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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 문명이 앗아간 지구의 살갗
데이비드 몽고메리 지음, 이수영 옮김 / 삼천리 / 2010년 11월
평점 :
문명이 앗아간 지구의 살갗 "흙"의 상실
위의 제목처럼 문명이 사라지게 한 흙이 결국 그 문명을 사라지게 했다는 것이 이책의 주제이다. 이 책은 농경의 시작단계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를 분석하면서 역사적인 논리 전개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지질학적 증거들을 제시하면서문명의 사라짐 뒤에 흙의 상실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전통농업으로 인한 흙의 침식 속도가 풍화작용으로 인한 흙의 생성속도를 앞지름으로서 흙의 상실을 가져오게 되고 그러한 상실이 가져오는 생산력의 저하가 결국 문명의 멸망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농업의 발상지 메소포타미아문명의 쇠퇴배경을 분석해보면 고고학적 증거가 농업생산력의 쇠퇴를 가져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또한 한때 풍성한 문화를 자랑했던 이집트문명도 지금은 식품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국가로 전락했다는 것은 이러한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면 동양의 농업문명의 시작점 중국은 어떤가? 사료를 통해 기근과의 전쟁을 겪었던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으며 이것은 쟁기와 축경을 통한 흙의 상실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도시가 처음에는 범람원에서 시작되면서 점차 비탈면까지 확장하는 형태를 보이다가 흙의 침식(지질고고학적 자료의 증거를 통한)이 시작되면서 도시가 점차 쇠락하는 공통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중국 우왕이 강을 지키려거든 산을 지키라고 말한 것은 이것을 잘 지적해주고 있다.
근세에 들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식량의 수입과 인구의 수출이다. 이것이 식민지 개척이 역사인 것이다. 대륙의 플랜테이션을 통한 농업생산에서도 보면 주로 흙의 침식을 가속시키는 담배 생산을 주로 했다는 점과 노예노동으로 인한 땅의 살림따위는 신경쓸 이유도 없었다는 점이 이러한 문제를 더 가속시켰다는 것이다.
오늘날 쟁기와 트랙터, 산업화된 농업의 등장으로 인한 화학비료와 석유산업의 의존은 땅의 침식을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화학 비료와 농약의 사용으로 인해 흙은 점점 죽어가고 있다. 이것을 살리는 방법이 무경운방식과 흙보존경운이며, 비옥한 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다시 살림이 농업의 새로운 비젼을 보여주는 일일 것이다.
저자의 흙에 대한 독특한 철학이 주는 감명은 매일 보고 밟고 지나다니면서도 그 소중함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농업에 대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정말 그러한 중요성을 생각하고 있는지, 또한 그러한 중요성에 대해 다루는 측면이 제대로 접근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우리에게 흙을 보존한다는 것은 우리의 생명을 보전하다는 뜻이며 아울러 우리 문명의 앞날을 보전한다는 뜻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