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지역의 문화와 유적을 둘러보고 그곳 사람을 만남을 통해 자신의 느낌을 정리한 일반적인 여행기와는 사뭇 달랐다. 르 코르뷔지에의 여행은 지역을 거쳐 가는 여정의 기록이라기보다 시공을 넘나드는 생각의 기록처럼 난해했다. 미술과 건축에 빠져있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잡기에는 내 생각의 폭이 너무 짧은 듯 했다. 그의 보폭은 너무 크고 깊어 도저히 쫓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가 떠났다는 동방(동양이 아니라 동유럽이라 해야 옳다)은 다가설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 되었다. 르 코르뷔지에, 대학생 때 건축학과 수업을 청강하면서 귀에 익었던 이름이다. 그 세세한 내용은 기억에 남지 않지만 가우디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사람이지 싶다. 일단 그에 대해 찾아봤다.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ㆍ화가(1887~1965). 건축의 합리적ㆍ기능적 조형을 중시하여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한 주택, 공공 건축, 도시 계획을 발표하였다. 저서에 <빛나는 도시>, 작품에 국제 연합 본부, 마르세유 아파트 따위가 있다." 검색된 내용은 이 뿐만 아니라 그의 일생을 건축과 연결 지어 많이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행적을 소개한 글이 온전히 이해되지 못했다. 그의 연보에 포함된 건축에 대한 생소한 개념들은 나와 코르뷔지에 사이의 장벽만 키워놓았다. 암튼...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은 정리되지 못한 나의 머리를 더욱 어지럽게 만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