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754, 한국소설의 의미있는 시도

홀로 754 - 1
서명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11월

'홀로754' 그야말로 수작이다. 한국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제목의 말이 전혀

과장되지 않을 정도로.

서명균이라는 작가의 이름은 처음 들었지만, 그리고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지금껏

읽어왔던 한국작가의 소설과는 판이하게 다른 작품이었다. 작품의 공간적, 시간적 배경

자체가 기존 한국소설들과는 스케일이 달랐다. 미국소설에서 흔히 볼수있었던 사건의

진행, 해결 방식과 유사하다.



홀로754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패망한 일본이 식민점령지로부터 착취한 금괴를 일본으로

옮겨오다 급박한 전황으로 인해 필리핀 남부 무인도에 금괴를 숨겨놓았다는 '야마시타 금괴'

에서 모티브를 얻은 소설이다. 이 금괴의 존재를 확인한 한국과 북한, 일본과 미국이

비공식적으로 치열한 정보전쟁을 통해 300톤에 달하는, 한화 약 17조원어치의 금괴를

서로 차지하기 위한 과정이 그려진다. 하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과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그려진 에피소드들에서 놀랄만큼 해박한 작가의 지식과

자료조사가 뒷받침되어 탄탄한 스토리를 보여준다. 항일투쟁부터 6.25전쟁을 거친후

북한지역의 권력투쟁, 그리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친 권력세습 과정과

북한군부의 움직임들이 마치 사실처럼 느껴지게 그려지고, 같은 세월 남한정부내의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국가정보원으로 이어지는 정보팀의 서술 또한 놀랍도록 사실감이

있다. 아프리카의 해적, 알카에다, 필리핀의 정세, 미국 CIA, 일본의 궁내부...

아니 이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위해 도대체 얼마나 자료조사를 하고, 공부를 했단 말인가!



스펙타클한 극의 전개, 다양한 등장인물, 서로 얽히고 얽힌 이해관계등이 조합되어 아주

그럴싸한 소설이 탄생했다. 읽을만 하다. 굳이 아쉬운 점을 들자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슬슬 달궈가다가, 정작 중요한 절정의 순간에 다소 싱겁게 넘어가는, 뭐랄까

긴박감이 다소 떨어진다고 할까? 이런점은 살짝 아쉽다. 마치 상은 잘 차려놨는데, 상위의

음식은 아주 먹음직스럽게 보였는데 정작 메인요리가 맛이 부족하단 느낌.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면 아주 큰 흠처럼 들리겠지만, 앞선 총평에서 언급한대로 지금껏

읽어왔던 한국소설에서 느끼지 못했던 짜릿한 쾌감이 있는 수작이라고 평할수 있다.

이번 작품보다 다음 작품, 또 그 다음작품, 새로운 작품이 나올때마다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보완된다면 아주 대단한 작가로 발전해 나갈것 같다.

글쓰기의 정석, '김탁환의 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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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쉐이크 -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8월

'김탁환의 쉐이크' 글쓰기란 무엇인가~ 에서 부터, 감동을 주는 글,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만들어내는 이야기꾼의 교본이 되는 책이다. 사실 우리는 누구나 이야기꾼이다. 

소설가나, 작가들만 스토리텔링을 하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아침에 잠에서 깨고부터, 

밤에 잠자리에 들때까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면서 살아간다. 간혹 강조하고 싶을때는 

과장해서 표현하기도 하고, 내 주장을 관철시키고 싶을때는 허풍을 섞기도 하고, 없는 말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바로 이런 과정이 스토리텔링이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야기꾼의 

모습이기도 하다.  

