, 언뜻 듣긴 했어도 타이틀곡이 귀에 쏙 박히지는 않는다. 내가 박진영이 만든 곡에 더 맞는 사람이라서일까. 무엇의 어떤 차이가 나더러 이렇게 느껴지도록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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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제목이 F.Scott Fitzgerald's way of love 이다. 번역하면 피츠제럴드식 사랑 이야기.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종종 앨범 소개글을 읽게 된다. 예전에는 사실 이게 짜맞춘 거지, 하면서 처음부터 앨범 컨셉을 두고 노래 만들거나 부른 건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아주 안 맞는 걸 갖다놔도 홍보나 마케팅 혹은 글 쓰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겉으로 멀쩡하게 통합하는 취합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읽지 않은 책리뷰를 억지로 쓰면 티가 난다는데-그게 당연하지만-나는 별로 티도 안난다. 내가 별로 억지로 쓰지도 않으니 다른 사람들도 그걸 못 느낀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그 책이 말하는 주제만 알면 리뷰는 얼마든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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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am은 2pm 보다야 확실히 듣는 앨범 이긴 해도, 한 곡 한 곡 자기 감성으로 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아이돌이라는 대중음악 속에 갇혀 있는 박진영, 방시혁 같은 작곡가의 경우 탁월하게도 시대 흐름을 잘 잡아내기 때문에, 익숙하기는 해도 아주 독창적이거나 새롭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어찌 보면 넷이 잘 어울리지도 않는데&nbsp;이&nbsp;청년들을 무대에 세우고 각 잡은 듯이 한 구절씩 노래하는 게 불편하고 지루하게&nbsp;느껴지는 건 맞지만&nbsp;지극히 보통 사람들의 취향을 무시하지도 못하는, 이것과 저것 사이에 대중음악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번 앨범에는 총 여섯 곡이 들었는데, 박선주, 윤종신, 김도훈 등의 뮤지션들이 참여했고, 역시 방시혁이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다. 바로 이 곡, &lt;너도 나처럼&gt;이 타이틀곡. 예전처럼 감정과잉이 아니라 담백하게 부른다는 느낌은 들었다. 가사는 아닌데 이게 담백한 목소리니까 또 감동이 안 느껴진다. 내가 돌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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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앨범 어디에서 피츠제럴드를 찾아야 하지. 나는 또 듣고 또 들어봤다. 내 감성이 이상해진 건가.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내가 요즘 문체 좋은 문학을 너무 많이 읽은 거야.. 다 유치해.. 가사가 유치해서 나는 확 빠져들 수가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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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음반 &lt;피츠제럴드식 사랑 이야기&gt;는 한편의 감성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아련해서 더 애달프고 먹먹한, 그래서 조금은 처연한. 이는 유명 작가 피츠제럴드가 만들어낸 인물들의 사랑 이야기와 닮았다. 마구 내지르지 못해 오히려 가슴 속으로 사무치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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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런 피츠제럴드 말하는 거 맞지? 사랑 이야기. 피츠제럴드가 각 인상군상의 인물들로 사랑 이야기를 많이 써서 그런 것 같은데 나는 괜히 그래서 얘네가 피츠제럴드를 읽었다는 거야? 막 이러고, 책은 제목이 예쁜 것만 나열해봤다. 나는 단편 빼고 얘네들은 안 읽었다. 단편이 이 책 저 책 막 실려있어서 겹치는 게 있는지, 어떤 게 장편인지도 잘 모르겠다. &lt;위대한 개츠비&gt; 빼고는 단편은 벌써 다 머릿속에서 휘발돼서 기억도 안난다. 사실은 내가 단편에 잘 감명 받지 못하는 사람이라 그렇다.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그래도 2am의 이번 앨범을 피츠제럴드식 사랑 이야기 라고 하는 건 좀 억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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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담백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도 오래 전이라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게 상상만으로도 아프지만, 상상으로도 만나고 헤어짐을 엄청 경험해봤다. 이건 어떤 식으로든 전혀 담백할 수가 없는데, 아직 아니, 여전히 미칠 듯한 사랑의 열망을 경험해봤을까 싶은 청년들이 너무 담백하게 이별과 그리움을 노래하니까 반감이 든다. 그리움 말고 이들은 달려가서 매달려 봐야 하는데, 눈물 흘리고 망설이면서 아닌 척 잊은 척 하니까 싫다. 빠져들지 않는다. 이별은 그렇지 않을텐데. 사랑은 그런 게 아닐텐데. 이별은 진상스러워야 예쁜데, 술 먹고 전화하고 욕도 하고 매달려도 보고 다시 연락 안해 하면서 나도 모르게 하게 되고, 하루에 몇 번씩 몇 십, 몇 백일 밤을 멍해지고, 외롭고, 힘들고, 재미 없고, 흥미 떨어지고, 아프고 그래야 하는데. 나는 이별에도 환상을 갖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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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고맙다, 이런 가사는 특히 대중음악 가사에 많다. 사랑 아니면 꿈. 노래 가사는 언제나 둘 중에 하나로서만 존재했다. 혹은 둘 모두이거나. 그리고 이 앨범은 명백히 사랑, 그것도 이미 보내버린 후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행복한 모습이 아니라 끝나버려서 그립고 아프고 후회되는 그런 사랑. 꼭 이별로만 감성을 표현하는 건 아닐텐데 얘네들의 사랑은 늘 이렇다. 행복할 때가 별로 없다. 죽어도 못 보내, 할 때도 그랬고, 미친 듯이 눈물이 나, 할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다. 슬프다. 아쉽다. 꿈꿔도 되잖아. 사랑해도 되잖아. 아직 어리고 예쁘고 멋있고 건강하잖아. 뭐가 그렇게 슬퍼, 뭐가 모자라서 매일 이별만 해, 왜,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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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는 사랑을 통해 인간군상과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했지, 사랑의 이별만을 절묘하게 포착해낸 작가는 아니었다. 피츠제럴드식 사랑 이야기 라는 앨범 제목은 결국 다양한 감성적 곡들을 통해 피츠제럴드가 보여준 것처럼 여러 편의 감상적 또는 감성적인 인물들을 보여주면서 삶의 가장 소중한 곳에 다가가겠다는 뜻일텐데, 나로서는 앨범에 든 곡들이 여전히 일회성용인지 들으면 들을 수록 더 감성적으로 빠져드는 새로운 느낌이 드는 장기간 올인할 곡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내가 가늠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겠지만, 어쨌든 쭉 좋아해온 발라드 앨범으로서 썩 마음에 차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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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어폰 끼고 듣는 존박 목소리에 반했다. 옆에서 이런 목소리로 속삭여주면 넘어가겠다, 싶은 울림을 가졌다. 처음에는 송혜교와 무슨 듀엣이야, 했는데, 예쁜 목소리 내려는 송혜교 음색을 간단히 받쳐주면서 본인 음색을 최대한 감미롭게 자랑하는 존박이 짱, 이라고 며칠 전부터 생각하고 있다. 감미롭고 아름답고 사랑에 빠지고 싶은, 그런 목소리가 있다면 이 노래 부르는 존박 목소리다, 라고 할 만큼. 아무튼 끌렸다. 사실, 좋으면 좋은 거지 좋은 데에 이유가 있나. 싫은 건 이유가 많지만 좋은 건 본능적으로 끌리는 거니까. 가끔은 잘 짜여진 소설 보다 약간 풀린 듯한 허술한 구조에 더 끌리고, 기계음과 화모니로 이뤄진&nbsp;누구나 괜찮다 할 공식 같은 곡 보다&nbsp;꾸밈 없는 소탈한 본인 목소리에 더 끌리는 것처럼. 존박이 허술,소탈 하다는 거 절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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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성숙되고, 더 차트 올킬이라는데 이전 앨범보다 더 이전 앨범보다 나는 그다지 좋지가 않다. 그들이 덜 발전해서가 아니라 듣는 내가 달라졌거나 점점 자기 영역을 잃고 비슷해지기 때문인 듯한데, 이런 현상이 요즘 인디밴드 곡이나 싱어송라이터의 곡을 통해서도 느껴진다는 사실이 슬프다. 내 귀가 이상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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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는 이 노래 음색으로 리듬과 옥타브 타듯이만 대사 쳐도 연기 못한다는 소리는 안 듣겠구만. 발음도 똑똑히 하려고 무진장 애쓰며 노래하는 게 느껴지는데 오히려 어색하지 않게 들렸다. 보통 여배우들이 노래하면 다 어색하던데, 딱 그만큼 어색하니까&nbsp;중간은 간&nbsp;거고, 노래할 때 대사할 때보다 더 감성이 느껴진다는 생각에 좀 더 노력해,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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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가요는 스무살 이후로 별로 안 들었다. 그래서 20대 초중반 음원차트 같은 거 잘 모르고 살았다. 그때 내가 듣던 가수와 앨범은 지극히 정해져 있었다. 여러 음악들을 장르, 국적 가리지 않고 마구 듣던 시기가 그때였는데 그렇게 해서 추천, 비추천까지 엄청 찾아 들었어도 결국에는 내가 꽂힌, 내 스타일의 앨범을 찾아 그것만 듣게 되었다. 딱 그때부터 가요가 지겨워진 것 같은데 그렇다고 특출나게 락이나 밴드나 팝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아이돌 등장 1기에 나는 대학 열심히 다니는 유행에 제일 가까이 다가가 있던 나이임에도 그 시기 아이돌들을 잘 몰랐다. 가수가 아니라 노래를 몰랐다는 얘기다. 아예 20대 후반이 되니까 듣게는 되는데 거의 일회용으로 이용하고 버린다. 그리고 그런 현상이&nbsp;너무 아쉽다. 작가든 작곡가든 본인의 전성기를 본인이 뛰어넘지 못한다는 것이야말로 창작자로서는 불행한 일일텐데, 이들에게서 그런 게 느껴져서 나는 정말로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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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여전히 2am의 감성 돋는 발라드를 대신할 어떤 아이돌도 없을 테지만.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569/14/cover150/9314511138_1.jpg</url><link>http://music.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14511138</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Snow, Winter, North Europe</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93132</link><pubDate>Mon, 12 Mar 2012 22: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9313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632223&TPaperId=549313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07/39/coveroff/899263222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36443644&TPaperId=549313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99/34/coveroff/389243078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9351731&TPaperId=549313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7/81/coveroff/898935173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211944&TPaperId=549313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36/83/coveroff/895221194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34358X&TPaperId=549313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527/19/coveroff/899434358x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lt;스노우맨&gt;과 &lt;얼음공주&gt;와 &lt;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gt;을 동시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nbsp;그녀가 내게 &lt;스노우맨&gt;을 보내주기 전이었다. 리뷰를 썼는데 아직 책이 검색되지 않아서 책이 올라온 다음 썼던 걸 옮겨왔어요, 라고 말하면서 그녀는 선뜻 읽어볼래요?, 하며 보내줬는데 이게 종이책이 아니라서 읽을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되긴 했다. 얼마 전, 아빠 공장 앞에 '임대 구함'을 알리는 종이 한 장을 인쇄하려는데 검은 잉크가 없어 희미하게 나온 걸 손수 정성스레 검정색 수성펜으로 가공해야했기 때문이다. 잉크는 주문하면 올테지만 가격이 부담, 시간이 또 부담, 일단 급하게 붙여야 할지 몰라 만들어 놓고 뿌듯했는데&nbsp;아직 안 붙이고 집에 굴러 다니;; 2년 전 '전세 구함' 붙일 때는&nbsp;밥풀 쒀서 캄캄할 때 온 동네를&nbsp;헤매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딸랑 한 장이라 차라리 나았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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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나는 프린트 해서 봤어요, 라고 했지만 나는 프린트 그것도 몇 백 장을 할 용기는 물론, 섬세함이라든가 하는 그 어느 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 내 돈으로 하기 당연히 싫다. 잉크가 비싸다. 종이도 비싸다. 책값도 비싸다, 물론. 모든 것을 감수해도 나는 귀찮은 게 딱 질색이다. 어쨌거나 겨울이 가기 전에 읽어야&nbsp;한다는 일념으로 고른&nbsp;세 작품은 공교롭게도 추리, 겨울 말고도 북유럽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사실 나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스밀라, 몇 번 실패했다. 지금이 읽을 때인가, 앗싸, 나 좀 멋져보인다. 비슷한 책 세 권을 나란히 두고 뭐부터 읽을까 고민하는 풍경은 늘 혼자만 멋지다고 믿는&nbsp;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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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시규어 로스의 곡만 더하면 완벽 ^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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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얼음공주&gt;를 사야한다는 사소한 걸림돌만 빼면 꽤 즐거운 일임은 분명해 보였다. 부랴부랴 주문을 넣었다(라고 쓰고 싶지만 아직.. 그리고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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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북쪽, 눈, 얼음, 백야. 그것들에 환상이 있다. 낮과 밤이 있다면 내가 관심 있는 쪽은 단연 '밤' 쪽이다. 어두컴컴하고 우중충. 화사하고 화려한 것보다 끌리는 쪽은 이상하게 고독, 외로움, 어둠 같은 숨겨진 빛. 그리고 나는 아마 꽃 피는 봄이&nbsp;오고서야 이 책들을 끝마칠 지도 모른다. 어쩌면 시작할 지도. 사는 게 원래 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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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gt;은 같은 아파트에 살던 소년의 죽음에 얽힌 의아함을 따라 가는 추리이면서, 눈과 얼음의 입자에 얽힌 비밀들, 그것으로 인한 철학적 인식의 영역을 이야기 한다, 고 말해도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 지를 모르겠다. 