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기분파 굴삭기 운전기능사 필기 - 최신법령 및 새출제기준방영! + 쪽집게 182선 수록 + 실기코스.작업 요령 수록, 도로명주소 출제기준 포함 2020 기분파 시리즈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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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장비의 현대화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건설장비들이 건설의 현장을 누빈다. 그중에서도 어느 건설 현장을 가도 반드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장 중요한 건설장비 중 하나가 바로 포크레인 즉 굴삭기이다. 마치 코끼리코와 같은 크고 긴 팔의 끝에 달린 이빨있는 주걱으로 땅의 흙을 퍼내는 기능을 주로 담당하는 굴삭기는 건설현장의 왕자이다. 이러한 굴삭기는 운전면허만 있으면 누구나가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와 같이 그러한 손쉬운 탑승물이 아니다. 굴삭기는 전문적인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야지만 운전과 조종을 할 수 있는 고난위도의 운전 장비이다. 나 또한 오래 전 멋모르고 굴삭기 운전기능사에 지원하여 이론 시험을 치룬 남모르는 경험이 있다. 왠지 멋있어보이고 자격증을 따 놓으면 언젠가는 사용할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지원을 했고, 결과는 이론 시험에서 보기좋게 낙방했다.

실기 시험은 근처에도 못가보고 이론 시험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을 때 느꼈던 점은 굴삭기 시험, 이게 만만치 않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다. 그냥 운전면허 이론 시험 정도의 난이도겠거니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나 또한 그렇게 안일한 마음으로 준비를 했기에 탈락이라는 당연한 결과를 얻었다. 당시 주변에서 구한 누렇게 색이 바랜 변변치 않은 교재로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내용이 도통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만나게 된 <굴삭기 운전기능사 필기>교재를 펴 보는 순간 그 알찬 내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본서는 굴삭기 이론 필기시험을 위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내용이 학습자로 하여금 무엇을 숙지하고 공부해야할 지에 대해서 너무나 쉽게 설명되어져 있다. 굴삭기는 차체 자체를 운전해야 하는 것 뿐 아니라 실제로 땅을 파는 굴삭기의 조종과 관련하여 세부적인 내용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기계장치에 관한 내용들은 결코 쉽지 않다. 기관과 냉각, 윤활장치, 축전지, 시동, 충전 장치, 조향, 제동 장치, 굴삭기의 구조와 제원, 동력전달장치 및 점검, 유압에 대한 내용 그리고 건설기계 관련 법규와 안전관리까지 굴삭기 한대를 조종하고 운용하기 위해서 요구되어지는 전문적인 지식들은 운전면허 시험과는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하고 전문적이다. 이러한 상세한 내용들이 본서를 통해 아주 체계적이고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기에 어렵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픈 독자들에게는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본 수험서가 가지는 장점 중 하나는 매 챕터마다 각 장의 주요 내용을 먼저 요약하여 설명함으로서 학습자가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할 내용들을 꼼꼼히 체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불어 각 장에서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곧장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출문제를 실었고, 각 장이 끝나는 말미에는 종합적으로 단원별 출제예상문제를 수록함으로서 실전 감각을 높이도록 돕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책의 끝부분에는 '쪽집게 182선'이라는 부록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것을 통해서 그동안 가장 출제빈도가 높았던 내용 182개에 대한 요점을 잘 정리해 놓음으로서 시험을 준비할 시간적 여력이 없는 수험생들에게 아주 요긴하게 사용할 만한 팁을 제공한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운전면허가 고작인 나와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굴삭기, 불도저, 지게차 등의 건설 장비는 생소한 탑승물이다. 도로나 공사현장을 지나치며 무심코 바라보았던 이러한 건설장비들이 아무나 운전하고 조종할 수 없는 전문적인 기계장비라는 사실에 대한 자각을 본서를 통해 다시 한번 얻게 된다. 건설장비 운전 기능직의 수입이 적지 않다고 들은 적이 있다. 젊은이들은 미래를 위해서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들에게는 제 2의 인생을 위해서도 한번 쯤 도전해볼 만한 자격증 중 하나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그 도전의 첫 걸음을 도와줄 책으로서 본서의 가치는 매우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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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for starters - 왕초보가 시작하는 엑셀 입문서
전미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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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신입생 시절 교양과목으로 한 학기 동안 컴퓨터 수업을 들은 경험이 있다. 컴퓨터하고는 워낙 친하지 않았기에 강사분이 도통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헤맨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당시 엑셀에 대한 개요 수업 중 데이터 합산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신세계를 경험했다. 계산기를 두드리며 전부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셀을 드래그해서 합산하는 방식으로 몇번 클릭하였을 때 합계값이 '짠' 하고 등장하는 것은 내게 엑셀의 위력과 위용을 체감케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에 엑셀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당시 배웠던 몇가지의 엑셀 운용법조차 전부 옛날 이야기와 같이 나의 머릿속에서 사라진 지 이미 오래 전 일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주로 한글 프로그램으로 문서를 작성하고 가끔 PPT를 사용할 정도였으니 간혹 엑셀을 가지고서 수식 관련 문서를 만들고 일반적인 서식 또한 엑셀로 척척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내게 신기함과 함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했다. 이렇게 엑셀은 내게 머나먼 이국의 언어다. 이러한 그리움 속에서 만나게 된 책 한권이 오늘 리뷰하는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FOR STARTERS>라는 엑셀 교본이다.