비단 작가들이나, 광범위하게 봐서 우리 모두가 이야기꾼이라는 말보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들여다보면 블로거들은 특히 이 책을 읽어야할 대상이다. 글쓰는법, 글을 잘쓰는 법, 글속에 담겨야 

할 진심과 감동을 김탁환이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기위한 방법을 소개하는 많은 책들에게서 비결로 다양한 책 읽어보기, 많이 써보기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방법보다 조금 더 감성적인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코스로 분류해 봄코스에서는 글을 쓰기전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하고, 

여름코스에서는 글을 쓰기 위한 준비과정을 얘기한다. 가을코스에서는 비로소 글쓰기 연습에 들어 

가고, 겨울코스에서는 써놓은 글을 수정하고, 탈고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글을 잘쓰고 싶어하는 블로거들, 또는 습작 

단계지만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있는 많은 예비작가들에게는 꼭 한번 읽어서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책이다. 내가 지금 글쓰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글쓰기를 하는가. 나는 어떤 

감동을 독자들에게 주려고 하는가. 이 책을 다 읽고나면 글쓰기의 체계가 잡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안철수 신드롬을 분석한다 '안철수의 착한성공'

안철수의 착한 성공
최효찬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1년 10월

아마 책 제목을 보고 짐작들 하실거다. 요즘 불고있는 안철수 신드롬의 영향을

받아 각지에서 '안철수'란 이름을 흥행의 보증수표로 삼고 출간 러시가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안철수가 직접 쓴 책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 책 <안철수의 착한성공>

역시 안철수가 쓴 책이 아니다. 한마디로 안철수란 이름을 내건 '짝퉁'이란 건데..

짝퉁도 다같은 짝퉁이 아니다. 옆에서 지켜보며 안철수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그 원인을 제대로 찾아냈다면 '짝퉁'도 '명품'이 될수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명품인가, 짝퉁인가? 아래 잠깐 소개할테니 각자가 판단해 보시길~

 

저자는 최효찬이란 분이다. 경향신문 기자로 재임하다 2006년 신문사를 그만두고, 책을

쓰고, 칼럼을 쓰고, 강연을 다니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녀경영연구소'라는 곳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에 '인문학산책 칼럼', 한경비즈니스에 '문사철 콘서트'를 연재중이다.

저서로는 <잠자기 전 30분 독서>, <5백년 명문가, 지속경영의 비밀>, <한국의 메모달인들>,

<한국의 1인 주식회사>,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 <일상의 공간과 미디어>등이 있다.

저자 스스로도 하필 이 시기에 이런 책을 내는것에 대해 독자들의 편견을 걱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안철수 붐이 일어나자 그 인기에 편승해 책을 팔고자 내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저자도 모르지 않을 터이다. 그래서 프롤로그에 살짝 항변하고 있다.

 

"한가지 밝힐 점은 이 책은 2009년 무더운 여름날에 처음 써졌다. 그러나 여러 사정끝에

아쉽게도 출간을 보류해야 했다. 그러나 서울시장 후보 불출마 선언 이후 시대적인 상황

변화로 더이상 원고를 노트북에 묻어둘 수만은 없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안철수의 삶의 철학을 '착함'에 두고있다.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것은 '착한 양보', 지금 안철수가 이룩한 것은 '착한 성공', 안철수의 기업

경영은 '착한 경영' 이런식으로 말이다. 왜 착하다는 것을 강조하느냐, 안철수의 삶의 행적과

철학 자체가 보통 우리가 알고있는 것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 50%를 넘나들며

출마만 하면 서울시장이 보장되다 시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자리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안철수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돈을 벌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것이

우리네 상식이다. 하지만 그렇게 기업을 경영하지 않았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돈을

버는데 연연하지 않고, 안철수에게 행복이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남을 도울수 있는것

그것이 행복이라는 철학이 있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를 가리켜 '착한 성공'이라 칭하는

것이다. 

 



 

안철수 성공의 원인과 법칙을 열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설명하고 있다.