겉으로는 추리 형식이지만 그것이 북극과 그린란드, 에스키모, 아이슬란드 같은 단어들과 만나 차가운 공기를 내뿜으면서 한없이 신비로워진다. 통찰이 가능해지는 지점은 역시 사건발생 후인데 눈에 대해 예리한 감각을 가진 여주인공 스밀라가 눈에 새겨진 소년의 발자국을 의아하게 여기기 시작하면서 이에 얽힌 비밀스런 진실을 찾아나서면서부터다. 낯섦과 이질감을 주는 그린란드인과 덴마크인 사이에 존재하는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되새기다보면 어느새 소설 중반에 부딪친다. 그린란드의 빙정석을 파내기 위해 벌인 물질 욕망에 눈먼 자본을 비판하는 동시에&nbsp;깨끗하고 하얀 눈 위에 펼쳐놓으며 상쇄시킨다. 어느새 다른 세상 속에 푹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어내린다. 재밌다. 이거야 말로 다른 세상에 온 느낌, 전혀 몰랐던 낯선 곳을 여행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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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이런 부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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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토르는 학생들에게 무한의 개념을 이렇게 설명했다. 무한한 수의 객실을 가진 호텔 주인 한 사람이 있고, 이 호텔 객실에는 손님이 모두 들어차 있다. 거기에 손님 한 명이 더 도착한다. 그래서 호텔 주인은 1호실에 있는 손님을 2호실로 옮겨준다. 2호실에 있던 손님은 3호실로 옮긴다. 3호실 손님은 4호실로.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 이렇게 하면 1호실은 새로 온 손님을 위해서 비워진다. (pp.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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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만 진행되는 게 아니라 뭔가 정보를 주거나 인용하면서 철학적으로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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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어머니는 한 번, 왜 한 달 동안 3천 마리의 일각고래가 철철 넘치는 생명력으로 하나의 피오르드 안에 모여드는 것인지 설명하려 했다. 그 다음 달에는 얼음이 고래를 가두게 되고, 그러면 고래들은 얼어 죽게 된다. 5월과 6월에는 너무나 많은 바다쇠오리들이 몰려들어 골짜기를 검게 물들인다. 다음 달에는 50만 마리의 새가 굶어 죽게 된다. 어머니는 나름대로, 북극 동물의 삶 뒤에는 언제나 이런 극단적인 개체수 변동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변동 속에서 우리가 몇 마리 취한다고 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도. (pp.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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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구 개체수를 논할 때 사람을 두고도 할 수 있는 발언. 아- 주장자의 논리란 이런 것이었구나,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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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스노우맨&gt;의 도입부는 단숨에 사로잡는다. 나는 어째서 이런 장면에서 끌릴까. 아들을 차에 남겨두고 다른 남자와 정사를 벌이는 여자. 이제 그 남자는 여기서 떠나려 하고, 여자는 붙잡아 보지만 남자가 그러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다. 이런 장면에서 시작하는 미스터리 소설이라니, 뭐랄까, 눈사람이 지켜보는 섹스는 좀 신비화 된다. 내가 눈사람이 된 것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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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는 그의 음성에서 어렴풋이 짜증을 감지했다. 그와 동시에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그의 손이 그녀의 등을 훑어 내리며 스커트의 허리밴드를 지나 스타킹 속으로 들어왔다. 그의 양손은 파트너의 모든 동작과 스텝, 호흡, 리듬까지 꿰뚫고 춤추는 한 쌍의 숙련된 커플 같았다. 처음에는 달콤한 백색 애무. 그다음에는 고통스러운 흑색 애무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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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눈은 이런 코드로 쓰인다. 차고 두렵고 사라져야 할 것, 그 무엇도 아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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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줌을 지릴 때까지 눈을 먹었으면 좋겠어." 상대가 철사의 반경에서 살짝 벗어나는 곳에 서더니 고개를 기울인 채 쉴비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위장이 꽁꽁 얼어붙고 눈으로 가득 차서 더는 눈을 녹일 수 없을 때까지. 네 뱃속이 얼음이 될 때까지. 그게 네 본모습이잖아. 아무런 감정도 없는, 짐승만도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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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인마를 향한 독설을 뱉으면서, 캄캄하고 고요한 호숫가에서 그녀는 죽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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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스노우맨&gt;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지 않다. 과거시점과 현재가 세네 갈래로 갈라지고, 홀레 반장의 과거까지 더해져 제대로 왔다갔다 하지 않으면 길을 잃을 수도 있다. 눈사람. 밖을 쳐다봐야 할 눈사람이 길 바깥에서 집이 있는 안쪽을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만 빼면 특이점이 없을 수도 있다. 북유럽 범죄발생율 같은 수치에서 이질감을 느껴야 하지만 csi 스핀오프 시리즈처럼 지구 어느 대륙의 범죄도 더이상은 낯설지 않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느낌이 다를 뿐이다. 이 소설의 경우에는 모든 긴장은 바로 말 못하면서도 모든 것을 아는 듯한 눈사람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눈을 뗄 수 없는 긴장, 이 아니라 뒤를 돌아볼 수 없는 두려움, 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백색의 눈 위에 조만간 핏빛 진실이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아무 곳에도 내 존재가 없다는 사실이, 그 고요함이, 이 미스터리 전체를 지배한다. 두렵다. 폐쇄적이고 어둡고 빠져나갈 곳 없는 듯한 느낌이 문학적 공간으로 변했을 때 주는 이미지는 눈과 상쇄시켜도 더 고통스럽고 고독한 이방인의 느낌을 준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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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얼음공주&gt;를&nbsp;끝내 주문하지 못하고 나머지 두 권을 읽는 상태에서 썼다. 다음 주문에 넣을 거라서 쓸 수&nbsp;있는 건&nbsp;기대표현 뿐.&nbsp;재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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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에 관한 또 다른 이야기를 알고 있다. 드라마&nbsp;&lt;눈의 여왕&gt;의 모티프는 안데르센 동화의 동명작품에서 따왔다. 극중 성유리가 어린 시절 동화책을 보고 또 보는데, 여자아이 게르다가 사라진 남자친구 카이를 찾기 위해 눈의 여왕이 사는 라플란드를 찾아가는 모험의 여정이고, 실제 드라마는 생명 잃은 성유리를 찾아나선 현빈이 라플란드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외로운&nbsp;나의 여왕, 너를 만나러 왔다"라는 내레이션이 설산의 배경 위로 흐르는 장면에서 끝난다. 상반되지만 어쨌든 같은 결말이고, 슬픈 스토리. 라플란드는 스칸디나비아반도와 핀란드의 북부, 러시아 콜라반도를 포함한 유럽 최북단 지역이라고 네이버가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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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마, 할리우드판 애니, 일본판 애니, 책까지. 하여튼 안데르센 동화의 특징이&nbsp;전부 북유럽, 추운 겨울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lt;눈의 여왕&gt;은 특히&nbsp;작가가 자기 출신을 극명히 드러낸 상태에서 서정적이고 따뜻하게 만들어낸 이야기라 북유럽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고전 같은 것이 되어버린 듯하다. 특히, 일본판 애니가 아주 감동적이고 화질,색감 다 예뻐서 이것도 종종 보는데, 아아, 어째서 전부 일본 것 뿐.. 뽀로로, 둘리, 하니, 까치 이후로 한국만화는 안 만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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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끝나면 안되겠지? 겨울이 가고 꽃샘추위가 왔다. 모두들 학교에 가서 새로운 삶을 준비한다. 어서 이 책들을 봄으로부터 밀어낼 때가 온 것 같다. 열심히 읽고 얼른 떠나야지. 봄에는 그럼 어떤 책을&nbsp;시작하면 좋을까.]]></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527/19/cover150/899434358x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34358X</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뜨거운 차 한 잔</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81653</link><pubDate>Thu, 08 Mar 2012 22: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81653</guid><description><![CDATA[남자는 형을 죽인 남자의 딸에게 접근한다. 사실을 알고 싶어서. 7년 전, 형의 죽음 이후 우연찮게&nbsp;뒤따라갔던 여자아이가 물 속에 뛰어드는 걸 보고도 못 본 척 돌아섰다. 궁금했었다. 그 여자아이, 살아있을까. 그때의 갈래머리 여고생(여중생)이&nbsp;지금은 전주 관광안내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의도적으로 그녀를 알기 위한 시간을 만들어낸다. 포토그래퍼로서 관광안내를 부탁한다던가 하는. 그는 그녀가 궁금하다. 어떻게 지내는지. 괜찮은지. 아버지가 치르지 않은 범죄의 댓가를 고스란히 안고 살았을 여자의 7년이 궁금하고, 범인을 찾겠다는 마음도 있고, 어떤 식으로든 이게 끝나야 자기가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강타한다. 처음에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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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늘 1등, 또 1등, 수재 소리를 듣고 살았다.&nbsp;남자가 나와 형이 물에 빠지면 엄마는 단번에 형을 구하리라 믿어의심치 않을만큼&nbsp;엄마에게 형은 자신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신 같은 존재였다. 엄마는 형이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심심찮게 광고하는 그런 삶을 살았다.&nbsp;형 때문에&nbsp;늘 찬밥 신세였던 남자는 형의 죽음 이후에도 지나치게 집착하며 망가지는 엄마를 보는 게 부담스럽다. 형의 가능성을 잊지 못한 엄마가 여전히 형과 자기를 비교하는 것도 힘들고, 그에게서 형을 찾으려는 엄마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늘 잔소리, 걱정, 핀잔&nbsp;듣는 자신이 싫어 집을 떠나 여기저기 떠돈다. 머무르고 싶지만 멈춰야할 곳을 찾지 못한다. 그에게 탄탄한 땅은 없다. 형을 그렇게 만든 범인이 잡히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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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찾아나섰다. 7년이나 도망다니며 형의 사건을 미해결로 남겨둔 못된 범인을, 여자의 아버지를. 그러다 남자의 딸을 사랑하게 된다. 조짐이 좋지 않다. 형의 열쇠를 가진 한 남자, 그 옆에 있는 카페주인 여자는 비밀을 알까. 믿어달라, 내가 하지 않았다, 를 습관처럼 말하고, 엄마의 기일이면 나와 할머니가 찾아올 걸 알고는 그 시간에 거기를 지나가는 버스에 타서 단 한 순간만이라도 딸의 얼굴을 보고 싶었던 아빠. 남자를 만나면서 여자는 차차 아빠를 믿게 된다. 믿고 싶다.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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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싶어 다른 단서를 찾아나섰다. 형의 흔적을 갖고 있던 남자와 여자에게서 그는 형에 대한 엄청난 비밀을 듣게 된다. 엄마가 처음부터 형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는 것도. 아직까지도 형의 비밀이 세상에 드러날까 두려워 형을 묻고 또 묻고, 범인을 찾고 또 찾고 그랬다는 것을. 남자는 절망한다. 여자를 사.랑.해.도. 괜찮을 줄 알았던 그 순간에 천국에서 추방 당한다. 그들에게 보통의 연인들이 하는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 보고 포옹하는 그런 연애는 결코 허락되지 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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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아빠의 한 마디를 믿고 싶었던 딸. 오랜 시간 아빠의 죄를 뒤집어 쓰고 온갖 손가락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연좌제에 얽매여 있던 날들에 딸은 단 한 번도 무너지거나 울어버리거나 원망하거나 한 적이 없다. 아마도 과거 7년 간 이 모든 것들이 밀려왔다 밀려갔다&nbsp;혹은 둘을 무한반복 했겠지. 그녀는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녀에게도 사랑이 가능해야 한다. 아빠가 실수로 죽인 어떤 남자의 동생이 그 상대라고 해도 세상은 허락해야 한다. 그녀의 사랑을 축복해야 한다. 적어도 죽은 남자의 어머니, 죽은 남자가 사랑한 사람, 단 둘을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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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결단코 허락되어서는 안된다. 여자의 사랑을 비난해서도 안되고, 그녀를 지키고픈 죽은 남자의 동생을 손가락질 해서도 안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그건 우리가 할 수 있는 말도 아니고, 해서도 안되는 말이다. 이제 죄를 지은 아빠는 그에 합당한 벌을 받을 것이다. 남은 이들은 화해와 용서로 이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다해야 하겠지. 모든 것이 기대, 지나친 기대, 믿음, 나를 구해줄 거란 믿음에서 악화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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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누군가에게는 별 것 아닌 일상처럼 봄볕 같고 여름 바닷가처럼 화창하고 무르익은 평범한 보통의 것일 뿐인데
누군가에게는 넘고 또 넘고, 벅차게 부딪치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이겨내야만 가능한 것이라는 사실이 의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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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건 원래 누군가에게나 어떤 상황에서나 허락되는 일 아니었나. 
그저, 이 아픔을 다 겪어낸 다음 모든 상황들이 지나가고 나면, 이 두 연인에게도 남들처럼 보통의 연애가 허락되었으면,&nbsp;싶은 것 뿐이다. 
