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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발효빵 - 한살림 빵 선생 이주화의
이주화 지음 / 백년후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아주 어렸을 적 대여섯 살쯤에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마당에서 엄마께서 밀가루를 말리던 모습이 떠오른다. 밀가루는 좀이 많이 생긴다면서 이렇게 햇볕에 말려야 된다는 말씀과 함께 밀가루를 넓게 펴고, 한낮엔 뒤집어 주던 손길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그때만 해도 빵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밀가루는 귀해서 죽을 쑤어 먹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여름 무렵 어떤 까닭에선지 마을에서 형편이 어려운 집에 정부에서 밀가루를 포대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우리집은 지원을 받진 못했지만 워낙에 많은 밀가루를 지원하는 까닭에 동네 분들이 한바가지씩 주시거나 아니면 남는 밀가루를 사기도 했다. 그때부터 우리집 뿐만 아니라 동네 친구네에서는 그냥 밀가루를 반죽해서 솥에다 찌는 형식의 찐빵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때론 식사 대용이 되기도 했고, 간식으로도 톡톡한 역할을 했다. 아마 그 시기부터 마을에선 더이상 밀농사를 짓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부터 위병으로 고생을 했던 내겐 밀가루 음식은 항상 소화가 문제였다. 배가 아파서 빵을 즐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세 아이를 키우는 오늘의 나는 소화가 되든 안되든 아침은 빵으로 때운다. 빵이 주식이 되니까 식빵뿐만 아니라 다양한 빵들을 구입해서 먹게 되는데 주로 선호하는 빵은 부드럽고 달콤한 빵들이다. 아이에게도 빵을 먹여서 어린이집에 보낸다. 왠지 마음 한쪽에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때도 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빵은 벌레도 생기지 않는다는 방부제로 가득한 수입 밀가루로 만든 빵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천연발효빵>이란 책을 보니 마음이 설렌다.

 

집에 오븐이 없어서 빵을 직접 만들어 보진 못하지만 아이와 함께 빵만드는 책을 보면서 우리 나중에 직접 만들어 보자고 꼭 약속을 한 기억이 있다. 아이와 함께 보았던 책에선 이스트를 발효시켜서 빵을 반죽하곤 했는데 이 책은 천연효모를 이용해서 발효을 시킨다고 한다. 이스트와 버터 등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밀가루도 우리 밀을 사용하며, 거기다 들어가는 곡류도 대부분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다니 그 맛이 어떨지 몹시 궁금해진다. 특히 눈에 띄는 빵은 마른 나물을 넣은 빵이었다. 나물이 구수하게 씹혀 정다운 맛이 난다는 그빵을 꼭 한 번 먹고 싶다. 빵의 모양들도 보면 어여쁘기도 하지만 텁텁한 맛이 나게 보이기도 하고, 거칠어 보이기도 하고, 한가득 견과류가 가득 들어있기도 한 빵들은 식욕을 일으켜 군침이 넘어간다. 웰빙이니 로하스니 해서 자고로 먹거리에 관심이 넓어지고, 유기농 농산물을 재료로 사용하고 싶다는 욕구는 있지만 비싸서 이용하지 못하는 내게 빵이라도 바꿔볼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몇년 전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제빵에도 관심이 많았던  남편도 이 책을 보면서 감탄을 했다.

 

이제 우리 집은 꿈이 하나 늘었다. 제빵 기술을 배워서 몸에도 좋은 빵을 아이들과 함께 구워보고 싶다는 아빠의 소망이 생긴 것이다. 그 꿈이 반드시 실현이 될 때 이 책은 스승이자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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