1. 착한 양보 : 자리 욕심을 버리면 세상 사는게 편하다

2. 정직한 성공 : 남들처럼 하지 않아도 성공할수 있다

3. 때묻지 않은 경쟁 : 치열하게 경쟁하되 모두의 행복을 지향하라

4. 평생 공부 : 학습의 힘으로 성공의 기초를 다져라

5. 독서와 메모 : 성공을 위한 좋은 습관을 만들어라

6. 아버지는 자녀의 본보기 : 성공으로 이끄는 아버지 요인에 주목하라

7. 몇 배의 시간투자 : 1만 시간은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매직넘버다

8. 현재에 최선을 다하기 : 카르페 디엠, 매순간 열심히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9. 재미와 보람 : 자신만의 흔적을 남길수 있는 일에 미쳐라

10. 기초다지기 : 기초부텨 제대로 익혀라

11. 원칙 중시 : 원칙을 세우면 타협하지 마라

12. 함께 일하기 : 전문가일수록 혼자 다 하려고 하지마라

13. 실행능력 : 작은 일이라도 실제 행동으로 옮겨라

14. 소통 혹은 공감 : 말보다 진정성으로 승부하라

15. 한계 극복 : 노 페인, 노 게인. 고통 없이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위 열다섯 가지 항목이 안철수의 착한성공을 가지고 온 요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 대목은 그리 공감가지 않는다. 뻔한 내용, 뻔한 말들 아닌가. 하나 하나

뜯어서 읽어보면 하나같이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저렇게 살아서

안철수 처럼 성공할수 있을까? 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즉 다시말해 안철수가 현재

성공했기 때문에 저렇게 살아왔다~ 저렇게 살아야 한다~고 하는거지, 안철수가

아닌 평범한 보통 사람이 저런 마인드를 가지고, 저렇게 따라하면 과연 이 사회에서

성공할수 있을까? 저자도 인정한다. 에필로그에 가면 이런 대목이 있다.

안철수의 성공요인을 분석하고 그렇게 살자고, 우리 아이들도 안철수를 본받아라고

하자는 말에 대해 어떤이가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고 한다.

  당신 자식에게 안철수 처럼 살라고 말할수 있는가? 난 못하겠다. 이 사회가
 어떻게 그 아이를 짓밟아 놓을지 보여서, 그 아이가 얼마나 상처받고, 쓰려하고,
 아파할지 보여서, 그게 이 사회에서 얼마나 눈물을 흘려야하는 인생인지 보여서.

 

"이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최고의 역설이다. 필자도 안철수처럼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는데 동의한다. 다만 이 책이 안철수처럼 성공하는 방법과 삶의 태도에

대해 사회적으로 진지하게 한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볼 뿐이다"

 

도대체 안철수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렇게 살면 성공하기도

힘들고, 상처받고, 눈물을 흘려야 하는 인생이라고 표현한단 말인가. 간략하게

책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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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어렸을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 성인이 되서도 이런 습관은 이어졌고,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전 책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새로운 분야를 파악한 다음

행동에 옮겨 성공을 이끌어냈다. 이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좋은 습관이다.

또한 의사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다가, 본인이 관심을 갖고, 하고싶어 하던 컴퓨터

백신 개발로 업종을 바꾸는 결단을 내리고, 보기좋게 성공한다. 한참 잘나가는

CEO생활도 또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그만두고 유학을 떠나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그러다 카이스트 교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 원장으로 새로운 삶을 성공적으로

살고있다. 이 모두 용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모험들이었다. 기업을

경영하는 동안에도 편법이나 불법적으로 돈을 버는데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수익이 생기면 모두 직원들과 나누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료 소프트웨어 배포에

관심을 뒀다. 인생의 중요한 항목에 돈이 첫째가 되서는 불행해진다는 소신이

있었다. 뿐만아니라 항상 어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서울시장 후보 사퇴가 좋은 예다. 앞으로도 안철수는 소신껏 살 것이다. 지금처럼

교수로서 남은 생을 살아갈지, 아니면 정치에 입문해 이상적인 정치를 실험할지

모르지만, 안철수의 이런 철학을 많은이들이 교훈삼아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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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말고도 안철수의 삶과 철학을 조명하는 책은 많이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책들이 출간될 것이다. 안철수를 연구하는 내용들은 다들 대동소이 할것이다.