&nbsp;
오늘, 4부작의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아마 그들의 연애 방향도. 아빠의 7년 도피 끝 해법도. 엄마의 지나친 기대와 믿음도. 그로인해 속으로는 불행하고 힘겨웠을,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간 형도. 모두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설사 그게 헤어짐이나 슬픔이나 아픔으로 나타나도 나는 더이상 아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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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내려놓아도 좋겠다. 누군가를 향한 기대, 나를 몰아치는 나의 기대, 힘들어지기만 하는 믿음과 집착. 그것들이 나는 물론 상대를 많이 힘들게 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가끔, 아주 가끔은 상기시켜도 좋겠다. 예를 들어, 꿈을 찾지 못해 무료한 나날들이면 어느 곳에서든 열렬히 꿈꾸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면 된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찌그러져 있는 내가 막 미운 거다. 이상하게 그 순간 기분이 튀어오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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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메이드 드라마다. 지금 이 순간이 무척 소중해지는, 소중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마법같고 요술같은 이야기다. 착한 마음이 되어서 나는 물론, 상관없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하게 되는 예쁘고 따뜻한 이야기다. 고요하면서도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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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악 &gt;.&lt; 
&lt;부탁해요, 캡틴&gt;은 조기종영되고(그런줄 알았는데 연속방송 -_-;;), &lt;해품달&gt;은 파업때매 결방되고, 겨우 마음 붙이니 떠나가는 &lt;보통의 연애&gt;. 세 드라마는 지난겨울의 수요일과 목요일 밤을 지켜주었고, 이제 겨울의&nbsp;마지막 문턱에 서 있다. 세 가지 사랑 이야기를 보내며 나는 봄의 첫 문턱에 서 있고 이제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봄에는 봄을 사로잡을 무언가가 반드시 나타난다. 봄이 되면 늘 새로운 일이 생긴다. 그리고 믿음은, 단 한 번도 나를 배신한 적이 없었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308/pimg_739771186742056.jpg</url><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81653</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낯선 계절</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77417</link><pubDate>Wed, 07 Mar 2012 18: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7741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838062&TPaperId=547741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92/63/coveroff/899383806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9351731&TPaperId=547741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7/81/coveroff/898935173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6836394&TPaperId=547741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10/31/coveroff/8986836394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그래, 딪고 선 땅이 흔들리고 비로소 나를 둘러싼 공간이 머리 위로 무너져내릴 때, 어느 바닷가 마을에서 쓰나미에 밀려오는 검은 물과 회오리, 쓰레기를 피하려고 달리던 사람들 혹은 강아지들의 기분이 이랬을 것이다. 땅에 구멍이 나서 달리던 오토바이가 빠졌고, 청년이 죽었다, 는 기사를 본 지 며칠 지나서일까. 집안에 있는데 내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다. 새벽 서너시쯤 잠이 든 내가 새벽이 오는 소리 아니 빛과 함께 듣던 소리다. 잠결에도 짜증이 났다. 아, 도시의 아침이란. 또 쓰레기차가 오는 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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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꺼졌다. 여러 날들, 들어가지 마세요, 라는 글이 생략되었음을 알리는 바리케이트라기엔 모자란 차단막이 거기 있었다. 아파트 라인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앞에. 하필 우리 라인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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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를 시작했다. 생전 처음 보는 기계가 와서 땅을 흔들고, 들입다 파고, 다시 묻는가 보았다. 어제오늘, 나는 내가 앉아있는 거실이, 아파트가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건물 어딘가 금이 가고 골이 생기고 균열이 화학작용처럼 일어나는 것을 본다. 아니, 느낀다.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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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가지 생각이 밀려온다. 편집증. 맞다. 이건 편집증이야. 이래서야 일본인들은 어떻게 그 땅에 살 수 있다는 걸까. 걱정을 접기로 했다. 움직이기도 싫어졌다. 냉장고에는 하얗고 달콤한 어젯밤에 넣어둔 떡과 새빨갛고 새콤한 딸기가 한가득 있다. 나가기 싫다. 엠씨스퀘어 정품, 이라고 씌여 있었다. 예전에도 가끔 들어보기야 했지만 크게 효과가 있을까 의심했기에 효과보지 못했던 나다. 의심하는 사람에게 진실은 다가오지 않는다. 아무 것도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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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학습준비-학습 시-무력감 및 졸음 탈피-숙면 유도. 여섯 개 항목이 있지만 네 개면 되겠어. 나머지는 심신 피곤할 시 사용-어학학습 전용. 이다. 어랏, 이것도 좋네. 일단 시끄러운 소리라도 막아야겠어서 바로 학습 시로 들어갔다. 차분해진다. 그래놓고 책 읽는다. 기본서 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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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에 공항. 이라고 적었다.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들고 나가는 곳.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곳에서 모이는 지도 모르게 만나게 되는 곳. 여기 아닌 어딘가로 가기 위해 머무는 곳. 만남과 헤어짐, 기쁨과 슬픔 그리고 설렘과 기대가 교차하는 공간. 그런 공간으로 기차역과 버스 정류장, 선착장이 있지만 이상하게 공항이 가장 낭만적이다. 비행기 때문인가, 하늘 때문인가. 오랜시간 나를 확인 받아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 때문인가. 언젠가 가방 안에 칼을 넣고 국내선을 타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칼을 챙긴 기억이 없는데&nbsp;공항검색대 상으로 자꾸 가방 안에 칼이 들었대서. 열었더니 정말로 칼이 있었고 나는 그 칼을 공항에 버렸다. 공항에는 그렇게 버려지는 것들이 얼만큼일까. 얼마나 많을까. 버려져서 다시는 제 주인에게 돌아갈 수 없는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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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공항이고 일주일이고 히드로 일까. 그러면서 밀쳐뒀던 보통을 오늘 쯤은 꺼내봐도 좋겠다. 공항은 늘 생기 넘치는 이웃들의 장이었고, 누군가의 희망이자 절망이었음을, 그리고 내 꿈이었음을. 언젠가 썼던 다이어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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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이라고 쓰고 이건 패스다.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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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책. 인강을 들으며 사무치게 목표 향해 달려가던 짧고도 긴 시간들이 문득 그리워서 다시 강의를 들으러 갔다. 열기 가득한 공부의 장은 어디론가 가보겠다고 꿈을 키우는 젊은이들의 선착장 같은 곳. 이렇게 많은 꿈이 동시에 공기를 떠도는 황홀한 공간이 세상 어느 곳에 또 있을까. 공책에 나도 모를 말들을 막 적으며 또는 필기하며. 아무 것도 아니야. 지금 이건 아무 것도 아니야. 라고 썼다. 그리고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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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 너무 꽉꽉 차서 문제라면 문제다. 오히려 흥분됨을 가라앉히려 엠씨스퀘어 파일을.( '') 공허는 내가 공허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때 언제 어디서든 밀려올 수 있다. 지금은 아니다. 나는, 충분하다. 꽉 찼다. 꿈을 봤으니까. 꿈을 꾸니까. 책이 있으니까. 사랑이 있으니까. 마음이 따스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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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해야 해. 해가&nbsp;달과 바톤터치할 시간인가&nbsp;보다. 유난히 붉고 유난히 슬퍼보인다. 딸기와 떡과 아메리카노. 언젠가 가을인가 겨울, 조권과 가인이 결혼생활 하던 시기, 캠핑카에서 신혼생활 시작하며 장을 봐왔는데 계란을 구울 식용유와 뒤집개가 없는 거다. 급한 대로 참치 통조림을 따서 기름을 짜내고 계란을 깨뜨린 다음 뒤집개 대신 숟가락으로 휘휘 저으며, 엉망진창이 된 계란 후라이, 이건 그게 아니라 스크램블에그, 미국 사람들이 아침에 먹는 거, 라며 맛과 부드러움에 오히려 심취하던 가인의 그 예쁘고 소박하고 황홀한 마음이 저것들을 놓고 포크로 마구 찍어먹으며 떠올랐다. 이제 봄인데, 겨울이 조금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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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그래도 밤엔 전기요의 전원을 올리게 된다. 오늘은 깜빡하고 아주 늦게까지 켜져있어서 놀랐다.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챙기지 않았다면 까먹을 뻔 했다. 공기가 여전히 차다. 밖은 시끄럽고 내 마음은 평온하다. 공기가 모든 것을 감싼다. 불안과 자책, 오만, 시기까지도. 봄은 좀 대단하다. 나는 베이지나 그린, 사실은 핑크 스웨터나 자켓, 트렌치 코트가 좋다. 그런 건 봄에만 입을 수 있다. 봄에 입고 살랑살랑 걸어다닐 때가 제일 예쁘다. 사실은 그거 입고 섬에 가고 싶은데 나는 올봄도 그럴 시간은 없고 그저, 책과 씨름한다. 일과 씨름하기 위한 과정. 그리고&nbsp;겨울 뒷마당에서&nbsp;&lt;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gt;을 읽고 있다. 한 권을 끝을 못 본 상태에서 자꾸만 다른 책을 번갈아 읽고 있기 때문에 간혹 내용이 뒤죽박죽 하는 것만 빼면 괜찮다. 폭풍 리뷰 기대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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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좀 많이 대단한데, 소설적 지식과 호기심과 궁금증, 철학을 동시에 추리/미스터리에 풀어냈다. 항상 첫부분에서 포기하는 바람에 몰랐는데 아마, 덴마크와 그린란드 관계나 역사 그런 것에서 이질감 느껴, 내가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부분에서 포기하는 사람이나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듯. 그러나 좋다. 그런데 이 책이 유명해지게 된 건 김연수의 추천사 때문인가. 책 뒷면 가득 김연수 추천사가 실려있다. 북유럽 스릴러, 라는 타이틀 1호 치곤 어쩔 수 없는 마케팅 수법이었겠지. 아, 그때 김연수는 유명한 소설가였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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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끊고 다른 일 하지를 못하겠어서 관둘까, 관둘까, 관둘까, 하다가 다시 들고와서 읽었다. 절반쯤 읽었다. 북유럽은 아프리카 희망봉과 남미 땅끝 다음으로 늘 가슴에 품었지만 이곳들, 사실 좀 두렵다. 습기차고 춥고 어둡고 눅눅한 공기가. 그린란드와 덴마크의 칼날 선 관계도 그렇고. 얼음 속 원주민들이 문화적 우월 코드에 의해 차차 제거되고 사라져간 것이 마음 아프다. 똑같다. 아프리카나 아마존 원주민 바라보던 마음이랑. 그때 나는 이런 마음조차도 변형된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혐오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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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아름다울까. 사람 손 닿지 않아 훼손되지 않은 지구의 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사람들은 어째서 부와 명예, 개발과 편리라는 명목으로 자꾸 이들을 파괴하는 걸까.
그러고도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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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많이 기대하면서, 관심도서로 읽었는데도,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책 한 권을 떠올렸다.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이질감을 느꼈을 거다. 살기 위해 짐승의 배를 가르고, 날 것으로 먹고, 피 뚝뚝 떨어지는 흰 눈이 선연했다. 공포보다 더 공포스러웠다. 이제 나는 몇 밤쯤 혼자 집에 있다고 두려움 느낄 나이는 지났으니까. 양동이가 없어지고부터는 혼자가 좀 무섭긴 하다. 그럴 때 간혹 내 팔이나 다리에 와 닿던 녀석의 따스한 체온을 떠올린다. 그러면 거짓말처럼 무섭지 않다. 지상파에서 방영해준 고현정 내레이션의 &lt;최후의 툰드라&gt;는 경이로웠다. 이누이트(에스키모), 나누크, 그린란드, 알래스카,&nbsp;북극.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그곳은 겪지 못해서 여전히 새롭고 낯설고 어려운 세상이다. 언젠가 겪어보고만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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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알래스카, 날짜 변경선에서 동쪽으로 80킬로미터 떨어진 코체부에 해안선에서 태어난 저자 이레이그루크의 경험담으로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삶과 지혜, 나아가 우리의 미래에 대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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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언제나, 나 말고도 다른 중요한 것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만 깨닫는다면 세상은 온기있고 아름다울텐데.
작년까지는 엄마가 봄 오면 꽃구경, 가을이면 단풍구경 가야한다고 하는 게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 여름휴가에 바다, 겨울방학에 스키장이나 눈썰매장 가는 것보다 더 잘 이해된다.
이해를 넘어 완전 공.감.이.다. 가고싶다. 꽃구경. 보고싶다. 꽃. 개나리,진달래,벚꽃 등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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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다 듣고 집에 가기 위해 건물 나서면 계단으로 내려오는 정문에 하얗게 쏟아져내리던 벚꽃과 예쁘게 치장된 조명이 떠오른다. 진해 벚꽃구경 갔다가 찰칵찰칵 찍었던 사진, 우리의 함박웃음, 오는 길에 질릴 뻔 했던 엄청난 시외버스의 인파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언젠가 여름 OT를 떠났을 때 진흙탕에 발 빠지는 걸 보고 니가 안 간다면서 울 줄 알았다, 고 놀리던, 하루 종일 산을 타서 겨우 왕복한 지리산 노고단, 비탈길마다 손 잡아주던 선배 얼굴이 떠오른다. 이쯤이면,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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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봄은 그래서 늘 하나다. 잘 살고 있을까, 그들은.