본서는 책의 제목과 같이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그야말로 엑셀을 처음 시작하는 왕초보자들을 위한 입문서이다. 우선 책의 구성은 문서작성과 편집, 인쇄 파트, 수식작성 및 함수 파트, 엑셀 차트 만들기 파트, 데이터 관리와 매크로 파트까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엑셀을 자주 사용해야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기에 나는 개인적으로 엑셀을 이용한 생활문서와 편집, 간단한 수식과 함수 사용법만을 목표로 책을 펼쳐들었다. 셀 범위 지정과 문자, 숫자 입력과 같은 기본적인 작업을 저자의 상세하고 친절한 안내를 따라 하나씩 따라하다보니 대학시절 컴퓨터 수업 시간에 들었던 엑셀의 기초에 대한 내용들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작은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이론적인 내용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이론을 바탕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실제적으로 문서를 작성하며 각종 tool을 다루도록 '혼자 해보기' 라는 과제를 각 챕터의 중간 중간 미션 수행하듯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서작성을 시도하다가 평소 데이터 값의 오류를 한번에 발견하고 찾아내는 것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 유효성 검사'에 대한 내용을 접하고 실제 책의 내용대로 직접 작업을 해보았다.

 

 

책의 예시를 토대로 배송일지를 만든다는 가정하에 운송장 번호, 요금부담, 배송비 등에 대한 내용을 작성했을 때 수 많은 데이터 속에서 분명 오타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모든 데이터 값을 일일이 눈으로 검색해서 찾는 일은 분명 막노동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 데이터 유효성 검사로 각 항목의 기준값을 설정해 준 상태에서 잘못된 데이터를 찾게 되면 위의 내가 만든 서식에서 오타와 오류값을 손쉽게 찾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편적인 예에 불과하다. 책을 통해서 다양한 함수값에 대한 연산과 기록은 말할 것도 없고 더 복잡한 차트와 통계 수식도 가능하도록 책의 내용은 매우 상세하고 알차다. 엑셀 고수 단계에 이르는 매크로까지는 아직 언감생심이기에 본서를 가지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방법을 익혀 나가는 것이 중요할 듯 싶다. 일단 한글 프로그램처럼 엑셀의 사용 빈도수를 높이기 위해 왠만하면 문서작성을 한글보다는 엑셀로 함으로서 pc에서의 모든 작업을 익숙한 한글보다 엑셀에 노출시키려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할 듯 하다. 더불어 총 102가지의 핵심기능을 하나씩 배워가다보면 어느새 엑셀도 한글처럼 매우 쉽고 편리한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다가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서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책의 마지막 장에 첨부된 각종 단축키에 관한 매뉴얼이다. 마치 부록과 같이 존재하는 단축키 매뉴얼은 절취하고 접어서 책상 위에 세워놓고 작업 중 수시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출판사 편집자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책의 구성 중 하나다. 또 한가지 책의 독특한 특징은 바로 실습 예제를 내려받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한빛미디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본서의 예제소스가 있는데 이것을 다운로드 받아서 스스로 학습할 때 예제로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점은 독자들을 향한 출판사의 소소하지만 자상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한글을 어느 정도 다룬다면 PPT와 엑셀에서도 적지않은 기능키와 tool이 중첩되는 부분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기에 너무 겁 먹을 필요는 없다고 여겨진다. 한글, 좀 더 나아가서 PPT 정도로만 만족하고 있다면 이제 엑셀에 도전해 볼 때이다. 보통 문서 작업의 삼총사라 여겨지는 이 3가지의 프로그램 중 대부분의 유저들이 엑셀을 가장 어려워 한다. 그렇기에 이제 엑셀을 어느 정도 능숙하게 운용할 수 있다면 사무실이나 집에서의 문서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날개를 달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 또한 본서의 도움을 받아 자유롭게 엑셀을 사용하여 다양한 문서를 만들어보고 작업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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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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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 'TV 세계명작동화' 라는 만화영화를 즐겨보곤 했다. 