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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 Feynman
짐 오타비아니 지음, 이상국 옮김, 릴런드 마이릭 그림 / 서해문집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1. 핵폭탄의 문제 

내겐 편견이 있다. 20세기의 물리학자에 대한 전기를 읽을 경우, 언제나 로스앨러모스에 대한 태도를 먼저 확인한다. 특히 미국의 물리학자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내게 유쾌한 물리학자로 생각되는 파인만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돌아와서 사람들에게 신나게 그 이야기를 해줬어. ... 어쨌든 로스 알라모스는 엄청난 흥분으로 들끓었어. 모두가 파티 분위기였어. 이리저리 뛰어다녔지. "왜 우거지상으로?" "우린 끔찍한 물건을 만들었어." "하지만 당신이 시작한 거예요, 밥." "당신이 우릴 끌어들였잖아요!" 얼마 안 있어 로스 알라모스에서의 일은 끝났고 나는 교수직을 얻었어. 뉴욕에 돌아오니 기분이 이상했어. 주위를 둘러보니 히로시마의 원자폭탄 피해 반경이 생각났어.(110~111)  
   

원자의 움직임과 에너지에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파인만은, 핵폭탄을 개발하는 문제는 세상의 진리를 증명하는 방식이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파인만은 참으로 개인적인, 사람이었다. 

   
  자기가 사는 세상에 대해 꼭 책임질 필요는 없어. 좋아, 그래. 그럼 폭탄은? 거기에 대해 할 말이 있어. 원래는 독일의 위협 때문에, 그들이 폭탄을 만들지도 몰랐기 때문에 폭탄을 만들었던 거야. ... 하지만 왜 그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끝까지 염두에 못 둔 건 도덕적인 면에서 나의 실수야. 독일이 패전했을 때에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 왜 그 일을 계속 해야 하는지, 그때 다시 고려해야 했는데. 뭔가를 배웠어. 어떤 일을 할 때 끊임없이 그 일을 하게 된 이유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사실 말이야. 상황이 바뀔지 모르거든. (188~190)  
   

그런 입장은 노년에 다시 그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회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는 장면에서 반복된다. 하지만 거기서 한걸음 더 나간다. '그일을 하게된 이유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사실이 그렇다. 파인만의 천진무구함을 고려했을 때 이런 고민이 얼마나 많이 나간 고민인 지 알 수 있다.    

2. 순진무구한 파인만 

이 책 <파인만>을 보면, 파인만의 복잡한 생각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 문제이긴 한데 그럼에도 진리에 대한 순진무구한 태도를 오히려 확연히 볼 수 있다. 

인터넷을 보면, 파인만은 늘 웃는 사람이라고 나온다.

  옆의 사진을 보면, 누구나 웃음이 나올 것이다. 그런 그는 언제나 평범한 사람도 진리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랬고, 그를 위한 강연과 저술활동을 해왔다. 게다가 번호 금고의 자리 수 몇개를 알면 나머지 번호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연구소의 사무실 금고 번호를 수집하기도 했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호기심을 발견하고 이를 '알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을 자기만을 위한 비밀이 아니라 모두에게 말하고 싶어했다.

 이런 태도는 중세 시대 진리를 독점했던 수도사의 태도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과학자들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어떻게 하면 가장 쉽고 정확하게 자신이 알 수 있는 것을 알려줄 것인가. 

 그것은 책에서 수차례 나오듯이 '이해'의 문제가 아니다. 파인만 스스로도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형태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책을 함께 본 아내의 말에 따르면, 뒷부분에 QED 나오는 부분부터는 안읽힌다고 한다. 나도 잠자리에서 읽으면서 몇번이고 졸아서 아내의 웃음 소재가 되었다. 하지만, 길을 찾는 사람으로서 파인만의 이야기를 - 이 사람의 책이 어마어마하게 번역되어 있다 - 접하는 첫번째 문의 역할은 톡톡히 해낼 것이라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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