그나저나 땅이 꺼지거나 하늘이 무너지지는 말았으면 좋겠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10/31/cover150/8986836394_2.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6836394</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나는 늘 그대의 한 마디를 기다려요.</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62156</link><pubDate>Fri, 02 Mar 2012 17: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6215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20790094&TPaperId=546215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00/62/coveroff/3862430785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0381352&TPaperId=546215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2/98/coveroff/898038135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9717&TPaperId=546215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03/81/coveroff/893290971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989310&TPaperId=546215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00/97/coveroff/899098931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811311&TPaperId=546215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7/1/coveroff/8982811311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462156'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때때로 시시각각 내가&nbsp;어떤 말 할 때 당신이 내게 해줄 말을 모르겠을 때 있다는 걸 알아요. 그래도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이든 해주면 좋겠어요. 당신이 말하지 않는 것이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땅히 해줄 말을 찾지 못해서란 것도 알고요, 내게 상처 입히지 않고 마음 다치지 않게 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는다는 것도 알아요. 그래서 기다려요. 당신이 말해주기를. 늦지 않게요. 지치지 않게요. 해야 할 말을 늦추지 않고 제때 해주는 건 중요하거든요. 궁금한 점을 미루지 않고 제때 묻는 것과 제때 대답을 듣는 것은 살아가면서, 특히 당신과 나 사이에는 무척 중요해요. 나에게는요. 그래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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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애기를 들려줄게요. 그들은 우리보다 300년쯤 이른 시간을 살았어요.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질서가 없었으며 누가 누구 위에 있는 게 당연시되는 시대였나 봐요. 그때 오스트리아와 프랑스는 황실이 유지되고 있었죠. 우리처럼. 그즈음이면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게 한 영조와 그런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보며 자라난 정조 집권기쯤이었겠네요. 신기하죠? 그때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가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가 다스리고 있었고, 프랑스는 부르봉가의 루이 15세 치하였어요. 루이 15세의 건강이 오락가락하고 베르사유 안에&nbsp;여자들의 사치욕과 남자들의 명예욕이 가득했던, 루이 15세의 손자 루이 16세가 왕위를 계승하기 얼마 전이요. 마리아 테레지아의 막내딸 마리 앙투아네트는 바로 루이 15세의 손자 며느리가 되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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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는 역사에서 결론 내려진 것처럼 원래 그토록 사치스럽고 멍청하고 욕망 덩어리인 여자는 아니었어요. 소녀시절의 그녀는 오히려 발랄하면서도 순수한 편이었어요. 지나치게 발랄하다보니 약간 성급한 면이 있기도 했지만요. 진득한 독서와 예절 습득요령이 부족하달까. 요조숙녀는 아니었지만 원래부터 사치스럽고 멍청한 여자는 아니었다니까요. 그녀가 프랑스로 시집오게 된 배경에는 알다시피 '사랑'이 아니라 '국가적 화합'과 '평화적 약속' 같은 대대적 상징이 있고, 그녀는 희생양에 불과했죠. 소설화 됐지만 전기라고 해도 전혀 손색 없을 만큼 당시 묘사가 생생한 츠바이크의 &lt;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gt;를 보면 철없는 막내딸 마리를 프랑스로 보내기로 결정하면서부터 내내 끊임없이 그녀의 왕비로서의 태도와 가치관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모후 마리아 테레지아의 고뇌를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아직 소녀에 불과한 작은 여자아이가&nbsp;준비도 없이 한 나라 왕세자비가&nbsp;됨으로서 당연히 있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어머니로서의 기우 같은 거였죠. 딸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더 걱정할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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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난 베르사유에 대한 엄청난 환상 같은 게 있었어요. 파리에 가서 우연찮게 베르사유 궁전에 가보기 전까지는요.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난 언니, 오빠, 동생들과 함께였어요. 파리 외곽에 위치한 거대한 궁전. 이게 내가 아는 전부였지만요. 너무 멋지지 않아요? 꿈꿔본 적 없어요? 어린 시절에 읽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생애를 그린 비극적 동화에는 아름다움과 처연함이 깃들어 있었어요. 한 나라 공주에서 다른 나라 왕비가 되었다가 오히려 그런 풍족함을 제대로 다스릴 줄 모른 채 욕망에 충실했기에 국민에 의해 단두대로 끌려가잖아요. 비극적 죽음에 더 마음이 막 움직이던 소녀시절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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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틴 던스트가 비운의 왕비로 분한 2006년에 나온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lt;마리 앙투아네트&gt;에서는 그녀를 둘러싼 시대적 착오와 비극 같은 무거운 요소들을 몽땅 잘라내죠. 다만 그녀의 화려한 패션과 웅장한 베르사유를 그림으로서 화려한 마리 앙투아네트의 개인적 풍요 속으로 들어갑니다. 겉으로는 화려하나 속으로는 곪아가는 고독한 왕비를 그리려고 했지만 시대가 아니라 개인에게 초점을 맞췄기에 영화는 실패했다는 평을 듣죠. 실제로 베르사유에 다녀온지 몇 개월 만에 이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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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츠바이크가 쓴 전기소설에는 마리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더라고요. 당시 프랑스 궁정의 배경과 시대적 특수성 그리고 루이 15세의 죽음과 마리아 테레지아의 기우, 루이 16세가 왕좌에 오르는 풍경까지도요. 루이 16세는 남자로서 그렇게 매력적인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추남에 가까웠죠. 오오, &lt;해를 품은 달&gt;의 연우를 절절히 사랑하는 왕 훤은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멋져요. 고뇌와 눈물까지도요. 그런데 루이 16세를 두고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거죠. 오히려 완전 반대로 상상해야 옳아요. 제대로 말하면 결국 그가 마리를 여자로서 왕비로서 제대로 단속하지 못했기에 마리는 점점 더 자신의 욕망에 불을 붙여 더이상 멈추지 못하게 될 때까지 갔던 거라고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마리를 탓해서는 안되는 거였다고요. 여자는 때로 남자의 사랑 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어요. 그걸로 충분한 여자가 있고 부족한 여자도 있죠. 아마 마리는 남자의 충분한 사랑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자리를 감내할 수 있는 편의 여자였을 거예요. 남편이 그렇게 해주질 못했죠. 욕망은 때로 상대를 죽이고 자기마저 죽일 때까지 가고 말아요. 마리가 그랬던 것처럼. 멈춰야겠다 생각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죠. 그래서 결국 모두 파멸하고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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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혹은 남자에게는 서로를 애무하고 싶고 품고 싶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본능이 있죠. 열일곱의 소녀에게도 당연히 사랑 앞에 부푼 꿈 같은&nbsp;것들이 있었을 테고요. 루이 16세가 될 마리의 남편은 그녀가 소녀일 때부터 숙녀가 되고 여자가 될 때까지 한 번도 안아주지 않았어요. 그녀는 진정한 여자가 될 수 없었다고요. 아니, 차라리 안아주지 않았다면 참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죠. 그는 매번 자신의 유능을 시험하느라 밤마다 그녀를 괴롭혔어요. 하지만 매번 무능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 그가 잠자리에서 유능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나 봐요. 그는 점점 더 소극적이고 겁 많고 주도적이지 못한 사내가 되어갔어요. 달아오를 때로 달아오른 수많은 밤들, 남편은 아내를 안았다가 포기하다가 안았다가 포기하다가 했기에 욕망은 터지기는커녕 부풀기만 했어요. 매일밤 기진맥진한 그녀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여자가 될 수 없었어요. 그것은 후사를 바라는 왕실 여기저기에 소문에 추문을 더해 부풀려질 대로 부풀려져 왕은 물론 왕의 아내까지 위협했어요. 그렇게 그들은 보통의 부부나 진지한 관계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어요. 가엾은 마리는 모자란 것 하나 없이 남편의 몸조차 열지 못하는 형편 없는 여자가 되었어요. 소문 속에서요. 그리고 때로 발 없는 말은 사람을 죽이고 살리기를 반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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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 전기소설이 무엇보다 좋은 건 1700년도에서 1800년도까지, 말 그대로 100여년 간의 프랑스 국내외 정세를 섬세하고 세심하게 잘 엮어내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덕분에 말로만 듣던 프랑스 혁명의 시기에 관련된 인물과 책들을 챙겨둘 수 있게 되었죠. 아, 물론 이론서나 인문서 말고 극화된 소설과 평전으로요. 먼저 이들이 연기처럼 사라진 뒤에 프랑스를 정복하고 통치하는 나폴레옹이 가장 궁금하더군요. 쭉 읽으면 그즈음 시대가 머릿 속에서 완성될 것도 같고 말이죠. 참, 루이 15세&nbsp;치하에서 왕의 적극적 지지를 받던 사상가이자 작가 볼테르도 있어요. 루소의 사상도 마찬가지로 지지 받았고, 몰리에르 같은 극작가도 아주 사랑 받았죠. 몰리에르의 &lt;서민귀족&gt; 같은 희곡은 학부 시절 읽었는데 프랑스 특유의 위트와 유머가 살아있는 익살스런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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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갓길로 샌 것 같지만 시대의 예술은 정말 웅장하기만 하네요. 마리 앙투아네트를 말할 때 루이 16세와 단두대를 빠뜨릴 수 없는 것처럼 태어날 때부터 병약하고 나약하여 아내의 가장 기본적 욕구조차 채워주지 못했던 루이 16세, 개인적으로는 스스로에게 가장 절망했을 인물이라고도 여겨지지만, 어쩌면 모든 비극은 마리가 아니라 그에게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돼요. 마리는 그저 자신에게 맞지 않는 남자에게 가야했던 게 아닐까 하고요. 그게 사실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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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눈에 담은 다음 가슴에 품고 사랑하게 되어 그대에게로 가는 것, 은 중요한 일이고 또 소중한 체험이기도 하니까요. 당연히 마땅한 것이 아니라요. 처음부터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것은 이 세상에 결코 없는 거예요.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로, 그게 아니면 노력해야 해요. 행복을 위해서도요. 사랑과 꿈, 삶을 위해서도 마찬가지예요. 난 지금은 나폴레옹의 삶이 가장 궁금해졌어요. 피아노곡으로 곧잘 연주하던 앤더슨의 &lt;워털루 전쟁&gt;이 떠올라서요. 그 곡 참 좋아했거든요. 쉽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담겨있어요. 잔잔함, 고뇌, 분노, 격정적 전투까지. 어린 나이에도 그런 음악에서 스토리를 만들어내곤 했던 내가 떠올라요. 첫째 아내 조세핀과 둘째 아내 마리 루이즈도 궁금하고, 아, 궁금증 투성이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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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스칼. 대부분 이 만화(애니)로 마리와 루이 16세와 프랑스 혁명의 시대를 배우죠. 아주 어릴 적에요. 그래서 &lt;베르사유의 장미&gt; 애니판은 많이 평가절하된 면이 있는 듯 해요. 하지만 이 시대를 시작하기에 이보다 더 쉽고 확실하게 다가오는 텍스트는 결코 없죠. 저는 이제 츠바이크를 더 소중하게 생각합니다만. 얼마 전 다시 보기 시작했어요. TV판 23분짜리 40부작으로 1979년도 작이고,&nbsp;제작국가는 일본이에요.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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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이유의 장미 Vol.1 <BR><BR>Disc 1 <BR>제1화 오스칼! 장미의 운명 <BR>제2화 춤추어라! 오스트리아의 나비여 <BR>제3화 불꽃 튀는 베르사이유 <BR>제4화 장미와 술, 그리고 계략 <BR>제5화 고귀함을 눈물에 담아 <BR><BR>Disc 2 <BR>제6화 비단 드레스와 누더기 옷 <BR>제7화 사랑의 편지는 누가? <BR>제8화 내 마음의 오스칼 <BR>제9화 태양은 지고 태양은 떠오른다 <BR>제10화 아름다운 악마 잔느 <BR><BR>Disc 3 <BR>제11화 페르젠의 귀국 <BR>제12화 결투의 아침, 오스칼은... <BR>제13화 아라스의 바람이여 대답해주오 <BR>제14화 천사의 비밀 <BR>제15화 카지노의 백작부인 <BR><BR>Disc 4 <BR>제16화 어머니, 그분의 이름은. <BR>제17화 만남의 순간 <BR>제18화 갑자기 이카루스가 된 것처럼 <BR>제19화 안녕 동생이여... <BR>제20화 페르젠, 이별의 윤무 <BR><BR><BR>베르사이유의 장미 Vol.2 <BR><BR>Disc 1 <BR>제21화 흑장미는 밤에 핀다. <BR>제22화 불길한 빛의 목걸이 <BR>제23화 교활하고 강인하게 ! <BR>제24화 아듀 나의 청춘이여 <BR>제25화 짝사랑의 미뉴에트 <BR><BR>Disc 2 <BR>제26화 흑기사를 만나고 싶다 <BR>제27화 설령 빛을 잃는다해도... <BR>제28화 앙드레, 푸른 레몬 <BR>제29화 걷기 시작한 인형 <BR>제30화 너는 빛 나는 그림자 <BR><BR>Disc 3 <BR>제31화 병영에 피는 라일락 <BR>제32화 폭풍의 전주곡 <BR>제33화 황혼에 울리는 죽음의 종소리 <BR>제34화 테니스 코트의 맹세 <BR>제35화 오스칼이 떠나야할 때 <BR><BR>Disc 4 <BR>제36화 암호는 '안녕' <BR>제37화 뜨거운 맹세의 밤 <BR>제38화 운명의 문 앞에서 <BR>제39화 돌아오지 않는 미소 <BR>제40화 안녕, 내 사랑 오스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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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 읽기가 진행중이라 그들의 얘기와 극적인 마지막을 더이상 들려줄 순 없을 것 같아요. 어떤 시각으로 봐도 탐낼 만한 비운의 삶이었던 그들을 잠시나마 지금 여기로 불러올 수 있다면 만족해요. 더 읽으면서 마리도 되어보고 오귀스트도 되어보고 그들의 사랑과 음모와 치장과 자식들이 차례로 되어본 다음, 다시 들려줄게요. 그때는 부족한 글로나마&nbsp;리뷰를 써볼게요. 또박또박 내가 좋아한 그들의 삶을 글 속에 녹여볼게요. 가능하다면요. 그때 내게 말해줘요. 당신이 해주고 싶은 말을요. 골똘히 생각하고 벼린 내게 해주고 싶은 말을요. 아끼지 말고 얘기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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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nbsp;어떤 경우에도 서로의&nbsp;비극이 되지 말아요.
