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 with 하이드 님
Q. 추리소설을 읽는 이유/추리소설 읽는 즐거움은?
A. life is mystery, romance and fairy tale...
인생은 미스테리, 로맨스, 그리고 동화.. 추리소설에는 내가 살면서 취하고 싶은 잿빛 우수와 빅시니컬, 유머와 술이 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탐정이 있습니다. 사건이 있고, 해결이 있습니다. 그 분명한 고리가 좋습니다.
Q. '내 인생의 추리소설' 5권을 꼽는다면.
A.
1) <기나긴 이별>, 레이몬드 챈들러 지음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한 것은 남들처럼 코난 도일이나, 애거서 크리스티였겠지만, 추리소설에 빠지게 된 것은 레이몬드 챈들러를 접하면서부터입니다. 하드보일드 탐정 말로우가 나오는 다섯편의 시리즈중 마지막인 <롱 굿바이>. 내게 있어 <롱 굿바이>는 기나긴 이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시리즈의 처음인 빅슬립으로 돌아가 인사하는 과정의 작품입니다. 다섯 작품중 가장 길고, 복합적인 이 책은 말로 시리즈의 거의 마지막이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앞의 네편에서부터 알아온 말로가 더 가까이 느껴집니다.
2) <픽션들>에 나오는 단편들, 보르헤스 지음
번역과 표지의 악명에도 불구하고, 단편집 '픽션들'에 나오는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이라던가 ‘칼의 형상’ 그리고 ‘배신자와 영웅에 관한 논고’ 등은 추리소설 이전에 가장 아름다운 단편소설들입니다.
3) <심야 플러스 원>, 개빈 라이얼 지음
덜 알려져있는 작가와 작품이고, 우리나라에 번역된 개빈 라이얼의 작품도 이 작품 달랑 하나이긴 하지만,스파이 소설을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전직 스파이와 하드보일드 킬러가 나오는 이 책은 나를 몽롱하게 합니다.
4) <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일본 추리소설에 반하는 계기가 된 작가가 미야베 미유키입니다. 심정적으로는 하드보일드나 경찰소설에 빠져있지만, 더이상 거의 번역되지 않은 외면 받는 장르인 관계로, 최근에는 그 어떤 장르나 국가의 책보다 활발하게 번역되고 있는 일본추리소설을 주로 읽습니다. <화차>는 추리소설이고, 나온지 10년도 더 된 (사회파 소설은 시의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책이 나온 시대가 중요하다) 책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의 단면을 꽤뚫고 있는데, 그것은 소재로 쓰인 신용카드, 대출 문제때문은 아니고, 작가가 방황하고, 사라지는 '인간'을 정면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5) <환상의 여자>, 코넬 울리치 지음
코넬 울리치는 추리소설 작가가 되지 않았더라면, 시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미 '그림자의 시인'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지만서도. 그와 같은 스타일의 소설은 타고 나야지만 쓸 수 있습니다. 나는 그의 서스펜스와 멜랑코리의 콤보에 홀딱 빠져있습니다.
Q. '올해 여름, 필독을 권하는 추리소설'이 있다면?
A.
1)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지음
1600페이지의 대작. 추리소설에서 탐정과 범인, 사건이 주인공이라면, 미미여사의 모방범에서는 탐정, 범인, 피해자, 매스컴, 피해자 이웃, 가족, 가해자 가족, 등등 모든 생각할 수 있는 관련자들이 모두 주인공입니다.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지루할틈 없고, 수 많은 등장인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놓지 않으며, 미야베 미유키 특유의 인간에 대한 시선을 유지한다. 더위쯤은 잊을 것입니다.
2) <샤바케 1, 2>,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일본 에도시대 미스테리. 귀하게 자라온 몸이 아주 약한 도련님이 있습니다. 도련님 옆에는 도련님을 신처럼 받들고 챙기는 두 대요괴가 있구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 아기자기한 이야기들.
3)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가장 신간.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거의 상관없는 단편들 사이에서 단편들을 꿰뚫는 미스테리가 하나 생겨납니다. 일상의 미스테리들. 사소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작가와 작품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4) <우부메의 여름>,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이 책으로 추리소설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아주 두껍고 장광설도 많은 책. 아주 더운, 바람 한 점 없고,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로 땀이 흐르는 여름날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이 책을 단숨에 읽어버린 것은.
5) <바람의 그림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책에서 무엇을 구하던 얻을 것이다'. 라는 것이 이 책을 선전하고 다니는 열광독자의 카피입니다.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권의 책에 얽힌 미스테리. 사람 이야기와 역사 이야기. 이 책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찡합니다.
6) <점성술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신간인 <마신유희>도 재미있지만, 작품의 완성도나 매력적인 등장인물, 특히 미타하리 탐정의 매력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7) <흑과 다의 환상>, 온다 리쿠 지음
온다 리쿠의 책을 저는 '미스테리의 탈을 쓴 순정만화'라고 부릅니다. 매력적이고 (순정) 만화적인 등장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국내에 많이 번역되어 소개된 작가인데, 그 중에서도 <흑과 다의 환상>을 권하는 것은 미지의 섬에 가서 트래킹을 하면서 수수께끼를 내는 것이 여름에 어울리기 때문.
8) <백야행>,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불멸의 로맨스를 한 편쯤 넣고 싶었어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책은 사서 읽게 되는' 작가 입니다. 90년대 나온책이라 당시의 첨단기술들이 아마도 지금의 독자들에게는 그것이 없었던 시절들도 있었단 말이야?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지만, 그 잔인하고 애달픈 로맨스만은 정말 일품인 소설.
Q.내 인생의 '첫' 추리소설은?
A. 셜록 홈즈와 루팡!
Q. 재출간을 바라거나,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길 바라는 추리소설/작가가 있다면?
A. 린지 데이비스의 <로마 명탐정 팔코>, 그리고 모..모.....모스 경감 시리즈!!!
# 자기 소개
블루 로즈의 꽃말은 미스테리, 8년간 설렁설렁 일하다가 본격적으로 놀아보기 위해 회사를 박차고나와 백수가를 부르는 중. 직딩시절, 입버릇처럼 말하던, 퇴직하고 집에 쌓인 책 다 읽어버릴테다.실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