그런데 유독 보고 싶지 않았던 몇편의 명작동화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소공녀, 올리버 트위스트 등이다. 소공녀와 올리버 트위스트에 등장하는 주인공 어린이들의 비참한 삶과 어두운 시대적 배경이 너무나 암울했기에 어린 마음에 적잖이 감정이입이 되어서 얼마 못보고 채널을 돌렸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어린 시절 불편한 기억들의 편린이 나로 하여금 내용은 대충들어서 알고 있는 소공녀와 올리버 트위스트를 책을 통해 온전히 접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번에 기회가 되어 그동안 나에게 암울한 고아 소년의 이야기로 치부되었던 <올리버 트위스트>를 만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캐럴>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1838년 작품인 <올리버 트위스트>는 당시 19세기 영국 산업화 시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을 설정하고 배치하여 내용의 사실성과 흥미를 가미시키는데에 성공했다. 저자는 산업화 시대의 그 암울하고 어두운 도시 밑바닥 아수라장 같은 삶의 터전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통해 불평등한 계층간의 괴리와 산업화의 구조적 모순을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소년을 중심으로 찰스 디킨스 그만의 독특한 해학과 풍자를 곁들여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회적 기능을 마다하지 않는다. 특별히 저자는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신 구빈법이 가진 모순과 폐해를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고 비판했으며 그것은 본서의 중심적 플롯으로서 그의 원고지에 그대로 투영되어 독자들에게 가감없이 전해졌다.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어린 소년은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다. 그리고 고아농장이라는 곳에서 인간이하의 짐승같은 대접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고, 이후 구빈원이라는 당시 사회 빈민층들을 수용하여 돌보는 사회구호기관으로 옮겨져 그곳에서 하루 세끼 묽은 귀리죽을 먹으며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생활을 이어간다. 이후 어느 장의사의 도제로 가게 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런던 도시의 밑바닥 범죄자들과 어울려지게 되면서 그의 삶은 하루아침에 더 비참한 나락으로 굴러떨어진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었다면 벌써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도 몇번은 더 끊었을 이 극심한 가난과 범죄의 구렁텅이 속에서 해맑은 영혼의 소유자인 올리버는 자신의 삶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올리버의 착한 심성과 삶을 향한 애절한 간구는 마침내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일단의 선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생 역전의 삶으로 돌아서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책의 전반부에 올리버 트위스트의 어머니는 올리버를 낳고 그 자리에서 죽는다. 저자는 올리버의 출생 배경을 묘사하는 이 대목에서 알몸으로 태어난 아기 올리버가 담요 강보에 싸여있을 때는 귀족의 아기인지 아니면 극빈자의 아기인지 그의 신분을 알 수 없었지만 이제 담요 강보로부터 벗어나 헤지고 낡은 누런 무명옷을 입게 됨으로서 올리버의 신분이 결정되었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여지는 옷이라는 사물은 찰스 디킨스가 살았던 19세기 영국 산업화 시대에서나 아니면 최첨단 현대 문명의 화려한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이나 동일한 신분 구별의 기준이 된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휘황찬란한 아파트와 억소리나는 자동차, 도대체 0이 몇개가 붙었는지 셀 수 없을 정도의 든든한 은행잔고와 고액의 연봉, 남부럽지 않은 학벌의 졸업장과 학위, 빼어난 외모 등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올리버의 낡은 무명옷은 이러한 현대적 기준의 대척점에 있는 매개체이다.