안녕.&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58/51/cover150/8986836211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6836211</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슬픔을 이기는 기도</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57936</link><pubDate>Wed, 29 Feb 2012 19: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5793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14101386&TPaperId=545793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6/25/coveroff/9114101386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어쩔 때 난 혼자도 너무 벅차고 요란한데 상대까지 그러기를 손꼽아 바랄 정도로 이상주의자이자 몽상가라서 누구나 그렇듯 연애를 좀 요란스럽게 했었다. 오래된 연애는 지금도 충분히 벅차다. 어디까지가 나인지 얼마만큼이 우리의 것인지 때때로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이미 나와 너를 넘어서 우리가 된 게 아닐까 짐작할 정도다. 오래된 커플이 되면서 우리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탓하지 않게 되었고 싫어하는 상대의 어떤 것에는 그저 웃으며 넘겨줄줄 알게 되었으며 그애는 내가 싫다는 것도 매번 내가 해줄게, 라고 말해준다. 정말 나를 네가 대신해줄 수 없어도 그 말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기다려줄줄 알게 되었다. 느리면 느린 대로, 잘못하면 잘못하는 대로 그렇게 진득하게 아무 말 없이. 시간은 예민하고 악착 같고 디테일하지 못했던 나를 순응하는 여린 존재로 만들었다. 그런 힘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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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추파춥스 몇 통도 먹기 벅차고,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모두 평범한 일이 아닌 만큼 우리의 연애는 이해도, 공감도, 공식에도 들어가지 않을 만큼 이상하고 신비롭고 긴 시간을 걸어왔다. 때로 시간은 많은 것을 요하고, 나는 그것들을 침묵을 통해 시간 속에 잠재우는 법을 안다. 내 안에서 소란스러운 것들을 굳이 꺼내 보일 필요는 없고, 누구에게도 그 연애에 관해 말하기를 주저해왔다. 연애는 언제든 끝날 수 있고, 연애의 종착역이 결혼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고 있으므로, 그 연애 덕에 난 별로 연애에 대한 환상이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 흔한 멜로나 로맨스 영화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언제나 진짜 연애보다 시시했다. 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로맨틱해도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종종 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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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관한 한, 내가 달라지지 않으면 상대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아마 이런 사람과 이런 사랑하고 싶다, 보다 이런 상황에 저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까, 에 더 주력했던 것도 사실 몽상 속에 숨겨진 현실본능 때문이었나 보다. 나는 요즘 다시 불처럼 뜨거운 사랑하고 싶다.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어디로든 데려가 주는 사람과 24시간 한 달 내내 그렇게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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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오랜만에 부활의&nbsp;Live &amp; Unplugged 앨범을 들었다. 생각들이 많이 지나가서 이것저것 떠올리다가 잠을 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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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앨범은 대부분 좋지만 매번&nbsp;이 앨범을 꺼내 듣는 이유는 Live &amp; Unplugged&nbsp;라서가 아니라 '정동하' 때문이다. 역사 오래된 부활의 과거 보컬 여럿을 나는 다 기억도 못 하고 그 전성기를 떠올리지도 못한다. 이 그룹의 정체성은 늘 약간 아련하고 몽환적인 '회상'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스무살 즈음에는 아무리 감수성 돋는다 해도 그런 것들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때도 늘 발표되는 노래들을 좋아하며 작사/작곡에 빛나는 김태원을 닮은 감성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나는 음악하며 살 것도 아니었기에 한 순간의 치기가 되고 말았지만 비슷하게 닮아있는 바로 그 지점의 감성이 오로지 그가 전해주려는 그만의 것이라는 걸 이제는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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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앨범을 통째로 여러 번 듣게 되면 세월의 흐름과 처한 상황에 따라 꽂히는 노래가 조금씩 달라진다. 그래서 한 곡에 꽂히면 내리 그것만 듣게 된다. 대상에 집착이 심한 편이 아니라 오히려 변덕이 심한 편이지만 드물게 그런 노래를 만난다. 같은 음악을 들어도 대낮에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밤이 되면 한꺼번에 몰려오기도 하고. 어제는 당황스러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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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이후 가사를 잘 외우지 못한다. 쏙쏙 들어오지도 않을 뿐더러 후크송은 휘발성이 강하고 잡히지 않을 듯 아득한 느낌의 가사가 아닌데다 스토리도 아니라서 그냥 흘려 듣는다. 그럴려고 그런 게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 어쩌면 머리가 나쁠 수도. 그래서 가사를 진득하게 음미하며 노래를 듣는 적이 별로 없다. 좋아하는 가사도, 좋아하는 대사도 그렇게 흘려보내다 보니 음반 리뷰도, 영화 리뷰도 쓸 수가 없다. 영화도 보자마자 일어서면 아무리 감동적인 대사라도 벌써 남아있지 않다. 그런데 어제는 가사를 읽었다.&nbsp;오랜만에 들어보는 서정적 멜로디가 좋아서 가사도 보자,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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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인 것 같아 널 만나고 <BR>하루하루 지내는 시간이 <BR>가까이 있어도 멀리 서 있는 것처럼 <BR><BR>지금 알 수 없이 저 어딘가 바라보는 널 <BR>수 없이 내가 기다리던 그 시간 <BR>난 너의 너무 많은 것을 원했었지 <BR><BR>너를 사랑한다는 그 이유 하나로 <BR>기다려야 했던 슬픈 얘기로 <BR>안녕 그대 더이상 내가 너의 머무름이 초라했기에 <BR>언젠가는 떠나야&nbsp;함을 준비해야 했었어&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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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Live &amp; Unplugged, 2006, 슬픔을 이기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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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제목이 '슬픔을 이기는 기도'인데 나는 지금 슬프지 않다. 이겨내야 할 슬픔도 없고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기도할 일도 없다. 단지 노래의 제목이 '슬픔을 이기는 기도'였을 뿐이다. 이 곡에서 화자가 남자라면 남자는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는 것 같은, 함께 있어도 그리움이 채워지지 않는, 늘 다른 곳을 바라보는 듯한 여자를 오랫동안 사랑해왔다. 그녀가 돌아볼까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오랜시간 기다림이 지속되자 조금은 지쳤고 조금은 체념했다. 마침내 깨닫는다. 그녀의 너무 많은 것을 내가 원한 게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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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를 사랑해서, 사랑하는 줄 알아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기다리는 자신이 어느샌가 슬퍼졌다. 그녀가 돌아보지 않는 자신이 초라해지고 슬퍼지고 아파진다. 그래서 떠나야 함을 직감한다. 그녀도 그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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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다림이 그렇듯 떠남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헤어짐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는 그녀를 보내주기로 하지만 남자는 또 준비한다. 준비만 했을까 싶은 순간 남자의 외사랑이 진행형이 아니라 과거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가사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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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던 추억속으로 지금 널 가끔 생각에 잠기지만 <BR>아파하던 순간까지도 아름다운 얘기로 <BR><BR>안녕 그대 더이상 내가 너의 머무름이 초라했기에 <BR>언젠가는 떠나야&nbsp;함을 준비해야 했었어 <BR>오래전에 말하던 사랑한다던 너의 말이 <BR>지금도 난 들리는 영원하리란 얘기들 <BR><BR>사랑하던 추억속으로 지금 널 가끔 생각에 잠기지만 <BR>아파하던 그 순간까지 지금도 난 <BR>잊지 못할 아름다운 얘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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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Live &amp; Unplugged, 2006, 슬픔을 이기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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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앞에 많은 것들이 가능하지만 정작 사랑은 형체가 없어 언제나 깨지고 부서지기 쉽다. 세상에 여러 형태의 시작과 마지막의 사랑이 사람 수 만큼 많이 존재하지만 정작 사랑이 끝나고 나면 그 사랑의 형체들은 없다. 미니홈피나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생활은 헤어지기 무섭게 삭제되고, 한때 전부였던 것들이 사라지는 데에는 망설임도, 소리소문도 없다. 붉었던 사랑은&nbsp;무채색으로 각자의 가슴이나 추억에 박혀 평생을 영원히 갇힌다. 그것들을 넣은 이가 원할 때에만 간혹 세상에 찾아올 수 있다. 생각이나 취중진담이나 글이나 추억으로. 때때로 반지와 목걸이, 커다란 곰인형, 향수 그런 것들로 간접적으로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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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겠다. 추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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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속에서 남자는 초라하게 기다리던 나와 돌아보지 않던 너, 기약 없이 흩어졌던 사랑한다던 너의 말이 지금도 들린다고 고백한다. 사랑하던 추억은 아파하던 순간까지도 잊지 못하는 아름다운 얘기라고 말한다. 아프게&nbsp;욕망했던 과거의 초조한 시간들이 어째서 시간이 지나면 아름다워지는 걸까. 그것은 본래 아름다웠기 때문일까 아니면 가슴 속에서 추억이란 이름으로 아름답게 포장되는 걸까. 진행중인 연애에도 과거는 있다.&nbsp;시간이 흐를 수록 강렬함은 덜해지지만 붉지 않아도 그건 사랑이다. 과거에 했던 것도, 현재진행형도, 미래에 할 수 있는 것도 역시 사랑이다. 차이는, 영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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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마음 속에서 영원히 남는 방법은 사라지는 거라던 말은 맞을 지도 모른다. 여기서 사라지는 것은 눈앞에서가 아니라 영원히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 누군가의 가슴 속에 남기 위해 택하는 방법 치고는 댓가가 크다. 사랑은 대체 어떤 것일까. 내가 사라지는데 그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는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영원, 아름다움, 불멸. 그런 것들이 지금 여기서 내가 저 사람을 보고 듣고 느끼고 안을 수 있다는 것보다 중요할까. 사랑은 생각보다 훨씬 더 찰나일 지도 모른다. 찰나를 영원으로 만드는 것은 역시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말이 될 것도 같은 이 법칙은 불변의 진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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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을 꿈꾸는 것.
둘 중에 더 행복한 것은 어느 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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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론이나 연애론을 쓸 생각은 없었다. 쓸 만큼 충분히 경험했을 리도 없고 이 세상에 나를 온전히 참아줄 사람이 많을 거라는 달콤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곡이 좋았을 뿐이다. 울거나 침잠하거나 허우적대거나. 셋 중에 하나를 부활은 불러온다. 많은 것들을 내 앞으로 비로소 끌어온다. 정동하는 꿈결 같다. 꿈과 현실의&nbsp;경계 어디쯤에서 그는 노래한다. 회상한다. 나도 회상한다. 추억은 복기된다. 끊임 없는 속도로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과거의 밤은 더 많은 생각을 불러오기도 했지만 나는 지금 현실에 있다. 촉촉하고 부드럽고 고소한 머핀을 커피에 찍어서 와구와구 먹고 있는 현실. 사랑 같은 거, 정동하가 불러줄 때나 멋지지, 역시 사랑은 숨겨두는 게 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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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디를 사야 할까. 나는 시디를 안 키운다. 시디를 틀 플레이어가 없기 때문이다. 시디에 먼지 앉는 것도 귀찮고 책만으로도 관리가 버겁다. 디비디는 그래서 모으다 방치한 상태. 그런데 파일이 자꾸 없어진다. 받아놓으면 사라지고 받아놓으면 하드가 나가고 이런 식으로. 그래서 야금야금 또다시 파일을 다운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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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항상 반드시 영원히 그런 건 없다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연인들의 사랑에 축복을.]]></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6/25/cover150/9114101386_1.jpg</url><link>http://music.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14101386</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기약 없는 이별</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52553</link><pubDate>Mon, 27 Feb 2012 20: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5255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228349&TPaperId=545255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70/36/coveroff/8994228349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6802028&TPaperId=545255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86/26/coveroff/896680202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64552&TPaperId=545255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541/70/coveroff/8952764552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343571&TPaperId=545255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519/32/coveroff/890434357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076050&TPaperId=545255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543/56/coveroff/8957076050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452553'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애처로움을 기어이 버리려고 뒤돌아섰다. 지체한다고 나아지는 것이 아니지만 모두들 그렇게 했다. 특히 죽이 잘 맞는 예쁘고 착하다 못해 공부까지 잘하는 사촌동생은 (외)할머니를(그 아이는 손자, 나는 외손녀)&nbsp;안아드리고 돌아서 걸어가면서 말했다. "누나, 왜 눈물이 날 것 같지.." 이제 막 스물 한 살 된 그 아이는 내내 상주 노릇을 하면서도 실감나지 않아 제가 무얼 하는지도 모른 채 폭풍같은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눈이 벌개져 울고 있었다. 여섯 자식 아래 손자,손녀가 열도 넘는데 마지막까지 남은 건 우리 둘 뿐이었다. 나도 눈물이 쏟아지려 해서 얼른 하늘과 먼 산을 바라보았다. 바람과 산에게 인사했다. 마을을 포근히 안고 있는 듯한 정중앙에&nbsp;그저께 만든 봉분이 있었다. 지켜주세요, 라고 말하면 정말로 지켜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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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했다. 할아버지 장례 내내 울컥했지만 흐르지는 않던 눈물이, 닷새 간 정신없던 혹은 시끌벅적했던 특수한 일상을 뒤로하고 텅 빈 집에 할머니를 두고 마지막으로 집을 나서면서는 참아지지가 않았다. 여섯 남매 중 세 식구를 먼저 보내고 후발대로 세 식구를 마저 보내면서 할머니는 물론 손자,손녀인 우리조차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기어이 뭐라도 들려 보내고픈 할머니 마음인 초코파이, 두유, 맥주, 커피와 용돈을 받아선 후에야 비로소 떠날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가셨고, 가기 전 공공연히 할머니를 부탁하셨다. 당시엔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지만 준비하셨다는 생각이 들어 더 안타깝고 그리웠다. 아프신 데 없이 구십 평생 건강하셨던 할아버지는 부산으로 모셔져 큰 병원에 입원한 지 사나흘 만에 황망히 가셨다. 아무도, 티끌만큼도 예상못한 일이었다. 드물지 않겠지만&nbsp;갑작스런 이별을 모두 아쉬워했다. 안녕, 인사도 없이 무엇이 그렇게 건강하셨던 분의 생을 놓아버리게 했을까. 미리 알았다면 종합 병원의 검사실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음식만 삼켜도 토하시는 할아버지가 자꾸만 뽑아내려는 링거와 코로 연결된 음식물 주입 호스를 빼드렸을 거다. 할아버지의 손을 묶어두는 게 아니라. 당연히 애써 참담한 눈물 훔치며 할아버지를 병원에 둔 채 돌아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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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할아버지 얘기를 좀 더 귀기울여 들었다면 할아버지를 붙잡을 수 있었을까. 아무도 몰랐다. 식장에 손님이 엄청났다. 우리도 놀랄 만큼 엄청난 액수의 조의금이 들어왔다. 그나마 위로가 되실까. 가시는 길 평안하시라고 열심히 손님을 맞았고, 오래도록 장례식장을 지켰다. 음식을 나르고 치우기만 하는데도 나중에는 진이 빠졌다. 3일 째는 장례식장을 떠나 평생 사시던 집 뒷산에 있는 묘로 향했다. 우리는 따랐고, 도착해서 할머니가 절 하시는 모습을 보고 울컥해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하관은 정말로 오래 걸렸다. 드물게 날이 따뜻했다. 오랜만에 갔더니 외가 동네 초입에 아빠 동네처럼 외지인들이 들어와 전원주택을 많이 지어놨다. 냇가가 몇 분 상간이라 참 좋은 동넨데 부러웠다. 