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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 과열
로버트 쉴러 지음, 이강국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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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6세기에 그려진 피터 브뤼겔의 작품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니, The Blind leading the Blind>> 과 관련된 책이다.


앞장 선 장님은 정작 자기 앞에 어떤 위험이 다가올지 모르고 있고
뒤따르는 장님은 앞장 선 장님의 그러한 불완전, 불확실성조차 모른 채 마냥 따라가는 장면이다.
마침내 장님 일행이 맞이할 결말은… 1929년 대공황 혹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글로벌 금융위기일 것이다.

저자 로버트 쉴러 (Robert Shiller) 예일대 교수는 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행동 경제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2000년 <비이성적 과열> (1판)을 출간한 직후 닷컴 버블의 종말과 함께 주가가 폭락하여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또한 2006년부터 붕괴되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는 과정을 예견함으로써 더욱 주목 받게 되었다.


책 제목인 '비이성적 과열 irrational exuberance' 는 1996년 말에 엘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이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행태를 묘사하면서 던진 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표현은 단지 1996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계속 반복적으로 나타난 일종의 역사적 사건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비이성적 과열'이 금융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나아가서 '이성적'으로 이를 극복할 대안이 있는지를 다루는 책이다. 

책은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쓰여져있다. 마치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큰 주체를 놓고 12+1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수업을 듣는 느낌이다. 비록 지난주 수업을 들어야 이번주 수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알찬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쉬운 내용의 책은 아니지만 저자의 탄탄한 구성과 논리는 과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라는 생각을 들게 하며, 해당 장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있는 각 장의 마지막 파트에서 이르면 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교수라는 직업적 사명감도 보여주고 있다. 6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참고문헌은 일종의 보너스이자 방학 숙제라고 해야할까?

2000년 1판 이후 일부 내용을 보완한 2판(2005)은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의 투기 행태와 함께 인간의 불완전성을 다루고 있다. 나아가 투기와 불안정성이라는 두 요소가 결합했을때 자본주의라는 체제 자체가 얼마나 불안할 수 있는지를 설파하고 있다. 결국 저자의 관심은 피터 브뤼겔의 작품과 맞닿아 있다. 누가 감히 누구를 이끌 것인가? 앞장 서서 이끄는 사람은 눈 먼 소경이 아니라 다양하면서도 정확한 정보에 기반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버블은 왜 계속해서 생기며, 증폭되는 과정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인간은 과거의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고 왜 계속 같인 맹신, 광기 속에서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는가? 라며 경제학이라기 보다는 심리학에 가까운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저자 로버트 쉴러가 행동 경제학으로 널리 알려진 이유이다.

마지막 장인 12장에서는 개인적이며 사회적으로 다양한 대안책을 제시하면서, 비이성적 과열과 광기에서 조금이나마 피해를 입지 않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투자 수단을 다각화하여 위험을 최소하라는 조언을 주고 있다. 또한 무리한 주식 투자 대신 저축률을 높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실질적인 실천의 단계에 이르면 독자에 따라서 반응은 다양하게 나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입장을 취하던간에 한 가지 명심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인간의 광기와 비이성적 사고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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