또한 나는 책장을 넘기며 찰스 디킨스가 가진 그 반전적 해학과 풍자의 능력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 올리버를 마치 농장의 가축 보듯 경멸하며 대우한 교구관(당시 지역 하급 관리) '범블' 씨는 극빈자들을 관리하는 구빈원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올리버를 비롯한 가난한 사람들을 인간 이하로 여겼던 사회 기득권층에 붙어 기생한 기생충 같은 인물이다. 극빈자들의 고혈을 짜서 승승장구하던 범블씨는 책의 중후반부 드디어 말단 교구관에서 구빈원장이라는 직위로 승진을 하여 사회적 성공의 가도에 오른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다시 한번 책의 서두 올리버의 탄생 배경 시 사용했던 옷이라는 메타포를 훌륭하게 사용한다.

"인생에서 어떤 승진은 실제로 얻는 이득 외에도 승진에 따른 외투와 조끼에서 특별한 가치와 위엄을 얻는 경우가 있는데...(중략) 주교에게서 비단 앞자락을, 말단 교구관에게 삼각모자와 레이스를 벗겨버린다면 무엇이 남겠는가? 한낱 인간이 남을 뿐이다. 때때로 위엄과 거룩함조차도 사람들의 상상 이상으로 외투와 조끼에 달려 있다."

이렇듯 범블씨의 사회적 지위는 그의 삼각모자와 레이스를 통해서 드러났고 유지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러한 신분의 상징인 옷을 벗겨버린다면 인간에게 남는 것은 오로지 벌거벗은 인간 그 자체만이 남을 뿐이라고 말함으로서 당시 사회 신분 계층의 불평등과 모순 투성이였던 영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이렇게 독자는 올리버가 입었던 낡은 무명옷과 범블씨가 입었던 삼각모자와 레이스를 극명하게 대조하며 옷이라는 상징과 은유를 사용하여 당시 사회의 부조리를 여과없이 공격했던 찰스 디킨스의 문학적 천재성의 일부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600여페이지의 결코 짧지 않은 장편 소설의 스토리 전개가 어찌나 흥미롭던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내려갔다. 그러면서 서평 서두에서 밝힌 나의 어린 시절 TV 세계명작동화를 통해서 본 올리버 트위스트의 그 암울하고 어두웠던 기억의 망상이 점차 사그러져감을 느낀다. 어린 시절 솜털 같이 부드러웠던 여린 심성이 받은 생채기와 네거티브한 인상은 성인이 되고 나서 이미 현실의 얼룩이 묻을대로 묻어서 바라보게 되어지는 현실 세계에 대한 관점으로 인해 이미 어느 정도 묻혀져버린 퇴적의 과정 속에 잊혀진 것은 아닐까? 나에게 있어 세상과 현실의 때가 묻은 것은 유쾌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의 어린 시절 바라보았던 올리버 트위스트에 대한 암울하기만 했던 견해는 이번 독서의 시간을 통해 좀 더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책의 주제를 발견해내고 찾아가는 희열을 맛보게 된 것으로 인해 상쇄되어지는 것만 같다. TV를 통해서 이야기의 결말을 끝까지 따라갈 수 없었기에 전반부 올리브의 비참하고 불쌍한 시기만을 접했던 당시의 기억과는 달리 본서를 통해 책의 결말을 나의 두 눈으로 온전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내가 본서를 바라보는 느낌과 인상에 깊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 계기였으리라.