먼저 산에서 내려와 준비된 밥차에서 점심 먹고 따뜻한 돌담에 기대 완성되어 가는 묘의 포크레인과 잔디를 구경했다.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고 했지만 날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모두들 머리가 땅에 닿기만 해도 잠에 곯아 떨어질 만큼의&nbsp;노곤이 견디지 못해질 때쯤에야 절차가 모두 끝났다. 3일장이 끝나고 정신 차려보니 목요일이었다. 늦은 저녁에 몇은 찜질방, 몇은 집에 머물며 각자의 시간을 견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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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촌들은 돌아가고 금요일에 출근해야 하거나 일 있는 이들도 돌아갔다. 삼오제를 지내기 위해 남을 수 있는 이는 남고 우리 둘도 남았다. 토요일을 위해 다시 한 번 모일 예정이었기에, 오랜만에 만났고 만날 때마다 너무 좋아서 토요일에 삼오제를 지내고 모두 돌아갈 때까지 같이 있기로 했다. 물론 엄마도 외삼촌도 아빠도 외숙모도 계셨지만 어른들은 어른들만의 일들이 있었다. 둘이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었다. 눕기만 해도 잠이 스르륵 와서 시간날 때마다 잤다. 금요일 저녁에는 마트에서 장을 봐서 흑맥주와 백세주 같은 것들과 천혜향, 포테이토칩, 콘칩, 땅콩, 아몬드, 오징어포&nbsp;등을 놓고 술 한 잔씩 하며 건배했다. 물론 짠- 하는 건배는 아니고. 긴장 했는지 먹기만 해서 소화불량에 걸릴 지경이었다. 아침을 늘 걸러야 했다. 할아버지의 부재를 슬퍼하거나 추억에 잠기기도 하면서 앞으로의 우애를 돈독히 다지고 육남매가 순서대로 요일별로 할머니께 전화안부를 드리기로. 발신번호 표시를 체크해서 벌금 매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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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에 대학에 들어가 3년만에 비로소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아이는 행여 시간이 날까 가방 가득 영어책과 &lt;소피의 세계&gt;를 가져왔고,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나는 전날 택배로 받은 &lt;다섯째 아이&gt;를 가져왔다. 시간은 많았지만 시끌벅적함과 노곤함이 겹쳐 쉽사리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얇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나흘 내내 세 장 째에서 뱅뱅 돌기만 하는 독서가 힘든 장례의 끝에서 비로소 몇 가지 추억들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명문대 물리학과에 다니는 공부 잘하는 그애가 읽고, 내가 내내 관심두었던 &lt;소피의 세계&gt;를 집에 돌아와 주문하면서 호기심 충만한(연애에 대한 귀여운 환상을 가진)&nbsp;동생이 곧 집 떠나 시작할 새 학기 오래도록 아무 일 없기를 빌었다. 메일로 지난 여름 혼자 유럽으로 떠나 찍어온 사진과 인디밴드 음악파일을 주고 받았다.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그애와 함께 지킬 수 있어 든든했다. 할아버지가 내려다 보시는 마을을 따뜻한 점심 식사 후 산책하던 소중한 시간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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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부재는 실생활 깊숙한 곳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기둥뿌리 하나 뽑혀나간 것마냥 쓸쓸한 바람이 차고 나간다. 모두들 힘을 모아 시골집에 있던 할아버지 유품과 이것저것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마지막으로 거쳐야 할 손님은 고물상 아저씨였다. 모든 것들 중에 경운기가 제일 아쉬웠다. 그건 대추밭을 가꾸던 할아버지의 상징이자 모든 것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 코스모스가 양 길 옆 수북한 돌길을 할아버지가 운전하시는 경운기 뒤에 올라타고 달리던 날들이 생각났다. 할아버지가 직접 양봉하시는 진짜배기 벌꿀을 다시는 먹을 수 없을 것이다. 죽음과 이별 그리고 헤어짐과 그리움이 일상에 어떤 식으로 박혀 남은 사람들을 아련하게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점점 더 쓸쓸해지겠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슬픔에 무뎌지기야 하겠지만 쓸쓸함과 그리움이 달래지지는 않을 것 같다. 왜 있을 때 잘하지 못하는 걸까. 어째서 보낸 후 후회하는 걸까. 헤어짐에는 왜 기약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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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손을 꼭 잡아드리고 부산으로 돌아와 외삼촌이 사주시는 월남쌈 샤브샤브를 배터지게 먹고 와서 실컷 잤다. 더없이 마음이 편안해졌다. 큰일을 치르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까. 안녕, 한 마디 언질도 없었지만 모두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할아버지가 그러셨을 거란 생각이 들어 짠하다. 토요일에 돌아와 일요일에는 모든 소식을 전해들으신 할머니(친할머니) 전화를 받았다. 거의 처음으로 할머니, 건강하세요. 밥 많이 드세요, 하고 말씀드렸다. 더없이 진심으로. 마음 아프게. 온 마음을 다해. 오래도록 뵙지 못했던 외할아버지가 정말로 보고 싶은 상 후 이틀째를 나는 살고 있다. '죽음'에 관한 어떤 글이나 소설, 영화를 대해도 꺼이꺼이 울음이 터져나올 것만 같다. 이제 외할머니와 할머니만 세상에 계신다. 보잘 것 없는 손녀지만 얼굴 한 번 더 보여드리기 위해 뛰어다니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당연한 생각이 스쳤다. 이제 외가에 가도 더이상 할아버지가 안 계신다는 생각만으로 뭔가를, 찾을 수 없을 뭔가를 잃은 듯한 느낌이다. 이만큼 커서 이만큼 느낄 수 있는 할아버지와의 이별이라서, 내가 열 다섯이 아니라 스물이 아니라 스물 다섯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었다. 그때보다 더 커서 더 나이 들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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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가지 달라진 거라면 늘 세상이 조금 만만하게 보였는데 죽음이 두려운 적도, 그렇게 생각한 적도 별로 없을 만큼 모든 것이 늘 추상적이었는데 지금 이 순간에는 경건한 마음으로 겁난다. 아마 얼마간 키득거리면서도 가슴 한 켠에 알싸한 바람이 불겠지. 엄마 만큼은 아니더라도, 세상에 오면 온 순서대로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더라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그것이 이 시간들을 견디고 지나가게 할 것이다. 할아버지와 나흘(닷새지만 동생(진짜 내동생)과 나는 이튿날 오후 병원에 갔다)의 기록을 페이퍼에 담는 일이 서재 활동 후 처음으로 숭고한 의미로 다가온다. 마음에만 묻어도 벅찬 일을 굳이 쓰는 이유는 이 시간조차 언젠가 휘발될 것이기 때문이고, 눈으로 또렷하게 찍어둔 풍경과 동네를 폰카로 찍어온 이유도 또한 같다. 힘겹게 흐르던 할아버지 입원 후 닷새와 장례기간 닷새가 마치 일 년처럼 까마득하게 기억된다.&nbsp;오래도록 모든 것을 기억해도 좋겠다. &lt;소피의 세계&gt;와 &lt;다섯째 아이&gt;가 재밌든 없든 상관없이 저 책들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열흘이 생각나겠지. 내가 쓰는 드라마는 소설과 비교할 수도 없이 극적인 게 당연하므로 나는 당분간, 어쩌면 오랫동안 소설을 읽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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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일주일 상간 적립금이 많이 생겨서 여기저기 책을 샀다. 위 두권을 더 더해서. 김태희 믹스커피가 싫다는 엄마를 위해 맥심 50T도 샀다. 사실 별로 가진 게 없는 것 같은데도 책값은 가볍게 10만원을 넘겼다. 신간이 아닌데도 생각하는 만큼 허기가 채워지지 않아서 내심 놀랐다. 심농과 거짓말은 있던 것. 신간은 아니고 계속 장바구니에 들어있던 구간들인데 주로 고전문학이다. 여기저기 엄청나게 널려있는 책들을 뒤적뒤적 폈다 덮었다 하는 중인데 재미가 없다. 대부분의 경우 소설보다 현실이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내 지난 열흘은 세상 그 어떤 소설보다 현실이 더 비현실적이어서 아예 책을 놓아버렸다. 사흘 내리 잠을 못 자면 죽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몸보다 마음으로 겪는 고통이 더 아프다는 것과 다시 볼 수 없는 그리움과 쓸쓸함과 공허를 배워버렸다. 스물 아홉과 서른의 통과의례의 바람이 바깥으로부터 한없이 아프게 불어닥친다. 그래도 어쩔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지나가고 나이를 먹을 거니까 어쨌거나 그리움에도 정지버튼이 있기 마련일테니까. 자꾸 배가 고프다. 먹으면 배탈이 나고 먹지 않으면 먹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따뜻한 방에 좀 더 멍때리며 누워 있어야겠다. 삶이 유약하다면, 언제나 반드시 무언가를 늘 해야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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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좀 더 사고 싶다. 병원에 가기 전 밀양 시내에서 먹은 우동 두 그릇과 김밥 한 줄과 군만두 값을 동생이 냈기 때문에, 외할머니가 기어이 뒤늦게 배웅 나오셔서 꼬깃하게 접힌 용돈을 건네셨기 때문에 지갑에 돈이 생겼다. 책을 사고 싶은데 책을 읽겠다는 다짐 따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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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디로도 가기 싫지만 사촌동생이 지난 여름 다녀온 유럽사진을 대량으로 받아 그 중 잔세스칸스의 고요를 서재 대문사진으로 걸고 겨우 어디로든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피곤이 덜 풀렸는지 세상이 몽롱하게 보인다. 나도 얼른 일상으로 복귀해야 할텐데. 적립금을 주면 나는 책을 살 거고 내일도 도착할 책을 받을 거고 또 적립금을 주는 즉시 책을 살 거다. 책이 허기를 채워줄 수는 없겠지만 시간을 사줄 수는 있다. 하나라도 푹 빠져들 책을 만난다면 그게 인연일 것 같다.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할아버지의 목소리. 할아버지가 그립고 그리움이 아프고 아픔이 내 것이 아닌데 내 것인 척 하는 게 아닐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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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선 영화 개봉 예정이고 완역본으로 나온 &lt;화차&gt;가 가장 궁금하지만 &lt;소설가의 여행법&gt;은 함정임쌤, &lt;너의 목소리가 들려&gt;는 &lt;검은 꽃&gt;의 김영하라서, &lt;조드&gt;는 몽골이 배경이라서, &lt;오 헨리 단편선&gt;은 단편 싫어하는 내가 요즘 긴 독서가 힘든 탓에 단편에 빠지기로 마음 먹어서, &lt;우리들의 시대에&gt;도 헤밍웨이의 초기 단편들이라 가장 마지막 작품인 &lt;노인과 바다&gt; 전에 차례로 읽기로(물론 &lt;노인과 바다&gt;는 과거에 몇 번이나 읽었으나), &lt;별똥별&gt;은 차페크의 철학적 소설이라서, &lt;파리는 날마다 축제&gt;는 헤밍웨이가 쓴 파리 기행이라서. 돈을 많이 써야 이 공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레깅스도 사고 예쁜 봄구두도 사고 얼마 전 엄마가 사준 예쁜 회색 카디건에 어울리는 몸에 잘 맞고 날씬해 보이는 바지도 사고 색이 예쁘고 가죽도 좋은 봄에 들 가방이나 빽도 사야할 것 같다. 나는 봄이 별로지만 봄은 모든 것을 시작할 때라는 걸 알려주는 신호탄이니까. 축제니까. 여느 때와 다름없이 봄을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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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데 먹을 게 없다. 돼지고기를 사와서 푹 익은 김치찌개를 끓여주겠다던 엄마가 얼른 돌아왔으면 좋겠다. 날이 춥다. 몸에는 뭘 더 넣고 마음에는 뭘 더 넣어야 허기와 추위가 가실까. 아주 뜨겁고 매운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뜨거운 밥을 먹고 싶다. 모처럼 먹고 싶다.&nbsp;마음 상태와 기분에 따라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시시하다고도 생각하는 이 시간이 정상은 아닌 게 분명한데 이상하게 나는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직은 먹고 자는 것 빼곤 제대로 하는 게 아무 것도 없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8/29/cover150/8932308691_2.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08691</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36041</link><pubDate>Mon, 20 Feb 2012 16: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3604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8202917&TPaperId=543604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9/69/coveroff/8938202917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5059&TPaperId=543604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96/9/coveroff/893291505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0384&TPaperId=543604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30/coveroff/8972910384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아카데미상 그러니까 오스카상은 언제부턴가 되게 상업적이고 뚜렷하고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nbsp;기본은 할 것 같은 소재와 기승전결로 짜인 적절한 감동&nbsp;같은 예상가능함. 수상후보('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은&nbsp;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라는 것만으로 봐야한다는 생각과 그래봤자,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드는 것. 2012년에 가장 맘에 드는 작품은 각본상 유력후보인 &lt;미드나잇 인 파리&gt;. 상은 잘나서라기보다 노력과 시기가 동시에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누가 무슨 상을 받는지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바로 그 상이 훈장처럼 빛나서 '영화적' 기대충족을 좀 시켜주겠지 하는 깍쟁이 같은 마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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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철의 여인&gt;은 &lt;맘마미아&gt;를 만든 필리다 로이드 감독이 만들었다. 그런데 나는 &lt;맘마미아&gt;를 못 봐서 영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마거릿 대처의 삶에 대한 기대가 컸다. 책으로 읽거나 다큐로 보면 공부가 되니까&nbsp;영화로 정리를 좀 한 다음에 흥미를 갖고&nbsp;세세한 정책을 더하기 시작하면 이해가&nbsp;쉽지 않을까. 일단&nbsp;영화를 통해 극적으로 좀 편하고 즐겁게 남의 인생 즐겨보겠다는! 도둑 심보가 발동한 것 빼곤 이 영화에 대한 개인적 극찬과 남다른 호의 같은 건 없었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보였다. 아는 것도 없고 기대도 없고 알고 싶고. 그것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데 많은 것이 보인다. 국가도 보이고 시대도 보이고 정책도 보이고 서민도 보이고 여자도 보이고 분노도 생기고&nbsp;짜증도 나고 어처구니도 없고!&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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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 되기에 이른감이 있는 마거릿 대처(1925-현재)의 전기영화가 대대적 인기를 끌 거라곤 생각 안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 것 없다'는 평이 주도적이다. 남의 나라인 우리에게는 영국에 이런 여자가 있었네, 할 정도일 뿐이었던 것. &lt;철의 여인&gt;이 어째서 철의 여인인가를 설명하기에 누군가의 삶은 길고 시대를 관통하는 정책은 많고 아직 세대교체 전이라 역사가 되지 못한 현실이 장벽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모든 것을 감안해도 영화가 좀 밋밋한 게 사실이지만 영국이 2차 대전 후 자국의 위기를 어떻게 한 여인의 과감한 정책들로 메워갔나를 되짚어보면&nbsp;대처가 이루어낸&nbsp;경제발전을 무시하고 지나갈 수는 없다. 대단한 만큼 엄청난 부정과 비판이 따르는 건 당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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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리즘(Thatcherism) 영국 경제의 재생을 꾀한 마거릿 대처 수상의 사회 경제 정책의 총칭이다. 1979년 총선거에서 보수당의 승리로 집권한 대처수상은 노동당 정부가 고수해 왔던 각종 국유화와 복지정책 등을 포기하고 민간의 자율적인 경제활동을 중시하는 통화주의(monetarism)에 입각한 강력한 경제개혁을 추진했는데, 이러한 대처의 정책을 '대처리즘'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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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개혁내용&gt;&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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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리즘의 골자는 재정지출 삭감, 공기업 민영화, 규제 완화와 경쟁 촉진 등으로 압축된다.

복지를 위한 공공지출의 삭감과 세금인하
국영기업의 민영화 - 대처가 총리로 취임할 당시 영국은 사회주의 국가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국영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로 꼽혔다. 그 전의 영국은 고용 우선 주의 때문에 많은 산업을 국유화 했으며 이러한 국유화는 당초 이상과 달리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왔다. 특히 수송, 에너지, 통신, 철강, 조선 등 영국 산업의 중핵을 이루는 국영산업의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근로자들의 무리한 요구와 잦은 파업은 영국 경제발전에 큰 걸림돌이 됐다. 대처 치하에서 가스, 전기, 통신, 수도, 석탄, 철강, 항공,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 정부 소유 기업들이 민영화됐다.[1]
노동조합의 활동규제 - 노조의 면책 특권을 박탈하고, 노조가 파업을 하고 싶으면 투표로 가부를 묻도록 의무화 하고, 정치 파업을 한 노조 간부의 면책 특권을 제한했다.
