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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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

알프레드 브렌델의 연주보다

빌헬름 캠프의 두드림에 가까운 연주가

적어도 이 곡에는 어울린다



근위 장교의

아들 헨릭은

고치 속에서 사십 년을 기다렸다

고독고독한 회한, 슬픔, 원망을 씹으며

유모 '니니'와 함께



나의 친구 콘라드여,

나는 네가 돌아올 것을 알았다.

나의 아내 크리스티나는 죽었고

나는 침잠했고

너는 도주했다



쇼팽의 '폴로네즈 환상곡'을 연주하던

너와 나의 어머니

그리고 내면에 예술혼을 암처럼 감추었던

크리스티나,

아, 크리스티나



나와 아버지와

너와 어머니와 크리스티나는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처럼

섞일 수 없는 어둠과 빛



사십 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알겠다

진실은 음악에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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