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usic.bugs.co.kr/Info/album.asp?cat=Base&menu=m&Album=19488

스톤 템플 파일럿츠의 데뷔앨범을 손에 쥐게 된 것은 펄잼 3집으로 얼터너티브를 오해한 다음 한참을 돌아서 다시금 너바나가 듣고 싶어졌을 때, 너바나를 접하기 전에 선택한 그런지 밴드로서의 결과였다. 그런지붐의 막바지 수혜자인 그들의 1집은 700만장을 팔아치웠지만 비평가들에게 너바나와 펄잼의 짬뽕 아류 밴드라는 악평을 받아야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내 'Plush'는 내 입가를 멤도는 단골송 중 하나가 되었고 이들의 'Creep'은 라디오헤드보단 못하지만 나쁘지 않은 중독성을 보여주는 괜찮은 노래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악평을 무너뜨린 것은 밴드의 진화에 따른 결과였다. 이들은 얼터너티브 광풍 속에서 살아남은 다른 현명한 밴드들처럼 그런지라는 틀 안에서만 머무르려 하지 않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넓은 영역의 음악들을 자신들의 틀 안에서 녹이고 가공했다. 다만 그런 음악적 성과들에 반비례해서 붙여진 지저분한 딱지는 메가데스의 데이브 머스테인이 겪은 것과 마찬가지의 길, 보컬인 스캇 웨일랜드의 중증 약물중독과 그로 인해 망가져가는 밴드활동이었다.

스톤 템플 파일럿츠의 음악은 이미 1집서부터 너바나보다는 세련되며 펄 잼보다는 젊은 에너지를 보여줬었고 그런 태도는 이후로도 계속된다. 밴드가 사양길을 걷기 시작한 시간 또한 얼터너티브의 몰락과 궤를 같이 하지만 너바나는 부서지고 푸 파이터스와 펄잼은 보다 전통적인 모던록을 지향하게 되며 대부분의 시애틀-그런지 밴드들이 사라져버리는 와중에 그들의 음악은 너바나가 몰아부친 그런지의 틀 속에서 발전이란 것이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런지씬의 마지막 적자, 혹은 복권된 탕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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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usic.bugs.co.kr/Info/album.asp?cat=Base&menu=m&Album=2023

읊조리고 비아냥거리고 뱉어내다. 나의 90년대. 결국 살아남다. 하지만 앞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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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에 걸친 철야 노가다를 끝내고 집으로 와 15시간 가량을 잔 다음 처음으로 켠 음악이.... 이 놈이었다. 게임 로컬라이징의 한 성과를 대변하는 이 앨범은 한국판 길티기어 익젝스 샤프 리로드만을 위해 만들어진 독자적인 타이틀이며 YBM시사닷컴에서 발매한 동명의 게임 정식발매판에 함께 포함되어 있다. 제작의 전 과정은 신해철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새로운 멤버들로 이뤄진 넥스트가 본격적인 출정을 하기 전, 멤버들 간의 호흡을 맞춰보기 위한 일종의 실험적인 시도였던 발판으로 생각해도 좋을 듯 싶다. 모든 곡은 인스트루멘탈로 이뤄져 있으며 이제 시리즈로는 네번째 버전이 나와 하나의 스타일을 이뤄낸 일본판 사운드트랙의 전체적인 기조인 멜로딕 스피드-스래쉬 메탈를 따르는 방향을 보이며 거기에 넥스트 특유의 프로그래시브 성향과 같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이 접목되어 있는 인상이다. 기존의 틀에 맞춰져 진행되어 컨셉적인 면에서의 고민이 크게 없었던 점이나 철저하게 BGM으로서의 기능이 극화된 탓에 시원시원 무리가 없다는 점이 아무래도 작곡상의 용이함과 동시에 음악들 간의 차이가 그리 없는 비슷비슷한 트랙에의 양산을 가져왔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일정한 퀄리티를 꾸준히 유지하는 전 40여 트랙을 단 두 달만에 만들어낸 노가다 근성은 실로 감탄할만 하다.... 좋구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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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usic.bugs.co.kr/Info/album.asp?cat=Base&menu=m&Album=25269

왜 갑자기 이걸 올렸냐 하믄.... 네이트온 이벤트에서 샤크 개봉 기념 이벤트를 했던 적이 있는데.... 원하던 티켓은 안 날아오고 이 시디가 날아왔기 때문이다-_-

이렇게 말하곤 있지만 안좋은 사운드트랙은 절대 아니다. 힙합과 알앤비, 레게를 범벅해서 흥겹고 신나는 파티 분위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각 트랙들의 퀄리티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소위 팝하다는 그 지점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다. 정말 무리가 없는 사운드트랙이랄까. 부담되는 부분이 없는 솜사탕 트랙들의 나열이 끝까지 들을 때까지 그다지 질린다는 느낌을 안 주는 것은 그 정형화된 틀에서 소화되는 다채로움이 주는 즐거움 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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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근간에 듣는 음악들을 떠올려봤다.... 그랬더니

 



메탈기어 솔리드3~ 스네이크 이터 사운드트랙



글러브 온 파이트 사운드트랙



멜티블러드 사운드트랙



괴혼~ 굴려라 왕자님 사운드트랙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이 사운드트랙들만 듣고 있다.... 모조리 게임 사운드트랙이구만.

메탈기어 솔리드3 사운드트랙은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동원된 스케일 큰 스코어 음악을 제외하더라도 블루스에서부터 게임의 시간상에 맞춘 60년대 풍 사이키델릭 음악까지 수용하는 다양성을 통해 해리 그렉 윌리엄슨이 사운드트랙에서 보여주는 스펙트럼이 보다 넓어졌음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그러나 전작인 메탈기어 솔리드2에서 들려줬던 강한 인상의 메인테마 같은 구심점이 없는 상태로 전체적으론 말그대로 '스코어'에 맞춰가려 하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게임 본편은 저 멋진 앨범 쟈켓만큼이나 '죽여준다'.

글러브 온 파이트 사운드트랙은 동인 게임이라는 미덕에 맞춰 반짝거리는 미디 사운드에 충실한 모양새를 보여주는데 특히 투믹스의 노래를 생각나게 만드는 오프닝이 인상적. 다른 음악들은 미디 사운드형 스코어 성향에 충실.

멜티블러드는 동인게임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서 돈 좀 들인 티가 난다고 볼 수 있겠는데 일단 미디를 지양하고 밴드를 동원한 락음악을 보여준 오프닝이 처음 들었을 때 느끼는 보컬의 띠꺼움에도 불구하고 자주 들으니 은근한 중독성을 보이고.... 전체적으론 길티기어의 사운드트랙 컨셉을 연상케 만드는 스코어들이 포진해 있다. 평균점.

괴혼 사운드트랙은 근간에 들은 사운드트랙 중 최고다. 시종 나이브한 스타일이 앨범 전체를 덮고 있는 이 사운드트랙은 전체적으로 모무스의 음악이 보다 부드럽고 유머러스하게 변조된 듯한 느낌을 준다. 획기적이었던 게임 본편만큼이나 장르파괴적이며 종잡을 수 없는 가운데에서도 나름의 일관성이 돋보이는 이 엄숙하고 떠들썩하며 즐거운 사운드트랙은 게임스팟에서 선정한 사운드부문 특별상 및 플레이어들의 찬사에서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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