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들 로드 - 3천 년을 살아남은 기묘한 음식, 국수의 길을 따라가다
이욱정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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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음식 하나가 인류의 식문화를 바꿔놓았다. 수 천년동안 수만면의 손을 거쳐 탄생한 국수민족의 이동에 따라 새로운 여행을 하기도 하고 변화무쌍한 변신을 꾀하기도 하는 국수는 그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리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몇가지 재료만으로도 짧은 시간 내에서 멋진 음식을 만들 수있는 특별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쌀가루나 밀가루 등을 반죽해서 긴 사리의 형태로 뽑아 국물에 삶아 먹거나 다른 양념에 비벼 먹는 전통음식 중 하나인 국수.
이 국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도 많이 먹는 음식으로 젓가락 문화의 발달을 가져온 음식이라고 한다.
가장 손쉽게, 빠르면서도 간단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고, 저렴하면서도 가미하는 식재료에 따라 여러 영양소를 두루 갖출 수 있는 요리로 우리집에서는 주말 점심에 단골 메뉴로 종종 식탁에 등장하기도 했다. 
미끈미끈한 기다란 모양에 후루룩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 같은 인스턴트 음식이지만 라면과는 또다른 매력을 지닌 국수가 3천 년전에도 있었다?!!! 국수가 전통음식 중 하나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인류 최초의 밀가루 음식이라고 불리우는 빵보다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  



제36회 한국방송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누들로드] 에서 보여줬던 영상들과 내용들, 그리고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사실들을 한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  이 다큐멘터리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고, 방송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세계 10개국에 판매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대단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정말 사소한 이유... 즉 한 누들바에서 일본식 라면을 먹던 PD의 머릿속에 문득 '국수'와 관련하여 떠오른 호기심으로 인하여 중국 오지에서부터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등 10개국에 이르기까지 2년동안 수많은 난관들과 많은 어려움들과 맞닥뜨리면서 국수의 기원을 찾는 여행을 시작했다.
 
중국 화염산에서 발견된 2500년 전 미라의 머리맡에 놓인 가늘고 긴모양의 국수유물을 시작으로 위진시대의 '제민요술'에 등장하는 문헌상 가장 오래된 국수라 칭하는 수인병, 국수의 고향이라 부를 수 있는 산시성, 이탈리아 인들이 하루도 빼지 않고 먹는다는 파스타를 중국에서 가져다 준 마르코 폴로 이야기의 진실 등등 국수문화가 한 나라에서만 머물러 있었던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아시아로 또 바다 멀리 유럽에까지 퍼져나갔고, 이 국수는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또는 환경적 요소에 맞추어 적절하게 변형되어 전파되었다고 한다.
 
주변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라 그냥 쉽게만 생각했던 국수.. 이러한 국수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였고, 사실 문화나 인문과 관련된 서적들의 경우 괜히 거리감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누들로드" 이 한권의 책 덕택에 인문서에 대한 편견이 확 달아났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정말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책이 아닐까 한다.
사소한 의문과 호기심에서 시작된 국수의 기원을 찾아 떠난 탐험..
결론은 주방에서 탄생한 인류 최초의 패스트푸드 국수는 수천년 동안 우리네 식탁을 오르내리던 훌륭한 주식이자 동서의 문명을 이어주는 그래서 전세계인의 식탁에서도 이 국수를 찾아 볼 수 있는 하나의 문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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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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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 딸을 죽인 사람은 바로 우리 반에 있습니다"라는 충격적인 담임 선생님의 고백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담임 선생님 유코는 자신의 외동딸 마나미가 사고로 학교 수영장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알고 있는 학생들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담담하면서도 강하게  충격적인 고백을 시작한다.  이미 유코는 마나미의 목숨을 빼앗아간 학생 A와 B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법에 호소하기보다는 그들이 진정 자신의 죄의 무게를 깨닫고 그 죄를 지고 살아가기를 원해 스스로 복수를 하고자 한다.

"점점 주위가 보이지 않는다. 내가 빠진 곳은 수영장이 아니다. 썩어있는, 끝없는 수렁이다. 발치부터 깊게 가라앉는 내 귀에, 담임의 목소리만이 나직하고 조용하게 울려 퍼졌다."

