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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 - 종이, 자연 친화적일까? 세계를 누비며 밝혀 낸 우리가 알아야 할 종이의 비밀!
맨디 하기스 지음, 이경아 외 옮김 / 상상의숲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 상상의숲, 맨디 하기스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도 생태환경 내의 관심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관심분야가 넓어지면, 실천해야 될 대상과 내용도 더 많아지는데 자신이 없어서 걱정이다.
그래도, 어쨌든 현실을 알아야 하지 않겠나. 해서 고마 읽었다.
사실 종이와 숲은 뗄래야 뗄 수 없는 키워드다. 종이는 나무로 만들어지며, 나무는 숲을 이루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한대림 보호운동을 펼치는 '타이가 레스큐 네트워크'의 기관지 편집장을 역임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열대우림의 나무에만 관심이 있었지, 러시아나 핀란드, 캐나다, 미국 등의 아한대림 나무들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종이의 생산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아한대림 기후와 침엽수의 특성상 한번 파괴된 타이가의 숲이 초래하는 환경적 재앙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저자는 초반에 정확하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종이를 덜 사용하자는 것.
1장 종이의 과거와 현재
종이의 라이프 사이클 : 숲에서 쓰레기통까지
숲 - 벌목 - 원목 운반 - 껍질 벗기기 - 조각내기 - 펄프 만들기 - 표백하기 - 펄프를 종이 모양으로 만들기 - 말리기 - 절단하기 - 운송 - 소비자,기업에서 소비 - 재활용 혹은 매립
우리가 나무의 쓰임새를 생각하면 가구나 건축자재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제지산업은 생각보다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보통 지구의 숲이 파괴된다고 할 때, 아마존처럼 플란테이션 산업 등을 위해 사라진다고 생각했지만, 제지산업을 위한 숲파괴도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산업 분야에서 사용하는 원목의 42%가 종이의 원료인 펄프가 된다고 한다. 그 중 3분의 2는 펄프를 얻기 위해 단일 수종만을 심은 '나무농장'의 나무들이라고 한다.
2장 얼마나 많은 종이를 쓰고 있는가?
역시 미국이 연간 9,200만 톤의 종이를 소비해 가장 많은 양을 소비한다. 중국은 4,300만 톤, 3위인 일본은 3,100만 톤, 독일은 1,900만 톤을 소비한다는 것이다. 2020년 경이 되면 2005년 수준의 2배 정도 소비할 것이라고 한다. 1인당 소비에 있어서는 핀란드가 324킬로그램으로 1위, 미국이 297킬로그램으로 2위를 차지했다.
종이를 매립하면 썩으면서 이산화탄소보다 23배나 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배출되기 때문에 매립해서는 안된다. 대신 재생펄프로 종이를 만들어야 한다. 그럴 경우 '버진 펄프'보다 훨씬 깨끗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저자는 숲 파괴의 상징물로 휴지를 들고 있다. 휴지, 물티슈. 냅킨, 키친타월은 한번 쓰면 간단하게 버림에도 불구하고 '청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킴벌리-클라크는 원시림을 합법적으로 싹쓸이하고 폐지를 전혀 재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UNEP(유엔환경계획) 한국위원회의 간행물 뒷편에는 문국현이 CEO로 있던 '유한 킴벌리'의 광고가 실려 있다. 이러한 식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있지만 티슈 제지회사들 대부분이 '나무 펄프의 원산지를 밝히는 의무'에서 100점 만점에 20점 이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http://www.unep.org/
저자는 버진펄프로 화장실 휴지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제정하자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종이소비를 줄이는 데 있어서 기업의 이니셔티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중 휴렛팩커드의 사례를 하나 들고 있다. 매달 500만대씩 수송되는 프린터의 포장 방법을 바꿨다는 것이다. '포장을 덜 하면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역발상으로 종이의 90%를 줄였고 파손율도 5% 줄였다는 것이다.
3장 세계의 종이산업
환경운동가들은 기업에 돈을 대는 금융권을 자기 편으로 끌여들이려고 노력을 한다.
이를 통해 적도 원칙(Equator Principles)이 만들어졌다.
2003년 6월부터 시작되었는데, 1,000만 달러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가 환경 파괴를 일으키거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할 경우 자금을 대지 않겠다는 금융회사들의 자발적 협약이다. 2006년 개정된 원칙은 더욱 강화되었다. 즉, 자문활동 단계부터 적도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2009년 현재 세계 68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고 한다.
(불행히도 한국 은행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제일은행을 소유하고 있는 스탠다드 차터스는 포함되어 있다.)
http://equator-principles.com/index.shtml
4장 얼마나 많은 나무로 종이를 만드나?
