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 파스타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다

민희, 파스타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다
이민희 지음 / 푸른숲 / 2009년 6월

여행을 떠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다.

자신을 찾기위해... 새로운 문화를 접해보고자...등등 다양한 이유를 들 수 있다.

여기 한 여인이 여행을 떠난 이유는 조금 특별했다.

언젠가 "치즈"라는 음식에 빠져 그 치즈 하나만을 위해 여행을 했었던 그녀가 이번에는 "파스타"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게 된다.

우연히 보게 된 여러 종류의 파스타에 푹 빠져  진짜 파스타를 접해보고자 여행을 떠난다...?!!!!

조금은 무모해 보이기 까지한 여행이지만.. 정말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맛깔나는 음식여행을 함께한 기분이 들 정도로 유쾌한 여행기를 담고 있다.

 

세계의 각 나라들을 떠올리면 고유의 특징들이나 문화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각각의 그 나라들을 떠올리면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탓이라 그런지... 대표하는 먹을거리들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대한민국을 떠올리면 '김치'가 일본을 떠올리면 '생선회'....... 그리고 이탈리아를 떠올리면 '피자'나 '스파게티'가 떠오른다.

그리고 이탈리아를 떠올리면 가장 대중적인 음식으로 바로 피자가.. 가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스파게티, 마카로니 종류를 떠올릴 수 있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냥 이 음식과 나라만 떠오를 것이지만.. 작가 이민희씨는 진짜 음식을 만나고자  파스타의 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를 직접 방문하여 진짜 파스타를 경험한다.

 

작가 이민희씨와 함께한 이탈리아 파스타 기행을 통해 나는 파스타에 대한 나의 편견을 버릴 수 있었다.

사실 파스타와 같은 이탈리아 요리를 접하면 우아한 레스토랑에서 격식을 갖춘 그런 분위기에서만 접할 수 있는 요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이 파스타라는 요리는 굳이 격식을 차려서 먹는 음식이라기 보다는 그냥 우리가 일상속에서 하루 한끼를 먹는 보통의 일반음식이었다.

 

<민희, 파스타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다>는 제목에서 그대로 파스타의 본고장 이탈리아의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다양한 파스타의 종류와 그 요리법들.. 그리고 그 고장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로 담고 있다.

단지 그냥 하나의 요리라고만 생각하고 배불리 먹기만 하는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사실 조금은 그 요리를 찾아 떠난 여행에 대해 무모하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내가 미처 알지못하는 다양한 파스타의 종류를 새로이 알 수 있는 계기였다.

 

정말..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도 많고.... 먹을 음식도.. 아니 아직 이름조차도 모르는 생소한 요리들도 많이 존재한다!!!! ㅎㅎ 

시공간을 초월한 강한 부성애를 그린 '도키오'

도키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창해 / 2008년 10월

"넌 도대체 뭐하는 녀석이야? 정말 먼 친척 맞아? 거짓말이지?"

"다쿠미씨의 짐작이 맞아요. 친척따위가 아니죠."

"역시 그렇군. 그럼 넌 도대체.....?"

"난 말이죠.".... "당신의 아들이라고요. 미야모토 다쿠미씨 미래에서 온 아들."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어떤 작품이건.. 그가 쓴 작품은 아무런 망설임없이 책을 손에 들게 된다.

그 책을 고른 순간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적이 없으며 후회한적도 없는.....그만큼 그의 작품을 한번쯤이라도 접해본 독자들이라면 모두들 공감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타이틀이 바로 '추리소설'일 것이다.

뭐.. 추리소설 장르에 약간의 블랙유머를 섞은 작품들도 있기는 하지만...대게 그의 작품들은 추리적 요소를 띄고 있다.

그러다 접하게 된 <도키오時生> ..시간을 살아간다..?!!

시공간을 초월한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그린 일본판 '가시고기'..'아버지'...라고 해서 강한 부성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했다.

처음 이 타이틀을 접했을때 떠오른 생각이...물론 히가시노게이고의 작품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손에 들게 되긴 하지만...과연 그가 추리소설이 아닌...

강한 부성애에 관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엔 정말 소름끼치도록 감동적이라고 해야하나..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불우한 성장 배경을 탓하며 언젠가는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큰소리 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23살의 다쿠미 ..

이러한 다쿠미 앞에 어느날 갑자기 도키오라는 청년이 나타나게 되고.. 이때부터 다쿠미의 인생은 여러가지 일들에 휘말리게 된다.

처음 보는 도키오라는 청년..하지만 다쿠미는 이 낯선 청년에게서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러다 어느날 다쿠미의 애인 치즈루가 이별을 고하며 갑작스럽게 사라지게 되고...도키오와 함께 다쿠미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게 되고..