<고백>은 살인 사건의 전말과 유코의  복수과정을 유코의 고백을 그린 '성직자'를 시작으로 반장 미즈키의 이야기가 담긴 '순교자', 살인범 중 한명인 소년B의 누나의 이야기를 그린 '자애자', 소년 B의 시점인 '구도자' 그리고 소년 A의 시점으로 되돌아 본 이야기 '신봉자'까지 총 6개의 장을 통해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추리소설이라고 하지만 사실 '성직자'에서 이미 마나미를 죽인 범인이라든지 유코가 그 학생들에게 가한 복수를 눈치 채기란 어렵지 않다.  다만, 이 책은 사건에 중점을 두고 그 사건을 보고 범인을 쫓아 추리한다기 보다는 그 사건과 관련되어있는 사람들의 복잡한 내면.. 그리고 그들의 심리적인 면에 크게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식을 잃은 유코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고.... 가해가이기 이전에 어찌보면 피해자일 수도 있는 학생 A와 B의 심정 또한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그 심정이 이해가 되긴하더라도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그들의 죄는 씻기 어려울 것이고 내가 유코라 하더라도 용서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범죄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분명 학생A와 B는 죄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그 죗값을 치를 수 없다?!!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그래서 유코는 자신의 손을 빌어 직접 그 학생들엑 죗값을 묻게 된다.  한 사건의 피해자에서 다시 그녀는 가해자가 되는 너무도 안타까운..

한가지 사건을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통해 고백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글로 마지막 단 한줄의 반전을 읽는 순간까지 손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정말 강한 흡입력의 책이다.
하지만 그 강한 흡입력과 술술 읽힘에도 불구하고 그리 가볍지 않은.... 너무 무거운 고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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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집밥 - 광고회사 15년차 서카피의 올바른 끼니해결 분투기 생활의 발전 2
서나형 글, 박세연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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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저녁, 정말 밖의 밥이 먹기 싫었다.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내 일 때문이라면 집에 가서 해와도 된다. 안 해도 되는 야근 때문에 밖의 밥을 먹는다는 건 참을 수 없었다. 억울해서 눈물이 나왔다."
 
'하루에 몇끼 정도를 집에서 밥을 드시나요??!!'
학생들의 경우라고한다면 아침을 잘 먹지 않고 등교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니 매점음식을 이용할 것이고.. 점심은 당연히 학교에서.. 그리고 야자를 한다면 또 밖에서 밥을 먹을테고.. 직장인들의 경우 회식은 기본이고.. 야근일 경우엔 야식까지.... 거의 대부분 밖에서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것이다.
예전엔 매일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들 보단 밖에서 먹는 음식들이 더 맛있는 것 처럼 느껴졌고 더 선호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엔 먹거리 파동이니 중국산 음식들이니, 정말 내가 재료들을 키워 내가 직접 밥을 해먹지 않으면 무엇이든 믿고 먹기 어려운 지경에 까지 이르렀으니 집밥이 더 당기고 떠오르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른다.
 
"누구한테 바칠 것도 아닌데 그냥 먹자."
 
<오늘드 집밥>에서는 이러한 먹거리 고민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안전한 집밥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에세이다.
물론 집밥의 중요성을 말하고는 있다지만 무조건 집밥만을 강조하며 꼭 집밥을 챙겨먹으라든지, 무턱대고 집밥만이 살길이라고 외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자신이 경험한 지밥과 얽힌 소소한 일상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집밥도 중요하다고 그리고 집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이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뛰어나게 특이한 요리나 새롭고 참신한 요리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라 일반적으로 매일 집에서 먹던 그 반찬 그 음식들에 대한 정말 지극히 사적일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큰 공감을 얻고.. 나 역시도 그 반찬에 담긴 추억들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했다.
 

"최고의 요리사가 다녀간 듯한 집밥은 집밥이 아니다. 완벽하면 배신이다."
 
요리책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하지만 따듯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요리들을 전해주는 요리책이기는 하다.
굳이 엄마가 해주는 밥이 꼭 집밥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먹거리의 공포에서 벗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이 편안한 마음으로 내 집에서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집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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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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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다량의 마약을 소지했다는 죄로 보호관찰을 받으며, 지역봉사 활동을 하는 열여덟살의 레오폴드 블룸 킹.
레오는 어린 시절 자신의 우상이라 할 만큼 다재다능한... 그래서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형 스티브가 욕실에서 손목을 그어 자살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고.. 그 충격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어두운 어린시절을 보내며 자라왔다. 