전 세계가 단 하루 동안 사용하는 종이를 생산하려면 1,200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필요하다고 한다. 제지산업은 북반구와 남반구의 열대림과 온대림은 물론이고 아한대 지역에도 손길을 뻗치고 있다. 러시아,캐나다,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아한대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러시아와 캐나다의 숲은 전 세계 숲의 26%,25%에 이른다고 한다. 이 숲이 종이 생산을 위한 벌목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아한대림의 숲은, 연중 8개월 동안 땅이 얼기 때문에 생장 속도가 대단히 느리다고 한다. 이 점이 중요하다. 이러한 아한대림의 숲을 깨끗하게 벌목할 경우, 이 숲이 자연적으로 회복되려면 자연히 열대림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자연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숲의 가치를 말할 때 경제적 가치가 높은 숲의 부산물을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고사리나, 버섯, 또는 벌 양봉과 같은 다양한 부산물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생물종의 다양성이 발휘하는 시너지 효과를 숲의 경제적 가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92년 UNEP가 '산림 원칙'을 채택한 후 세계자연보호기금, 그린피스, 지구의 친구 등이 93년에 산림관리협의회(FSC)를 만들었다. 10개의 원칙 등을 만들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산림관리인증서를 발급한다. 이 산림의 임산물에 FSC 로고를 부착할 수 있다고 한다.
5장 벌목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소비자들은 어느 숲에서 벤 나무를 사용해 어떤 종이를 만들었는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원시림으로 종이를 만들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 제지산업은 그동안 원시림을 모두베기하고, 원주민의 전통적 땅을 인정하지 않고 생태학적 가치가 없는 나무농장을 세웠다. 그럼에도 지속가능한 산림관리가 이루어진 것을 공표하는 인증마크를 제품에 부착해 왔다. 한마디로 경제학에서 말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너무나 심해서 문제다.
사람들은 상품을 소비하면서 종이도 동시에 소비하게 된다. 말하자면 간접적으로 원시림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는 상품을 선택하지 상품의 원료를 선택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Markets Initiative가 바로 이러한 기업의 역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출판사들은 환경단체와 이해관계를 동일시하기도 한다. 그만큼 진보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MI는 출판사들과 인쇄소들에게 원시림에 친화적인 종이 소비를 위해 , 재생지 사용, FSC 인증한 종이, 종이사용의 효율성을 높일 것, 염소 화합물로 표백하지 않은 종이 사용을 권장한다고 한다.
FSC는 경제회의와 삼림보호운동을 대표하는 환경회의, 원주민과 노동자를 대표하는 사회회의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 한계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딱히 대안은 없다.
캐나다에서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재생지로 찍기로 결정했다. 캐나다 출판사인 레인코스트 북스사는 MI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저자들을 모아 벌목현장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은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재생지 사용을 독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장 나무농장은 숲이 아니다.
나무농장은 생물다양성을 파괴한다. 또한 '타감작용'을 통해 다른 종의 생장을 가로막는다. 또한 단일수종이기 때문에 비료와 제초제 등을 다량 사용하고, 주변 지역이 오염된다.
숲보호 운동가 사이에서는 나무농장에 대해 근본적인 반대파와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온건파간 대립이 이어졌다. 그러나 나무농장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FSC는 유전자조작, 유전자공학 나무를 배제한다. 이러한 나무를 '프랑켄트리'라고 부른다. 환경보호 단체들은 유칼리나무 농장을 '녹색 사막'이라고 부른다. 농장들이 주변에서 엄청난 양의 물을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1990년에서 2005년 사이에 지구에서 나무농장의 면적은 5배나 증가했다. 그 면적은 인도네시아보다 넓다.
7장 종이는 기후 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가?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에 따르면, 기후 변화가 일어나는 요인 가운데 첫 번째는 화석연료이고, 그 다음이 벌목으로 인한 산림 훼손이다. 숲의 벌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발생량에서 17%를 차지. 이는 전 세계의 이동수단들이 내뿜는 양보다 많고, 식량 생산으로 발생하는 양과 비슷하다. 이중 절반은 제지산업의 책임이다.(205-206쪽)
제지산업은 지구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저장하고 있고, 기후 안정에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북반구의 아한대림을 열심히 벌목해 왔다.
숲에서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것은 나무 뿐 아니라 흙도 저장고 역할을 한다. 그런데 숲을 밀어내고 나무농장을 세우는 것은 재앙이나 다름없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에 속한다. 연간 배출량이 30억 톤에 달하며 이중의 80퍼센트는 산림 훼손 때문이다.
제지산업은 벌목 뿐만 아니라 펄프와 종이를 생산하면서도 탄소를 배출한다. 제지산업은 중공업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축에 속한다.