한 고아 소년의 인생역전 로또의 드라마로 그칠 수 있을 법한 스토리를 가지고 19세기 영국 산업화시대 사회 계층간의 불평등과 부의 불균형 그로인한 사회적 부조리와 모순의 문제 덩어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하여 시대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저자가 가진 비범한 문학적 탁월성은 경이롭기만 하다. 그리고 이것은 본서가 당시 영국 사회 뿐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까지 왜 찰스 디킨스인가? 왜 올리버 트위스트인가? 라는 아낌없는 찬사를 받는 고전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 이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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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엠 바운즈 기도전집 - 『기도의 능력』 포함 8권의 기도서 완역 합본
E. M. 바운즈 지음, 김원주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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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에 관한 주옥같은 책들이 지금 시대처럼 쏟아져 나온 적이 드물다. 기독교 서점에 가면 기도에 관한 신앙서적들이 매대에 차고 넘친다. 사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가에 기도에 관한 한권의 책을 더 얹는다고 특별히 더 티가 날만한 일도 아니지만 오늘 리뷰를 남기게 되는 본서는 여느 기도에 관한 탁월한 경건서적들 가운데서도 유독 돋보이는 명성을 지닌 기도에 관한 최고의 고전 중 한권인데 바로 기도의 사람 '이 엠 바운즈'가 쓴 '이 엠 바운즈 기도전집'이다.

19세기 초중반 미국 미주리주에서 출생한 이 엠 바운즈는 평생 매일 아침 4시에 기상하여 아침 시간을 기도로 깨운 그야말로 기도의 사람이다. 나는 이 엠 바운즈의 대표적 저서 가운데 한권인 <기도의 능력>을 올 봄에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그의 대표작인 <기도의 능력>을 포함한 8권의 저작을 한권으로 합본한 이 엠 바운즈가 기록한 기도에 관한 총서라고 보아도 무방한 기도에 관한 위대한 고전이다. 기도의 능력과 더불어 목적, 기도하는 성도들, 기도의 가능성, 진실된 기도와 기도의 본질적 요소, 필요성, 기도의 무기까지 한평생을 골방에서 기도로 씨름하며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였던 믿음과 기도의 사람이 삶으로 써내려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도에 대한 정수가 담긴 저작의 무게감은 대단하다. 분량에 있어서만도 840여페이지가 넘는 어마무시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독자가 발견하게 되는 더욱 놀라운 사실은 책이 가진 내용의 깊이감이다. 각권의 책들이 결코 얕은 신학적 지식을 짜깁기하듯 허투로 쓰여지지 않았다는 점은 매권에서 흘러나오는 기도에 관한 실제적 교훈과 깊은 감동이 선사하는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사실로 증명된다. 저자가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의 말씀을 그대로 삶으로 살아낸 몇 안되는 사람 중 한명이라는 사실은 이 책의 권위를 더욱 더 공고하게 만들어 주며 그렇기에 책을 집어든 독자들은 책과 저자에 대한 신뢰를 갖고 한권의 책을 완독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모든 내용들이 보석같은 교훈으로 반짝이지만 특별히 내 눈을 멈추게 만든 내용이 있다. 기도의 목적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이 시대가 기도하는 시대가 아니라고 말한다. 위대한 활동과 운동의 시대이기는 하지만 보이는 것과 물질적인 것에 너무 치중하고 보이지 않는 것과 영적인 것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저자 바운즈가 살다갔던 19세기의 시대 상황이 눈에 보여지는 물질적 현상에 치중했던 시대였다면 최첨단 우주 과학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지금의 시대는 무어라 더 할말이 있겠는가? 원초적이고 감각적인 자극으로 사람들의 눈과 귀와 감성을 사로잡는 이 물질 만능의 시대 조류 속에서 기도는 정말 가장 원시적이고 미신적인 그 무엇으로 치부되기 쉽상이다. 그렇기에 대다수 현대의 신자들은 교회를 다니지만 결코 깊은 기도의 생활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화려한 볼거리와 레져, 스포츠, 오락이 판을 치는 이 첨단 문명의 세대 속에서도 오직 기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온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최첨단 과학기술로 무장한 그 어떤 것도 아닌 오직 힘없고 초라한 모습의 노인이 골방에서 구부러진 허리와 머리를 조아린 채 하나님을 향해 간절히 기도의 제사를 올리는 것, 오직 그것 뿐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사실이다.