자기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다른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싶어 하고,

한가지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철저히 연구하고, 준비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며,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지 않고, 올바른 정도를 걷기위해 돌아갈줄도 아는

안철수라고 말이다. 이런 사람들이 성공하고, 존경받을수 있는 사회가 올바른

사회다. 그리고 이런 태도를 본받고, 자녀들에게 가르칠수 있어야 한다. 다만

우리는 그런 사회에서 살아오지 못했고, 우리 자녀들도 앞으로 그런 사회에서 살것

같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안철수로 인해 만명에 하나, 십만명에

하나라도 삶을 변화시킬수 있다면 우리사회가 변화하지 않겠는가.

안철수를 시작으로 정치인들이, 기업인들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100자평] 루펜리 루펜 음식물 처리기 LF-0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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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정말 좋습니다. 동일제품이 오픈마켓에서 9만원대에 팔리고 있으니까요.그런데 루펜 본사에서 금년 5월부로 이 제품의 A/S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네요. 단종됐다고. 왜 이런사실은 얘기 안해주는겁니까?

부부라면 꼭 읽어야할 '우리,다시 좋아질수 있을까'

우리,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 - 상처투성이 부부 관계를 되돌리는 감정테라피
박성덕 지음 / 지식채널 / 2011년 10월

제목 그대로 '우리 다시 좋아질수 있을까?' 이 책은 부부들의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등을 맞대고 서로 돌아앉아 있는 표지의 사진이 마치 이시간, 심각한 성격차이로

도저히 같이 살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여러 이유때문에 헤어지지 못하고, 가슴에

울분만 쌓여가며 살고있는 수많은 부부들의 모습을 잘 대변해 주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놀랍게도, 아니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세상 모든 부부가 이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지금 우리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옆집 부부도, 친구네 부부도, 우리 부모님

들도 이런 과정을 거쳐왔고, 죽고 못산다고 콩깎지가 씌어 달라붙어있는 연인들의

미래 모습이기도 하단다. 그래? 나만 이렇게 힘든게 아니었어? 하며 일말의 위안을

받으실 분 많을실게다~~







그렇다면 그렇게 사랑해서 결혼했다는 많은 부부들이 왜 죽지못해 살고있다고 생각하게

되는것일까?



먼저 저자 소개를 해보자. 저자는 박성덕, 현직 정신과 의사이자 EBS <생방송 60분 부모>,

<남편이 달라졌어요> 에 전문가로 출연한 부부치료 전문가다. 놀랍게도 프롤로그에서

직업적으로 남들 심리를 파악하고, 조언을 해주던 본인 스스로도 이혼 직전까지 몰렸던

부부관계를 고백하고 있다. 명색이 정신과 전문의인데 내 가정에 문제가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문제가 드러나지 않기를 바랐다고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감추기에 급급했기에

남들 보기에는 화목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듯 보였지만, 정작 당사자인 두사람은 속이 곪아

갔다고. 그런데 문제를 깨닫고, 변화하고, 지금의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서게 된 계기가

아내가 권한 '아버지 학교'를 수강하고 나서부터였다.



부딪치지 않고자 서로가 무시와 회피로 일관하던 어느날, 아내가 내민 쪽지에는

<아버지학교 신청서>라고 적혀져 있었다. 이때 저자가 든 생각은
 

	서운했다. 화가 났다. 나만큼 열심히 사는 가장이 또 있을까? 나만큼 참고사는 남편이 또 있을까? 나를 전혀 인정해주지 않는 아내가 싫었다. 그런데 아내의 태도가 비장했다. 안가면 무슨일이라도 날것 같았다. '너나 어머니학교 가서 배울 것이지...'라고 내뱉고 싶은것을 간신히 참았다.