철저한 통화정책에 입각한 인플레이션 억제
기업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
외환관리의 전폐와 빅뱅 등을 통한 금융시장의 활성화
이 외에도 대처는 작은 정부의 실현, 산학협동 중심의 교육정책, 유럽통합 반대 등의 정책을 추진하였다.&nbsp;
[출처]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tagline --><!-- subtit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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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나 정치학 혹은 정책학에 관심이 좀 있어서 더 고차원적 학문으로 공부해보고 싶다. 그들로선 당연하겠지만 '노회찬&amp;유시민의 저공비행'에서 몇회였더라, 대한민국 헌정사를 짚으며 제5공까지만 올라갔는데도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서 그들이 천재처럼 느껴졌었다. 당연히 천재이기도 하겠지만 공부를 얼마나 했을까 싶어 경이로웠다. 헌법공부를 시험용으로 했는데 헌정사에서 토나올 것 같았다. 내가 실용적인 사람이란 걸 깨달은 게 그때다. 나는 귀신처럼 판례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형법과 민법은 교양으로 판례집을 통독해야 하나 생각했지만 그건 쓸데없는 일이다. 나는 내가 해야할 일 하기에도 시간이 벅차다. 사실은 방향잡기가 힘들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무슨 책을 읽어야 하나, 그런 '주제'들이 몇 있는데 그게 대학원에서 배울만한 건지 어떤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내가 필요한 건 학위가 아니고, 학벌은 더군다나 아니고, 이걸 배우더라도 월가에서 일할 욕심도 없으니까 당연히 망설여지는 것이다. 언젠가 말했었다. 나처럼 빡빡한 삶의 서민이 풍족한 사람들과 다른 단 한 가지 특징은 그들은 취미로도 하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이상 그걸로 밥벌이를 해야 한다는 것. 슬프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고 그게 대학원의 높은 등록금과 한없는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일이라면 당연히&nbsp;배워서&nbsp;어떻게 써먹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만&nbsp;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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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정책, 레이거노믹스, 대처리즘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현 영미 정치,행정,정책 가이드라인을 따르다 보면 철의 여인이라 불렸던 마거릿의 행적을 만나지만 우리의 그 대단한 과거 대통령과 너무도 비슷한 행보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한다. 굴복하지 않는 여자였다는 것밖엔. 대처는 1990년도에 물러났는데 저 정책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ing라는 것도 신기하다. 시대가 만든 결단력을 한 사람의 능력이라고 보기엔 무리, 아무리 대단했던들 그 어떤 정책도 지금 시대에는 걸맞지 않는다. 후손들은 그때 탄생한 부수물(실업과 민영화, 경제적 계층 갈등)을 감당해야만 한다. 언젠가부터 '신자유주의'라는 단어만 들으면 진저리가 난다. 바로 그 신자유주의 때문에 삼성 공화국이 탄생한 것이고 그게 또 서민들을 영광스럽게도, 죽고 싶게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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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출근해서 열심히 일한다고 재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죽든 살든 자유라고 생각하는 내가 오죽하면 무조건 내버려두는 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오래 전부터 드는 것이다. 밥 먹다가 남기기도 하고 버리기도 하는데 집집마다 만원쯤 더 걷어서 형편 힘든 아이나 노인 밥 한끼쯤 공짜로 주는 게 영 동의 못할 일인가 싶은 것이다. 얼마 전에는 국민 70% 이상이 한 달에 통일 비용 만원 감당하기도 싫다더라는데 나는 아니다. 만원 쯤이면 굶고 맞고 죽어가는 북한 아이 하나쯤 살리고 내가 과자나 음료수나 커피쯤은 포기할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다. 문제는 정작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런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철통 같다. 지켜지고 유지되고 견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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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어제 누구 집, 누구 집 하면서 연예인 명의 집값을 보는데 그들은 가만히 앉아서 떨어지는 콩고물이 몇 십억인 것을 보고 짜증났다. 우리 부모님은 물론 내가 평생 나를 담보로 벌어도 못 버는 돈을 어떤 이들은 20대에 갖고 있고 심지어 불리고 있고 지금도 벌고 있고! 정당한 노동으로 버는 돈이 아니라면 세금을 거하게 매겨야 하지 않나. 돈이 아니라도 결국 명예와 이미지와 사회의 상위계층을 점령하니까. 결국 내가 TV 보면서 좋아하고 영화 보고 글쓰고 과자도 사먹고 화장품도 사고 이래서 그들은 인기와 이미지를 먹고 커서 돈을 버는 거잖아. 밤샘도 밥먹듯 한다지만 그건 대한민국 어느 일선 공장도 마찬가지일 것. 하아.. 송혜교랑 현빈(20대 초반에 친 홈런으로 평생 잘 먹고 잘 살고 재산도 불리는 20대 성공신화의 대명사랄까, 하다못해 유산도 아니고 자기들 힘(?)으로 번 거라 재벌 2세 못지 않음)은 결혼이라도 했다간 진짜 재벌 됐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살아서 뭐하나 이런 생각이ㅋㅋㅋ 먹어서 뭐하나 하는 생각은 안들어서 많이 먹었다. '드림하이'를 꿈꾸는 아이돌 꿈나무들이 정상으로도 보인다. 나도 예쁜 딸 하나 낳아서 관리 철저히, 재능도 철저히 해서 연예인 시키거나 20대 초반에 고수랑 만나 사귀다가 역시 20대 초반에 결혼하는 여자애처럼 예쁜 미술학도로 키워볼까, 싶기도 한 것이다. 내 재테크는 그 길뿐! 그래서 부모들이 제 자식을 못 살게 굴었던 거구나! 마치 물려받은 유산처럼 공공연하고도 은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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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내버려두면 잘난 사람은 더 잘나고 못난 사람은 가만 있어도 더 못나질텐데 '신'은 뭐고 '자유'는 뭐란 말인가! 정치는 민주, 경제는 규제, 사회는 적당한 자유와 적당한 규제. 이럴 수는 없겠지? 이런 말하면 재주 없는 나를 내가 흉보는 것 같아 싫지만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건 꼬여서 그런 것도 아니고 배 아픈 것도 아니고 좀 슬프다고 생각했던 것들. 누구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고 누구는 타이밍이 안 맞았을 수도 있고 누구는 그 돈의 1/10000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고 병 키우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걸. 마거릿은 식료품 가게의 둘째 딸로 서민 출신이었지만 바로 그 당당함으로 부유한 사업가를 남편으로 만나 경제적 후광을 누리며 일하고(가족간 갈등과 희생도 있었겠지만), 독학이지만 변호사 시험도 합격하고, 국가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3선에도 성공한다. 처음에 그녀는 '다른 여자들처럼 설거지 하고 남편 기다리고 아이들 뒷바라지 하며 살 수는 없어요' 라면서 거절했지만 남자의 '그래서 당신이 좋은 거예요' 라는 말에 받아들인다. 정치하지 않았어도 그녀는 부유하게 잘 살았을 것이다. 어째서 부유한 남자의 눈에 띄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마디로 가족과 일까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것. 여자로서 흔한 삶이 아니지만 여자로서 드물게 성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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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지만 마음을 움직일 만큼 감동은 없는 영화다. 그녀의 삶에는 비극이 없다. 있었다면 그건 이루려는 꿈과 야망 속에 당연히 녹아있던 것들이다. 굴복하지 않는 자존심이 있을 뿐 결국 다 해내고야 말았으니까. 대처는 결국 유럽연합과 유로화에 반대하다가 독단적이라는 이후로 보수당에서조차 버림 받고&nbsp;사임한 후 다음 선거에서 노동당 토니 블레어에게 자리를 내준다. 블레어도 임기 내내 말이 많았지만 3선 후 집권당이 바뀐 게 나쁜 일인 것만 같지는 않다.&nbsp;원래 퐁당퐁당이 좋은 것 아닌가. 영화는 치매기 있는 대처가 죽은 남편과 함께 있는 것처럼 느끼며 회상 식으로 진행 되는데 지나치게 긴 시간이 한 번에 압축된 느낌이다. 그래서 어느 것도 불명확해서 초점이 흔들린다. 많은 재료가 들었다고 반드시 맛있는 요리는 아닌 것처럼. 이 영화를 학습하려면 사실은 역사적 페이퍼 몇 장이면 되고, 그보다 쉽게는 잘 요약된&nbsp;정책학이나 행정학&nbsp;책을 잠시 들춰보기만 하면 된다. 남의 삶을 이렇게도 훔쳐볼 수 있다니, 그러고도 전혀 감흥이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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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성감독 답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연출과 메릴 스트립의 연기까지 폄하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존재하는 사람을 더 극적으로 버라이어티하게 그렸더라도 지나치게 드라마 같다는 이유로&nbsp;내쳐졌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어떤 이유로든 비판을 감수해야 했을 영화. 꼭 지금이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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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lt;미드나잇 인 파리&gt;는 왜 개봉을 아직도 안하고 있을까. 지금 내 맥북 바탕화면도 이 영화의 한 장면인데 파리는 아름답다. 이제 [뮤직뱅크]도 '인 파리'에서 하는데 나는 어째서&nbsp;파리에 갈 일이 없을까.&nbsp;서른이 되면 준세이와 아오이처럼 두오모에서 만나 피렌체를 활보하고 싶었는데, 그게 가능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트레비 분수에 동전 세 번 던지면 로마에 또 온다더니, 로마는 개뿔. 피렌체는 사치. 그곳에 살지 않음으로서, 자주 가지 못함으로서 얻었던 많은 추억을 그때의 반만이라도&nbsp;다시 가질 수 있을까.&nbsp;이제 단지&nbsp;외국에 구경가는 게 아니라 정말 좋은 사람과 벅차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nbsp;만들고 싶다. 이건&nbsp;더 뜬금 없는데 전에도 말했고 또 말하면, 우디 앨런 할아버지가 살아생전 '미드나잇 인 로마'를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 개봉 기다리는 사람들이 엄청난데, 계속 다운 받아보게 할 거냐고!!! 이 촌스런 포스터부터 좀 어떻게 해주든지!!! 고흐 할아버지가 무덤에서 일어나시겠네!!! 이것도 &lt;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gt;처럼 오스카상 끝나면 개봉할까, 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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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스필버그의 &lt;워 호스&gt;는 전쟁에 동물과 사람의 소통을 접목시킨 내게 제일 아킬레스건 같은 동물&amp;전쟁영화. 의도된 감동과 작위적 슬픔에도 굴하지 않는, 눈물에 버무려진 인간의 잔혹한 욕망과 비극은 눈물겹다. 사실은 가장 뻔하게 예고된 곳에서 견디기 힘든 슬픔을 마주한다. 쓸 얘기가 별로 없다. 좋든 싫든 할 말이 생겨야 쓰는 법인데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마음에 별처럼 박혀서 꺼내려고 하면 부서져내릴 것 같아서 더 깊은 곳에 꽁꽁 담는다.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진짜 쉬운 일.&nbsp;종종 나는 사람보다 동물이 예쁘다고 생각한다. 살겠다고 나 아닌 누군가를 후생적 욕망으로 훼손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사람이니까. 많은 점에서 동물이 낫다고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다워야 동물이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무엇이 다른 무엇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모두 나름의 자리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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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발효가족&gt;을 하루에 세 편씩 보다가 지루해지면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을 읽기도 했다. 당장 매그레를 더 주문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주에 적립금이 좀 많이 생겼는데 이걸 하마터면 다 쏟아부을 뻔 했다. 충동이 엄청났다. 내가 항상 사야할 책만 사는 건 아니지만 심농을 75권이나 책장에 아니 집에 들여놓을 필요 있을까 싶은 것. 하나씩 사면서 전집을 들이는 거 난 잘 못한다. &lt;셜록홈즈&gt;도 다 읽고나서 사들이기 시작해서 3권에서 멈췄고 &lt;대지의 기둥&gt;은 2권까지만 있고 &lt;장미의 이름&gt;은 상권만 샀더니 하권이 절판되고 새로 나온다. 비슷하게는 생겼지만 다른 책일 것. 그 사이 몇 쇄나 더 찍었을지 감도 안온다. 비슷한 2권을 들이려면 역시 헌책방에..( '') &lt;파리의 노트르담&gt;은 1권을 사고 3년은 지난 후에 드디어 2권을 샀고 &lt;쿠오 바디스&gt;는 아직도 1권만.. 하아.. 이런 내가 75권을 모은다는 건 애초 불가능하다.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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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하물며 카뮈는 "심농을 읽지 않았더라면 &lt;이방인&gt;을 이렇게 쓰지 않았을 거다."라고 해서 그가 말하는 '이렇게'가 아니면 어떻게, 하는 생각이 막&nbsp;들게 유도하는&nbsp;것이다. "아프리카 우림에서 꼼짝 못하게 되었다면 심농을 읽는 것보다 더 좋은 대처법은 없다"고 말하는 헤밍웨이는 어떻고! '이렇게'는 뭐고 그게 아니면 어떻게란 말일까. 하아.. 궁금해.. 하던 걸 하는 상태에서 뭘 더 하다보니 당연히 시간이 부족해서 만사가 귀찮아질 때쯤 양배추와 올해 담근 새빨간 고추장으로 맛있는 떡과 오뎅을 넣고 떡볶이를 만들었다. 고추장과 야채가 많아지니 확실히 더 맛있고&nbsp;양념과 국물이 넉넉해서 내 생애 가장 맛있는 떡볶이를 만든 것 같은데 이번주에는 동생이 안왔다. 에잇, 투덜이한테 역대 손가락에 들만큼 맛있는 누나표 떡볶이를 먹여야 하는데 얘는 왜 집에 안왔지. 아쉬워서 혹시 올까봐 좀 남겨뒀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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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gt;은 3권으로 분리된 것치고는 글이 별로 없어서(시집도 아니고!) 자려고 누워서 상권을 펴들고 흘끗 보다보니 마지막 페이지였다. &lt;누런 개&gt;는 수수께끼가 풀리려는 뒷부분으로 갈 수록 아껴두게 됐고, 백만년 전에 산 &lt;환상의 여인&gt;을 읽으면 나도 애거서 크리스티에 돌입하나 싶어서 금서처럼 먼지를 뒤집어쓴 책을 꺼내왔다. 하룻밤 베개 옆에 두고 잤는데 별 뒤숭숭한 꿈을 다 꿨다. 책표지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밤새 쫓기고 총살 당할 뻔 했다. 세상에, 내 생애 그렇게 생생하게 쫓기는 꿈은 처음이었다. 일어나보니 팔다리가 경직되었다. 가위 눌린 것처럼 묵직하게. 그런데 이건 무서워서가 아니라 몸이 안좋아서 그런 거였다. 머리는 몰라도 몸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알았다. 그러니까 섹스로만 끝나는 사랑도 사랑이 아닌 건 아닌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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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거 앨런 포의 &lt;우울과 몽상&gt;을 사서 밤마다 한 작품씩 읽으려 했던 꿈은 무산되었다. 꿈이 너무 무섭고ㅜㅜㅜㅜㅜㅜㅜ 피곤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30/cover150/8972910384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0384</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세 가지 트라우마</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25611</link><pubDate>Wed, 15 Feb 2012 20: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2561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832984&TPaperId=542561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54/70/coveroff/893783298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024986&TPaperId=542561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81/44/coveroff/899002498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3243912&TPaperId=542561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3/66/coveroff/600008906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이동욱과 이시영이 주인공인&nbsp;&lt;난폭한 로맨스&gt;에는 오만석, 황선희, 임주은, 강동호, 제시카까지 젊은 층이 대거 출연한다. 연결되고 꼬이고 뒤죽박죽인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일과 트라우마를 이야기한다. 인물들은 독립적 때로 복합적으로 존재하여 한 자리에 모인다. 앗, 순전히 내 기준에서 오만석은 이미 젊은 층이 아닌 것 같지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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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nbsp;세 가지 트라우마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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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신이 가지지 못한 예술적 재능에 대한.
2. 혼자 살아남은 가족의 사고에 대한.