다쿠미는 진정 인생의 길(?)에 대해 깨우치게 된다.

그리고 긴 세월이 흘러 오래전 그 청년에 대해 잊은채 살다 아들 도키오를 낳게 되고...그 17살의 도키오는 불행히도 선천적으로 그레고리우스증후군이라는 병에 걸리게 되고.....그런 아들을 보던 다쿠미는 23년 전 만났던 기억속의 청년 도키오를 떠올리게 된다....

사실....젊은 시절 다쿠미가 만난 그 낯설지 않던 청년은 혼수상태로 누워있는 17살의 도키오였다.

그는 아버지에게 태어나게 해주어서 감사하다고..그래서 행복했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알던 유능하고 착실한 아버지가 아닌 큰소리만 뻥뻥치는 그냥 그렇고 그런 한심한 남자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도키오는 아버지의 미래를 바꾸어 주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아무리 시간여행을 했다지만 도키오가 어떻게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 의문은 마지막 장에서 밝혀지게 된다.

의식이 없는 아들 도키오에게 아버지 다쿠미가 외치는 한마디!!

"도키오! 아사쿠사놀이공원에서 기다려야 한다!"

 

자식과 부모는 하늘이 이어준 인연..즉 천륜이라고 하지 않았던가..시공간을 초월한 애틋한 부성애를 그린 히가시노 게이고의 <도키오>..

만약..나에게 과거로 돌아가 23살의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게 해준다면 과연...나는... 어떻게 할까?!!..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고의 추리게임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ㅣ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가가 교이치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즐겨 읽은 이라고 한다면 가가 교이치로라는 이름이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허를 찌르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여  그 반전으로 인해 쾌감과 만족감을 주었던 <붉은 손가락>과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일깨운 <악의>에 등장하여 그의 냉철한 머리..빈틈없고 날카로운 눈매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깊게 박혀있는 아주 매력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가가 교이치로라는 인물을 모르는 이들이라도 이번에 출판된 <가가형사 시리즈>를 통해 그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고.. 이미 아는 이들의 경우 더욱더 그의 매력을 한껏 빠져 볼 수 있을 듯하다.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는 가가형사 시리즈 중 세번째 작품으로 정말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그 순간까지도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일종의 히가시노 게이고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수수께끼와도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지방의 경찰서 교통과에 근무하던 야스마사는 어느날 여동생 소노코로부터 이상한 전화를 한통 받게 되고 며칠 뒤 소노코의 집에서 동생의 시체와 마주하게 된다.

처음 현장을 본 순간 그는 직감적으로 자살이 아닌 타살임을 깨닫게 되고..경찰의 힘을 빌어 범인을 잡기보단 스스로 범인을 찾아 여동생의 복수를 하기로 결심을 하게 되어 타살로 보이는 증거를 모두 인멸하고 범인을 찾고자 한다.

소노코를 죽인 범인은 단 두명!! 그녀의 오랜친구 가요코와 소노코의 옛 애인이라고 주장하는 준이치!! 둘 중 누군가는 범인이다.

야스마사의 계획을 눈치챈 가가는 그의 복수를 막기 위해 숨막히는 줄다리기를 시작하게 된다.

 

사실 추리소설이라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인식되어온 것들로 보아 결말엔 범인이 등장하여 해피엔딩이든 아니든..어쨌든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게 마련인 것이 가장 흔하고.. 또는 처음부터 누가 범인이다라고 알려준 뒤 그 범인의 시각에서 사건을 진행하는 방법들이 흔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작품을 읽고 나서 "범인은 A야" 하고서 제시해 주지 않고 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도 도대체 누가 범인인가?!! 하고선 독자들에게 직접 추리하여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보라고 제시하면서 진정한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묘미를 느껴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정말 마지막 까지 읽었지만 당체 누가 범인인지 헷갈려서 갈팡질팡했고..거기에 도움을 준다고 '봉인해설서'라고 해서 어느정도 독자들에게 범인을 추리할 수 있는 힌트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읽기 전이나 읽고나서나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진심으로 아직까지도 범인이 긴가민가하기도 하다..

아마 그래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에게 더욱 매력을 느낄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흔해빠진 추리소설들과는 차원이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추리 도전장!!!!

그 도전 받겠네!!!!! ㅎㅎㅎ

본격 한국 공포 소설을 보여준다!! "귀신전"

귀신전 1
이종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추리나 스릴러 장르의 소설이나 영화를 매우 좋아하고 즐겨 보는 편이다.

하지만..여기에도 꼭 철칙(?)이 존재하고 있다.