또한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말씀인 항상 쉬지말고 기도하는 것에 대한 성경적 진의를 바운즈의 목소를 통해 직접들을 수 있음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매우 귀한 깨달음이다. 항상 기도하라고 이야기하는 성경의 가르침은 우리의 일상을 모두 포기하고 매일 골방에만 틀어박혀서 기도에만 전념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운즈가 설명해주고 있는 이 항상 기도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은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의식적으로 항상 하나님과의 교제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바른 신자는 일상의 의무들을 성실하게 감당하지만 언제나 우리의 마음이 일상의 업무로부터 돌아서게 될 때는 새가 둥지를 찾아가듯이 하나님의 품으로 날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상 속에서 항상 기도하는 신자의 삶을 실천하기 위해서 신자는 기도라는 거룩하고 경건한 영적 습관이 몸에 배어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도의 사람 느헤미야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황폐한 시온을 보며 슬퍼하는 지도자가 없는 이 세대와 교회에 대한 통렬한 슬픔을 토로한다. "종교의 부패와 부흥 세력의 쇠퇴 그리고 무서운 교회의 세속화 경향에 슬퍼하고 눈물 흘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소위 낙천주의가 너무나 팽배하여 지도자들은 시온의 성벽이 무너져 내리는 것과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영적으로 병들어 가는 것을 보는 눈이 없으며 그로 인해 슬퍼하고 애통하는 가슴이 없다." 지금의 한국 교회를 향한 말씀과 같아서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아리었다. 나 또한 한국 교회 한명의 신자이기에 교회 세속화의 책임에 대해 결코 빠져나갈 수 없는 무겁고, 무서운 책임을 통감한다. 본서를 통해 교회의 세속화와 아픔에 대해 슬퍼하며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 써야 할 기도하는 지도자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슬퍼하는 바운즈의 애통함이 전해져 온다. 영혼에 대한 관심도 없고, 참된 교회의 모습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오직 교회 성장에만 열을 올리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느헤미야와 같은 기도의 성도들, 기도하는 지도자들의 존재가 절실함을 느끼게 된 본문이다.

