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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 위대한 의학의 황금기를 이끈 찬란한 발견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이덕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2월
평점 :
▣1장. 죽음의 손
손을 씻지 않고 환자의 상처를 만지는 의사라니..지금은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당연하듯 행해진 때도 있었다. 의학이 발달하는데 '통계학'이 큰 역할을 했음도 알 수 있다.
질병이 공기 중 물질에서 유발한다는 '장기설'을 믿던 시기에 출산 과정 중 '산욕열'에 걸려 죽는 산모들이 비일비재했다. 이때 산모들은 출산의 고통과 함께 자신이 산욕열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도 함께 가져야 했다. 염증으로 인한 고름으로 뒤덮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던 산모들에게 산부인과 전문의 '제멜바이스'는 생명의 은인이나 마찬가지였다.
제멜바이스는 관찰과 실험을 통해 산욕열에 걸려 죽은 산모들은 부패한 시신을 만진 후 진료했던 의사들에게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많은 의사들의 투덜거림에도 강력하게 염화석회 용액으로 '손 씻기'를 강제화하여 산모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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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인간의 초상
1839년에 미국의 '로버트 코닐리어스'는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찍어 남긴 사람이다. 셀카의 기원이라 할 수 있겠다. 19세기 후반인 이 시기 사진의 발명이 세상을 변화시켰다. 특정 계층만이 비싼 초상화를 남길 수 있었던 시대에 손쉽고, 저렴하게 사진으로 자신의 모습을 남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사진기술은 현미경으로 본 것을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하여 의학의 발전에도 기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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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침묵 속의 보스턴
19세기 외과의사들은 빠른 시간 안에 수술을 끝내기 위해 노력했다. 마취 없이 진행되는 수술은 고통을 참아내야 하는 환자에게나, 울부짖음에 가까운 비명과 까무러침을 보아야 하는 의사들에게나, 모두에게 공포였기 때문이다.
치과 의사 '윌리엄 토머스 그린 모턴' 은 '에틸에테르' 가 감각을 마비시키는 데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치통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에게 에테르 연기를 마시게 하고 이를 제거한다. 그의 발견은 혁명이었고 축복이자 기적이었다. 이는 최초의 마취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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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만국박람회
1851년 영국에서 열린 '만국박람회'는 성대하고 영광스러웠으며, 혁명적이었다. 화려한 박람회 이면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거 모임으로 인해 발생할 전염병에 대한 염려와 화장실 시설에 대한 걱정도 존재했다. 철도와 산업이 발달한 시대였지만 도시의 하수 체제가 자리 잡기 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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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클로로폼
만국박람회를 개최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과 앨버트 경은 일곱의 아이를 낳았다. 그 시대 유아 사망률이 높았던 때임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출산이다.
'제임스 영 심슨' 은 산부인과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던 의사이다. 출산 상황에서 사용하는 재래식 겸자를 현대식으로 개조했고, 그의 겸자는 '심슨 겸자'라는 이름으로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그는 아가 머리를 당겨 빠른 시간에 산도를 빠져나오게 도와주는 기기 '에어 트랙터'를 만들기도 했다. 심슨은 '클로로폼'이라는 액체가 에테르보다 효과적인 마취액임을 실험하고 환자에게 투여했다.
'존 스노'는 에테르와 클로로폼을 마취제로 사용하여 여러 수술을 시행했던 의사이다. 그는 빅토리아 여왕의 여덟 번째 출산에 마취제를 사용하여 이전과는 다르게 여왕에게 출산의 고통을 줄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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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등불을 든 여인
유럽의 여러 나라는 '크림 전쟁'에 참여 중이었고 전장에서는 많은 의료진이 필요했다. 전쟁 중 많은 사상자는 총알과 폭격이 아닌 전염병과 감염으로 인해 발생했다.
영국의 부유한 가정에서 출생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귀족임에도 '간호사' 라는 직업을 선택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크림전쟁에 참여하기 전 이미 '제멜바이스'의 논문을 통해 '청결 개념'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기에 병상에 투입되어 청결한 침투와 손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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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강철로 만든 바퀴
19세기 세상의 혁명 중 하나인 '철도'는 인류를 평등하게 만들었다. 계층의 구분 없이 모두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도착할 수 있게 해주는 철도는 혁명이었다.
철도는 혁명적이기도 했지만 기계에 대한 두려움을 사람들에게 만들기도 했다. 철도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들은 사람들에게 깊은 고통을 남기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라는 병명의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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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역사는 물론 의학의 역사도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다. 짧고 단순하게 업적 위주의 서술이 아닌 역사와 의학, 사회와 철학 등이 어우러진 문장들이라 더 의미있는 읽기가 될 것 같다. 몇 세기 전이지만 인류가 의학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오늘날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받는 인류의 모습은 훗날 어떤 식으로 기록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