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잎의 여자  2
                                          - 오      원 -
          나는  사랑했네    여자를  사랑했네
          난장에서  삼천원  주고  바지를  사입는
          여자, 남대문시장에서  자주  스웨터를  사는
          여자, 보세가게를  찾아가  블라우스를  이천 원에  사는
          여자, 단이  터진  블라우스를  들고  속았다고  웃는
          여자, 그  여자를  사랑했네, 순대가  가끔  먹고  싶다는
          여자, 라면이  먹고  싶다는
          여자, 꿀빵이  먹고  싶다는
          여자, 한  달에  한두  번은  극장에  가고  싶다는
          여자, 손발이 
          여자, 그  여자를  사랑했네, 그리고  영혼에도  가끔  브래지어를  하는
          여자.
          가을에는  스웨터를  자주  걸치는
          여자, 추운  날엔  팬티스타킹을  신는
          여자, 화가나면  머리칼을  뎅강  자르는
          여자, 팬티만은  백화점에서  사고  싶다는
          여자, 쇼핑을  하면  그냥  행복하다는
          여자, 실크스카프가  좋다는
          여자, 영화를  보면  자주  우는
          여자, 아이는  하나    낳고  싶다는
          여자, 더러  멍청해지는
          여자, 그  여자를  사랑했네, 그러나  가끔은  한잎  나뭇잎처럼  위험
            가지끝에  서서  햇볕을  받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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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7-02-09 17:49   좋아요 0 | URL
santaclausly 님께 1편을 받고 2편을 보냅니다.

프레이야 2007-02-09 22:27   좋아요 0 | URL
수암님, 가져갈게요^^

짱꿀라 2007-02-10 00:34   좋아요 0 | URL
수암님, 한편 더 드리고 갑니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없으신 것 같아서요..... 주말 잘 보내세요.

<개봉동과 장미>

개봉동 입구의 길은
한 송이 장미 때문에 왼쪽으로 굽고,
굽은 길 어디에선가 빠져나와
장미는
길을 제 혼자 가게 하고
아직 흔들리는 가지 그대로 길 밖에 선다.

보라 가끔 몸을 흔들며
잎들이 제 마음대로 시간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을.
장미는 이곳 주민이 아니어서
시간 밖의 서울의 일부이고,
그대와 나는
사촌(四寸)들 얘기 속의 한 토막으로
비 오는 지상의 어느 발자국에나 고인다.

말해 보라
무엇으로 장미와 닿을 수 있는가를.
저 불편한 의문, 저 불편한 비밀의 꽃
장미와 닿을 수 없을 때,
두드려 보라 개봉동 집들의 문은
어느 곳이나 열리지 않는다.


水巖 2007-02-10 00:50   좋아요 0 | URL
아, 이 시 읽었죠. 개봉동이라는데 어쩐지 난곡동 생각이 나더라고요. 굽은 길 따라 공사하던 사람들 생각도 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