그건...영화나 소설속에서 흥건한 피가 낭자하고 잔인하고 무시한 살인마가 등장하더라도 그 주인공이 귀신!!!!!! 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귀신이나 이런 초자연적 현상들에 대해서 믿는다거나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사람의 마음이란게... 참 알수 없는거 아니던가?!!

"안믿는다"..."안믿는다" 그래도.. 막상 그런류의 작품들을 보고나면 계속해서 생각나고..또 의식하게 되고....

추리소설이나 공포영화나..아무튼...주인공은 무조건적으로 사람이어야 한다는게 나의 철칙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또다른 철칙이라고 한다면..추리소설이나 공포영화는 외국의 작품들이 제맛(?)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아니..생각했었다..

이점에는 그리 특별할 것 같은 이유는 없었지만..그냥..그랬었다. 물론 한국에도 이런 엄청난 작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만 이었다는 점..

어느덧 여름도 다가오고 했는데..뭐 무더위를 확!!날려버릴 만한 새로운 책들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찰나에 지인의 권유로 집어들게 되어버린..

정말..귀신들이 등장한다는 점엔 엄청나게 찜찜하고..나의 철칙을 깬다는 것 또한 찜찜하고 해서....큰 고민을 하긴 했지만..지금은 얼른 다음 작품이 나오기를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

 

<귀신전:鬼神傳> ..제목에서 느껴지듯 말그대로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무너지게되어 현실세계에 귀신들이 등장하고..이들 귀신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물론 귀신만 나오는게 아니라 이 귀신들을 다스리고 좋은 곳으로 인도해주는 역할을 하는 매력적이고 다양한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조금은 불량한듯 보이는 법사님이나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이.. 퇴마사..고교생이지만 따라다니는 여고생 귀신때문에 왕따가 되어버린 이.. 등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도 등장하여 매력을 한껏 뽑낸다.

 

기존에 이미 유명하게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퇴마사들이 등장하여 악을 물리친다는 내용의 소설들이 있지만.. 이 귀신전에서는 오싹하면서 섬뜻한 면도 등장하기만.. 조금은 가벼운..그리고 한편으로는 유쾌한 면도 느낄 수 있다.

또 일상에서 등장할 만한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어 더 사실감이 든다고 할 수 있어 읽는 내내 온몸의 털들이 곤두서는 느낌도 받았다.

아마.. 배경과 이야기들이 정말 현실적이고 현재감이 느껴져서 이기도 할 것 이다.

이 책을 흥미롭게 읽어다고 해서 앞으로 쭈욱 귀신이 등장하는 영화나 소설을 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귀신전의 4권이 기다려지기는 하다.

실종된 남자를 찾아 떠나는 미스터리한 여행 "한낮의 달을 쫓다"

한낮의 달을 쫓다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4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9년 5월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고 불리우는 작가 온다 리쿠..항상 그녀의 작품을 접할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할 수 있겠다.

쏟아내고 쏟아내어도 아직도 신비로운(?) 새로운 이야기들이 무수히 많으니까..ㅎㅎ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들이 다 만족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조금은 ..아니 지나칠 정도의 상상력이 등장해 황당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도 있으니 말이다..

 

<한낮의 달을 쫓다>는 실종된 한 남자를 찾아 떠나는 미스터리한 여행..... 아니 일본의 '나라'와 '아스카' 지방을 막 여행하고 돌아온 느낌이 드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어느날 나타난 이복오빠 겐고의 애인 유카리.. 그녀는 겐고가 실종됐으니 주인공 시즈카에게 같이 찾으러 가자고 한다.

시즈카는 그 말을 믿고 함께 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도착 후 얼마 뒤 함께 온 그녀가 유카리의 친구 다에코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에코는 사실 유카리는 자살과 같은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었고.. 다에코 그녀와 유카리 그리고 겐고의 기묘한 관계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여행 중에 나타나게 되는 실종된 겐고까지.. 시즈카는 여행을 통해 잊고 지내던 기억들을 어느 순간 문득 떠올리기도 하고...이 알 수 없는 이상한 여행의 진실을 찾고자 한다.

 

기묘한 미스터리의 답을 찾아 떠나는 온다 리쿠와의 여행..

책을 읽다보면 문득문득 그 장면들이 눈앞에 생생하게 떠오르기도 하는...그래서 정말 내가 막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듯한 착각에 사로잡히게 만들었고... 여운을 남기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또한 각 장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겐고가 수집한 것으로 나오는 짧은 이야기들은 정말 흥미로웠었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온다 리쿠는 자신의 여러 작품들이 간혹 또다른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땅 속에서 자라나는 돌" 이야기가 등장하는 순간!!!! 단편집 <나비>에 수록된 '관광 여행'이 퍼뜩 떠올라서 무척 반가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