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과학기술/인문/사회/역사 분야에서 눈길을 끄는 新刊이 유독 많았던 11월.
눈에 보일 때 마다 리스트에 담아둔 것만 해도 20여권 남짓.
책소개만으로 나를 낚아버린 "괜찮아 보이는" 11월의 새책들.
행복은 전염된다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다시보는 '인간관계'의 새로운 의미"
지난 10년간 최고의 키워드 중 하나인 '행복'과
현재 지구상 최고의 Hot issue인 '소셜 네트워크'.
이 둘을 동시에 다루는 책이 나왔다.
감정 전이, 자살의 전염성, 개인이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 약한 유대의 힘,
가상세계에서의 초연결, 전체의 힘, 인간 초생물체 등등... 목차만으로도 구미가 당긴다.
역시 11월에 출간된 <소셜 브레인>의 "뇌는 사회적 관계를 통해 진화한다"는 내용과
비슷한 주제, 비슷한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 것 같아서 흥미롭다.
바야흐로 '사회성'이 뇌과학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는 느낌.
'이 책은 당신의 인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라는 하버드大 대니얼 길버트의 호들갑스런 추천사가 아니더라도
11월부터 일찌감치 위시리스트에 올라와 있던 책.
이야기로 집을 짓다 - 부부 건축가가 들려주는 집과 인문학 이야기
"우리는 이야기 속에 살고 있다"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한다)가 아니라
책 제목이 핵심 내용을 절묘하게 드러내고 있다.
미리보기를 통해 들여다본 책의 꾸밈새도 흥미를 자아낸다.
뻔한 이야기 아니겠어? 했다가 어느새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귀가 솔깃하다.
집 이야기, 건축 이야기를 다룬 책이 많이 있었지만, 다들 집이며 건축을 말한다고 했지
그것이 '이야기로 지어졌다'는 기본적인 사실은 잊고 있었던 것 같다.
너도나도 장삿속으로 떠들어대는 '스토리텔링'을 굳이 운운하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키워드로 뽑아 엮어낸 그 참신한 발상에 100% 공감하며
이들이 풀어내는 그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어진다.
거의 모든 것의 미래 - 인류의 미래에 관한 눈부신 지적 탐험
"과연 무엇을 '예측'할 수 있을까?"
표지그림과 목차가 아니었으면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아류작쯤으로 넘길뻔 했다.
복잡계 이론 같은 걸 들먹이며 "역시 미래 예측은 하기 힘든 거야" 따위의
김 빠진 주장을 하는건 아닌가 싶어 책소개를 들여다 봤더니.. 맙소사,
자연과학 + 인문학의 초호화 버라이어티 지식의 향연을 펼쳐놓은 것 같다.
이 책에서 문제삼는 '미래예측'이 마치 점쟁이나 미래학자들만 다루는 분야인 것 같지만,
물리학, 경제학 등 현대사회를 이끌고 있는 첨단 학문들조차 그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본질적으로는 '미래예측'을 하나의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은 것이 드물다.
그런데 저자는 무엇을 발견했길래 이렇게 버라이어티하게 문제를 제기했던 것일까?
(피타고라스에서 아인슈타인까지, 고대 천문학에서 최신 복잡계이론까지, 우생학에서 이기적 유전자까지, 버블의 탄생에서 효율시장이론까지 과학과 철학, 경제학을 종횡으로 넘나들며 예측이론의 어제와 오늘을 풀어낸단다.)
자, 우리가 '진정으로 예측해야 할 미래'란, 우리가 진정 '예측할 수 있는 미래'란 과연 무엇일까..?
온전함에 이르는 대화
"깨어있는mindfulness 대화란 어디에 마음을 두는가?"
많은 대화법들이 세상에 나와있다. 문제는 그런 대화법을 반드시 배워 써먹어야 할 사람들이
'소통'이니 어쩌니 남들에게 강요나 하면서 절대로 그걸 하지 않는다는 점인데...(에잇@#&)
외국의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배워와 비싼 값으로 소개해 팔아먹기 바쁜 한국에서,
사회운동과 노동자 교육에 참여했던 분이 현장에서 몸소 부대끼며 찾아낸
효과적인 대화법과 인간관계 향상기법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책소개에 등장하는 틱낫한, 마하르쉬, 톨레, 달라이라마, 파머 등의 이름이라든지
Mindfulness, 현존, 의도, 에고, 공감, 자비, 깨어있기 등의 용어들은
온전함에 이르는 대화의 뿌리가 어디에 닿아있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항간에 많이 소개되고 또 활용되고 있는 <비폭력 대화> 처럼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존재와 존재 사이의 참된 소통에 기여하는 것이길 기대해본다.
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다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최근 여기저기서 워낙 많이 보아온 표지라 벌써 읽은 줄 착각할 뻔 했다.
정치에 무심했던 사람들도 광장으로 불러낸 '백투더 19C' 보수 세력,
그 관심을 창조적인 대안으로 결집시키지 못한 채 맥을 못 추고 있는 진보 세력.
좌파/우파도 진보/보수도, 21세기판 붕당 놀음은 이제 신물이 난다만,
그렇다고 21세기 대한민국이 대충 알아서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넋놓고 바랄 수는 없는 일.
그래도 아직은 '고민'을 하면서 '희망'을 꿈꾸어 보고 싶다.
§ 그 외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