각권이 100여페이지 정도의 분량이기에 분책해서 보면 그렇게 많은 분량이 아니다. 그러나 왜 이 책은 가방에 가지고 다니기도 부담스러운 무게와 두께를 지닌 기도전집 한권으로 출간이 되었을까 생각했던 그 이유를 쉽사리 발견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기도에 관한 주옥같은 진리들이 각권을 통해서도 개별적인 주제 속에서 탁월함을 드러내지만 각권이 합해져서 테마와 테마가 서로 연결되고 보완되어 하나의 큰 틀 속에서 저자가 말하는 하나의 핵심이 빛을 발한다. 이 한권의 책을 관통하는 핵심적 주제는 바로 기도는 '열쇠'라는 것이다. 인류 구속의 역사를 포함한 모든 기독교 역사 속에서 보여지고 이루어진 하나님의 위대한 과업은 바로 기도라는 열쇠를 통해서 실행되었고, 완성되었다. 즉 기도가 없었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거나 완성되지 않았을 모든 일들이 기도라는 열쇠를 돌림으로서 하늘 보좌를 움직일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을 통해 기도의 위대한 비밀을 깨달은 저자 바운즈는 이 기도의 비밀이 가진 강력한 힘을 모든 시대의 신자들이 받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한글자 한글자 본서의 백지를 채워간 것이다.

2019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나는 얼마나 기도에 매진했는가? 얼마나 기도의 골방을 청소했는가? 새해가 되면 또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새해 계획 속에 '기도' 라는 그럴듯한 과제를 목표로 써넣을 것이다. 그러나 기도는 한두번하고 포기되어지는 그런 이벤트성의 과제가 아니다. 위에서도 이이기했듯이 눈에 보여지는 화려한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 등 결코 심심할래야 심심할 수 없는 첨단 문명의 재미있고 감각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있어서 기도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세상이 보기에 한없이 미련한 십자가의 도에 반해 이 세대의 탁월한 철학들과 나이스한 사상으로 무장한 시대조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의 신자들에게 있어 기도는 너무나 부끄럽고 초라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중요한 사실 한가지는 그러한 하나님을 대적하여 높아진 시대사조 속에서도 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신자의 의무이며 특권이라는 불변의 사실이다. 기도가 유치한가? 기도가 미신적으로 느껴지는가? 기도하는 것이 창피한가? 그렇다면 이 책을 집어들고 읽으라! 식어져버린 기도의 가슴에 뜨겁게 불을 붙힐 기도의 불꽃이 매 챕터마다 활활타오르고 있음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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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사색노트 - 날마다 새로운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종옥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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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톨스토이 고백록>을 통해서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자전적 이야기를 접한 기억을 안고 집어든 책이 바로 오늘 리뷰를 남기는 <톨스토이 사색노트>이다. 일반적인 단행본과는 달리 본서가 가지는 두드러진 특징은 독자 참여형 도서라는 점이다. 책을 펼쳤을 때 한면은 톨스토이가 발췌한 세계 역사 속에서 크고 작은 발자취를 남긴 인류 지성들의 촌철살인과 같은 짧막한 경구와 금언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반대 페이지에는 독자가 이렇게 귀한 삶의 교훈과 지혜를 묵상하고 사색하면서 오늘 하루 발견한 자신의 모습과 내일을 위한 오늘의 키워드를 직접 손글씨로 적을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놓았다. 오늘 하루 톨스토이의 손을 빌려 재탄생된 지적 유산들이 내 삶에 끼친 영향은 무엇이며 이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 속에서 나는 누구이고 매일의 삶의 각축장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내 주변의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와 같은 보편적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는 삶의 고뇌와 그에 대한 해답을 연필을 쥐고 써 내려갈 때 비로소 독자는 머릿속을 휘감았던 실타래와 같았던 삶의 난제가 하나둘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희열을 맛볼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버리기 아까운 보석같은 삶의 지혜가 담긴 조언들을 전부 소개하고 싶지만 지면상 불가능하기에 리뷰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가장 깊은 인상으로 각인된 몇개의 경구를 나열해본다. "쓸데없이 잡다한 지식으로 머릿 속을 어지럽히지 말라"라는 테마 속 제시된 교훈은 로마 네로 황제의 스승이었던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가 말한 것이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거나 쓸데없이 잡다한 지식으로 머릿속을 어지럽히지 말라. 진실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그 무엇을 얻고 싶다면 좋은 책을 가려 읽어야 한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마구잡이식 독서는 오히려 두뇌를 망가뜨릴 뿐이다." 세네카가 말한 조언을 통해 내 자신의 독서 습관을 돌아본다. 하루에도 수십수백권씩 신간이 쏟아져 나오는 이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 모든 책들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지적 허영으로까지 여겨질 잡식 스타일의 독서 습관은 분명 욕심에 기인한 것임을 고대 로마 철학자의 입을 통해 발견한다.

