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부터 뜯어 먹었다 
  배불리고
  배불려야 할 너는 없었다


  배불러 너를 낳았다
  배불러 낳은 너를 죽였다
  죽이고 낳기를 반복하여 너를 얻었다
  네가 물어다 온 것을 먹고 아홉 형제를 낳은 후
길게 자란 손톱을 잘랐다


  왜 그랬는지

  난 어떻게만 생각했다



  집을 지었다
  잎을 반으로 접어 말아 올려 구멍을 뚫고
너를 낳았다



  계속 말아 올렸다
  다 만든 요람을 잘라 땅에 떨어뜨렸다


  너는 그 요람을 먹고
  수컷을 먹고 형제를 먹고
  새끼를 나의 몸을 잡아먹고 뜯어먹고


  그럴 때마다 나는 흥분했다
  목이 잘린채 허덕이는 나의 신경은 

  여전히 살아있다


  나는 지금 문지방 위에 서 있다


  나는 부화하여 가물가물 현관을 나선다
  점에서 면으로
  봄에서 여름으로 
  알에서 유충으로


  잠을 갉아먹다가 다섯 번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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