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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혁명
아보 도오루 지음, 이정환 옮김, 조성훈 감수 / 부광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내 아버지는 작년말에 돌아가셨다.
참으로 건강한 분이셔서 평생 단한번도 자신의 몸을 위해 운동을 해본적이 없다.
아니, 그러긴커녕 안좋다는 술, 담배, 외식, 기름진 음식을 탐닉하셨고,
자신의 몸을 돌보는 방식은 '하고싶은대로 살고 먹고싶은대로 마구 먹어대는것'밖에 없었다.
그렇게 살아도 워낙 건강하시니 70까지 끄떡없이 사셨는데,
70 생신때 여행가라고 드린돈은 갑작스런 암의 병원비로 쓰이고 말았다.
암내력이 없는 집에서 자라서, 나는 암에 무척이나 무식했고,
그저 병원만 바라보며 의사를 신처럼 여기며 따르면 되겠거니 했다.
그 의사들은 너무도 사무적으로 '한 번 해봅시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뭐, 여기까진 좋다)
하지만 평생 기름진음식과 無운동으로 다져진 아주 많은 문제점에 이르러서는
종합병원 전문의가 각 분야별로 한명씩 와서는 명령을 내리고 돌아가면,
그게 서로 상충하는 것이라서 어느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예를들면, 신장을 위해 백미를 먹으라고 했다면 당뇨를 위해선 현미를 먹으라는 식으로...
나는 텔레비젼에서 보듯이 그렇게 잘나신 전문의 박사님들께서 모여서 한 환자를 위해
회의를 하고 그에 적당한 것을 찾기위해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 이 의사가 하신 말씀을 저 의사께 말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그럼 안되는데..'하고 말끝을 흐리며 가버렸고, 그것은 끝없이 계속되는 장면이었다.
결국 엄청 쇠약해지신 아버지는 초짜인 내가보아도 치료를 받지 못할 정도로 심해지셨는데
아주 간단하게 '그럼 방사선 치료 해보죠~' 하길래 그냥 쉽게 빛이나 쪼이고 오는건줄 알았다.
그거 한번하신 그날로 덜덜떨면서 춥다고 하시더니 그대로 돌아가셨다.
나중에 TV에서 방사선치료는 견딜만한 체력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 정말 환자 생각은 눈꼽만치도 하지않고 죽음까지 몰고가는 공격적인 진료.
홍해걸씨는 그게 환자가 의사에게 믿음을 주지못해 그렇게 만든 자업자득이라고 말하더구만.
하지만, 환자가 의사를 상대로 어떻게 의견을 내세울수 있을까?
무식한 환자에게 있어 의사란 평생 이길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일뿐인데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기 이전에,
암에 관한 부분을 읽으며 아버지가 생각이나서 눈물이 났다.
그때 이책을 읽었더라면, 여기있는 구절을 응용해서 희망적인 말씀이라도 드리는건데....
나는 면역이 중요하다는데에는 동의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100%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너무 독한 약을 주어 애와 내가 엄청난 고생을 하고 기어서 병원에 가서 항의했더니
'뭐, 그럴수도 있지~'하고 사과나 걱정어린 말을 커녕 시큰둥하게 대답하는 의사를 보며
의대를 못간것은 참으로 죽을죄구나 다시 한번 생각을 하면서, 면역력을 키워보자 또 다짐해본다.
나나 우리아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정말 심한데, 약없이 견디려 노력중이긴하다.
하지만 나처럼 태생부터 비실비실한 사람에겐 스스로 이기는것에도 한도가 있어서
약도 그다지 나쁜 선택은 아니었으니 그 비중을 줄여나가기만해도 성공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