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김중식 지음 / 문학세계사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김중식 여행기,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문학세계사


1. 김중식, 이탈한 자가 문득, 전문 (황금빛 모서리, 문학과지성사)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2. 시인, 기자, 주 이란 한국 대사관 근무 등 계약직 공무원, 2017년 현재 국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대강의 이력만 보아도 그는 항상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같다. 이란의 역사와 문화를 기행문 형식으로 녹여 낸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을 예전에 경향신문에서 보았었다. 야즈드(선사 시대)-수사(고대)-페르세폴리스(고대)-시라즈(중세)-이스파한(근세)-커션(근대)-테헤란(현대)순으로 정리된 책으로 보니 반갑다.



이란을 옛 페르시아의 영광을 가진 곳이나 아들 부시 대통령이 낙인 찍은 ‘악의 축’으로만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이란은 아랍권 국가들에 비해 그나마 민주주의가 정립된 곳이며 여성들의 권익이나 사회참여도 활발하다. ‘세기’가 아닌 ‘밀레니엄’으로 역사를 더듬는 이란의 어제와 오늘에 대해 흥미롭게 읽었다.





* 목차 및 메모


프롤로그 사막 가는 길: 바다를 건너는 낙타처럼, 사막을 건너는 고래처럼


1. 이란 가는 길 : ‘인샬라’와 ‘인저 이란’. 두 얼굴의 이란

이란은 ‘아랍이 되지 않은 유일한 중동’이다. 30쪽

- ‘터로프’와 ‘타기예’
‘터로프’(따뜻한 빈말, 그냥 해본 소리, 일본의 혼네)와 ‘타기예’(하얀 거짓말)는 낯선 충격을 주는 대표적인 이란 문화다. 38쪽 (중략) 그런가 하면 자주 약속을 어기거나 금세 들킬 거짓말을 하는 이들이 꽤 많다고 느껴진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잠시 자신의 신앙을 부정해도 된다는 ‘타기예’에서 비롯된 습관이라고도 한다. 39쪽

2. 야즈드(Yazd): 살기 위해 발명한 물과 종교

3. 수사(Susa): 고대 페르시아의 ‘세계사 박물관’


4. 비문을 찾아서: 바위에 새긴 불멸에의 욕망

5. 페르세폴리스: 신이 보시기에 아름다워야 했던 왕중왕의 도시

6. 시라즈: 시와 장미와 와인의 왕국

7. 이스파한: 낙원을 구현한 세계의 절반

8. 커션: 페르시아에서 이란으로 가는 길

9. 테헤란 1 : 혁명의 낮과 밤

“혁명 전에는 밖에서 술 마시고 집에 들어와서 기도했다면, 혁명 후에는 밖에서 기도하고 집에서 술 마신다.” 262쪽

10. 테헤란 2: 테헤란의 낮과 밤
11. 테헤란 3: 히잡과 스포츠
12. 이란의 절반, 이란의 여성: 여성을 찾아서
- 조선 단발령과 이란 히잡령

13. 노루즈와 라마단 : 이란 최대의 두 이벤트

- 노루즈(Nowruz) : 춘분(양력 3월 20일쯤) : ‘노’는 새롭다, ‘루즈’는 ‘날’이다. 342쪽 춘분은 봄과 생명의 귀환을 뜻한다. 황소자리가 사자자리에 밤하늘을 넘겨 주는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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