이러한 모든 조건들으 보아 레오는 앞으로도 불우한 그리고 어두운 생활을 하면서 살아갈 것 같지만.. 3년간의 보호관찰 속에서도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고,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성 유다 고아원에서 만나게 된 산골에서 온 고아 남매 나일즈와 스텔라, 옆집으로 이사오게 된 아름다운 쌍둥이 시바와 트레버, 찰스턴 명문가 출신의 채드와 몰리 그리고 흑인 학교에서 전학 온 아이크와 베티..  레오를 어두움 속에서 끌어내 그의 삶을 변화시켜 주는 많은 이들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서 조금 더 성장해 나가고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의미도 깨닫게 된다.

사실 책을 읽게 되면서 여러가지의 감정들이 교차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어마어마한 1,2권 두께의 압박도 있었겠지만 ..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그의 작품들은 모두 화제가 되고 극찬을 받는...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최고로 존경받는 작가라고 칭해질 만큼 대단하다는 '팻 콘로이'의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기대감에 차 올랐고..  쉽고 재미있고 흥미위주의 가벼운 책들만 읽어오던 요즘 그런 가십적인 내용들을 떠나 정말 감동이라는 느낌과 읽고 나서 계속 맴도는 긴 여운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작품을 읽게 되었다는 느낌.. 등등  오랫동안 접해보지 않았던.. 그래서 처음에는 다소 지루하다고 여겨질 만큼 오랜만에 읽어보는 진정한 문학이라고 칭할 수 있을 작품을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약과 얼룩진 삶.. 물론 레오가 마약을 한 것은 아니지만..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미국이지만 아직까지 인종차별 속에서 살고 있는 미국에서 흑인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최초 흑인 경찰서장의 탄생... 동성애자 등등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종과 계층, 성적인 문제, 종교 등등 다양한 삶과 그 삶속에서 이루어지는 인생의 서사시... 

어마어마한 두께에 걸맞게 이 책은 거대하면서 웅장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겠다.
당연히  두 권의 책 속에 레오의 삶이 들어있으니 말이다.
1권을 덮으며 기다리고 있는 2권 속 레오와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얼른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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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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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조심하게 젊은이."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정체모를 검은 구의 등장으로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전세계에서 큰 혼란이 발생된다.
그리고 그 정체모를 검은 구는 서서히 움직이면서 사람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정부에서는 탱크를 또 다른 어느나라에서는 핵무기를 사용해 그 구를 없애려고 하지만 모두다 소용없는 일이뿐..
오히려 구는 그 수를 점점 늘리게 되고, 단 며칠만에 전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이 검은 구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고.. 약 80여 일이 지난 다음 구가 사라지면서 구 속으로 들어가버렸던 사람들이 죽음과 고통, 슬픔과, 좌절과, 한계와 절망을 느끼면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냥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무조건 빨아들이는 검은 구의 공포.
그 구를 벗어나고자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또 해외로 대피를 하고자 하지만 서서히 다가오는 그 구는 피할 수가 없다.
그러한 공포속에서 어떤 이들은 종교의 힘을 빌려 살아남고자 하고.. 또 어떤이는 이런 기회를 틈타 살인을 일삼고 남의 재산을 터는 등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전 지구에서 혼자 살아남게 된.. 구 속에 빨려들어가지 못한 '남자'가 혼자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힘겹게 지내게 되는 모습 또한 보여주게 된다.
 
사실 처음에는 1억원의 고료를 받은 작품이라고 해서 순전히 호기심에 집어들었지만.. 읽으면서 책이 주는 흡입력을 오랜만에 느끼면서, 1억원의 고료 값어치를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책을 발견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어디선가 본듯한 소재라는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는건 왜인지?!!
물론 사람을 빨아들이는.. 그래서 절망을 느끼게 한다는 '절망의 구'라는 소재는 단연 독창적이면서도 기발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얼마전 책과 영화로 인기를 끌었던 한 작품.. 어느날 갑자기 사람들의 눈이 멀어버리던... 그 이야기가 자꾸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또 한가지 아쉽다면, 처음엔 구가 다가오고 그 구를 피해 달아나고 어느 정도의 긴장감과 스릴감을 주었지만.. 어느 순가에서 부터인지 그 긴장감과 스릴감을 유지시켜주는 요소가 부족했던 듯 싶다.
 
조금 황당할 수도 있고 기발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 요소의 등장으로 참신한 소재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던 것 같고... 구의 정체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아서 더 그 구의 정체가 궁금해졌다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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