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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 - 빅뱅 파괴자들의 혁신 전략
래리 다운즈 & 폴 누네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혁신에 관한 서적은 이미 혁신적이지 않다. 


현대 경영학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인 마이클 포터의 <경쟁론>을 시작으로,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통해 파괴적 혁신을 주장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을 거쳐, 2000년대 중반 화제가 되었던 <블루오션 전략>의 김위찬/르네 마보안까지는 모두 혁신을 주장하여 왔다. 그리고 이제 혁신의 경영 전략 4번째 단계로, <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는 경영 컨설팅 회사 Accenture에 속한 2명의 저자는 단순한 파괴적(disruptive) 혁신이 아니라 초토화(devasting) 혁신을 주장하고 있다.


혁신은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지만 이 책에서는 '초토화' 혁신을 주장하고 있다.

우선 1부에서는 이러한 '빅뱅(Big bang) 파괴' 현상을 자세히 살펴 본다. 빅뱅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이 1부의 주요 목적이다. 그리고 나서 2부에서는 빅뱅 파괴의 4가지 단계와 각 단계마다의 3가지 성공 원칙, 총 12개의 성공 원칙을 소개한다. 특히 단순한 성공 나열만이 아니라 이러한 원칙을 무시했던 기업 또는 기업가의 말로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저자들이 주장하는 성공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방안이다.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숨가쁘게 다루고 있다. 

빅뱅 파괴자들의 등장을 극적으로 그리면서 이러한 변화에 빨리 대처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그렇기 떄문에 책을 읽고 있는 도중에도 가끔 당장 책을 덮고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까지 할 정도였다. 

예를 들면 이렇다. 제살 깎아 먹기, 전문적으로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은 경영 전략에서 가장 기피하는 것 중 하나이다. 이미 잘 팔리고 있는 상품 군 바로 옆에 유사한 종류의 상품을 내놓으면 기존 상품의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 책을 읽고 있노라면 이러한 카니발라이제이션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치라는 생각도 든다. 기존 상품이건 신 상품이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고 회사의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빅뱅 시대에 대비하지 못하거나 일부러 늦추려는 꼼수를 부린 기업의 말로는 책 전반에 걸쳐 잘 드러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핀볼 게임과 AOL 그리고 코닥이다.  최근, 혹은 가까운 미래에는 통신사와 방송국 등 거대 통신방송 회사들이 변화의 물결에서 쓰러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반면교사를 통해 빅뱅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면서 시급한지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지니고 있다. 
우선, 소비자들의 힘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맞으나 문제는 이러한 힘을 위한 전제가 '완벽에 가까운 시장 정보'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P2P 경제가 활성화되었다 할지라도 '완벽에 가까운' 정보는 존재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 비대칭이 '거의' 소멸되었다고 가정하고 소비자 집단을 논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싶다. 

또 다른 문제는, 사례는 많이 제시하고 있지만 간혹 지나친 비현실적인 대안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경영학의 케이스 스터디가 지닌 근본적 문제이기도 하나 성공 사례의 사후적 접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세상 그 어떤 기업이 일부러 실패를 원하겠는가? 당연히 성공하고 소위 '대박'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갑작스런 '대박'이 났을 때를 대비하여 재고품을 확보하고 조직체계를 갖추고 관련 인력을 준비해두고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 것인가? (p.219) 

이렇게 전체적으로 다소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면도 있긴 하지만 
빅뱅 파괴자를 대비하거나 혹은 직접 파괴자가 될 수 있도록 제시하는 12가지 성공 원칙은 눈여겨 봐둠직하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아래 그림처럼 로저스의 Difussion of Innovation과 Big bang 시장 곡선을 비교한 것이다. 기존의 가장 대표적인 혁신 곡선인 로저스의 곡선은 집단을 5가지로 나누고 특히 혁신가와 초기 '수용자'가 큰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빅뱅 시장에서는 초기 "사용자" or nothing의 접근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빠른 속도가 중요하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혁신 또 혁신이 정말 중요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가 아닌가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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