또 한가지 마음을 울리는 격언은 이와 같다.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이다. 현재에만 인간은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인간은 현재 그대가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이다. (중략)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사람들과 사랑하며 화합하는 일이다." 아마 많은 이들은 현재의 어려움보다는 내일의 소망을 바라며 살아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갈등과 아픔에 대해서 일부러라도 회피하고 싶고, 마주하고 싶지 않은 굳어진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는 한다. 책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현재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과거는 말할 것도 없고, 다가올 미래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현재이다. 현재의 내가 중요한 것이며 현재 내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내 주변의 이웃들이 중요한 사람들이라는 점은 우리 영혼이 가진 현재성의 실체를 직면하도록 이끈다.

마지막으로 나의 머리를 때리고 지나가는 격언은 영국의 사상가 '러스킨'의 말이었다. "어리석고 무지한 인간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이다. 그런 사람에게 말대답을 하면 그 말은 곧 그대에게 되돌아온다.비난을 비난으로 갚는 것은 타오르는 불 속에 장작을 넣는 것과 같다. 자기를 비난하는 자에게 온화한 미소를 보낼 줄 아는 사람은 이미 상대방을 이긴 것이다." 정말 멋진 말임을 실감하며 나의 무릎을 친다!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어떤 사람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종류의 사람에게 러스킨은 침묵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임을 처방해준다. 그렇다. "침묵은 금이다!" 라는 너무나 많이 들어서 익숙한 다소 상투적인 격언이 결코 상투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침묵의 가치를 실현해야 할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기에 그렇다.

또한 자기를 비난하는 자에게 온화한 미소를 보냄으로서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은 놀랍기만 하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일견 유사한 의미를 가지는 격언이 아닐 수 없다. 나를 비난하는 자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 줄 수 있을까? 그러한 행동을 하려면 그만큼 한 인격의 깊은 성숙함이 전제된다. 즉 자신의 원수에게 온화한 미소를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은 이미 그의 인격 속에 참된 인간으로서의 숙성된 인격과 고결한 인품의 씨앗이 싹트고 있다는 것이다. 즉 미소를 보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것으로 벌써 그 사람은 순수한 인성의 승리자이다.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9년의 마지막 달, 한해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나는 본서에서 톨스토이의 손을 빌어 설파된 인류 지성들의 위대한 격언들에 걸맞는 삶을 살았는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본서를 통해서 여전히 미운 사람은 밉고, 보기 싫은 사람은 피하고만 싶은 나약한 정신의 소유자인 나의 연약한 내면의 속살을 마주하게 된다. 그까짓 것 한번 웃어줄 수도 있었을텐데, 먼저 따뜻한 눈빛 한번 건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본서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먼저 낮아짐을 선택하지 못하고, 나 자신의 의로움과 잘났음을 자랑하는 말라비틀어진 자존심을 2019년에 남겨둔 채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책의 끝장에 남겨진 미국 유니테리언파 목사인 '채닝'의 경구를 남겨본다.

"행복하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배워야 할 것은 겸허이다. 교만, 권력, 허영이 가득하다면 그 자리를 친절과 겸허로 대신해야 한다. 교만한 인간은 아무런 유익도 취하지 못한다. 그는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함으로써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내면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자기 자신이 쓸모없게 여겨진다. 여기에 현명한 사람이 되는 첫 번째 과정이 있다. 현명해지려면 겸손하라. 그것은 사람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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