3. 사랑이 차고 넘치는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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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겉으로야 화려하지만(유명인과 비유명인의 기준은 기자회견을 열면 기자들이 몰리는 것과 그렇지&nbsp;않은 것)&nbsp;사생활로 보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야구 선수가 평범하다면!) 야구선수와 팀 홍보실장, 경호원과 그 친구들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난폭한 로맨스'로 담아내지만 절절한 멜로는&nbsp;자취를 감추고&nbsp;시종일관 유쾌한 폭소를 유발한다. 밤에 뭘 보다가 킥킥거리며 웃는 게 &lt;셜록&gt; 이후로 얼마만인지. 캐릭터가 제멋대로 유머러스하다. 진지한 사람도 자기는 진지한데 보고 있으면 웃겨서 결론적으로 다 웃긴다. 이런 웃기고 유쾌한 캐릭터들이 '애틋함'을 표현할 리 없으니 대박 멜로는 못 되지만,&nbsp;툭툭 던지는 대사 속에 각자의 트라우마와 진실이 뚝뚝 묻어나오니 요즘 요구되는 드라마적 '판타지'는 별로라도 유쾌하고 찡한 '잔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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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여기 나오는 캐릭터들은 못 닿을 곳에 있는 판타지적 존재가 아니라(재벌 아님) 우리 주변에 널리 포진해 있는 평범하고 별 것 없는 인물들이라 정이 간다. 시청률이 안 나오는 이유는 알 것 같다. &lt;해를 품은 달&gt;과 같은 시간에, 따지고 보면 사랑 놀음이지만 겉으로는 '항공 운항'이라는 전문성으로 포장한 &lt;부탁해요, 캡틴&gt;과 같은 시간에 방송중인데다 스토리가 아니라 에피소드식이라 흥미도가 제일 떨어진다. 정이 가는 것과는 별개로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기 때문에 안봐도 크게 무리가 없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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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스탕달 신드롬(Stendhal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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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유명한 미술품을 감상한 사람들 가운데는 순간적으로 가슴이 뛰거나 정신적 일체감, 격렬한 흥분이나 감흥, 우울증·현기증·위경련·전신마비 등 각종 분열증세를 느끼는 경우&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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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수영(황선희)의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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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인 남편(오만석)을 불 같이 사랑하여 라면 밖에 끓일 줄 모르던 여자가 사랑에 골인하면서 모든 요리 코스와 마사지, 수지침 자격증까지 딴 것. 남들은 여자가 운동선수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꿈을 버렸다지만&nbsp;여자 안에서 '꿈'은 좀 다르다.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으로 어릴 때부터 '화가'를 목표로 열심히 그려온 여자는 한 친구를 만났다. 입시준비도 자기보다 뒤늦게 시작했고 아직은 제대로 그릴 줄 모르는 아이. 하지만 여자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실제로 잘 그리고, 재능 있다는 칭찬을 일상처럼 달고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타는 나를 언젠가 저 아이는 가볍게 뛰어넘을 거란 것을. 그 사실을 엄격하고&nbsp;가차없는 엄마의 입으로 듣는 순간 여자는 더이상&nbsp;붓을 들 수가&nbsp;없었다. 하지만 꿈은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친구의 반짝이는&nbsp;재능과 때때로 달고 오는 신경쇠약과 발작, 조울증을 지켜보면서 여자는 여전히 자신만의 꿈을 개척하지 못한 채 그림을 버리고 남편과 아들 뒤에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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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nbsp;그 친구(제시카)가&nbsp;더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며 아니 안 그리는 게 아니라 못 그리는 거라며&nbsp;돌아온다. 여자는 남편이 아끼는 후배(이동욱)의&nbsp;애증어린 첫사랑이라&nbsp;만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 사랑을 택하며 가족과 인연도 끊어졌기에 늘 외롭던 여자는 가족 안에서 행복을 찾다가도 문득문득 공허를 느낀다. 엄마가 다시 돌아온 친구의 그림을 갤러리에 전시하기 위하여 여자가 보는&nbsp;앞에서 부탁한다. 여자는 비로소 이제껏 잘 버티고 서 있던 자리가 흔들리는 것을 본다. 꿈은, 숨긴다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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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동아(임주은)의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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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그녀는 '백수'다. 겉으로는 백수지만 돈이 궁하지는 않은 백수. 독서가 취미이자 특기. 강아지는 하루에 한 번만 안아주는 것이 원칙. 이유는 버릇 나빠지니까. 강아지가 아니라 내 버릇. 나중에 예기치 못하게 헤어질 때 혼자 오래 아플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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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책 속에서 배운 '음모론'을 즐긴다. 병 따는 데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여자에게 남자의 힘이 필요하게 함으로서 여자가 남자와 결혼하고 아이도 낳게 하기 위해서라는 식의.&nbsp;그녀가 이토록 책에 몰입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책 고르는 방. 저 여닫이 책장이 방과 거실을 나눈다. 저렇게 인테리어 하는 것도 좋겠다. 사방으로 책이 꽂혀 있더라. 부럽게.. 난 사방으로 책이 땅바닥에 널부러져 있는데..( '') 난 이 지저분한 책들을 우리집에서 좀 다 몰아내는 게 목표다! 책장을&nbsp;들일 공간이 없기 때문에 책을 없애면 책장이 필요 없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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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한시에 부모님을 사고로 잃었다. 응석부릴 부모님 대신 남은 건 책과 보험금 뿐. 상가 월세와 집 월세로 일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그녀는 주인공 은재(이시영) 가족이 사는 집주인이기도 하다. 돈이 궁해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돈이 부모님과 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닐 것. 그녀는 한없이 책에 몰두한다. 책에서는 어떤 비극이 일어나도 실제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어떤 상상을 하더라도 그건 상상일 뿐이며, 아무리 나쁜 결말이라도 그건 거짓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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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가르니크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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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는 것처럼 
미완성 과제에 대한 기억이 완성 과제에 대한 기억보다 더욱 더 강하게 머리에 남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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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nbsp;유은재(이시영)의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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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나서 집 나간 엄마를 오랫동안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아빠 때문에 속이 상한 은재(이시영)의 트라우마도 있다. 아빠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는 엄마를 아빠는 용서했는데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른 남자를 죽도록 사랑하는 엄마를 아빠는 죽도록 사랑했다. 그녀는 사랑이 차고 넘치는 유전자를 물려 받았다. 까짓, 사랑. 하지만 사랑의 영원성을 아빠가 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침내 몇 십 년만에 여자친구를 소개하겠다는 아빠.&nbsp;'아빠가 행복해지기만 한다면' 엄마를 제외한&nbsp;어떤 여자든 괜찮다고 생각하며 박수를 보냈는데 막상 그 자리에 나온 아빠의 여자친구는 또다시 '엄마'다. 기절초풍. 어떻게 아빠 인생에 여자는&nbsp;엄마 밖에 없을 수가 있냐고! 아빠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커가는 동안 그녀는 사랑에 목매고 질척거리는 연인들이 한심하게만 보인다. 사랑타령이 지겹다. 박무열(이동욱)이 돌아온 첫사랑 강종희(제시카)에게 질척대는 것과 다시&nbsp;시작하려는 것 등이 다 짜증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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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지만 누군가 그런 사랑 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지친다. 관심 가는 그 남자에게 사랑을 모른다는 얘기까지 듣는다. 내가 사랑을 모른다고? 이렇게 사랑이 차고 넘치는 유전자를 물려 받았는데! 속은 여리지만 그에게 다정하지 못하다. 차라리 무시하면 좋겠는데 아빠와 비슷한 남자를 내내&nbsp;지켜보면서(보디가드 혹은 경호원이니까)&nbsp;존재의 회의를 느낄 즈음 위험한 상황에 닥친 그 남자의 첫사랑까지 경호하게 된다. 싫다. 그래서 화를 내고 울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는데 멍청한&nbsp;이 남자(이동욱)만 모른다. 가장 먼저 눈치 챈 사람은 아이러니하고 어처구니 없게도 남자의 그녀(제시카)다. 이래서 남자를 둔하다고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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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관심가는 책을 좀 담아두려고 하는데 &lt;이나중 탁구부&gt;는 처음부터&nbsp;품절이고, &lt;다윈 평전&gt;은&nbsp;귀여운 아가씨가 읽고 있던 게 아니라 탁자 위에 그냥 놓여 있던 거고 나머지 시나 에로 비디오는 뭐 어쩌라고;; 알라딘 DB는 엑박이 떠서 고쳐질 때까지 이미지로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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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보던 4회에서는 거의 매회 책을 읽고 있는 김동아(임주은)가 &lt;이나중 탁구부&gt;를 바닥에 가득 쌓아두고 보고 있는데 그 옆 탁자 위에 &lt;다윈 평전&gt;이 놓여 있었다. 저건 잘 보였다. 책꽂이를 슬쩍 봤는데 한 출판사의 책이 무더기로 있는 것도 발견했다. 이상하게 드라마나 영화에 배경으로 꽂힌 책이나 DVD 같은 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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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에 인기절정 야구선수 박무열(이동욱)은 늘 안티팬과 열혈기자와 꽃뱀 또는 협박성 편지에 시달린다. 예를 들어 눈알 파인 본인 사진을 받는 건 예사, 거기에 종종 동봉되기도 하는 이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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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보는
너의 눈을 파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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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름을 부르는&nbsp;네 입술을
뭉개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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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자를 담고있는
네 심장을 터뜨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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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이걸 듣고 단박에 말한다. 일본 어느 여류시인이 쓴 시야. 애인이 딴 여자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자살했어. 커피에 독을 타서 원샷.&nbsp;이 시인은 실제로는 없는 사람 같다. 검색해도 없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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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휘청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는 이렇게도 말한다. 사랑, 그게 다 뇌가 보여주는 환상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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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다빈치 코드&gt;를 읽고 암호학에 열올리고, &lt;색, 계&gt;를 보고 에로 작가가 되겠다면서 온 에로물을 다 사다모아둔(ㅋㅋㅋ) 아가씨. 비교적 단순하게 생각하는데 그 단순함이 타인의 휴대폰 암호도 풀고, 전직 에로배우 영화도 찾아낸다. 헛발인데 알고보면 다 맞고 그래서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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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면서 문득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이 되면 어떨까 생각했다. 우리 가족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나 혼자 살아남으면 내가 받게 될 총 보험금이 얼마나 될까, 내일 엄마한테 물어봐야지 생각하고 일어나서 까먹었다. 실제로 보험 사기극은 엄청 흔한 일이기도 하지만 이건 정말 상상 속에서도 그리 유익한 일이 아니잖은가. 그러기 전에는 우리 모두 책만 읽고 살기에는 너무 현실에 가까이 다가가 있고. 아, 지겨워. 책만 읽는 게 아니라 페이퍼도 꼬박꼬박 쓰는 걸 보면 페이퍼 없는 책은 별로 재미가 없으려나. 너무 벅찬 불행이나 비극을 갑작스럽게 겪은 사람은 대부분의 충격적인 일에 무덤덤하다. 본인을 그 상황 안에 끌어들여 놓고 싶지 않아 회피하기 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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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실제로 본인이 위험에 닥쳐 큰일날 뻔했던 상황을 자기가 관심 가진, 자기에게 관심 있는 어떤&nbsp;남자(강동호)에게 마치 한 걸음 뒤에서&nbsp;구경한 일마냥 무용담처럼 늘어놓는다. 위험천만한 상황에 그녀가 처해있었다는 사실에 아직도 십년감수중인 남자는 버럭 화를 내며 이 모든 일들이 당신에게는 장난이냐고, 재밌냐고 묻는다. 우리는 알지만 그는 모르는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해서 모든 상실감을 견디고 있다는 것을. 현실과 거리를 두는 의도적 행동과 책과 만화에 푹 빠지는 것이야말로 자기 보호본능과 현실에의 방어벽이 둘러쳐져 습관이 되어버린 그녀의 이상징후라는 것을 은재(이시영)에게 듣기 전까지는 짐작하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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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런 게 없는데도 책 좋아하는 나는 뭐지. 하긴 나는 책만 좋아하는 건 아니지. 어쩌다 책에 관한 블로그를 꾸리게 됐을 뿐이지만. 그것까지 파헤치기에 나는 너무 비이성적이고 글이 지금도 충분히 길다. 내 트라우마를 까발리고 싶지 않은 게 정상이고, 트라우마를 이겨내야 한다느니 그런 말은 심리학이나 의학에서 하는 거고, 나는 그냥 요즘 이 드라마의 캐릭터들이 친구 같아서 너무 재밌다. 일반인은 경제적 곤란으로 자살하지만 예술가는 정신적 곤란으로도 자살한다. 절반 정도 보편적인 얘기.&nbsp;그게 죽음의 이유가&nbsp;되는 건 맞지만&nbsp;개인의 기질은 원체 서로 다른 법이라 보편적으로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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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커서는&nbsp;여럿이 '주고받는' 관계 없이&nbsp;이런 추억 만들기가 점점 어렵다. 뭐든 공짜가 없으니까. 여기 등장인물들처럼 다 같이 저녁 해먹고 파티하고 DVD 보고 그러는 풍경, 좋다. 감정 섞여서 이상한 관계들 되는 것 빼고. 미혼 남녀가 한데 섞여 놀면 반드시 발생하는 사건들은 이제 초월했으면 좋겠다. 왜 매번 친구 애인 뺏고 남의 행복 욕심내고 그러는 건지. 이건 쓸데없는 얘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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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십 오만 년만에 햄버거랑 양념감자 먹고싶어..( '') 하아.. 거의 매회 누군가가 저 종이포장을 들고 등장하는 걸 보니 협찬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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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지 않는 한, 사람이나 사건사고로부터 오는 트라우마를 없애거나 막을 수는 없는 것이 정석이다. 부디 사랑할 때도 자기 트라우마를 상대가 치유해주거나 끌어안아주길 바라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그게 얼마나 상대방을 숨막히고 답답하게 하는 건지 거꾸로 한 번 당해보면 안다. 나 좀 위로해줘, 하면서 시작하는 연애는 어딘가 절름발이 같으니까. 적당히 숨기고 적당히 드러내면서(밀당을 하는 순간과 하지 않는 순간은 시간이 만들어주는 것) 만나는 게 관계 유지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nbsp;내가 별반 트라우마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까짓 트라우마쯤 자기 힘으로 좀 해결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해서. 나는 아픔이 밖으로 잘 배어나오지 않는 사람이니 상대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이기적이거나 편리해서가 아니라 기질인데, 나로 인해 서운한 사람이 있다면 그걸 고치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 모두 알고 싶지만 반드시 알아야 사랑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배어나오기 전에 알아봐주면 되는 거고 그게 아니면 함께 있으면 되는 것. 그리고 연인끼리 한 마음이라 해서 시종일관 바뀌는 기분까지 서로 같아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건 역시 어쩔 수가 없지만.]]></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3/66/cover150/6000089069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3243912</link></image></item></channel></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