어찌됐건 저자는 아내의 권유대로 아버지학교를 수강했고, 거기서 큰 깨달음을 얻었고,

결혼생활에 반전을 경험했다. 끝내 외면하고 안갈 남편들이 태반이겠지만 그나마 가기

싫어도 나갔던 것 자체가 아내를 존중하고, 결혼생활을 잘해보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일이다.







미국 럿거스 대학의 헬렌 피셔 교수는 인간의 뇌를 연구한 결과, 사랑에는 3단계의 과정이

있다고 발표했다. 첫번째 단계는 갈망, 두번째는 강한끌림, 세번째는 애착의 단계다.



맘에 드는 이성을 발견했을때 처음에는 갈망의 과정이 시작된다. 이때는 성호르몬의 작용을

통해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원하고 갈망한다. 직접적인 육체관계가 아니더라도,

호감을 갖는 단계라고 할수 있다. 그 관계(서로에 대한 호감)가 지속된다면, 다음단계인

강한끌림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호감상태에서 헤어지기도 한다.



두번째 단계 '강한끌림'은 쉽게 말해 콩깍지가 씌이는 단계, 심리학에서는 '핑크렌즈 효과'

라고 하는데 상대의 단점은 보이지 않고, 모든것이 사랑스럽게 보이고, 안보면 보고싶고,

만나면 헤어지기 싫고, 같이 살고 싶고, 같이 산다면 어느 누구보다 행복할것 같고 등등...

의 말그대로 콩깍지가 씌이는 단계라고 할수 있다. 대부분 이 단계에서 남,녀는 지금의

사랑이 절대불변의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청혼을 하고, 결혼을 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가능하게 하는 이유는 신경전달물질 PEA가 마치 마약이 우리에게 황홀감과

만족감을 주듯 우리의 뇌세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원할것 같은

콩깍지의 사랑이 지속되지 못하는 것은, 이 PEA에 의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이 내성이 생겨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인데 과학자들은

이 기간을 최장 3년으로 보고있다. 쉽게말해 사랑의 유통기간이 3년이란 뜻이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회자되는 '로미오와 쥴리엣'이 만약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서로

결혼했다면, 수많은 동화들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날까, 아니면 쥴리엣

을 만나기 전 로미오가 그랬듯 또다른 여인과 바람피며 쥴리엣과 헤어지는 비극으로

끝날까. 추측하기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 강한끌림이 계속된다면 다음단계인 애착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제부터가 문제다.

애착의 단계에서 많은 부부들이 일생일대의 위기에 직면한다. 갈망과 강한끌림으로 생긴

정열적인 사랑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고통과 갈등을 동반한 새로운 차원의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저자가 만나온 수많은 부부들의 상담을 통해 내린 결론은 남편이 옳다, 또는 아내가

옳다가 아니라는 거다. 누구나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서로가 상대에

대해 서운함을 느끼고, 배신감을 느끼고, 자신이 상처받았다고 하지만, 동시에 내가 상대

에게 똑같은 서운함과 배신감과 상처를 주고있다는걸 간과한다. 그리고 이를 깨닫는게

부부치료의 첫번째 관문이지 않을까?



책의 엑기스를 공개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아예 문제를 만들지 않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1. 표현하기 : 격려와 고마움을 아끼지말고 표현하라

2. 의식 만들기 : '부부만의 의식'을 만들어 사소한 순간을 기념하라

3. 상처 이해하기 : 문제뒤에 숨어있는 진짜 목소리를 들어라

4. 극복스토리 만들기 : 고통을 극복한 부부는 쓰러지지 않는다

5. 미래 그려보기 : 미래의 사랑이야기를 만들어라

6. 부부중심의 가정만들기 : 부부중심의 가정으로 재편하라

7. 평생 배우며 살기 : 사랑을 배우고 배우자를 배워라

8. 감사하기 : 당연해 보이는 부부의 역할에 감사를 표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