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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와 소음 -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
네이트 실버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라는 부제와 함께 저자의 약력을 놓고 이 책에서 ‘무엇’을 기대했다면 바로 잊어버려야 할 것이다. 

* 저자 네이트 실버 Nate Silver: ‘<타임스>선정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뽑히고, 2008년 미국 대선의 50개 주 중 49개 주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햇으며, 2012년에는 오바마의 승리를 점치고 50개 주 결과를 모두 맞힌, 통계학과 미래 예측 전문가.

참고문헌 목록을 포함하여 75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책은, 일반적으로 독자가 기대하는 ‘미래 예측’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때론 지나치리만큼 학술적이고 진지하다. 빌리 빈, 빌 제임스,  래리 서머스, 폴 크루그먼, 유진 파머, 로버트 쉴러, 도널드 럼즈펠드 등 이름만 들어도 바로 아! 떠오르는 사람들과 직접 다양한 인터뷰를 하면서 저자가 말하는 소위 ‘신호와 소음’을 밝히고 구분짓고 성공과 실패 사례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물론 이 책은 근본적으로 신호와 소음을 구분함으로써 보다 잘 '’예측’하기 위한 방법을 논하는 책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예측을 보다 잘 할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는 오히려 잘 다루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예측의 근본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예측을 위한 통계학적 방법론을 뒤집어 살펴보며, 예측이 빗나간 수많은 사례의 맹점에 대해서 거의 대부분을 할애해서 다루고 있다. 따라서, 단지 ‘무엇’을 ‘기대’한 채 이 책을 펼친다면 소기의 목적을 쉽사리 달성하기는 어려울 지도 모른다. (방대한 분량이 부담되고, ‘예측’이 어긋낫다고 생각된다면 마지막 장만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1장. 예측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들
2장. 움직이는 과녁을 맞혀라!
3장. 미래를 내 손에 움켜쥐는 법
4장. 보이지 않는 손이 세상을 움직이다.

1장에서는 예측에 대한 정의와 기본적인 접근법, 예측의 의미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2장은 예측의 가능성과 의의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에 대해서 실망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논한다. 3장은 ‘예측값’을 보다 정확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론을 이야기하면서 특히 ‘베이즈주의적 추론 Bayesian reasoning’을 소개하고 있다. 베이즈주의란, 간략히 말해 (두려움을 야기하는)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끊임 없이 가능성을 되새겨보고 수정하면서 또 다른 가능성을 업데이트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저자는 완벽한 혹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예측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불확실성을 기본 전제로 놓고 계속 수정하고 갱신해 나가는 작업이 예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 4장에서는, 베이즈주의적 추론 방법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야 할 것이지를 보다 상세하게 논하면서, 신호와 소음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래 그림처럼
 통계적이거나 예측적인 문제 뒤에 놓은 진리를 가리키는 암시인 ‘신호’를 ,
신호라고 착각케 하는 무작위적 패턴인 ‘소음’ 속에서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정보 과부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무척 절실하게 요구되는 능력인 것이다.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개개인의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에만도 10개 이상의 센서와 통신 모듈을 통해서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생성하고 교류하는 시대인 것이다. 따라서, 빅데이터에 기반하면 예전보다도 더욱 정확하게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들 기대한다.

‘롱테일 경제학’으로 유명한 크리스 앤더슨은 Wired 지에 ‘End of Theory’라는 글을 기고하면서, 이제는 데이터가 바로 진리를 말하는 시대이며 (특히 사회과학에서 주로 하는) 이론을 설정하고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접근은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이는 명백하게 잘못된 태도이다. 오히려 정보의 생성량이 과다하게 많아지면서 유의미한 예측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객관적 진리의 양은 상대적으로 일정하기 때문에, 쓰레기와 같은 정보가 information overload 되면서 소음만 늘어났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빅데이터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신호와 소음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이 책은 주요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되며 ‘예측’ 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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