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사랑과 자유를 찾아가는 유쾌한 사유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이를테면, 이 책은 '세겹의 페스츄리'가 가득한 빵 봉지 같다. 시와 시에 대한 이야기가 한편, 이와 조응하는 철학 한 자락, 그리고 시와 철학의 종합... 마지막으로 읽을거리 목록. 

그리고 강신주라는 사람, 참 다작이다. 바로 앞선 책이 <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이었고, 지금은 12권짜리 제자백가 시대의 이야기를 낸단다. 얼마전엔 최근에 나온 책 중 가장 두꺼운 철학책을 내놓기도 했다. 정말 꾸준히를 넘어서는, 열심히 쓰는 작가다. 

2. 

 이를테면, 김정환과 마르크스를 비교한 한 장을 보자.  

   
 

스텐카라친 -김정환- 

그것은 먼 나라보다 가가운 젊은 날의 

방황, 다만 속절없이 거대하게 

출렁거리는 무엇이 거대하게 

무너지고 그곳에 우리의 길이 

세상보다 더 거대하게 열리는가 

앞으로 우리들의 생애가 

창백하고 친근한 동안 그것은 

뒤돌아보지 않은 수천만 명이 

피를 흘리던 시간의, 젊은 날의 영화 

다만 거대하게 

탕진되는 무엇이 거대하게 무너지고 

그곳에 끔찍하지 않은 세상이 

둥지를 틀고 잠을 잘 것인가 보라 

역사를 강물로 비유하는 것은 옳지 않았다 세월도 

보라 옳은 것은, 사실 옳았던 것이다. 

남은 것은 역사 속에 

남은 자의 몫일 뿐이다 

남은 자의 기억은 옳지 않았다 

피비린 기억보다는 더 많은 것이 이룩되었다.

 
   

 작가는 당대에 청년들을 들끓게 만들었던 포이어바흐를 뒤집은 마르크스의 테제를 등장시킵니다. 즉, "대상의 압력에 저항하며 대상이 움직이는 방향을 거스르는 능동적인 작용"(203쪽)이라는 대상적 활동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즉, 인간은 세상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일방이 아니라 세상이 만들어놓은 인간의 조건 하에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말한다.  

   
  승자들은 자유를 위한 인간의 투쟁이 실패했다는 기억을 우리에게 각인시키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알아야만 합니다. 역사에 패자로 기록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그들은 우리에게 더 좋은 조건을 남겨놓고 떠났다는 것을 말입니다.(206쪽)  
   

3. 

이와 같은 시와 철학의 성찬이 14개나 있다. 그런데, 왜 굳이 '괴로움'인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전작인 <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과 비교해 보아야겠다.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