뿐만 아니라 종이 쓰레기를 처리할 때도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소각하면 종이에 함유되어 있는 이산화탄소가 전량배출되고, 썩을 경우 메탄이 발생한다.
복사지 한 장이 배출하는 탄소 양은 40와트 백열등이 한 시간 동안 배출하는 양과 같다.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1년 동안 소비하는 종이에서 배출되는 탄소 양은 대서양을 비행기로 왕복할 때 발생하는 양과 같다.
종이 1톤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로 강철 1톤을 만들 수 있다... 화학, 정유, 제철을 제외하면 제지산업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208쪽)
펄프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다. 기계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이다. 화학적 방법은 펄프 1톤을 생산하려면 원목 3톤이 필요하다. 화학적 작업으로 생긴 찌꺼기는 소각하는데, 이 양이 워낙 많아 소각 에너지로 공장의 기계를 충분히 돌릴 수 있다. 나무 3그루 중 2그루는 펄프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 벌목되는 셈. (209쪽)
처녀지가 생산되어 매릴될 때까지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재활용 종이에 비해 최대2.3배나 많다. 재활용 종이 1톤을 만들기 위해서는 폐지가 1.1톤 필요하다. 하지만 처녀지 1톤을 만들려면 나무 3톤이 필요하다. 또한 종이를 잘 다루면 아홉번도 더 재활용할 수 있다. 보수적 보고서조차 다섯 번은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8장 종이는 천연 제품이 아니다?
종이는 화학공학의 산물이다. 크라프트 종이를 만들 때 어마어마한 악취가 난다.
처녀지 1톤을 생산하려면 4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종이 한 장에 머그컵 한 장, 책 한 권에 욕조 하나를 가득 채운 물이 필요하다. 펄프 제조과정에 화학약품과 첨가제가 들어가 사용한 물은 심각하게 오염된다.
하얀 종이를 만들 때 펄프를 표백하는데 염소로 보통 표백한다. 염소와 염소 화합물은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킨다. 염소 화합물 중 하나는 다이옥신이다. 북미와 서유럽 국가들의 제지회사는 '무염소표백(ECF)를 홍보하지만, 염소 대신 과산화염소로 표백하는 것이다. 염소보다는 훨씬 안전하지만 여전히 우려할 만하다.
따라서 염소나 과산화염소가 아니라, 과산화수소로 염색하는 표백 기법(PCF, TCF)이 필요하다.
갈색 빵이 건강에 더 좋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게 된 것처럼 소비자들도 하얀 종이를 꼭 써야 할 필요가 없으며, 표백을 하지 않을수록 종이가 훨씬 더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
폐지 재활용. 버진펄프로 골판지를 만들면 1톤당 독성 가스가 2킬로그램 이상 생성되지만, 재생펄프를 사용하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재활용하면 폐지를 매립하거나 소각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도 줄일 수 있다.
9장 종이의 미래, 희망적인가?
종이 소비가 전 세계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 나무농장의 수가 더 늘어나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 제지산업이 대기업화되면서 업계의 연대도 강화되고 있고 노동자들이 대거 해고되고 있다.
'종이 절약'을 사회적 담론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이면지 사용하기 / 꼭 필요한 것만 출력하기
-종이 서류 파일을 만드는 습관에서 벗어나기
-종이 한 페이지에 글이 더 많이 들어가도록 크기와, 여백, 행간을 줄이자
-서류 복사할 때 정확히 몇 장이 필요한지 계산하고 출력
-한 번 쓴 봉투를 다시 쓰자
-온라인 뉴스를 보자
-포스트잇보다는 사용한 종이의 빈 여백이나 봉투를 오려 사용하자.
-뜯어보지 않고 버리는 우편물은 보내지 말라고 알리자
-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고 키친타월 대신 행주를 사용하며, 냅킨을 사용하지 않는다.
-휴지는 이전보다 적게 쓰자.
한국의 종이 회수율은 75%이고 폐지 사용률은 74%로 매우 높다. 하지만 재생종이의 생산량 자체가 적고 종류도 다양하지 못하다.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도 중간 과정에서 선별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판지류나 화장지류로만 쓰인다고 한다.
복사지나 종이팩 같은 고급종이를 다른 종이와 별도로 분리수거하면 고급 재생종이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식목일 전날인 4월4일은 '종이 안 쓰는 날 No Paper day'
녹색연합-해리포터 7권 한국판 재생종이 출판. 복사지나 인쇄용지를 재생종이로 바꿈.
교과서를 재생종이로 바꾸자는 캠페인
마침내 교과부는 2010년부터 중고등학교의 새 교과서와 지도서를 재생펄프를 30% 사용한 재생종이로 제작하고 공급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지 감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