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으로 철학을 배우거나 철학으로 마케팅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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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인 저자는 마케팅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와튼스쿨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국내 다수의 대기업에서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 조사 관련된 자문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론적 탄탄함과 더불어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수업은 물론이며 <컨섭크리에이터> 등의 저서와 함께 SERI CEO에서 동영상 강의를 통해 마케팅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오랜 시간 소통해 왔다.

저자는 SERI CEO의 동영상 강의에 살을 붙여 이 책 <끌리는 컨셉의 법칙>을 집필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최근 기술 분야 뿐 아니라 사회과학에서도 인문학이 주목 받는 경향에 맞춰 마케팅의 컨셉과 사례 그리고 법칙을 인문학적 법칙에서 설명했다는 점이다. 이미 <마케팅을 공자에게 배우다>라는 책을 집필하면서 인문학 특히 철학과 마케팅학을 접목시킨 바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동서양의 고전 철학부터 최신의 사상까지 그 스펙트럼을 훨씬 다양하게 넓히고 있다.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는 물론이며 칸트와 니체를 거쳐 비트겐슈타인까지 아우르는 내용을 읽다보면 단순히 최신의 트렌드에 부화뇌동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 바로 마케팅이라는 관점 아래에서 인간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의 철학적 관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표지와 제목만 얼핏 봐서는 그저 그런 마케팅 혹은 경영 관련 책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으나 속 내용물은 결코 쉽게, 간단히 읽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이다.

책에서는 총 1+17개의 법칙을 제시하고 있다. 각각의 법칙은 간단한 키워드(법칙 4)를 통해서 일관성을 지닌 '일이관지'의 개념으로(법칙 1) 설명을 하고 있다. 디자인 점인 면에서도 독특한 차별화를 꿰하고 있어서 깔끔하면서도 컬러풀한 디자인으로 꾸민 사례와 함께 풍부한 칼라 그림 등을 제시하여 생생한 사례를 오감으로 확인할 수 있게(법칙 3) 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서 좋아 보이는 것을 실제로 좋게 만드는(법칙 6) 작전이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어떤 책을 읽었을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책을 덮고 나서 본인만의 법칙을 만들어야(법칙 17)한다는 점일 것이다.

다만 소비자 눈높이의 언어로 말하라(법칙 14)라는 점에서는 이 책이 다소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결코 쉽지 않다. 총 17개 장마다 각각 여러 국내외 사례를 통해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각 장의 말미에는 concept café라 하여, 좀 더 깊고 상세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컨셉 까페의 경우 어느 정도 마케팅 사전 지식이 있어야지 읽힐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풍부한 이론적+인문학적 사례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요약' 파트가 따로 실려 있다. 이는 마치, 한 학기 동안 숨가쁘게 수업을 들어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 간의 전체 수업을 요약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중간 중간 몇 번 수업을 빼먹은 학생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이 파트를 읽고 있노라면, 한 학기라는 시간이 결코 헛되거나 배운 게 없는 시간은 아니었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약>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