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 with 이매지 님

Q. 추리소설을 읽는 이유/추리소설 읽는 즐거움은?

A. 기본적으로 소설을 가장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이유는 소재의 독특함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소설은 허구적인 장르이지만 때로는 현실에 가까운 소설도 있고, 때로는 비현실적인 소설도 있는데, 추리소설은 그 경계에 묘하게 위치한 것 같아요. 그 때문에 현실에서 이런 일이 진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과 함께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경험하지 않는 편이 더 좋겠죠?) 일들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추리소설에 자꾸 손이 가는 것 같아요.

Q. '내 인생의 추리소설' 5권을 꼽는다면?

A. 
1)  <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현대 일본의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용카드로 인한 신용불량자가 늘어가고 있는데, 이 책은 바로 그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예요. 화차란 생전에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태워 지옥으로 옮기는 불수레인데, 주인공이 과연 무슨 악행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우리의 소비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네요.

2)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세계 3대 추리소설의 한 권으로 꼽히기도 하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입니다. 고립된 장소에서 연쇄적으로 살인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공포와 갈등은 배가되는 추리소설들이 많은 편인데 그런 소설들의 원조는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이 아닐까 싶네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다른 작품들도 좋지만 특히 이 책을 추천하고 싶네요. 


3) <셜록 홈즈의 모험>,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제가 읽은 첫 추리소설이기도 한 셜록 홈즈 시리즈. 그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책입니다. 빨간 머리 연맹, 얼룩 띠의 비밀, 입술 삐뚤어진 사나이와 같은 작품들을 추천하고 싶네요. 셜록홈즈 시리즈는 잔인하지는 않지만 허를 찌르는 소재와 셜록홈즈의 매력으로 가득차 있어서 나이가 어린 분들도, 처음 추리소설을 접하려는 분들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것 같아요.

4) <Y의 비극>, 엘러리 퀸 지음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같이 세계 3대 추리소설에 꼽히는 작품입니다. 엘러리 퀸의 일명 비극 시리즈의 한 권으로 <X의 비극>, <Y의 비극>, <Z의 비극>, <최후의 비극>이 있는데 그 가운데 이 책이 가장 눈에 띈다고 할까. <X의 비극>을 읽고 읽으셔도 좋겠지만 <Y의 비극>만으로도 충분한 재미가 있을 듯 싶네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드루리 레인도 제법 매력적이니 한 번 만나보시길.

5) <안녕 내 사랑>, 레이몬드 챈들러 지음
하드보일드 소설로 대표적인 작가인 레이몬드 챈들러의 작품입니다. 간결한 문체와 냉소적 세계관이 특징인 소설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챈들러의 열렬한 팬이라고도 알려져있죠. 많은 하드보일드 작품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필립 말로가 가장 매력적인 것 같네요. 이왕이면 순서대로, <빅슬립> 부터 읽는 걸 권하고 싶지만 한 권만 읽어야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네요.

Q. '올해 여름, 필독을 권하는 추리소설'이 있다면?

A.
1) <본 컬렉터 1, 2>, 제프리 디버 지음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 첫 권입니다. 사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책은 <코핀 댄서>이지만 이 책을 즐기기 위해서는 본 콜렉터부터 읽으며 시리즈에 대한 감을 익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미 안젤리나 졸리와 덴젤 워싱턴 주연의 영화로도 나온 바 있는 작품입니다.



2) <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무더운 여름 서늘함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검은집을 추천합니다. 최근 영화로 개봉해 인기를 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공포가 더 기억에 남네요. 단순히 잔인한 장면을 통해서 공포감을 불러오는 것이 아닌 책을 읽으면서 오감이 자극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책이예요.



3) <핑거포스트, 1663>, 이언 피어스 지음
역사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하는 책입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4명의 사람이 각기 다른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데 과연 진실은 어디에 숨어 있는지 궁금증을 더합니다. 상권까지는 다소 지루할 수 있으나 하권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속도가 붙는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4)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조앤 플루크 지음
추리소설이라면 피가 난무하고 잔인한 장면이 나와서 싫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그런 분들을 위한 추리소설입니다. 일명 코지 미스터리물인 이 작품에는 잔인한 장면도, 피의 흔적도 없이 달콤한 쿠키를 굽는 평범한 여자가 탐정으로 등장합니다. 추리소설은 잔인하다는 막연한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추천하고 싶네요.


5)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다소 시같은 느낌을 주는 제목을 가진 이야기로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멍-함을 줬던 책입니다.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있을지도 모르니 그냥 아무런 배경없이 보는 게 더 이야기의 재미를 배가시킬 것 같네요.




Q. 내 인생의 '첫' 추리소설은?

A. 제 인생의 첫 추리소설이라면 역시 셜록 홈즈 시리즈를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초등학교 때 셜록 홈즈에 대한 책을 접하면서 뒤이어 다른 추리소설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구요. (사실 어릴 때는 추리소설이라는 개념보다는 이런 장르를 모험소설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은) 셜록 홈즈의 영향으로 현재 서재의 이름도 셜록 홈즈의 집 주소인 Baker Street 221B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셜록 홈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답니다.

Q. 재출간을 바라거나,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길 바라는 추리소설/작가가 있다면?

A. 얼마 전 제임스 엘로이의 <블랙 달리아>라는 책을 봤는데 꽤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있게 읽었어요. 알고보니 영화 <LA 컨피덴셜>의 원작 소설의 작가이기도 하더군요. 이전에 <LA 컨피덴셜>이 출간된 적이 있지만 현재는 절판된 걸로 알고 있는데 다시 출간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왕이면 LA 4부작 모두가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블랙 달리아>도 LA 4부작 중 한 권이라고 하네요) 또, 로마의 탐정인 팔코를 주인공으로 한 팔코 시리즈도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 여기에 일본 추리소설인 관 시리즈도 계속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현재는 <십각관의 살인>, <시계관의 살인>이 출간되어 있어요)

# 자기 소개

어린 시절엔 imagination이라는 별명이 싫었지만 이제는 나의 취향과 별명이 맞는다는 것에 만족하는 중.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친 소설을 좋아하며, 그 가운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추리소설을 가장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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